엄빠가 물려주셨을만한 책들. 

중학교 때 아파트 주민이라는 이유로 같은 학교 국어 선생님이 읽으라고 주셨던 책들이다. 심지어 그분은 나를 가르치신 적도 없었다. 학생들에게 인기 많았던 선생님. 사진보다 더 많은 책들을 주셨던 것 같은데, 몇번의 이사로 정리가 되면서 얼마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책 내용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지만, 인기쟁이 선생님처럼 멋진 사람 되고 싶어서 열심히 책장을 넘기려 애썼던 시간의 추억은 남아 있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ini74 2021-03-03 23: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중학생 시절 사모았던 문고판 책들이에요. 저는 엄빠세대인걸로 ㅎㅎ 책을
주신 선생님도 읽으려 노력하신 han님도 참 좋으신 분들입니다 ~

han22598 2021-03-23 21:58   좋아요 1 | URL
좋은 마음으로 봐주신 미니님도 좋으신 분입니다 ^^

서니데이 2021-03-03 2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삼중당 문고는 이제는 도서관에도 보관실 아니면 거의 없을 것 같아요. 오래전 책은 이제는 구할 수 없어서인지 특별해보여요.
사진 잘 봤습니다. han22598님 편안한 하루 되세요.

han22598 2021-03-23 21:59   좋아요 1 | URL
삼중당이 그렇게나 귀중한 책이라면, 절대 버리지 말아야겠어요 ㅎㅎ 서니데이님 답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1-03-03 23: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삼중당을 비롯하여 나머지 책들도 왜 이렇게 친숙하단 말입니까? ㅎㅎ

han22598 2021-03-23 21:59   좋아요 0 | URL
저도 어릴적부터 함께한 책이라...매우 친숙하단 말입니다. ㅎㅎ

라로 2021-03-04 01: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사실 삼중당은 제 세대라기 보다 좀 윗세대인데,,,엄빠가 저와 비슷한 세대군요.ㅎㅎㅎㅎㅎ 한님 공부 잘하는 학생이면서 선생님들 사랑도 듬뿍 받았을 것 같았어요.^^

han22598 2021-03-23 22:0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는 선생님들을 많이 미워하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했습니다. ^^

얄라알라 2021-03-05 2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삼중당˝이라니! 예전에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 아무튼 글 굉장히 잘 쓰시는 분, 장정일? 그 분의 독서일기에 자주 등장했던 출판사 같은데 이렇게 사진을 보니 엄청 새롭네요

han22598 2021-03-23 22:02   좋아요 1 | URL
삼중당 책이 많은 분들에게 좋은 기억이 있으신 것 같아서...함께 뿌듯뿌듯해요 ^^
 

지극히 개인적인 체험에서 비롯된 생각이다. 한국어는 사적이나, 공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인. You 상대방을 부르는 말이 딱이 없었 던 것 같다. 그래서 나이, 직업 (또는 학위)등 개인 신상을 알지 못할 경우, 과거에는 대략 아줌마, 아저씨, 학생, 총각, 아가씨, 저기요... 를 많이 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내가 이번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만났던 공항 직원들, 그리고 선별 검사 중 마주쳤던 보건소, 시청 공무원들이 나를 비롯해서 다른 사람에게  '선생님'이라고 부르더라. 실제 선생님의 직업을 가진 분들이나 또는 상대를 매우 높이는 의미에서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던 같은데, 아무것도 아닌 나에게도 '선생님'이라니...사실 매우 당황스럽다. '나 따위가 선생님이라니' ..말도 안돼.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cott 2021-02-23 1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님 웰컴! 웰컴! 냉동고 택사막을 벗어나 한국 땅 밞으니 SIR로 불러주네요 2주동안 건강하게 건강하게 ^.^

han22598 2021-02-25 07:32   좋아요 0 | URL
스캇님의 반복적인 환영으로.......혹시 저의 여행이 다른이에게 민폐가 될지도 모른다는 쪼그라진 저의 마음을 조금 펴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해요!

행복한책읽기 2021-02-23 10: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한님 대한민국은 선생님으로 넘쳐나요. 아줌마인 저도 관공서 가면 선생님으로 불러줘요. 엄청 민망한데 어느새 익숙해졌음요.^^;; 미쿡처럼 기냥 ~씨 불러줌 좋을 것을 한국땅에서 이 문화가 거슬리나봐요. 언젠가, 언젠가 될겁니다. ㅋ
지도 웰컴웰컴이요~~~~

han22598 2021-02-25 07:35   좋아요 0 | URL
누구씨도 좋은 것 같아요. 사실 대안으로 다른 호칭을 생각해보았는데, 사실 마땅한 게 없는 것 같더라고요. 사실 저는 선생님라는 호칭이 담고 있는 의미를 잘 전달 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사용되길 바라는데, 그런 의미에게 저에게는 마땅치 않다는 거에요 ㅋㅋ

감은빛 2021-02-23 1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사어로 ‘사장님‘이 있죠. 특히 남성들에게는 사장님이라 부르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han22598 2021-02-25 07:36   좋아요 0 | URL
모두가 사장님, 선생님 ~~ ^^

희선 2021-03-02 0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에 오셨군요 2월이었군요 삼월에는 자유롭게 다니실 수 있겠습니다 남은 시간 즐겁게 지내세요


희선

han22598 2021-03-02 11:58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 희선님! 이제 격리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맘껏 뛰놀고 싶습니다. ㅋㅋ
 

시작은 나물이었다. 얼마 전에 유부만두님이랑 채식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문득 한국의 나물이 너무 먹고 싶어졌다. 미국 온 이후, 학생 때는 방학때인 여름이나 겨울에 한국을 갈 수 있었고, 직장 다닌 이후에는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 한국을 드나들었기 때문에 한국의 봄은 2008년이 마지막이다. 어릴 때 시골 중의 시골에서 살았기에 엄마 따라 쑥,냉이를 캐러 다니고, 매해 엄마는 봄나물로 반찬이며, 국을 참 많이 해주셨었다. 나중에 보니, 내 나이또래 사람 중에 쑥 캐본 사람이 거의 없다는거. 시골에서 보낸 나의 유년 시절. 참으로 많은 추억들을 남겨주었다. 아무튼, 그렇게 봄나물로 시작한 한국 봄 바래기. 다들 해외여행을 자제하는데, 고작 봄나물 먹으러 한국 가는건 미친 짓이지 싶었지만, 코로나 종식 또는 잠잠할때까지 기다렸다가 가면, 그때 또한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와 쉽게 가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그냥 이때 가자 싶었다. 부모님에게도 민폐일 수 있고, 한국가서 격리 2주, 미국 돌아와서 1주 격리를 포함하면, 자유롭게 돌아다닐 시간은 고작 2.5~3주이지만 그래도 갑니다. 가기 전에도 조심히 지내고, 가서도 살살 돌아다니겠습니다. 환영받지 못한 방문이라는 거 알지만, 저 한국 갑니다. 한국의 봄도 그렇고, 정다운 알라딘 벗님들이 계시는 곳에 간다고 생각하니 설레네요 ^^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유부만두 2021-02-11 07: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전하게 다녀 가세요. 봄나물도 봄 책도 지천입니다.

han22598 2021-02-15 15:06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유부만두님! 다 유부만두님 덕분입니다. ^^

막시무스 2021-02-11 07: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즐겁고 행복한 고국방문길 되십시요!ㅎ 가족분들과 소중한 추억도 많이 만드시구요!ㅎ

han22598 2021-02-15 15:0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막시무스님! 가족들보다...한국의 봄이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줄 것 같아서 ㅎㅎ 더욱 설레는 여행길이네요 ^^

psyche 2021-02-11 08: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부러워요!!! 가서 한국의 봄을 만끽하고 오세요~

han22598 2021-02-15 15:0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psyche님! 한국의 봄은 마음껏 즐기고 조금이라도 흔적을 남겨볼게요 ^^

초딩 2021-02-11 09: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전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오셨다 미국 가세요~
ㅎㅎㅎ 저는 시군 통합 되기 전 면 출신이었다 통합되면서 시민이 되었는데
어머니가 쑥 캐면 엄청 하지마라고 했는데
지금은 쑥 쫌 캐주세요라고 합니다 ㅎㅎ

han22598 2021-02-15 15:0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초딩님! 초딩님도 저랑 비슷한 추억들이 많으시겠네요.
그 당시는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시골에서 살면서 누리며 즐겼던 것들이 좋은 추억들이 많이 되었어요 ^^

scott 2021-02-11 16: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님 무사히 고국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전주에 계신 부모님도
한님도 모두 모두 건강하고 평안한 설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

han22598 2021-02-15 15:1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scott님. 설연휴이제 지나가 버렸겠네요. 떡국 많으드셨나요?
스캇님 기억력 정말 좋으시네요. 전주가서 많이 먹고 오겠습니다. ^^

하나 2021-02-11 14: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님의 행복하고 무사한 방문을 기원합니다 🙏 저도 괜히 설레네요 ^^ 봄나물도 실컷 드시고요! 🥬

han22598 2021-02-15 15:1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하나님! 설레는 봄처녀의 마음인가요? ㅎㅎ 같은 한국하늘에서 봄 같이 누려봐요 ^^

비연 2021-02-11 1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님~ 봄날에 오신다니~
웰컴! 알라디너들의 한님 웰컴파티라도 해야하는 거 아닌가요?^^

han22598 2021-02-15 15:1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비연님! 웰컴해주셔서 더욱 감사합니다. ^^
진짜 코비드만 아니면 함께 파뤼라도 했으면 좋으려만, 너무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테레사 2021-02-12 0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쑥캐본 어린이 한명...쑥캐던 시절이 참 그립네요..한국 조심히 다녀가시고, 어머니랑도 많은 시간 보내시길

han22598 2021-02-15 15:1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테레사님!
쑥캐본 어린이! 너무 반가워요 ^^ 쑥은 면도칼로 ㅎㅎ ^^

희선 2021-02-13 2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느새 봄이 가까이 왔네요 요며칠은 거의 봄 같아요 예전 이월에는 좀 추웠던 것 같은데... 한국에 오시는군요 잘 다녀가시기 바랍니다 봄나물도 많이 드시면 좋겠네요


희선

han22598 2021-02-15 15:1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희선님!
봄이 벌써 왔다하니 너무 좋네요. 이제 정말 5일후면 가게 되는데, 더 설레게 되네요. 봄나물 잔치를 벌여야겠어요 ^^
 


 













Oliver Sacks가 82세 세상을 떠날때 파트너였던 Bill Hayes는 50대 초반이었다. 나이도 성별도 초월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의 책[Insomniac city]에서 색스는 말한다. "나는 적극적인 병리에 더 흥미를 느끼는 것 같더군" 빌은 그게 뭐냐고 묻는다. 이제 색스는 의학의 통상적 주제인 상실이나 부재가 아니라 생리기능이 과도해지고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는 현상이라고 답한다. (나이듦에 관하여, 이북 65% 지점). 그리고 올리브 색스에게 중요한 것은 '시간이 얼마나 남았느냐가 아니라 하루든 한달이든 남은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라고 말했다고 한다. 


나이듦, 노년기를 묘사하는 빌과 올리버의 방식은 시간이란 양의 많고 적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시간의 활용,질의 문제라고 언급하는 것 같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것처럼 보이는 시간이, 모든 시간은 동일한 무게의 값이 아니라고 한다. 시간의 무게가 생리적인 기능 부재로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라 과도해지고 비대해진다고 이야기한다. 5초면 신을 수 있는 양말신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손과 발을 이용하는 기능들이 과하게 다가오게 된다. 그래서 그 기능들이 비대해져 보인다. 상상을 해본다. 애인을 만나기 위해서 준비한다. 양말은 10분동안 신고, 옷을 고르고 입는데 30분이 걸리고, 신발을 10분동안 신는다. 40분동안 준비하고 이동하는데 1시간이 걸리고, 천천히 말을 하고 더 바짝 앉아서 서로의 이야기를 더 귀기울려 듣는 시간들. 하루를 온통 애인을 위해 시간을 쓴다. 그렇게 시간을 쓰는 사람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아쉬워만 하기보단 (이건 사실이 아니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시간의 무게와 가치가 새로워지며, 그것들로 인해서 충만한 나날을 누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noomy 2021-02-02 0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러네요 어떻게 보면 ‘삶의 충만함‘ 총량은 같을지도 모르겠어요. 젊을 때 바쁘게 많은 일을 해서 얻는 충만함이나 노년기에 천천히 적은 일을 해서 얻는 충만함이나..

han22598 2021-02-04 07:28   좋아요 0 | URL
이분도 그렇고 Bill Hayes..두분 모두 생각과 시선이 따뜻해요. 모든 이의 삶의 여정가운데 누릴 수 있고 또 누려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서 서로 인정하고 공감해보자고 이야기하는데, 참 감동적이에요.

scott 2021-02-02 1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양말은 10분동안 신고, 옷을 고르고 입는데 30분이 걸리고, 신발을 10분동안 신는다. 40분동안 준비하고 이동하는데 1시간이 걸리고, 천천히 말을 하고 더 바짝 앉아서 서로의 이야기를 더 귀기울려 듣는 시간들. 하루를 온통 애인을 위해 시간을 쓴다.]
한님에 이야기 인줄 ㅋㅋㅋ
( ◜◡‾)◜◡‾)◜◡‾)◜◡‾)◜◡‾)₎⁾⁾

han22598 2021-02-04 02:4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발구락이 답답해서...양말은 거의 신지 않습니다. 옷 고르고 입는건 지금도 30분 걸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신발은 차 트렁크에 있기 때문에 신발고르기는 차 안에서 해요 ㅎ. 그러고 보니 지금도 딱히 다르지 않네요.

얄라알라 2021-02-02 13: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올리버 색스와 죽음을 연결한 글을 고민 중인데, 정작 [임섬니악 시티]를 읽지 않았네요. han님 덕분에 계획이 좀 더 촘촘해 질 듯 합니다!

han22598 2021-02-04 02:37   좋아요 1 | URL
죽음에 관한 얄라님의 글이 기대가 되네요 ^^ 오에!

바람돌이 2021-02-02 14: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순히 신체의 불편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나이듦을 표현할 수도 있군요. 근데 애인이든 남편이든 저 정성을 들일만한 존재가 그 때까지 남아있든가 새로 생기든가 해야 저 행동도 멋있어 보일텐데 말입니다. ^^

han22598 2021-02-04 02:38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애인이든 남편이든....사실 친구든...이웃이든...우리 계속 만들어 보아요^^ (남편을 계속 만든다는 건 좀 이상하네요 ㅋㅋ)
 














어릴 때부터 고기를 즐겨 먹지 않았다.  그나마 먹었던 고기와 관련된 음식은 삼겹살, 돈가스 정도였다. 이유는 아빠가 고기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가족의 음식취향은 아빠취향에 종속됨 ㅠㅠ). 윤리적인 탓인 아닌 습관,취향적인 탓에 고기의 맛을 잘 모르고 자랐다. 상대적으로 각종 나물, 야채, 과일의 풍미와 식감에 대해서 일찍부터 눈을 뜨게 되었다. 


크는 동안 엄마가 걱정을 좀 하셨다. 초등학교때까지 앞에서 1,2 번을 벗어나지 못할 정도의 키가 작았는데, 원인은 고기를 먹이지 못한 탓일 거라고 안절부절 하셨다. 그래도 채식위주의 식사는 변함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놀랍게도 중학교 3년동안 일년에 8~10cm 씩 쑤욱 커서 지금의 평균의 신장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리고 엄마의 걱정은 사라졌다. 


대학교 때 학교 보건소에서 인바디 검사를 했었다. 정확한 수치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측정기록을 보시고 보건소에 계시는 분이 체육과처럼 안 생겼는데 체육과 학생이냐고 물어보셨다. 나의 근육량과 비율이 체육과 학생들의 수준을 넘는다는 것이다.  규칙적으로 하고 있는 운동도 없다고 했더니, 육식을 즐겨하냐고 반문하셨다. 답은 노! 아주 잠깐 이었지만 그 이후로 나의 별명은 머슬녀였다. ㅎ   타고난 머슬 비율 탓인지 오래매달리기 같은 지구력을 요하는 운동종목은 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실험을 통해 운동선수든 아니든 상관없이 채식주의자들이 지구력에 있어서는 육식가들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심지어 고기를 먹는 사람들 중 가장 높은 지구력의 수치는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의 평균 지구력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67p)


"고기가 간접적으로 채소라는 사실[인간이 먹는 고기의 근간은 풀을 뜯어 먹는 초식동물이다]과 평균적으로 채소가 고기보다 두개나 더 많은 비타민과 미네랄을 공급하고 있는데도 여성이 자립적이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것처럼, 우리가 채소가 그 자체로 식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67p)


운동선수의 실험에도 그렇듯이 나 역시 고기의 섭취는 운동능력과 신체적인 변화에 상관관계 없다는 근거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한번 짚고 넘어가고 싶은데, 그것은 다음 페이퍼로..) 여전히 남성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은 육식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식의 사고는 여전한 것같아서 답답하다. 일단 나부터 먼저 제대로 알아야겠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1-01-23 0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6 0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6 0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7 0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7 0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8 0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1-01-23 1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일일일식을 한 지 7년째입니다. 하루에 한 끼만 섭취하니 주로 고기 위주로 먹었는데 점점 채식으로 바뀌더군요.
사람들은 항상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하루에 한 끼만 먹는데 주로 채식 위주로 먹으면 영양실조에 안 걸리냐고(제가 고기를 먹는 날은 외식뿐)..
그런 일은 없더군요. 채식만으로도 모든 영양은 충분히 섭취할 수 있습니다. 채식이 영양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는 거짓이죠.

han22598 2021-01-26 00:42   좋아요 0 | URL
우와! 일일일식을 하시다니 대단하시네요. 저는 채식 위주이긴 하지만 일일 다식을 하기 때문에 ㅠ 일식은 꿈도 못 꿉니다. 육식이 영양섭취와 관련된 사안이 아니라, 누구에게 고기가 배분이 되고, 누가 섭취하고 있느냐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 같아요.

2021-01-23 14: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6 0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