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가볍게 읽어 주시길~!~~~~)
아 이제 몇일 안 남았습니다만, 조금 어렵긴 합니다.
나이 들어서 외우고 반복 학습한다는 게 쉽지 않겠죠.
하기야 치이고 치이는 게 자격증이던데, 막상 내가 하려니 헬게이트!~
사람이란 남들 하는 거 별로 어려워 보이지 않아도, 막상 자신이 하면 어려워지는 것.
공부도 내로 남불.
고단하더군요.
낮에 입 빠이 스트레스받아 가며 신경 날 서고 짜증 나는데, 저녁에는 또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서 볼펜질을 해야 하니, 이른바 다른 세상을 왔다 갔다.
주야로 어 너 더 월드를 오고 갑니다.
아니구나 체인지 더 월드.
제일 좋은 점은 공부 핑계 댈 수 있습니다.
무슨 모임이든 연락 와서 무슨 일을 도모하자고 할 때, 참 거절하기 힘든 관계들이 있습니다.
무 자르듯이 자를 수 없는 경우가 자주 있거든요.
"나 요즘 시험공부한다. 미치겠다. 힘들어. 너도 공부해봤잖아? 쉽지 않아."라고 하면, 거의 다 공감해 줍니다.
"그래 공부하는데 넌 빠져도 된다. 공부 열심히 해라. 이해한다. 고생이 많네"라고 다 공감 받습니다. 헤헤헤...
우리나라는 공부 지상주의 아닙니까.
공부 앞에선 주눅 드는 사람들에게 뭐 공부가 두려움이거든요.
경험으로도 알죠. 공부 잘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어떤 모습을 하는지.
길을 가다가 작은 병원이나 의원급만 봐도 원장 선생이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인지.
법원에 가봐도 압니다. 그기 앉아 있는 법관이나 변호사들이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한 건지 바로 느끼는 부분이거든요.
그러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부에 기가 눌려있거든요.ㅎㅎㅎ
하기야 조상님들도 다 사대부들이어서 평생을 공부하다가 관직에 나가면 관직을 쓰지만 공부만 했다면 전부 학생부군이셨거든요.
공부하는 학생이 어떻다는 건 유전자적으로도 느끼는 나라 아니겠습니까.
쥐뿔도 가진 거 없이 몸뚱이 하나로 버티는 건 공부가 그나마 최고 일수 밖에 없다는 신념.
믿음이 강고하거든요.
그러니 시험공부한다고 하면 뭐 두말할 것도 없이 그래그래, 넌 빠져도 이해해.
하나도 섭섭하지 않아. 괜찮아... 이렇게 나오거든요.
이거 좀 적당히 써먹는 거 아주 좋습니다.
인간관계를 흩트리지 않고서, 아니 참석하지 않았다고 섭섭해하지 않게 하면서도 거절하는 좋은 방법이더군요.
어느 누구라도 학교 다녀 본 사람은 시험 공부가 뭔지 아무리 공부 안 했더라도 대충 그 느낌을 잡거든요.
그러니 공부라는 핑계는 아주 유용하게 써먹죠.
이런 심리에는 공부의 콤플렉스가 하나 쯤은 있거든요.
지금 내가 살아가는 꼴이 공부를 좀 더 잘해서 어디 입사시험 혹은 어디 대학 등등했더라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자기 최면들이 있죠.
그러니 공부에 한이 조금 맺힙니다만, 공부라는 풍선을 가슴에 품었던 사람에게 이걸 바늘로 콕 찌르면 뻥 터지는 이해력이 높아서 굳이 길고 장황하게 설명할 것도 없이 다하게 됩니다.ㅎㅎㅎ
하다못해 국민학교도 나오지 못했던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되어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중학교 고등학교 검정 졸업시험을 치는 이유가 은연중에 이데올로기처럼 된 겁니다.
입시든 취업이든 자격이든 고시이든 공부한다고 하면 심리적으로도 이해받기가 상당히 쉽습니다.
고3만 되어도 온 집안에서 이목을 집중하고 잘하나 못하나 관심받기 일상이고 집안 전체가 늘 떠받을게 되거든요. 그래 열심히 하라는 말을 꼭 빼놓지 않고서.....
"나 요즘 책 읽는 게 있어서 바쁘다, 나중에 연락할게." 이러면 섭섭해합니다.
'이 세끼 한가하게 책이나 보고 나보다 책이 더 ???'라고도 할 생각 가질 가능성 높습니다.
반대로,
"내가 시험 얼마 남지 않아서 공부가 급해. 이해해줘."라고 하면 "그래그래 고생이 많타.!"라고 합니다.
나이 들어서 무슨 공부냐 핀잔하는 사람을 못 봤습니다.
진짜 하기 좋은 말로, 혹여라도 공부 뭐할거 있냐라거나, 그 나이에 무슨 공부식이냐라고 따졌다가는, 졸라게 까임 당한다는 사실이죠.
쉬운 말로, 현대 사회에서 자기계발 따위를 설명하게 되면 따지는 놈들도 바로 깨갱합니다.
이 세꺄 니 돈 많냐?
여기서 버티려면 몸땡이 하나로 버티는 게 얼마나 조 빠지는지 알지?
그래서 부단하게 자기개발이 필수라고.
서울 가봐 온통 학원가에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개발 학원들이 얼마나 불야성인 줄 알지?
니처럼 술이나 퍼마시고 넋놓은 시간에 그들은 하루도 시간을 헛쓰지 않아.
넌 뭐 잘난 거 있냐?라고 쏘면, 나태함과 게으름을 비판하고 자신에게 방임하는 모습을 꼬집으면 거의가 쪽팔려야 하는 게 정상인 사회에 놓여 있거든요.
이게 다 자신을 가꾸는 일이라고 쏘면 ㅋㅋㅋ.
공부가 자기성찰 운운하면 비웃어도, 자기계발이 어쩌고 하면 십중 팔구는 먹힙니다.
공부와 자기계발 이 두 가지 타이틀에 대해 주눅 든 사회에서 이 두 가지로 밀어 부치면 그래서 먹히는 이유입니다.
네 우리 사회는 정말 고단한 사회입니다.
금수저가 아니라면 누구나 다 이 두 가지에 매달리게 마취된 사회입니다.
거대한 자기개발과 공부에 자본은 철저히 이용해먹거든요.
여기에서 자유로울 사람도 얼마 없죠.
경쟁을 해본 사람이 터득해가는 과정들이 결코 녹록하지 않음을 알아차리는 거죠.
그러니 나 공부하니 건들지 말라 고하면 뭐 깨갱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안 먹히는 사람도 있어요. 와이프 .ㄷㄷㄷ
뭐 이왕 시작한 거 끝까지? ㅋㅋㅋ 미치겠뇌가 작동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