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교류되어야 서로, 그래서 공의 감각을 말한다. 오늘이 5.18. 광주에서 죽어간 사람들을 위로하는 제삿날. 최근에 헬기에서 국민을 상대로 전투를 하듯이 기총소사를 했다는 뉴스가 나온 거 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무차별로 죽었는가 기막힌 현실이었을 것이다.

 

오늘 정부기념식이 있었다. 정부 기념식 보고 눈물 고인적이 없었는데, 내 살다 살다 정부 기념식보고 이렇게 마음 뭉클한 감정은 처음이다. 문재인, 그래 내가 왜 소위 빠돌이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인지를, 그는 교감과 공감을 안다. 아픔의 상처에 눈물 흘릴 줄 안다. 전직의 누구처럼 그저 세월호의 가식적 눈물에서 보이는, 눈물의 이후의 행태에서 눈물은 가치 하락일 수밖에 없다. 진정성이란 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저 행동에서 나온다. 유가족들에게 포옹하며 등을 도닥이는 그 마음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현실이 왜 괴로울까? 실제로는 너무 깊이 공감되니 괴로운 거다. 파렴치한처럼 넌 너고 난 나다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은 죽었다 깨나도 모르는 공감일 테다. 네가 아프면 마치 내가 아픈 듯이 눈물 흘리게 되는 전심은 이심이 되는 것. 심리학 이론이 전이라는 개념이 있다. 학습에서도 전이. 존재적 각성에서도 전이. 그러니까 전이는 심리적 상태가 퍼져 옮겨간다는 말이다. 이게 교감의 첫 번째 덕목이다. 이 전이가 되지 않는 것이 우리들이 아프게 사는 이유가 아닐까. 사람은 객체적이고 개별성이지만 우리는 이런 전이를 통해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교류가 되고 이야기를 하고 대화로써 시간을 엮어 나간다. 이런 전이가 부재할 때 세상은 탁하고 아픈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가 아닐까.

 

언제부터인가 혼자 하는 걸 차라리 낫다고 생각했다. 전이가 되지 않는 사회일수록 혼자 밥 먹는 사회다. 함께 먹고 함께 나눔을 가질 때 혼자서는 밥을 못 먹는다. 청와대에서 요리 비서가 차려주는 밥을 혼자 먹었을 그분이 떠오른다. 얼마나 공감력이 없던 것인지 행동에서 나오지 않는가. 우리들의 정서에는 아직도 혼자 먹는 밥.혼자 마시는 술을 그리 달갑지 않았다. 물론 나도 혼자 먹는 밥이 맛이 없고 혼자 마시는 술이 더 쓰고 독했다. 친구와 권커니 잔커니 하는 그 자리에서 나눌 수 있는 교감의 안주는 술맛을 더 배가시키고 밥맛을 더 밥맛답게 했다. 이렇게 우리가 가진 정서의 교감이라는 것은 사회성의 기본이자 첫째이다. 결코 혼자 밥 먹는 것은 단순히 먹는다는 행위로써 배고파서 먹는 1차원적이지만 함께 먹는다는 것은 나눠서 같이 먹는다는 공유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정서와 마음. 이 두 개의 교감도 마찬가지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우리는 전직 대통령 한 분을 자살로 잃었다. 연세가 많아 연로해서 이별하는 거야 어쩔 도리가 없는 삶이겠지만 이게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들었다. 결국 그를 함께 밥을 먹듯이 교감되지 못했던 그 아픈 실수를 배운 학습효과가 있다. 다시는 그렇게 잃고 싶지 않다는 각오와 각성. 그를 외롭게 두지 않겠다는 교감과 공감. 이것이 현재의 대통령을 지켜줘야 하고 이 지켜줌으로써 그의 원칙론이 한껏 힘을 받고 우리가 바라는 사회를 그를 통해서 실현하는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에서 그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게 된다. 누누이 주장했지만 사람의 마음은 행동에서 나온 것이라면 이 기준과 원칙에 맞게 그의 행동을 보고자 한다. 내가 생각하는 행동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에서 신뢰감이 쌓이고 믿음을 줄 수밖에 없다. 다짐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다짐을 뒷받침하는 기초가 되는 행동. 그래서 믿게 되는 것이야말로 내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자 원칙이다. 이런 기준에서 그는 틀리지 않고 있다는 것.

 

오늘도 참 가슴이 먹먹하다. 문재인대통령 당사자가 벌써 5.18 유공자라는 사실.

 

PS : 후문이 또 나온다.

안아주었던 분의 아버님 묘소까지 따라간 것은 더 놀랍다.

행사를 마치고 그냥 돌아 가지 않았다는 거.

결국 성묘까지 하러 갔다는 거,

또 울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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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8 1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5-18 11: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눈물이 계속 쏟아졌습니다...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함께 하는 마음이 먼저라는 것을 많이 느끼게되는 지난 일주일이었습니다...

yureka01 2017-05-18 11:56   좋아요 3 | URL
네 사람이 먼저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된다는 점이죠..

2017-05-18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8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8 1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8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17-05-18 12: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 진짜 이러다 정말 문빠 되겠습니다. 하하

yureka01 2017-05-18 12:50   좋아요 2 | URL
실수는 한번으로 그쳐야죠,,,
다시는 잃고 싶지 않아서요....

stella.K 2017-05-18 14: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거의 끝부분을 봤는데, 대통령께서 항쟁에 죽어간 꽃다운 젊은 청춘의 이름을 부를 때 마음이 아프더군요. 다들 20대 중반도 채 못 넘긴 사람들. 저는 그들의 거의 배의 삶을 살고 있는데 그들의 이름 하나 기억하지 못하고 살았구나 싶더군요. 뒤에 5.18둥이의 생전 보지도 못했을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읽는데 눈물이 주르륵...

yureka01 2017-05-18 15:30   좋아요 3 | URL
어찌나 울컥하던지요..
자신의 생일이 부친의 제사 기일이었으니 오죽 했을까요.
살면서 얼마나 회한에 사무쳤을런지 싶었습니다...

cyrus 2017-05-18 15: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503번이 물러나지 않았으면, 기념식이 엄숙하게 진행되지 못했을 거예요. 기세등등한 극우세력들이 민중항쟁을 왜곡 선동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yureka01 2017-05-18 16:27   좋아요 2 | URL
어느 동네는 한 집 건너 한 집에서 제사 기일이 같은 날 이라고 하더군요...
얼마나 기막히겠습니까요..

2017-05-18 2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8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7-05-18 2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9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절대로 결코 다시는 당신을 잃지 않은것이라는 다짐이였어요..

yureka01 2017-05-18 23:26   좋아요 1 | URL
네 학습효과....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란 각성....
물론입니다...

2017-05-24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4 15: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4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4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4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4 2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짤방은 한 곡이라는 라디오 플레이어입니다.

무료이니 네이버 자료실 등에서 다운로드하실 수 있어요.>

 

 

TV가 나왔을 때 라디오는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만,

아직도 라디오를 듣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지친 눈의 피로를 귀로 푸는 셈입니다.

 

피곤한 하루와 하루들.

지치는 일상과 일상들.

 

 

이상은 마치 저 라디오서 나오는 잡을 수 없는 소리.

음악은 끊임없이 나오는 시간의 엉킴을 풀어내는 실타래.

 

 

먹고사는 일이 다 짜증과 스트레스를 대신해서

엿 바꿔 먹듯 얻어먹는 반대급부라는 것.

자본주의의 엿장수들.

 

언제쯤 이렇게 지치는 짓을 끝을 낼 수 있을 것일까 생각해보면

이것도 역시 아득할 뿐이라는 거.

 

 

무척 피로합니다.

기력이 일어나지도 않으니

책 펴면 마취 당한듯이 스르륵 눈이 감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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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5-16 21: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벽에 KBS클래식FM 어플로 음악을 듣곤 했어요. 음악 듣다가 잠들어버리는 일이 많았어요. ^^

yureka01 2017-05-16 21:44   좋아요 2 | URL
한곡이란 어플은 라디오 방송 체널이 어마어마하게 있어서 입맛대로 ~~~
네 클래식이 때론 자장가죠. 잠이 잘 들게 하죠...
지금도 꾸벅꾸벅 졸다가...ㅎㅎㅎ

dys1211 2017-05-16 2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저도 한번..

yureka01 2017-05-16 21:56   좋아요 2 | URL
체널이 많으니 원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골라서 듣기 좋을 거예요..
게다가 개인 라디오 방송도 있어서 듣는 재미도 있죠.
라디오는 역시....음악이죠..^^..

AgalmA 2017-05-16 2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즐겨쓰던 윈앰프 클래식이랑 똑 닮았네요ㅎ 저는 저녁부터 새벽까진 kbs 클래식, 아침엔 tbs 김어준 뉴스공장으로 시작ㅎ 비디오킬더 뢰디오스타일~ㅎㅎ

yureka01 2017-05-16 22:39   좋아요 2 | URL
네 윈앰프는 파일 플레이어라면 이건 라디오 플레이어가 추가된 거랍니다..
음악을 연령대별로도 마춤사양으로 나오고 어떤 맨트도 없이 계속 음악만 나오는 거 느무 좋더군요..ㅎㅎㅎ
저녁엔 눈이 피로하니 눈감고 꾸벅꾸벅 졸면 피곤함이 사라지더군요.ㅎ

페크pek0501 2017-05-16 23: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은 라디오 하나 갖고 싶단 생각을 언제부턴가 하고 있었어요.

고등학생 때 클래식을 소개해 주는 채널을 밤에 듣곤 했어요. 밤에 은은하게 퍼지던 그 음악이 참 좋았어요.

yureka01 2017-05-16 23:26   좋아요 3 | URL
그러게요..라디오 시대였습니다.
이젠 라디오가 없어도 컴터나 스마트폰으로 라디오는 가까이 있었으니까요..

나와같다면 2017-05-16 23: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라디오를 들으면 잊고 있었던..
아니.. 몸은 기억하고 있는 노래가 흘러나올때가 있어요..

그 느낌이 좋아요

yureka01 2017-05-16 23:27   좋아요 2 | URL
랜덤방식의 음악에 익숙한 음악이 나오면 그 반가운 친구를 만난듯 했습니다...
친구 같은 음악..친구야 반갑다..악수라도 하고 볼 일입니다..

우민(愚民)ngs01 2017-05-17 0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yureka01 2017-05-17 08:51   좋아요 2 | URL
음악이 생의 윤활유가 되기를 ^^..

지금행복하자 2017-05-17 06: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라디오는 느낌이 아날로그인데 디지털앱 라디오가 지금은 주를 차지하고 있어요 ㅋ 듣다가 지지직~ 그러기도 해야하는데 ㅎㅎ
저는 책 읽어주는 라디오 잘 들었었는데.. 요즘은 잘 안 듣고 있어요..

yureka01 2017-05-17 08:53   좋아요 1 | URL
일반적으로 라디오 어플은 이어폰이 안테나 역활을 하기 때문에 전파가 약하면 약간 잡음이 섞입니다.
그런데 이 라디오 어플인 인터넷으로 나오니까 잡음이 훨씬 줄어 들거든요..^^..

겨울호랑이 2017-05-17 07: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유용한 어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상쾌한 하루 되세요^^:

yureka01 2017-05-17 08:53   좋아요 2 | URL
책읽을 때 클래식 한곡 흐르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2017-05-24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4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4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4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 사람 더 사랑해서 미안해 - 꽃보다 시보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고민정 글.사진 / 마음의숲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아나운서인 것만 알았다. 그런데 뜬금없이 문재인 대선 캠프에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아나운서 9년 차. 어느 한자리에서 9년 차로 접어들면 완숙기에 무르익게 되고 한창 중심에 서 있을 자리이다. 그런데 캠프로 들어가서 대변인 직책을 받았고, 대변인 직책에 무일푼 노력봉사 자리란다.

 

예를 들어 보자. 한창 일 잘하고 있는 사람에게, 내가 어디 일 좀 하려는데 당신이 도와줘야겠어. 그러니 자네 일하는 거 사표 내고 와서 일해줘. 그런데 내가 도와주는 것으로 인해서 잘 돼도 다음에 당신 자리는 보장할 수 없어. 그리고 도와주는데 대가도 없는데 어떻게 도와줄 수 있겠는가?라고 스카우트 아닌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아무리 도움이 필요하다고는 하나 내가 먹고사는 밥줄까지 놓고 도와야 할만한 것이더라도, 그럼 난 어떻게 살라고? 몸이 성치 않는 남편. 게다가 돈하고는 아주 멀고 먼 돈벌이에 대해서 능력도 없는 시인인데. 시집 팔아서 돈벌이도 안되는데 그럼 어떻게 도와 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아이들까지 있는데 내가 생활이라도 되어야 돕고 자시고 하지 이게 기본적으로 안되는데 어떻게 돕고는 싶지만 사는 형편에 갑자기 수입이 끊기고서까지 도와 달라니. 무슨 배짱이 이렇게도 거세 신가? 싶었을 것이다.

적어도 나였다면, 아이고 아무래 나의 능력이 탐이 난다 해도 내 밥줄을 끊어 가면서까지 도와 달라니 정말 염치가 없구나 싶었을 것이다. 그래 그 염치없음에도 불구하고 도울 수 있는 인격을 보였다는 점. 그게 바로 문재인 선거 캠프에 들어간 고민정의 고백이었다.

 

나는 순전히 이 책을 주문하고 구입한 이유가 조금이라도 전 아나운서 고민정이 백조가 되어 버린 캠프 전 대변인의 형편이 의심스러워 책이라도 한권 팔아 주면 담은 몇천 원이라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주문을 했다. 당장 도움을 요청했던 후보는 자리를 보장하지 못하겠다는데 그럼 이를 알았던 독자로써 가만있을 수 없지 않겠는가 했던 마음이 솔직하다.

 

오호 그런데 웬일이야. 글이 읽을 만하고 읽을만하니 잔잔한 감동이다. 간간이 들어간 사진도 따스하고, 글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배여져 있다. 역시 사람은 사람을 알아보는 재주가 있어야 하는구나 싶었다. 긴 연애기간 동안 시인과의 사랑은 남다르다. 요즘처럼 결혼시장에서 급수로 따지면 시인은 말단 축에도 끼이질 못하는 계급이 아니었던가. 결혼할 때 아파트 몇 평에 직업은 내로라하는 사짜 출신들. 아버지 직책이 무엇이고 등등의 조견표와 견적서에 전혀~ 휘둘리지 않는 사랑의 힘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 이 책은 말해 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흔치 않는 사랑법이다.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소설 한 대목이 생각났다. 가난하고 능력 없고 돈 없는 남편의 뒷바라지를 위해 아내는 길렀던 머리카락을 가발 장수에게 팔았더라는 순애보를 보는 듯하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사랑은 정말 교과서적이랄까 표본적이랄까. 하여간 교과서에까지 나올 정도의 남다른 사랑법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자본주의 시대에 사랑은 역시 반자본주의적이며 자본의 저항을 몸소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했다.아 지고한 사랑이다.

 

그런데 이젠 남편에게서의 사랑뿐만 아니라 자신이 다니던 직장까지 버릴 만큼 한 남자를 보필하려 드니, 아 뭐냐 이 흔치 않는 사랑법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그럴지도 모르지. 사랑은 왜 위대한 건지를 안다. 다만 자기를 희생하지 못하는  이 시대의 모양새에서, 헌신하기 꺼려하는 이기적 사랑애 대해 크다란 펀치를 날려 버리는 자기희생을 말이다. 직장을 버리고 가난한 남편의 뒷바라지도 해야 하는데 이제 더 큰 사랑의 요구에 따라간다는 저 저돌적 사랑법은 충분히 자기희생적이다. 그래서 사랑은 자기희생적이라는 의미의 숭고함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이런 게 마치 예수님의 사랑법이 아닌가 싶을 정도가 아닐까. 원죄의 죄 사함을 위해 십자가를 거부하지 않은 예수처럼 말이다. 선거가 끝나도 자리는 보장받지 못한다는 그 의미를 그도 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요청에 기꺼이 응했다. 아니 그녀의 남편이 그녀를 문재인에게 보낸다는 긴 장문의 편지가 또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 읽었다. 부창부수라고 했던가. 그 남자의 그 여자라고 했던가. 이런 진심이 이심이 되고 이심이 전심이 되는 사람들의 관계에 대해서 참 아름답구나라는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 사랑이라면 어디 무슨 아파트 평수로 판가름하기에는 고급이다.

 

내가 이때까지 여러 편의 리뷰와 페이퍼 글로 알라딘에 보였지만 단 한 번도 책을 사달라고 독자들에게 간청한 적이 없다. 리뷰와 페이퍼 글은 감상이든 서평이든 그런 용도였지 흔히 말하는 책의 책 팔지 홍보용은 아니었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이 책은 가난한 그리고 백수가 되어 버리고 전심으로 다해 도움을 줬지만 대가를 바라지 않았던 마음을 충분히 사달라는 말이다.

(그러니 책 팔아 주세요 ㅎㅎㅎ아놔).

나는 우리 사회가 마음씨 고운 사람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마음 씀씀이가 착한 사람이 돈도 많이 벌고 먹고사는 걱정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착한 사람들이 착한 사마리아 사람들이 선한 사람들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게 우리가 사는 사회가 지향해야 할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 믿고 있다. 공정하고 옳음의 사회. 바르고 깨끗한 사회, 착한 사람들이 그 착함을 알아주는 사회였으면 좋겠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희생을 기꺼이 받치는 헌신하는 사람들이 우대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그래서 역시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일에는 꼭 누군가의 고운 마음씨가 알게 모르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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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4 0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7-05-14 07:07   좋아요 2 | URL
한 때 유행처럼 돌았던 말..차카게 살자.ㅎㅎㅎ

2017-05-14 0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7-05-14 07:06   좋아요 1 | URL
사이 좋은 부부는 닮는다고 하잖아요...공감되는 문구라죠.책을 보니 저도 이견없어 보였어요.

오거서 2017-05-14 09: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파파이스에서 자주 보게 될 것 같은 고민정. 이 흔치 않는 사랑법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였더랬지요. 유레카 님의 마음씀씀이에 공감하면서, 착한 사람들이 착함을 알아주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책을 장바구니에 담겠습니다. 책이 사람을 사랑하는 법이 될 수 있는군요. ^^

yureka01 2017-05-14 15:12   좋아요 1 | URL
그들은 마치 연어같은 사랑을 하더군요..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 처럼~~~~

겨울호랑이 2017-05-14 09: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 덕분에 의미있는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yureka01 2017-05-14 15:12   좋아요 2 | URL
ㅎㅎㅎ 네 사랑법의 완성형이랄까요..
참 이쁘게 산다라는 느낌 좋더군요...
화려한 부의 사랑법 만으로는 참 급이 떨어지거든요..~ㅎㅎㅎ

세실 2017-05-14 1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구입할게요.
유레카님도 멋지신걸요^^
고민정님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사랑, 한번뿐인 젊음 어떻게 살 것인가를 알려줍니다.

yureka01 2017-05-14 15:11   좋아요 1 | URL
아 감사합니다..
참 아름다운 내면의 사랑을 보여주더라구요..
그들의 앞길에 꽃길만 있기를 ~~~^^..

2017-05-14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7-05-14 15:11   좋아요 1 | URL
아고 감사합니다.~~~사진과 시..그리고 하이브리드의 느낌..^^..

2017-05-14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7-05-14 15:10   좋아요 1 | URL
참 아름답더라구요^^..

목나무 2017-05-14 18: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민정 아나운서가 이전에 출간한 책 덕분에 블로그 이웃을 맺어 그녀와 가족의 이야기들을 종종 만나게 되었는데, 글을 볼때마다 느끼지만 정말 세상 이런 사람 있을까 싶더라구요. 그래서 tv에서 볼 때마다 혼자 더 반가워하고 그랬어요. 백수가 된 고민정 아나운서를 tv에서는 더 볼 수 없겠지만 더 의미있는 자리에서 볼 수 있을거라 믿고 싶습니다! ^^

yureka01 2017-05-14 20:39   좋아요 2 | URL
아무래도 어디 방송에서 프리로 불러 줄듯한데요.^^..꼭 다시 방송에서 보고 싶더군요.....

AgalmA 2017-05-15 01: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파파이스 나온 거 들어보니 고민정 아나운서도 문 대통령 눈 꿈뻑꿈뻑 분위기에 바로 빠지셨더구만요ㅎㅎ 다시 없는 이 시대 어르신 같았다며!

강남시인 아니고서야 시인 아내들이 대체로 다 가장 역할이더군요. 혼수질 하는 한국 문화 언제 없어지려는지...

yureka01 2017-05-15 08:35   좋아요 1 | URL
아무래도 결혼도 먹고사는 문제와 밀접하니 업어지기는 어렵겠지요..
네 눈 꿈뻑꿈뻑...ㅎㅎㅎㅎ

cyrus 2017-05-15 18: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기영 시인님이 다시 한 번 시집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묻히기 아까운 능력입니다. ^^

yureka01 2017-05-15 19:58   좋아요 2 | URL
조기영 시인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지 싶습니다.^^.
개념 충만에 마음씨 곱고 능력 좋고 게다가 이뿌기까지 하니.

나와같다면 2017-05-17 19: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민정씨가 청와대 부대변인에 내정된것 같네요..

yureka01 2017-05-17 20:35   좋아요 1 | URL
오옷..그참 반가운 소식이군요..역시 능력되니 대변인 직 잘 할 겁니다..

AgalmA 2017-05-18 13:07   좋아요 2 | URL
저도 그 소식 전하러 왔는데ㅎㅎ 축하축하
유정아 kbs 전 아나운서도 뉴미디어비서관 되어서 같이 축하요^^

yureka01 2017-05-18 13:20   좋아요 1 | URL
마음씨 고운 능력자인데 안부르면 국민들이 손해죠..
꼭 일 잘 해낼 겁니다.~~~~

한편으로는 좀 걱정이죠..대빵이 지독한 원칙주의자라서
밑에 사람들 일하기 깐깐할 겁니다.
실무자가 힘들수록 국민은 좋아지죠..ㅎㅎㅎ
 

하루에 한 끼로 버틴지 이제 거의 두 달이 넘어간다. 남들처럼 어떤 다이어트라는 목적은 없었다. 굶는 게 무슨 자랑도 아니지만 한 끼의 의미를 공유하고 싶었길래 이렇게 글을 쓰고 싶었다. 엄밀히 하자면 사는 게 다 피곤함의 피로이다. 먹는 것도 가끔 짜증이 난다. 왜 이렇게 만날 처먹어야 하는 것도 구차하고 안 먹으면 또 배는 고프고 먹어도 먹어서 병이 나고 안 먹으면 안 먹어서 구차한 허기는 지겹다. 세끼 밥 먹으면서도 늘 찾는게 어디 맛나는 것을 찾는다. 그래 그렇다. 사는 낙이 맛나는 것을 찾는 것. 추구하는 낙이 크다. 그런데 먹는 게 귀찮음이 밀려오면 맛 따위는 알고 싶지도 않고  허기짐에 대한 해결만 하면 될 듯하기 때문이다. 온통 먹는 것에서 맛의 자웅을 겨루는 시대에 흡사 나는 거식증에 걸린 환자처럼 먹는 것도 피곤하다는 느낌을 가졌다. 그렇다고 누구처럼 다이어트 종교에 빠져서 요요현상으로 허우적 대기도 피곤한 일이다. 먹을 것이 들어가면 찔 것이고 들어가지 않으면 빠질 것이라는 이 단순한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이길 자는 없다. 그러니 살이 소위 쪽쪽 빠진다. 먹는 게 없으니 안 빠질 재간은 없는 게 우리 몸이다. 먹을 게 있다면 그야말로 입빠이 먹어둬야 기근에 대비하고 축적의 기술을 발전시켜야만이 못 먹을 때를 대비하여 비축한 지방을 오래오래 태울 수 있고 그래서 연명하려 드는 원리는 수만 년 동안 진화에 생존의 첫 번째 원리였다. 그러나 지금은 잉여물로도 넘치니 과잉의 시대가 되었다. 아마도 지금처럼 석유 자원을 소비시켜 가면서 만들어 내는 농산물과 축산물은 역류 역사상 최고의 수확을 올리고 남아돈다. 물론 어느 지역에서는 아직도 기아로 허덕이겠지만 이런 경제적인 사회적인 역사적인 지정학적인 여러 가지 정치적 이유로 불균형을 이룬 것일 뿐이지 없어서 못먹는 게 아니다. 다 먹을 수 있을 만큼 지구는 먹을 것을 만들어 내고 여기에 농업 기술과 에너지의 투입은 최고의 생산력에 풍족하리 만큼 남아돈다.


로마시대에 부호들의 먹거리는 하루 종일 먹는 게 일이었다고 한다. 온종일 먹고 토하고 또 먹고 토하고, 먹은 것을 미쳐 다 소회시켜 낼 수 없으니 토해내고 그리고 또 먹었다고 한다. 이는 노예의 경제에 따른 부유함이었을 것이다. 오늘날도 비슷하다. 온통 저녁때쯤이면 식당을 불을 밝히고 손님을 유인하려 든다. 각종 미디어 매체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어떤 먹거리에 집중 조명을 하고 유혹한다. 먹거리 산업이야말로 인류가 지구에서 살아 있는 한 없어지지 않는 유일한 것 중에 하나 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 대한 담론으로는 참 치열하리 만큼 고민인 것도 없다. 오늘의 메뉴를 정하는데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다툼도 상당하고 보면 말이다. 하기야 사람 사는 세상에서 먹기 위해서 벌어지는 일들이 어쩌면 전 생애에 걸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아무리 피곤하고 괴로운 일 일지라도 하루에 꼭 먹는 행위만큼은 신성하게 여겼다. 먹거리에 대한 생존의 절대적인 가치를 부여하고 사실 절대적이지도 않는 것들에서 마져도 먹거리에서만큼은 거의 존재의 이유처럼 온갖 의미를 부여했다. 먹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신을 믿는 것이었고 죽을 때도 한상 가득 펴놓고 먹어야 하고 태어나도 상다리 펴놓고 먹고 즐겼다. 하물며 이럴 진대 결혼식은 더더욱 성대하고 먹고 마신다. 축제에서 먹는 것이 빠지면 축제가 아니듯이 무슨 일이든 전쟁에서 죽고 죽어가는 와중에서도 부식 추진은 절대적이었다. 그래 우린 먹는 존재들이었으니까. 먹지 않는 존재는 유기 물체가 아니다. 안 먹어도 되는 존재는 없다. 존재는 하되 신이라면 먹지 않고도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신도 먹을 걸 안주면 신은 거의 악마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이다. 오늘날의 일용할 양식이라며 누룩 빵 한 개로 수만 명을 먹였다는 성경의 전설 또한 이 먹거리에서 믿음이 나오고 먹을 것을 보장하는 것이 종교이다. 일하는 것도 다 먹기 위한 사투가 바로 생존이란 절체절명의 과업이었다.

그런데, 지겹다. 가일층 더 지겹다. 세치 혓바닥의 농간을 이용한 우리의 뇌는​ 마치 마약에 절은 듯이 끝없이 에너지를 요구한다. 흡사 강력한 중독성 같은 물질을 더욱 요구하는 것처럼 점차 과잉으로 치닫게 한다. 그야말로 더 많이 먹게 됨으로써 자폭하는 암의 유전자 배열같이 먹거리의 프로그램은 치열하게 발달되었다. 이렇게 육체를 가진 동물을 비룻한 인간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 수 없는 비애가 서려 있다. 나무가, 녹색 풀들이 왜 위대한 줄 아는가? 이는 이 먹을 것에 대한 에너지를 빛을 이용해서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생존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자리에 서서 죽을 때까지 그 자리를 떠나지 않음으로 바람을 더욱 바라볼 것이고 구름을 더 치밀하게 맞았을 것이다. 이는 바로 광합성의 역설이다. 나무가 돌아다니지 않아도 제 스스로 만들 수 있으니 굳이 안돌아 다니고 평생 그 자리에서 편안히 있기만 해도 가능한 일이다. 고단하게 끝없이 돌아다니며 식도로 삼켜야만 삶이 가능한 존재와 푸른 잎사귀로 스스로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의 차이는 실로 엄청나게 존재의 방식을 결정한다. 움직이기 위해서 에너지는 더욱 필요로 하고 한자리에 있다간 굶어 죽기 때문에 돌아다니는 악순환은 삶을 방랑하게 했다. 여행자는 곧 어떤 먹을거리를 찾아 헤매는 고단함이었다고 부인하기 어렵다.

어느 대선 후보​가 여자는 밥하고 설거지 하는 존재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이날까지 와이프에게 밥 달란 소리를 거의 해본 적이 없다. 아니 밥 달란 소리를 했던 기억이 전혀 없다. 여자는 밥하는 존재가 아니다. 아니 밥 주는 존재도 아니다. 전통적인 삶의 방식은 남자가 밖에서 쌀을 가지고 오면 이 쌀을 밥을 바꾸는 역할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밖에서 해결해도 된다. 아니 여자가 밥을 가지고 올 방식은 낡았다. 그러니 여자에게 밥하는 존재는 일반적으로 다 적용할 수도 없다. 하기야 발끈해야 할 할미들이 평생을 미운 털 박힌 영감탱이 밥이나 해주다가 할매는 밥만 할 줄 아는 교?라고 이야기하니 발끈한다. 모 후보가 여자는 밥하고 설거지하는 거라고 하더라고요.라고 하니 어느 미친 노무 세끼가 그라드노. 이제는 밥을 가지고 오는 것도 많은데 아직도 그러냐고 타박이다. 그런데 그렇게 발끈하면서도 결국 여자는 밥만 하는 존재라는 사람을 지지하는 웃기지도 않는 모순을 발견하게 될 때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고마 할매는 계속 영감 밥이나 해주소. 그런데 평생을 밥만 하다 보니 밥은 거의 신앙처럼 절대적이 되었다. 혹여 밥이라도 못먹었을 까바 노심초사하는 모습은 측은하기만 하다. 이젠 좀 벗어나도 되련만 글쎄 그만두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굶어 봤던 사람들일수록 생존에 대한 끈을 더욱더 가열하게 부여잡는 것처럼 놓으려 들지를 않는다. 전에 집에 모친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냉장고가 터져 나갈 만큼쟁여 놓고도 더 이상 들어갈 수도 없을 만큼 축적시키려 했던 이유가 뭐겠는가? 먹을거리가 없었던 때가 가장 아픈 나날이었기 때문이다. 혹시나 떼거리가 없어서 식구들을 굶기지는 않을까라는 절박함이 과잉의 축적의 행태로 나타나는 이유이다. 그래서 사람은 바뀌는 것이 어려운 이유다. 상황에 변화의 능동적 대처는 없다. 사실 우리 입맛이 얼마나 보수적인지를 생각해보면 금방 떠올릴 수 있는 문제와 답이다. 어릴 적에 먹어서 각인된 맛은 그 사람의 평생에 먹거리를 결정하는 문신과도 같다. 그때 먹은 맛을 평생토록 찾아다닌다. 각인된 한 번의 맛은 죽을 때까지 잊히질 않는 맛이다. 그래서 사람의 입맛은 보수적이다. 바뀌기 어렵다. 그러나 새로운 맛에 대한 탐구가 특별한 미식가들 이외에는 많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이 나무처럼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 수 없다 하더라도, 스스로 밥 정도는 할 줄 알아야 여자를 밥에서 해방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어릴 때 먹었던 김치 맛을 찾지 말자. 엄마가 김장 김치 찢어 입에 넣어주는 그 맛은 이제 없다.

하루 한끼만 먹으니 좋은 게 여러가지 중에 제일 특별한 것이 세상에 오염을 덜 시킨다는 것이다. 적게 먹은 만큼 똥 쌀일도 적단 뜻이다. 나무처럼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고 배출하는 것이 산소라면, 인간은 스스로 만들지도 못하면서도 먹고 나면 배출시켜야 하는데 이 배출하는 것도 이젠 다 돈이 많이 든다. 일 년에 정화조 푸는 비용이 막대한 것도 먹은 만큼 싸기 때문이고 그렇게 싼 똥은 다시 옛날처럼 거름으로 만들지도 못한다. 미생물이 열나게 분해시켜야 하거든. 분해는 반드시 오염을 유발하고 냄새를 만들고 공기를 탁하게 하는 거야 뻔한 이치가 아니겠는가. 적게 먹으니 적게 싼다. 더불어 몸이 가볍다. 거의 10킬로가 빠졌다. 먹는 것의 비애 중에는 우리가 세상에 나와서 똥자루로 살다가 똥 싸다 가는 게 다 먹는다는 것의 고역 중에 하나다. 그래서 먹는 낙에 비례해서 먹는 고역도 비례한다. 낙과 고역이 비례관계. 지겹지 않는가? ㅎㅎㅎ언젠가 그만 먹어도 될 날도 오겠지. 그럼 그렇고 말고.!

고혈압이니 당뇨이니 대사 증후군 있어서 아프다고 앓지 마시라. 그만큼 많이 먹었던 대가를 치르는 거다.

 

PS : 추가.

청와대에서 혼자 먹던 대통령, 그리고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직원들과 함께 식판들고 밥 먹는 유대감... 어느 것이 보기 좋은 것인지는 알라딘 유저 정도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래 식구라는 것은 함께 숟가락질로 떠 먹는 것이다. 혼자 먹는 밥에는 독선만 나부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혼자 먹지 말고 같이 좀 먹어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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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05-12 14: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지금도 계속 하시는군요.
저는 작년 가을부터 최근까지 거의 8개월 정도 하루 두 끼를 실천했습니다.
하루 한 끼는 좀 자신이 없더군요.
암튼 그쯤 하니까 공복기가 좀 지겨워지더라구요.
그렇다고 제가 먹기를 덜 먹느냐면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앞에서 못 먹은 것 보충하듯이 먹고 뒤에 굶을 것 생각하니까
축적하듯이 먹고. 살이 좀 빠진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침을 먹은지가 이제 2주 됐나? 대신 조금씩만 먹기로 했죠.
잘 때 내일 아침 굶은 것 신경 안 써도 되고 깨서는 먹는 시간까지
얼마나 남았나 신경 안 써도 되고.
모르죠. 이것도 지겨워지면 다시 두 끼 체제로 들어갈 수도 있어요.ㅋㅋ

yureka01 2017-05-12 14:32   좋아요 3 | URL
ㅎㅎㅎ 저녁에 한번 먹는데요..
저녁 이후는 허기를 면하는데. 그밖의 시간은 굶주림상태입니다.
몸은 힘이 없어 쳐지는데,
머리를 좀 맑다고해야 할까..아니면 날까로워지거나 약간 짜증이 일어나는 현상이 생겨요..
이렇게 몸을 허기상태로 적응시켜 나가는 거라서요..

이젠 많이 먹지를 못하겠더군요..조금만 먹어도 배가 불러서 오히려 불편한 느낌이 고역이더라는 ㅎㅎㅎ

stella.K 2017-05-12 14:38   좋아요 2 | URL
정말 그런 건 있죠. 아침을 많이 못 먹겠더군요.
뭐 둘 다 장단점은 있을 거예요.
한동안 아침을 굶었더니 점심이 맛있어지고
먹는 즐거움을 알겠더군요.
그런데 그게 오래 못 가더라구요.ㅋㅋ

yureka01 2017-05-12 14:39   좋아요 3 | URL
여건만 된다면 조금씩 자주 먹는게 좋은 건데 말이죠..
뭐든 과식하게 되면 일어나는 병리적 현상 때문에
조심해야 할 거 같더라구요..
다 먹고 사는 일도 건강해야 하는 것이라서요 ㅎㅎㅎㅎ
아프면 사는게 말짱 도루묵이니까요..

2017-05-12 15: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2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nama 2017-05-12 1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흰쌀밥, 밀가루, 설탕, 고기, 생선, 우유를 끊고 세 끼를 다 먹어도 살이 빠져요. 하루 한 끼는 가혹하네요.

yureka01 2017-05-12 16:51   좋아요 2 | URL
헉...기본적인 에너지 신진 대사량이 많으면 다 먹고도 빠지거든요.....
충분히 먹는대도 불구하고 살이 빠진다면
갑상선 호르몬 검사가 필요하죠..
호로몬 과다면 대사량이 많아서 살이 빠지거든요..

nama 2017-05-12 17:02   좋아요 2 | URL
위에 열거한 것들을 빼면 순 채식인데 많은 양을 먹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살이 빠지죠. 제 경험으로는...

yureka01 2017-05-12 17:05   좋아요 1 | URL
고기도 드셔시구요..ㅎㅎㅎ 무조건 채식보다는
뭐든지 과유불급으로 균형이 중요하죠^^..

찌는것도 문제지만 빠지는 것도 별로 조치가 않타~~입니다 ^^..

지금행복하자 2017-05-12 16: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점심으로 삼겹살 먹고 배 불러 있는 상태에서 이 글은 저의 죄책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어요 ㅋㅋ
절제 하지 못하고 입이 시키는 대로 먹고 고생하면서 스스로를 쥐어박고 있었거든요 ㅋㅋ

yureka01 2017-05-12 16:50   좋아요 2 | URL
ㅎㅎㅎ 한끼정도는 배터지게 먹어도 됩니다.^^..
그래도 한끼로는 반드시 살 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한끼의 칼로리가 하루 전체의 대사 칼로리에는 못미치거든요..^.^.
그런데 이게 자주가 되면 결과는 자명종 땡땡땡이거든요..~

AgalmA 2017-05-12 1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때마다 먹는 거 징글징글한데 습관 때문인지 안 먹으면 배에서 천둥 소리나서 민망해서 먹을 때도 많아요ㅜㅜ; 몸이 협조를 안 해줘요...흑흑.

그나저나 쉽지 않으실텐데 yureka01님 대단하시네요.

yureka01 2017-05-13 00:13   좋아요 1 | URL
처음엔 참 고역입니다..
너무 힘빠지고..먹던 량이 있었으니 하루 종일 공복에 시달립니다..

네,,,없어서 못먹는게 아니니 배속의 신호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있어야죠.
먹는 것 만큼은 머리가 시키는대로 하면 몸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죠..
특히 탄수화물 중독.....

그러고 보면 포만감의 욕구는 참 떨치기 괴롭죠..

2017-05-12 2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3 0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5-12 23: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 좋은데요.
사람들은 1식을 하면 한번에 과식하는 버릇이 생긴다고 걱정하던데
그 걱정은 말 그대로 그냥 걱정입니다.
실제로 1식을 실천하면,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면 과식을 못하게 되요.
위가 수축이 되어서 옛날에는 간에 기별도 안 차던 양이 이제는 배가 부른 상태가 되더군요..

유레카 님이나 저 같은 경우는 1식의 장점을 알고 있는 터라 체중 증가로 고민하는 분들이 좀 안타깝죠..
1식하면 되는데 말입니다.. 1달 정도면 버티면 나머지는 그냥 일상이 되어서 참 좋은데 말입니다..

전 처음 1식 할 때 물 디따 먹었습니다. 배가 고파서... 그런데 이젠 물도 안 먹게 되네요..

yureka01 2017-05-13 00:11   좋아요 1 | URL
이젠 위장의 싸이즈가 줄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처음엔 정말 배고픈 거 때문에 괴롭지만,
이젠 힘이 약간 빠진다는 느낌입니다.ㅎㅎㅎㅎ

1식하여도 많이 먹고 싶어도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이 심해지니까요..

맞습니다.. 적게 먹어야 건강해지는 현대인의 삶의 라이프 스타일이 맞죠...

2017-05-13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7-05-13 01:03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제가 바로 밥 많이 먹어서 대사 이상증후군에 몸소 체험한 경험담입니다..
누구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보다는 자신에게 던지는 각오인 셈이죠.
그동안 참 많이도 먹었거든요. 매일 밥 서너 공기씩 수십년간 먹어 댔으니
몸이 버틸 제간이 있을리가 없죠..

당뇨 수치 170._ 공복일때 100이하라야 됩니다.(200 넘어가면 당뇨중증이라 회복 불가능상태가 되죠..)이었습니다.
혈압약..10년 이상 먹었습니다. 120이하가 정상인데 170 180까지 올랐습니다.
아무리 약을 먹어도 140이하로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몸무게가 비만까지는 아닌데 과체중이었습니다.

이정도면 뭐..지금은 아직 젊으니 버틸런지 모르지만
이대로 가면 ...반드시 어디 터지고 말 것입니다.

그런데 쉽게 죽으면 다행이죠..
머리 혈관 하나 터지고 나서 안죽으면 평생을 누구 에게 민폐를 끼쳐야 하거든요.

그래서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적게 먹는 것이었어요..ㅎㅎㅎㅎ

지금은 혈압 110..120이하 입니다.
당뇨 혈색소 수치 7.0 이하가 정상인데요..지금은 6.2까지 내려 왔습니다.

절식의 효과가 수치로 바로 입증되는 부분이거든요.숫자는 정확한 객관적인 데이타라고 말해줍니다..

다른거 많이 드셔도 됩니다.배부르게 드셔도 됩니다.
단 ..탄수화물....이거 줄이셨으면 좋겠어요..
탄수화물은 포만감이 일어나게 하는 가장 확실한 영양소이니
고기 배부르게 먹고 나서도 밥을 먹는 이유가 바로 포만감 때문이거든요.

감자 한알에 각설탕 14개의 탄수화물이 들어 있어요..

커피 하나 타먹는데 각설탕 14개 타먹는 셈입니다..커피 한잔에 각설탕 2개만 넣어도 달달하거든요.
글쎄 이걸 14개를 때려 넣어 보세요.. 몸이 망가질 수밖에 없답니다..^^..


오래 사는 거 별로 중요하지 않더라구요..
건강하게 사는게 더 중요한 키포인트입니다..

아프면 ..정말 모든게 다 부질없으니까요..^^..

힘내세요~~건강해지는 노력없이 절대 건강은 찾아오지 안는 ~~손님이라는거~~^^..

2017-05-13 20: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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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3 21: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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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3 23: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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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4 11: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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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5 11: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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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4 00: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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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4 08: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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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4 11: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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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5 11: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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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5 12: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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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5 12: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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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그늘
강미옥 지음 / 눈빛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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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사진과 사진에 걸맞은 시가 만났다. 이 시집은 감성적인 양립형이다. 오른쪽 페이지의 사진과 왼편의 시가 감성 무게의 비중이 수평을 이룬다. 너덜한 사진에 온갖 미사여구가 아닌, 단순함과 담백하게 감성의 지향점에 대해 정곡을 찌른다. 어렵지도 않다. 사진을 보고 시를 읽으면 시가 무슨 은유인지 금방 알아차린다. 사진은 직관이고 시는 은유이다. 직관의 현상을 시로 은유되는 사상의 감정은 일반적 사진에서만 나올 수도 없고 시 자체로써도 부족하다. 시에서 한층 비틀면 은유가 외계어가 되지만 이를 사진은 직관성을 통해서 다시 중화시킨다. 그래서 감성의 효과는 시너지를 일어나게 한다. 즉 시의 언어가 짙어지고 이미지의 사진이 다시 보이는 합일점을 만나게 된다. 사진이란 이렇게 시를 유도하고 시는 다시 사진을 요구한다. 이른바 현대에 사진으로 인해서 발생한 새로운 문학 장르인 "디카시"가 만들어졌다는 의미이다. 한마디로 예술적인 하이브리드인 셈이다. 융합이라는 공학에서 나오는 뜻이 영상 언어와 텍스트 언어가 만나서 나오는 조합의 새로운 세계였던 것이 아닐까. 역시 시인이자 사진작가인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조화는 균형추가 공평하다. 사진도 참 적절하다는 느낌. 그리고 이에 걸맞게 짧아서 더 함축의 은유된 시구절에 감성의 열쇠가 마음의 자물통에 접점하듯이 사진과 시가 만났다.

 

사진을 보니 작가는 참 부지런했음을, 그리고 시를 보고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그 느낌의 핵심에 대해 무척 다듬었구나 싶었다. 옥과 석은 구별되는 것이 다듬었을 때와 그저 주웠을 때의 차이이다. 사진을 시로 다듬었던 것이 아닐까 했다. 셔터를 누르면 어느 것이든 다 사진이란 카테고리에 속하지만 사진이라도 다 사진일 수는 없다. 실수로 눌러진 셔터로 찍힌 사진도 사진일 수야 없다는 정의는 확실하다. 그러나 작가의 사진 다듬기는 결국 시로써 표현된다. 그래서 다시 시가 사진을 수식한다. 이 두 개의 예술적 포인트가 희석 됨으로써 시너지의 효과는 감성을 더 자극한다. 그래서 그저 찍은 사진이 아니라 다듬어서 찍은 사진이란 뜻이다. 사진의 농축이 시로 나타나고 시의 은유가 사진을 수식하는 콜라보. 역시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이때까지 그런 경험 숱하게 있다. 자신이 찍은 사진에 무슨 말 한마디 못하는 감성 무심형을 많이 접했던 탓이다. 내가 무슨 생각과 의미로 셔터를 눌렀던 그 동기에 대해 스스로가 모호하다면 과연 사진은 자신의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내가 했음에도 내가 했다고 증명할 수 없는 언어는 결국 누구의 것인지 모호해진다. 스스로에게 설명이 안된다면 누군가에게 내밀어서 설명을 요구하는 것도 일종의 강권일뿐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공감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나에게 공감이 되어야 할 첫 번째 조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사진에 더 많은 공감이 시로써 표현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하고도 당연하다. 그런데 이 당연성 앞에서 무너지고 나면 사진은 겉돈다. 겉도는 이미지에서 그 감성의 이야기는 매몰될 수밖에 없다. 대체 내가 찍었는데 무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지 오랜 기간의 일관성은 이렇게 사진으로 입증되는 이유. 현대는 이미지의 시대라고 하지만 아무리 이미지라고는 하지만 역시나 텍스트는 사라질 수 없다. TV가 나올 때 라디오가 죽을 것이라고 하였지만 라디오는 여전히 전파를 타듯이 텍스트는 이미지 위에서 잘도 논다. 그러니 어쩌면 이 이미지와 텍스트의 접점이 없을 수가 없는 당위성, 당연성은 오늘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진은 무엇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묻는 설문지와 같다. 그래서 묻는다. 사진에서 도출되는 텍스트의 언어는 무슨 의미인지를 은유한다. 물론 사진만으로도 족할 수도 있고 시의 언어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하나에서 머물러 있지 않는다. 끝없이 연금술을 하듯이 융합하려 들고 해체하려 들며 부수고 다시 조립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등의 수단을 동원하다. 그래서 감성은 변화로 곧 진보해야 한다. 머물러 있을 때 고착된 무변화성은 답답함을 느끼는 이치이다. 연연히 흐르는 강물의 변화에서 일관성에 더불어서 변하는 시간의 영속적 성질을 사진과 시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시는 마치 일본의 하이쿠를 닮았지만 그렇다고 사진에서 나오는 그 언어의 맥을 놓치지 않으니 이런 흐르는 물의 일관성이 곧 작가의 삶으로 흐르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사진은 엄연히 사물의 형태적 복제이다. 이를 시뮬라크르라고 한다. 자기 동일성이 없는 복제라는 뜻이다. 우리의 유전자가 바로 이런 복제의 사슬과 같다. 그러나 이런 무수한 반복적 복제에서 사슬 단 하나가 배열을 변화시킬 때 유전자는 진화라는 결과로 도출한다. 바뀐다는 뜻이다, 그저 늘 똑같은 반복에서 작은 변이로써 사진에 추출된 시가 곧, 그 진일보의 역할을 해내는 중요한 변수 인자라는 뜻이다. 그래서 사진은 단순히 복제의 한계를 뛰어넘어 변이의 그 현재진행형의 행횡을 도모하는 순간이라는 점이다. 반복과 수식, 동등성과 균형성, 이 몇 개의 키워드가 새로운 장르의 잉태함과 탄생으로 연결되었다.

 

페이지마다 걸려 있는 사진과 그리고 5~6행 이내의 짧은 은유의 시가 만나서 이렇게 접점의 융합이라는 콜라보를 만들어 내는 시집. 정말 만나고 싶었고 만나니 반가웠다. 시가 시로써 단독으로도 가능하지만 나는 사진을 첨가 시킬 때 만들어지는 감성을 사랑한다. 오랫동안 사진과 시로 다듬은 작가의 노고에 책으로 많이 알려지길 원하다. 그리고 그런 사진과 시로써 예술적인 감성이 더욱 증폭되고 기폭제가 될때 이 황무지 같은 시대에 바싹 마른 가슴에 물이라도 흘러 들는 흠뻑 젖어드는 효과를 누리면 삶이 더욱 평화로울 수 있기를 고대한다. 참 찡한 사진과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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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이 사진 시집을 알려주신 지우당님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언제 작가님에게도 꼭 감동이었다고 전해 주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리뷰 좀 길게 적고 싶었지만 요즘 제가 시간이 넉넉하지 못하니 줄였음을 고백합니다. 작가분에게도 알려 드리세요. 감동하는 유레카도 있었더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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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5-09 12: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직관이고, 시가 은유라는 표현이 참 와닿습니다^^:

yureka01 2017-05-09 12:49   좋아요 3 | URL
오늘도 바쁘더라구요.출근했습니다.
이 책은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이라서 리뷰를 빼먹을 수 없더라구요.

리뷰 적긴 적어야 하니 후다닥 리뷰 쓰고 올렸습니다.^^.

지금행복하자 2017-05-09 12: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직관과 은유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다하더라도 로봇이 절대 인간을 대체할 수없는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yureka01 2017-05-09 13:17   좋아요 1 | URL
네 몰론입니다.
요즘 4차산업이라며 많이 나오죠..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사회적인 격변에 있어서
결국은 기계는 연역적이고..
사람은 귀납적이거든요..
기계는 분석이고 사람은 종합적이란 것의 차이가아닐까 싶습니다.

프로그램 조금만 벗어나면 기계는 먹통이지만,
사람은 전혀 없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욕구가 있으니까요...

기계가 가공의 눈물도 만들어 농도를 맞출 수는 있을지라도
눈물의 무게는 마추기가 경우마다 전부 다르거든요.

아마도 단순한 노동의 일은 점점 기계가 전부 대신할 거라는 예측입니다.
결국 고도화 될수록 단순형 인간은 기계에 밀릴 거 같아서요..

사람이 더 피곤해질 것만은 확실하죠..단순하게 살고 싶습니다..ㅎㅎㅎㅎ

AgalmA 2017-05-11 12:35   좋아요 1 | URL
리들리 스콧 <에이리언 커버넌트>에 나온 AI는 인간보다 더 직관과 은유를 음미하고 실현하려는 존재로 나와서 섬뜩-ㅁ-;;;
유발 하라리도 <호모 데우스>에서 희망적으로 말하고 있을 거 같지도 않고ㅜㅜ

어차피 나는 죽고 없는 때이겠으나....ㅎ;;;

yureka01 2017-05-11 13:02   좋아요 1 | URL
어쩌면 터미네이터 영화시리즈에서 보듯이 영화는
인류의 미래에 인공지능이라는 것에 대한 고민을
이미 먼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요..

블레이드 러너에서도 나오거든요...

2017-05-09 1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0 0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옥 2017-05-09 2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제대로 된 리뷰를 보네요 ㅎ
감성과 이성이 적절하게 배합된 하이브리드 리뷰~
작가에게 냉큼 전달하겠습니다.
정말 열심히 찍고, 열심히 쓰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거든요.
블로그 운영하는 보람을 느낍니다 ^^*

yureka01 2017-05-09 23:37   좋아요 1 | URL
아고. 지우당님 덕분에
또 한분 좋은 작가분 알게 되어 영광이네요..

두고 두고 자주 읽고 보게 될 시집이었어요...^^..
요즘 이런 사진과 글이 만나는 책..정말 드물거든요..
작가는 많은데 작가의 저술활동이 너무 적어서 적적했거든요..

감사합니다.~

강미옥 2017-05-09 2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 감사합니다.
멋진 리뷰에 감동 받았습니다.

제 블로그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http://blog.daum.net/meokk2/767

yureka01 2017-05-09 23:35   좋아요 1 | URL
헉 감사합니다.
이렇게 또 작가분께서 찾아주시고...ㅎㅎㅎㅎ
네 저자분에게 드리는 리뷰글이니
얼마든지 퍼가셔도 됩니다.

2017-05-09 2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9 2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0 0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0 00: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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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0 08: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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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0 08: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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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0 1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0 16: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0 22: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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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0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0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0 2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1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1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5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5 23: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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