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신의 쫄병시대라는 작품은 알라딘에 조회해도 이미지가 나오지 않는다. 검색해서 찾아보니 인터넷에 표지가 있었다. 물론 나 역시 이 소설을 군 입대 전에 읽었던 터라 소설의 줄거리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제목만큼은 또렷하다. 이 소설과 더불어 이문열의 등단작인 세하곡도 군대 소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요즘은 군대를 주제로 소설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듣기 싫어하는 이야기가 있다. 남자들의 술 한잔 걸치고 나서 나오는 레퍼토리가 군대 이야기와 축구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는 통설이 있을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가급적 군대 이야기는 참 꺼내기 부끄럽기도 하고 군대 이야기를 하면 뭐랄까 약간은 수치스러움이 있다. 3년간 끌려갔다 온 남자들의 시집살이에 대한 고생담 따위는 꺼집어 내고 싶지도 않았다.(축구도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웬만한 일 아니고서는 당최 군대 이야기는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었다. 그 지긋지긋함을 다시 떠올려야 하는 고역을 추억한다는 것도 가슴 아픈 일이나 다름없기도 하다. 마치 꿈속의 악몽을 되새겨야 하는 무서움이랄까. 아니면 모종의 억울한 이야기들이야 신선하지도 않다. 여하튼 적어도 나에게 군대의 고생담이 담긴 추억을 들추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고생이 무슨 자랑도 아니고 그렇게 억지로 뒤집어쓴 모자처럼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부자연스러운 미소의 그 이면에는 슬픔이 있다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정말 싫었다. 너무너무. 입대할 때가 1988년 광복절 다음날. 그날 입대하러 가는 버스 속에서 하루 종일 물 한 모금 먹지 못하고 헛구역질만 연발하며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우울했었으니 어떻게 다시 기억을 떠올리는 것조차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일이다. 

 

생각해보면 너무 억울했다. 신체검사 받으러 갔을 때 현역과 방위를 구분하는데 함께 갔던 수백명의 동기들 거의 대부분이 방위였는데 나 혼자 현역 판정이었던 거다.ㅎㅎㅎ 뭔가 잘못된 것 같았으나 그렇다고 이의를 제기하며 뒤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고 동기들 전부 방위 갈 때 혼자 졸라 쓸쓸하게 강원도 보충대로 갔었다. (지역 내 군부대가 많았으니 지역 자원은 지역에서 충당하는 제도가 방위였다.) 유독 나 혼자만 현역이라니 믿기지 않는 현실이었던 터라 더 우울했었던 지도 모른다. 18개월과 27개월이란 시간적 차이도 물론이고 게다가 집 근처가 아니라 강원도였으니 그 이질적 공간의 질려 버림이었던 건지도 모른다. 추측은 되지만 확정적 물증은 없었으니까. 수백 명이 동시에 신체검사받고 판정이 나온 자리 얼마나 졸았겠는가. 그때는 그랬다. 군대를 입대하는 게 아니라 잡혀 간다는 의미를.

 

 

 


그런데 그렇게 군대에 대한 모든 일들을 전혀 입 밖에 내뱉고 싶지 않았는데 딱 한가지 기억이 아름답게 각인된 추억이 하나 있다. 비무장지대에서 맞이하는 아침에 밤새 근무하고 먼 동이 터올 무렵. 강원도의 산하는 운해를 이루는 장관을 매일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아름다웠던 아침의 여명, 점점 밝아 오며 일렁이는 구름의 파도는 산을 넘어가는 모습은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아무 때나 가볼 수 없는 곳이기에 혹은, 그때는 그렇게 아름다운 줄도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강원도 산꼭대기에서 만난 운해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어쩌나 그 운해의 강원도 아침이 그립던지. 가끔 자다가 꿈을 꾸면 마치 신선이라도 된 듯이 서 있었던 그 구름의 바다는 내가 군 생활에서 제일 값진 소득이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거 딱 한가지 빼고 나머지는 추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 시절은 어찌나 우울했던지. 그런데 차라리 지나고 보니 그때 시절은 또 왜 다시 그리워질러는 건지 참 모를 일이기도 하다.

 

 

 

 

하기야 생각해보면 자의적인 선택이 없다는 것은 억울한 거다. 의무라는 것의 필수적 상황에 놓인 거라는 사실은 선택의 여지조차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의 억울함이다. 마치 부모를 선택할 수 없었던 것처럼 국가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던 것. 어쩌면 이게 한국의 남자들의 태생적인 비선택이 주는 억울함일 테고.

 

그런데 이렇게 선택할 수 없었던 강제적인 의무에 대해 어떠한 상황이 발생하고 주장하고 해명해야 할 때 이 비선택에 대해 까임을 당하면 이게 또 얼마나 억울한 일이 될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시위에 참가한 대학생을 바로 휴학시키고 징집시켜 군대에서 사상교육을 하고 혹은 프락치로 삼으려 했던 의도가 바로 녹화사업이었는데, 이왕 갔던 군대에서 열심히 임무에 충실했던 것이 비난하는 짓은 참으로 비겁한 짓거리가 아닐 수 없다. 아무리 까고 까서 지지율을 떨어지도록 만들고 싶었겠지만 닥치는 대로 던지는 것은 인간적으로도 너무 아니다. 그 전후 관계와 이치와 논리를 따져 봤을 때, 까임의 대상이 아니란 것쯤은 알아야 한다. 분명 잘못 건드렸다. 이제 하다 하다 군필의 애국심과 우수한 근무에 받은 표창으로 까이다니, 처음엔 웃음이 났다가 이내 짜증과 화가 났다. 건들지 말아야할 것조차 분간할 수 없는 그 그릇의 크기가 보였다. 다음에도 없을 것이다. 간장 종지의 밑천은 금방 들어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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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17-03-21 0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학별곡 이란 소설도 이 분 이 쓰지 않았나요?

yureka01 2017-03-21 08:56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2011년도에 60에 작고하셨더군요...
요즘은 대학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소설로는 거의 나오지 않죠...

2017-03-21 03: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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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1 08: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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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17-03-21 0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 분이 돌아가셨군요 ㅠㅠ 그 소설을 아직도 소장하고 있는데 ㅠ 세월이 무상하네요

yureka01 2017-03-21 09:03   좋아요 2 | URL
저도 몰랐습니다.검색해보니 역시 소식 올라와 있더군요....
맞습니다.한때 젊은 날의 이야기를 쓴 작가분들이 이제는 한두분 떠날 때가 되었나 싶었어요..
그래서 동시대를 살았던 분들의 작품에 더 애정이 가더군요..

2017-03-21 09: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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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1 09: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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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1 10: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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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1 10: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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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1 10: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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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3-21 1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자들 모임에서 군대 주제로 대화를 안 나누게 되면, 그 때 그 기억들이 조금씩 잊혀져요. 사회생활 바쁘게 하다보면 몇 년 전 일도 기억나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군대 생활 중 가장 기억 남는 게 뭐니뭐니해도 훈련병, 이등병 시절입니다. 워낙 안 좋은 기억이 많아서 그런지, 가끔 꿈에도 나타납니다. ^^;;

yureka01 2017-03-21 12:17   좋아요 2 | URL
가끔 꿈 꿉니다.
다시 재입대하는 꿈..

아 조때따..라며 화들짝 놀라 깨죠...

식은 땀이 나는 꿈이라서요..

의외로 군대 있을 때 사진 가지고 있거든요.

작고 낡은 카메라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진보면 연상작용때문에 기억이 마구 돋거든요..ㅎㅎㅎ

stella.K 2017-03-21 14: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아래 사진의 국군 아저씨가 유레카님이신가 봅니다.
옛날에 초등학교 때 국군 아저씨 위문품 보내기 이런 거 했었잖아요.
지금 생각하면 오빠뻘 밖에 안 되는 건데 나라를 지킨다는 이유만으로
아저씨가 되버렸으니 좀 억울할 것도 같아요.

우리나라 은근 따시키는 인간성 있잖아요.
그거 안 당하려면 군대 변두리라도 갔다와야 해요.ㅋ


yureka01 2017-03-21 14:22   좋아요 2 | URL
군대 있을때 작은 카메라 하나 가지고 있었거든요.
휴가 나올때 담배갑에 숨겨서 가지고 나왔죠.
대부분 풍경사진 소대원 사진들이었죠.
그때 사진은 몰랐는데 어떻게 사진을 찍고 싶더군요.

네 영락없는 아저씨 삘입니다.ㅎㅎㅎ
미필이라고 차별하는 짓도 참 몰지각하긴 마찬가지죠.
문제는 요리조리 빠진 미꾸라지에 대한 울분도 있을 것이고 말이죠..

2017-03-22 10: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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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11: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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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11: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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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14: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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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16: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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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17: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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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옥 2017-03-22 1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릇파릇 신선한 얼굴에 눈 앞에 환해지는 느낌~
과연 운해가 장관이군요.
그 얼굴 어디에서 우울이나 절망 분노는 보이지 않는데요.

2박3일 충주 갔다 왔어요.
귀농한 친구 집에 가서 노후대책 공부 좀 하고 왔지요 ㅎㅎ
충주는 매화가 이제 막 피기 시작하던데요.

yureka01 2017-03-22 23:34   좋아요 2 | URL
저때는 기분 좋을 때입니다..산에서 넘어가는 구름바다를 보고 찡그릴 수가 없었죠..

아 귀농하신 친구분 계셨군요..^^..
여기는 이제 완연해진 봄입니다..
꽃은 피는데..삶도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03-23 21: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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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4 08: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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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4 01: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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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4 08: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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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7 15: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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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7 17: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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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7-03-29 0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지만, 다시 끌려가는 꿈은 이해가 됩니다. 제가 공부하면서 모자란 머리로 고생을 많이 해서 아직도 가끔씩은 시험을 다시 보는 꿈, 그리고 학기말인데 강의를 거의 다 빼벅고 시험치는 꿈, 그러면서 졸업을 걱정하는 꿈을 꿉니다.ㅎㅎ 여기에 한 5년 다른 동네, 남의 밑에서 고생한게 트라우마가 됐는지, 가끔씩 다시 거기로 가서 일하는 꿈도 꿔요. 근데 더욱 기가 차는게, 시험 다시보는 꿈이나 다시 남의 밑에서 일하는 꿈의 시간적 무대가 딱 지금인거에요..ㅎㅎ 빨리 경선 끝나서 단결하고 대선 잘 치뤄서 쓰레기 치웠으면 좋겠네요.

yureka01 2017-03-29 08:56   좋아요 1 | URL
꿈의 트라우마의 현시적 작용인가 싶어요..
시달리면 꿈에 나타나고..
그리워도 꿈에 나타나고..
잠재된 기억들이 자면서도 일어나는 것들이니..

아무래도 좋은 꿈만 꿀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음악 한곡 듣고 자야겠어요.

 

하루의 고민만 하고

천년의 걱정은 내려 놓고,,

 

아직 찬 바람이 봄바람처럼

불어노는 밤공기가 흐느적 거립니다.

 

클래식 기타 현의 팅김으로 파장이

밤공기를 가르며 가슴으로 전해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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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12: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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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13: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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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14: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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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15: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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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14: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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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15: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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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에서 장사하는 한 상인의 대통령에 대한 인식이다. 나라의 대통령이 왕이라는 인식은 여전히 민주주의에 대한 무지를 여실히 나타낸다. 엄연히 대통령이라 함은 국민의 선택을 통해서 선출되어 권력을 위임받은 권한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다. 그래 공무원. 선출직 별정 공무원. 별정이란 별도로 법률로 정해진 직분이라는 뜻일 테고, 왕은 선출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왕은 신분상 물려받을 뿐이다.

 

물론 안다.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된 적이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먹고살기 바빠서 민주주의  제도에 대해 공부도 해본 적도 없을 것이다. 그저 선거하라니 선거하고 누가 찍으라니 찍을 것이고 먹고살고 장사하며 사는 고민은 했어도 내가 살고 있는 체재의 존재 근거에 대해 고민 해본 적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대통령이 왕이라고 착각하는 심각한 오류가 발생한다. 헌법 1조. 고등학교 정경 시간에 나온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민주주의를 모토로 삼는 공화국이라고 했다. 대체 공화국의 공화는 무엇을 말할까 생각해본 적은 없었을 것이다. 공화의 국가. 공화의 의미를 따져 물어 본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러니 여전히 이 나라는 왕이 통치하는 왕정제의 국가처럼 착각을 한다. 공화춘 짜장면 이라면 헛다리 짚는 꼴이다.

 

국가의 권력은 국민이다. 왕이 결코 아니라는 전제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단순히 선거이든 상속이든 어쨌거나 최고 수반이라는 인식을 그저 봉건시대의 왕이라는 의식 하나만 남았다. 그러니 대통령이 왕이라는 오류를 생각한다. 대통령이 공무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공화국에서 법률로서 정해진 절차에 의해 선거이든 임명이든 선임이든 모든 직분은 공무원이다. 또 이에 등달아서 공화국의 사람들은 백성이나 신하가 아니라, 국민이다. 국민의 권리와 의무와 백성의 권리와 의무는 전혀 다르다. 백성에게는 권리는 없고 의무만 있다. 백성에게 베푸는 시혜가 권리와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공화국의 국민이 여전히 백성이나 신하처럼 착각한다. 분간도 못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착각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왜 민주주의 국가에서 공화국으로 구성된 나라에서 여전히 왕과 백성처럼 혼돈할까? 이성의 기본 전제인 지성이 빠졌던 것은 아닐까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투표는 왜 하는가. 국민의 선택에 대한 기준을 왕으로 구분할 것인가? 이미 기본적인 전제조차 빠진 생각이라면 결과는 대통령을 왕이라 착각한다. 아직도 여전히 그들은 조선시대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체제와 현상을 파악하는 데는 책만한 것도 없다. 물론 강의를 듣고 전문가들에게 질문하고 토론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지식을 얻기도 좋겠지만 이는 장소와 시간의 제약 때문에 다량의 많은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 그러나 책은 시간과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지식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도구이다. 하다못해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에서도 책이란 쪽배를 타고 노를 저어 현상의 물결은 헤쳐 나가야 한다. 어느 시장을 돌아다녀 봐도 막상 먹고살기 바쁘고 장사해서 돈벌이 해야 하는 일에 한편에 틈틈이 약간의 공백시간에 책이라도 들여다볼 정신은 없다. 하기야 어느 장사 집에 책이라도 한 권 비치해놓고 틈틈히 읽어야 할 여건이 되지 못하는 변명이야 늘 일상이다. 정보와 지식이 차단당한 우민은 결국 맹신적인 틀린 믿음을 낳기 마련이다. 겨울철 시골 어르신 집에 보일러만 놔서는 안된다. 인터넷도 놔야 하고 늙어서라도 최신 트렌드에 부합된 정보와 지식을 찾을 수 있도록 가르쳐주어야 한다. 늙어갈수록 고집은 평생에 겪은 경험이 전부라면 요지부동이다. 변화에 둔감하고 바뀌는 것에 저항한다. 세상은 나날이 달라지는데 여전히 모습은 조선시대의 상투른 머리로 오늘을 바라보니 얼마나 답답한 노릇인지 보는 사람은 고역스럽다.

나이가 먹어가고 점점 노화의 현상이 나날이 늘어간다. 젊음은 어느덧 서서히 풀이 죽어가고 늙음의 영역이 점점 확대되어 간다. 지능의 기억력도 예전 같지도 않고 새로이 습득하는 정보는 곧잘 새겨지기도 전에 스쳐가는 바람처럼 망각의 강에 빠져 버린다. 그러니 이런 변화에 대하여 스스로가 변신을 하지 못하면 뒤처지고 멍청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 대하여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체념은 시간의 체념과는 다르다. 흐르는 시간을 어쩌지 못하는 한계에서 결국은 스스로가 변화를 하기 위해서는 비록 흘러버리는 지식일지라도 한 오랜만이라도 붙잡으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사람으로 태어난 운명은 죽을 때까지 공부하라는 오래전 조상들의 가르침이었다. 늙어서 꼰대가 되지 않는 방법은 결국 자신을 이 변화에 맞춰가는 것일 테다. 아마 지식은 더더욱 복잡다단한 세계에서 확대시켜할 생존의 덕목이자 필수가 아니겠는가? 늙어갈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 하지만 지갑도 물론이겠지만 일단 책을 열어야 한다. 눈이 점점 침침해져서 글씨가 멀어져 보여도 더더욱 바싹 앞당겨서 학습의 과정을 놓쳐서는 안된다.

지난 일요일. 거울을 보니 검은색 머리카락이 흰 머리카락으로 탈색이 점점 더 심해졌음을 느꼈다. 늙음이 뭐가 그리 자랑스러운 일도 아니라서 염색을 했다. 그러나 고정관념처럼 검은색의 염색을 하지 않고 아예 차라리 흰머리가 어울리게 갈색. 노랑에 가까운 갈색톤으로 염색을 해버렸다. 물론 머리카락도 요즘 유행하는 투불럭의 귀두 컷?으로 했다. 뭔가 어색하고 누가 혹시나 뭐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없지는 않았지만 개의치 않기로 했다. 내가 내 모습의 결정권이 있는데 누가 지랄을 하든 말든 그들의 상관도 없을 테니 신경 쓰지 않기로 한마음을 먹자마자 전혀 이상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아니 아예 더 파격적인 머리를 하고 싶은 욕구. 중년의 패션을 아예 리드하고 싶은 파격을 하고 싶을 지경이었다. 젊음은 자신을 끝없이 가꿀 때에만 퇴색되지 않는다. 자신을 가꾸는 일에 게으른 노인네는 되기 싫었다. 늙어 갈수록 노인네들의 몸에서 나오는 퀴퀴한 냄새, 일본어로는 가령취라고 한다. 노폐물, 각질의 산화에서 나오는 그러니까 늙어서 나는 분비물 피지 등에서 나오는 냄새이다. 그러니 더 청결하게 씻고 바꾸지 않으면 자신은 모르지만 옆에 누군가에게 악취를 내게 된다. 삶의 지식도 마찬가지고 경험이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음을 못 느낄 따름이다. 지식이 없는 경험은 공허하다는 것도 알 수는 없다. 생존의 경험으로 모든 오늘의 시간을 헤아릴 수도 없다. 전부가 아니란 뜻이다. 그러니 늙어서 고집이 세지고 물건에 집착하고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바들바들 떨며 쉽게 정리를 하려 들지도 않는다. 결국 이런 노인네가 자식들과 사회에게 짐이 되고 부담이 된다는 사실이다.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고 과거를 바라볼 때 현재의 자신이 하고 있는 모습은 초라하다. 향수도 팍팍 뿌리고 향긋한 내음으로 지성의 품격을 뽐내고 그렇게 해서 지갑이라도 팍팍 열어 자랑하는 노인네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일까? 나도 그렇게 자랑질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즉 이 변화에 대해 스스로가 변화의 긍정을 행동으로 나올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한다. 내 존재의 삶도 언젠가는 변한다는 것. 이것이 죽음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라는 것이니까 말이다. 

 

 

지난 주에 오프라인 강의 수료했습니다. 그런데 기술자 승급 교육은 별도로 다시 다른 강좌 수강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주 또 신청하고 온라인 강좌 수강중입니다. 이거 또 틈틈이 서재를 보도록 하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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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7-03-13 13: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실 먹고사는 일이 지난하죠 그래서 더더욱 조중동 같은 뉴스가 나쁜 거죠 아주 기본 단위의 올바른 뉴스를 전달해줄 의무를 등한시 하는 거죠 사실 책 읽고 사유 하는게 어려운 사람이 더 많다고 봅니다 아예 태생적으로 그런 교육이 안된 사람이 더 많을 거에요 뉴스가 조금만 올바른 언론사 일을 해도 이 정도는 아닐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yureka01 2017-03-13 13:50   좋아요 3 | URL
아 ..너무 공감됩니다..
여기 이동네에서는 식당가보면 하루 종일 TV조선만 켜놓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거든요.
적절한 언론의 역할이 그래서 더 중요하죠..
지난 정권에서 그렇게 종편을 허가 하는 것에 사활을 걸었던 이유죠...

국민을 여전히 백성으로 묶어두기 위한 아주 좋은 방법이 언론풀레이였으니까요...

북프리쿠키 2017-03-13 14: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와 의견이 맞지 않으면,
과감히 억압하고 배척시키는 짜릿함을 경험해 본 적이 자라면 그 쾌감은 마약보다 끊기 힘들다하네요.





yureka01 2017-03-13 14:43   좋아요 3 | URL
억압과 배척이 진실과 진리에 부합되어야 진짜죠...
가짜에 쾌감을 느끼면 결국 중독자의 결과가 비참하죠..
마약중독의 결과는 환각과 신체의 이상을 초래하거든요..

겨울호랑이 2017-03-13 2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 강좌 수료 축하드리고, 승급 교육도 화이팅입니다. 저는 볕좋은 봄날 졸음이 몰려와 많이 졸립니다만 ㅋ

yureka01 2017-03-13 15:00   좋아요 2 | URL
네 다시 월부터 금까지 온라인 강좌 정주행 중입니다.^^.
이왕 시작한거 마져 다해둬야 할 거 같아서요..
온라인 강좌가 패지되면 오프라인으로 수강하러 가야 하니
시간 절약은 온라인이 좋지요..ㅎㅎㅎㅋ

강옥 2017-03-13 15: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왕적 대통령제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합니다.
단핵 인용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파면한 거나 다름 없겠죠.

누구와도 소통할줄 모르고 뒷거래를 좋아하는 은둔형 인간을
대통령으로 뽑아서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무엇보다 국민개조가 필요하다는 생각.
국민 수준이 정치 수준!!!

yureka01 2017-03-13 15:19   좋아요 0 | URL
아 절감동감 공감..국민수준이 높혀졌음 좋겠습니다...아 책좀 보고 살았음 좋겠습니다...

2017-03-13 1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3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3 15: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즘 너무 남발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 글도 이달의 페이퍼로 선정합니다..

yureka01 2017-03-13 15:38   좋아요 0 | URL
헙. 이번 달에 페이퍼 당선 되면 ,,곰발님에게 적립금으로 책 하나 쏘겠습니다 ㅋ^^. ㅋ

2017-03-13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4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3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4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3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4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3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4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3 1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4 0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앤의다락방 2017-03-13 2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저도 이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는 밤이었지요. 그나저나 온라인 강좌 수강은 쉽게 포기하게 되던데 멋지십니다!

yureka01 2017-03-14 09:1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이거 의무교육이라서..피할 도리가 없었어요 ^^..

samadhi(眞我) 2017-03-14 1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민주진영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왕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거죠. 수구 세력은 자기에게 이익되는 일 외에는 일관성이 없는 게 탈입니다. 그 와중에 웃고 손 흔들고 간 싸이코패스 할매가 탄핵 당하면 죽겠다던 것들이 금세 말을 바꾸는 것만 봐도...

yureka01 2017-03-14 09:24   좋아요 0 | URL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맨트했더군요.
그런데 진실을 밝힐 조사에는 응하지 않는 것은
상당히 모순적이죠..

2017-03-14 0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4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3-14 14: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교육받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

yureka01 2017-03-14 15:13   좋아요 0 | URL
온라인강좌는 듣기만하는 되지만 오프라인으로 한번 더 가야 합니다.ㄷㄷㄷ.
좀 번거롭긴해요..ㅋ

2017-03-14 2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4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5 1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5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5 2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6 0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웨슬리 2017-03-18 1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화국, 왕, 대통령, 공무원 등을 읽으며 이 매력적인 글에 댓글링하려고 바쁘게 달리던 일 잠시 멈추고 로그인. 政治가 아닌 正治를 아시는 분의 글짓기인듯 보여 한 편 반갑고, 노란 리본의 여운에 한 편 조심스러운! 귀한 길 잘 보았습니다.

yureka01 2017-03-18 18:24   좋아요 0 | URL
아 감사합니다..댓글달려고 로그인하셨다니..고맙습니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 될듯하다. 헌정사에 있어서 헌법적 가치에 대한 합의와 수호에 대한 판결이었다. 현직 대통령의 파면이란 결정이 헌법재판소로부터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이에 대해 일말의 염려는 하지 않았다. 이미 네이버의 이웃분들의 댓글에서 미리 판결전부터 인용될 것이라고 예상과 단정까지 지었던 터라서 증명될 수  있다. 헌법을 위시해서 모든 법률적인 행위는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이며 총합이다. 법은 곧 국민의 권력에서 출발한다는 헌법의 수호 가치는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는 이상은 늘 유효한 가치이다.


물론, 헌재의 판결문도 읽었지만 판결문에는 적시하지 않은 내용까지 추측할 수 있었다. 판결문에는 대표적인 법률적인 판단의 굵직한 타이틀을 근거로 이야기하였지만 좀 더 세부적이고 디테일하게 들어가자면, 대포 폰 같은 차명의 전화로 주고받을 정도의 불법은 이미 대통령으로써 법적인 절차와 준수의 심각한 하자를 의미한다. 법의 수호 가치를 부정한다는 의미이다. 사실 대통령의 업무는 전부가 공적인 사항이고 개인적인 과업은 없다. 무슨 양아치 수준의 일은 결코 아니다. 이는 모든 업무기간 동안의 인생을 국민을 위해 바치겠다는 선서를 했던 사항이고 개인은 없다는 공공의 목적에 헌신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래서 출마하고 지지를 받아 당선된 선택에 대한 대가이다. 민주주의적인 대의 선택제에 나온 것이다. 일반적으로 국민 누구나 차명폰으로 이용하면 사용하게 한 사람도 또는, 사용한 사람도 쌍방 처벌까지 받는 현실에서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대통령은 형사적인 소추를 받지 않음으로 형사적인 면죄가 될 뿐이지 죄가 사라지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차명이라는 이거 하나만으로도 헌법적 가치의 준법이라는 큰 명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고 국민에게 부여받은 권한의 의미로 사용되지 못할 때는 당연히 파면돼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 시킨 것일 따름이다. 지극히 당연한 결과를 믿었기에 이의를 달 수 없었고 당연함에 대한 의심도 없었던 이유이다. 사소한 것조차 지켜지지 않을 때, 혹은 사소한 것에 대한 법이 간과될 때 발생하는, 누구는 봐주고 누구는 처벌받아야 한다는 법의 불평등성은 민주주의에 대한 근간 자체가 위험에 빠지는 결과를 낳게 되게 되는 결과이고 이는 반드시 지켜져야 할 명제이다. 집에서 편하게 드라마나 볼 거 같으면 굳이 출마도 필요 없다. 누가 강요해서 된 것도 아니었다.


사실 나는 이번의 법률적인 규정에 위반에 앞서 법이 정한 교육을 받아야 함에도 한 번도 실행된 적이 없었던 사문화된 법을 지키고자 법률이 정한 의무적 교육을 강제로 받았다. 내 발로 가서 받긴 했어도 이는 교육을 받지 않으면 과태료라는 처벌이 뒤따른다. 그러니 의무적인 사항을 명시되었기에 시간을 내고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이수를 해야만 했다. (온라인으로 강의를 수강하는데도 40만 원을 지출했다.) 이것은 자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외가 없다. 이게 국민이 국가에 대한 약속이고 국가의 요구에 합의하는 절차이다. 소속된 자의 필수라는 가치와도 연결된다. 물론 사소하면 사소한 것일 수는 있으나 그렇게 정해졌으면 일단은 따를 수밖에 없고 이수한 후에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한 법률적인 불합리성을 개선하거나 개정의 이유를 제기해야 할 의무 또한 과제로 남는다. 일개 국민들의 법적인 가치의 준수에 대해 대통령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처벌의 예외는 직책에 따라 달리 할 수는 있어도 공정하지 못한 것에는 국민 대다수가 반대일 것이다. 그러므로 국민이나 대통령이나 같은 위치에서 법률은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하고 또 동등하게 처벌받는 것이 정상적이다. 법률은 공정하고 공평하다는 것은 민주주의 체재를 채용하고 있는 국가라면 당연한 결과이고 이치일 것이다. 그러나 넌 되고 난 안되는 불공정 앞에서는 이것은 차별이다. 억울하게 살 수는 없다. 절대 억울한 인생을 연명할 이유도 없다. 인간은 누구나 공정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초등생만 되어도 다 아는 진리나 다름없다. 이런 전제에 있어서 대통령이 가지는 역할에 대해 국민은 이해할 수 없다면 탄핵되어야 하고 파면으로 그 직분의 박탈은 정상적인 수순이다.


이 동네에서 혹자는 말한다. "어미, 아비 일찍 여이고" 등의 동정심 정도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국가 권한의 공정성 앞에서 무의미하다. 개인적인 가정사의 문제와 국가 권한의 문제는 엄연히 별개의 문제이다. 그런 동정심은 대통령이라는 직분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상관있어서도 안된다. 그런 동정심과 권한이 동일시될 수도 없다. 국가는 개인에 앞선다는 엄정함의 이유가 다수의 공공적 이익에 있다. 그러니 모든 개개인이 그나마 과태료라도 면할려고 일해서 돈 벌어야 할 시간을 할애해서 정해진 법률을 지키기 위해 손해를 감수할 할 명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니 그렇지 않다면 국가의 무정부상태로 지속할 때는 더 큰 손해와 피해가 발생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국가의 공권력에 인정하고 순응하는 이유이다. 결국은 진정성을 느낄 수 없는 대통령의 권한은 당연히 박탈돼야 했다. 대체 무엇을 했더란 말인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했던 모든 일들은 과연 무슨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 찾아 보면 정말 형편없다. 국회의원 몇년 하는 동안 법안 발의 했던 법안 발의율이 몇 퍼센트인 것이었던 건지 찾아보면 금방 알 수 있는 문제였다. 데이터가 곧 업무 성적표로 객관적 수치자료로 나타난다. 허나, 이런 개관적인 자료를 도외시했을 때 예측되는 미래의 가능한 분석 모델에 대한 결과였던 것인지도 모른다. 대체 진정으로 무엇을 지표로 나타내고 있던 걸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후보로 옹립한 측근들의 정치 세력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모아봐도 비슷하다.


참 부끄러운 일이긴 하지만, 건설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기술자 교육의 목적과 취지에는 큰 이견이 없이 동의한다. 사실 이런 의무교육이 생긴 이유가 있다. 오래전 성수대교 붕괴 사고, 삼풍 백화점 사고 등 국가에 온갖 건축의 붕괴 현상에 기술자의 책임이 무척 컸었던 일이 많았다. 안전에 대해 등한시했고 건축 구조물의 위험으로부터 발생한 인명사고는 후진적인 기술자의 인식에서부터 나온 것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나온 법률이 기술자들이 지식과 경험에 비추어 일정한 자격이 있는 사람들은 교육을 받음으로써 경각심을 가지고 앞으로 다시는 그런 불행한 사태를 기술자들부터가 막아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법률의 의무사항으로 정해진 것이다. 그런 교육을 받지 않고 싶다면 자격을 버리면 간단한 문제이다. 다시는 그런 붕괴에 따른 불특정 다수가 이유도 모른 채 죽어 가야 하는 사태는 최소한 막아야 하는 도덕적 기술에 대한 인식 부분 때문이었다. 물론 기술적인 부분이 모든 사고를 방지할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자본으로부터 자본가들의 부당한 지시에 규정을 어기도록 압력을 받을 때 기술자들이 양심과 지식에 비추어 저항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인식을 갖춘다는 의미는 기술적인 것뿐만 아니라 의식의 진일보를 교육을 통해서 이룩되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침에 등교하고 출근하던 사람이 난데없이 다리가 무너져 죽어가는 사태는 너무나도 비참하고 비극이며 초라한 기술자들의 자존심에 관한 문제였다. 아무리 회사에서 강제로 밥벌이 때문에 시킨다 하더라도 아닌 것은 아니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술자는 시키는 대로 하는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으로 이루어지는 참사는 없어야 한다. 사람의 생명은 누구라도 위험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명분과 책임에 대하여 그 어떤 변명 거리도 될 수 없던 까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법률로 강제로 지정하고 교육을 통해서 인식을 변화시키고 앞으로 다시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하기 않아야 하겠기에 많은 비용과 시간의 기회비용까지 투자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다소 교육의 방법이나 절차에 문제가 있다 한들 이 취지나 목적에 대해서는 누구나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 사람 생명만큼 중요한 것은 없기에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과 취지에 합당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대통령으로써의 직분이 주어져서는 안된다. 일개 개인이 사익 편취는 권한의 남용으로 반드시 누군가의 피해가 발생하고 억울한 누군가를 만들기 마련이다. 권한으로 일부 소수의 사람들에게 독점적 이익이 돌아가고 국가의 행정 업무가 정상적 시스템마저 붕괴시켜 버리는 사태는 도저히 두고 볼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촛불을 들었고 이를 바꾸기 위한 방편이었다.

마지막으로 이제 대한민국에 묻는다. 내 자식이 배에 타고 있다가 침몰해서 어이없이 두눈 시퍼렇게 뜨고 있으면서도 구출해주지 못했을 때 오는 극렬한 허탈감을 공감하지 못한다면 도대체 우리는 어떤 답을 얻을 수 있을까? 물어봐야 한다. 특히 이는 안전과 재산의 보장을 담보하지 못하는 그 어떤 권한도 무의미하다는 역사적인 사실은 부정하기도 어렵다. 그러니 끝없이 충분히 안전하다고 여겨질 때까지 끝없이 물어야 하고 대답을 내놓도록 요구를 해야 한다. 대체 누가 누구보고 불쌍하다고 생각하는가? 하루아침에 아이를 잃은 슬픔을 잊으라고 한다면 누가 잊을 수 있을까 물어야 한다. 국가는 그런 질문에 충분히 답을 내놔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라고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존립 근거이다. 파면되는 날, 누군가는 팽목항으로 달려간다. 그곳에서 대한민국의 질문은 다시 시작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오늘도 대한민국의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생활고로 자살을 실행하고 또 누구는 일하다 사고 나서 다치고 죽어나간다. 사람이 파리 목숨처럼 불안전에 나가떨어지는 이곳에서 왜 질문을 하지 말라고 지겹다는 그 사상은 나는 무척 의심스럽다. 전쟁만이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만이 아니다. 불안전한 모든 상태가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왜 하나만 바라볼까라는 질문을 계속 이어져야 하는 까닭이다.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상태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행복을 추구하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시작이다. 굳이 모슬로우의 안전 5단계 이론을 끄집어 내지 않아도 떠오를 수 있는 질문이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사람이 사람에게 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욕구는 안전을 위한 진정성을 공감할 움직임이 아니었던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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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1 22: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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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1 22: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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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3-12 00: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100만 촛불집회에 유레카님과 고3임에도 대구에서 올라온 유레카님의 따님과 친구사진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덕분에 소중한 승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yureka01 2017-03-12 09:11   좋아요 2 | URL
수고야 박사모도 비슷하게 고생했죠. 고생이라는 것도 상식적이고 논리적이어야만이 가치가 있죠.
맹신과 집착과 아집의 고생 따위는 욕이나 바가지로 먹죠.
탄핵 반대한다는데 사망자가 나오는 걸 보면 느낄 수 있는 부분이죠.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 그 무염치의 신념들이 국가의 암발생에 크게 기여하고 있거든요...

앞으로 우리가 극복해야할 대상이죠...

감사합니다~

2017-03-22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2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2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3 0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3 0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3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 딸내미의 생일날에 펑펑 울게 만들었지요.ㅋ

 

와이프가 늦게 퇴근이 일상이고

딸내미도 심야학습 때문에 무척 늦은 시간에,

아이스크림 케이크, 거의 시켜 먹지 않는 치킨도 주문했습니다.

 늦은 시간이더라도 그냥 지날 수 없으니까요.

 

며칠 전에 딸내미의 학습에 체력을 돋운다고

와이프는 무슨 한약을 지어 왔더군요.

 

꽤 비싼....

고3은 체력 싸움이니 많이 먹고 컨디션 항상 올려야

졸음도 줄어들고 몰입도 높게 책상을 지킬 수 있다고

믿었던 터라 이해되더군요.

 

마지막에 딸내미에게 준 선물은,

얼추 십만 원에서 이천 원 빠진 금액의

천 원짜리 다발이었습니다.

 

편지까지 동봉했거든요.

왜 천 원짜리 이였는지 편지에 적었기도 합니다.

 

요즘 매일 하루에 한 끼만 먹습니다.

의도야 뭐 다이어트 또는,

건강상 소식도 할 겸해서

점심을 먹지 않거든요.

 

지난 가을에 병원에서 건강검진 때

검사 결과가 당뇨로 발전할 수 있는 내당장애가 있고

대사증후군이므로 살도 빼고 근육도 키우고

소식하라는 충고가 있었습니다.

술때문이었지요.

 

길게 이야기할 것도 없이 살 빼고 운동하라는 처방.

탄수화물 많이 먹으면,

몸에 염증반응이 올라간다는 소견.

즉 밥을 아주 적게 먹으란 이야기였어요.

 

탄수화물은 몸에서 없어서는 안될 에너지원인데요.

즉 힘을 내는 대사를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이게 움직임에 비해, 과잉이면

지방으로 축적되고 콜레스테롤이 높아지고

혈압을 상승시키고 혈액 속의 당분이 과잉으로 되고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가 과잉이 되어 혹사당하고 등등등...

 

그런데 탄수화물도 중독 증상이 보이냐 하면,

배고픔에 대한 포만감이 즉각적이기 때문이거든요.

고기 많이 먹고 나서도 밥 한 공기 기본적으로 먹어줘야

비로소 먹은 느낌이 드는 포만감이 찾아오는 이유겠지요.

 

그만큼 인간은 원시시대부터 기아에 허덕였거든요.

그러니 무엇이든 일단 많이 먹어 둬야 합니다.

항상 배 고프니까 고픔을 즉각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농사를 짓고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제일 빠르고 유리했던 이유겠지요.

그러나 이제는 현대 산업사회에서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꼼짝하지 않고

돌아다니며 에너지 소비할 거리가 없거든요.

밥 세 끼 꼬박 챙겨 먹고 나면 점점 중독될 수밖에 없죠.

그러니 소비처는 없고 몸에 쌓여 지방으로 축적됩니다.

혹시나 기아가 닥쳤을 때 대비하는 메커니즘이 지방이거든요.

 

뱃살도 늘어나고 지방이 쌓여갈 때 발생하는

몸의 비만 증상은 현대인의 아킬레스건처럼

치명적으로 발생합니다.

점점 나이가 들면 나잇살이라는 게 결국

근육이 줄어드는데 밥은 많이 먹고... 에너지가 갈 곳이 없습니다.

그러니 건강은 나빠질 수 밖에요.

에너지 보존 법칙은 생체조직에서도

똑같이 적용되거든요.

 

(밥 적게 먹고 소비처를 만들어 주니

8Kg 감량했습니다.

효과는 당장 혈압이 떨어지고 혈당이 내려 갔어요.) 

 

그래서 점심 거르고 한 끼만 먹어서

저녁에 사이클과 덤벨 운동을 합니다.

소비처를 만들어 주는 셈이죠.

 

회사에서 점심을 먹지 않으면

점심 식대를 현금으로 줍니다.

이걸 천원단위로 모아두었던 거예요.

 

밥량도 줄이고 건강도 챙기고

돈도 모으고, 모아논 걸 또 인심 후하게 쓰는 효과를

노린 것입니다.

 

딸내미가 밥 굶으며 모은 돈을

선물로 받았다고 펑펑 울더군요.

 

에너지가 부족한 것을 돈으로 모은 것이 아니라,

과잉의 에너지를 돈으로 환산해서 모은 것인데

딸래미는 그저 굶어서 모은 것으로 오해한 것이죠.

그러니 굶어서 모은 것을 생일 선물로 받았다고 하니

감정이 폭발하게 된 거예요. ᄒᄒᄒ

 

하기야 요즘은 술도 끊었고 담배 살 일도 없으니

크게 용돈 쓸 일은 없습니다.

그저 밥 대신에 책이라도 좀 많이 사거나

책 사서 나눠 주는 용도라면 나름 가치는 있는 셈이니까요.

 

그러니 딸내미 마음에 오해의 스크래치를 내서 울게 만든,

참 나쁜 아빠입니다.ㅠㅠ

그런데 이건 사실이지만 진실은 비밀입니다.

역시 사람은 측은지심이 발동해야 눈물이 나는 존재라는것이구요.

 

언젠가는 하나도 남김없이 다 놓고 가야하거든요.

오늘 하루도 악달받게 소소한 것에 아등바등하며

마음의 힘 빼지 말고 운동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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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0 2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7-03-10 22:17   좋아요 2 | URL
아 삶의 페이소스..ㅎㅎㅎㅎ맞습니다..
이런 복합적인 감정의 소용돌이...
행복감과 슬픔의 복합적인 작용을 딸아이는 느꼈으니까요...

사랑에는 연민이 있을지언정 후회는 없어야겠더라구요~~^^..

하재천 2017-03-11 2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좋은글 읽고 갑니다. 가족에게는 아빠가 최고라는것 아시죠?! 항상 건강하세요 ^^

yureka01 2017-03-11 22:33   좋아요 1 | URL
^^ 고맙습니다...감동은 만들수록 행복증가법칙^^..

김알랭 2017-03-13 10: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언젠가는 하나도 남김없이 다 놓고 가야하는걸 항상 잊고 살게됩니다
따님이 참 좋은 아버지를 뒀네요

yureka01 2017-03-13 11:13   좋아요 1 | URL
그럼요..언젠가 우리의 삶 조차 모두 놓고 가야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약간씩은 비우며 살아야 할 거 같더군요...
결국 살았던 자존적 가치를 남기는 셈이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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