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리뷰 꼭 쓰자... 읽으면 읽을수록 뭐라 리뷰 쓰기가 힘들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꼭 쓰자.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지금의 감상은 딱 하나. 안 깨웠으면 더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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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비룡소 걸작선 13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2월
평점 :
품절


1980년대 초반 김만중이라는 가수가 모모라는 노래를 불렀다.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쫓아가는 시계바늘이다.

모모는 환상가

모모는 외로운 그림자

너무 기뻐서 박수를 치듯이 날개짓하는

........

그때는 노래가 유치하게 들려서 가사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모모는 내가 미하엘 엔데가 좋아지면서 마법의 설탕 두 조각, 끝없는 이야기 이후 세번째로 본 책이다.

미하엘 엔데의 책을 한 권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흡입력이 강해서 한번 손에 들면 다 읽을때까지 놓기 싫어지는 책이다.

보통 환타지는 초등학교때까지 보다가 나이를 먹으면서 안 보게 되는데

미하엘 엔데 작품은 어른들도 환호하는 책이다.

 

모모는 어느 도시의 무너진 원형극장에서 허름한 옷을 입은 채 산다.

모모에게는 친구가 아주 많다.

같은 나이 또래 말고도 어른들도 나이를 안 가리고 많은데

그 친구들은 모두 모모에게 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모모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그들의 걱정 근심거리를 해결해준다.

지금의 신경 정신과에서 의사들이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듯이.

그렇게 한가롭고 평화로운 동네에 회색 신사들이 오면서 사람들은 바빠지고 이야기를 안하게 된다.

그 잿빛 신사들은 시간을 훔치는 도둑이었다.

그 도둑들에게서 시간과 사람간의 온정을 되찾으려는 여행이 시작된다.

되도록 빠르게 움직여야하는 급박한 상황에

모모를 도와주는 느림보의 대명사 거북이 카시오페이아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그것이 하나도 우습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텔레비젼을 보면서 대화를 안 하게 되고, 빨리 나오는 음식을 먹으면서 시간을 쪼개어 쓰고,

천천히 하는 일들에 대해서는 게으르다고 생각했던 한때가 부끄러워진다.

느리게 살아가는 것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요즘

모모는 이미 몇 십년 전에 스피드 시대를 꼬집어 천천히 열심히 살라고 애기해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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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2009-06-21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글을 보시고 착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오래된 글이지만 댓글 답니다. 김만중의 노래 '모모'에 나오는 모모는 미하엘 엔데 소설의 모모가 아니라 에밀 아자르 (혹은 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생>에 나오는 주인공을 칭하는 것입니다. <자기 앞의 생>도 매우 좋은 책이나 읽어보세요!
 
 전출처 : 은유 > 아이가 좋아하는 책
모모 비룡소 걸작선 13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2월
평점 :
품절


힘든 하루를 보냈다.  일 때문에 또는 지병때문에도 아닌 대화의 단절에서 오는 막막함으로, 그로인한 내 스스로 빠져드는 자괴감으로 인해 힘든 하루 였다.

이십대 시절에 난 카운셀러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직장안에서 동료들이나  친구들은 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했다.   어릴적 아픔의 이야기에서부터 연애이야기 또는 곧 어떻게 될 것처럼 다급함을 보이며 힘들어 하는 이야기, 눈물을 흘리게끔 만드는 이야기, 좌절과 절망이 섞인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꿈에 관한 이야기 등등.... 사연 많은 이야기들을 나는 열심히 귀기울였다.

모모처럼 나 역시 똑똑하지도 현명하지도 지혜롭지도 않지만, 간혹 고개를 끄덕이면서 열심히 귀기울여주면 어느새 말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 스스로 답을 찾은 듯 빙그레 웃으며 자리를 뜨곤 했다. 뒷모습을 보면 알 수 있었다.  나에게 말을 했던 사람의 편해진 마음을.....

이런 내가 결혼을 하고  두 사내녀석을 낳고 기르면서 뻑뻑해지기 시작했다.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 하기 보담 내 이야기를 손짓 발짓 그리고 온갖 표정을 지으며 거기에다가 침 튀기면서 오버를 하는 모습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별것도 아닌일에 목숨을 걸고 있는 내 꼬라지를 뒤 돌아보면 창피하고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픈 심정이다.

모모에게 말을 하다 보면 수줍음이 많은 사람도 어느덧 거침이 없는 대담한 사람이 되었다. 내 인생을 실패했고 아무 의미도 없다. 나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다. 마치 망가진 냄비처럼 언제라도 다른 사람으로 대치될 수 있는 그저 그런 수백만명의 평범한 사람 가운데 한 사람에 불과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모모를 찾아와 속마음을 털어 놓았다. 그러면 그 사람은 말을 하는 중에 벌써 어느새 자기가 근본적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와 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이 세상에서 소중한 존재다.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었다.  모모는 그렇게 귀기울여 들을 줄 알았다.

나도 모모처럼 상대방의 말에 진심으로 귀기울일 수 있을까? 그러기엔 너무 멀이 와 버렸나?

 

미하엘 엔데의 작품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자유의 감옥>이란 책을 읽으면서 시.공간을 넘나드는 상상력을 접해본 터라 모모와 회색 신사와의 시간을 갖고 싸우는 장면은 어색함이 없이, 고대로 감동이 전해졌다.

책을 덮고 만지작 거리고 있으니 일곱살인 첫째 녀석이 묻는다.

"엄마 책이 그렇게 좋아? 나도 그림 없고, 글자 많고, 두꺼운 책 사주세요."

 가만히 아이의 얼굴을 쳐다 보다 "그래, 그럼 이 책을 갖을래? 모모란 여자아이와 거북이가 친구들을 위해서 시간을 훔치려는 회색 신사와 싸우는 거야..모모와 거북이가 이기자 친구들이 예전으로 돌아와서 행복하게 산다는 그런 내용이지...거기에다가 모모와 거북이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궁금하지? 어떻게 말을 하는지,  거북이는 말을 하진 못하지만 등에다가 글씨를 쓰는 거야..그러면서 이야기를 하는 거야...맘에 들어? "

그랬더니...함박 웃음과 개구쟁이의 특유의 웃음을 흘리면서 신기하다는 듯 한 표정을 짓는다. 나는 책을 소중히 아이에게 내밀었다.  

녀석이 바로 책 첫장에다가  "2005. 8. 18. 효석이 책  엄마가 선물을 했어요 " 라고 써 놓는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둘째인 지웅이도 한몫을 거들며  "난~~~? " 이러는 통에

그림도 있고 내용도 좋은 그런 책을 고르다가 "우동 한 그릇 " 이란 책이 눈에 들어와 책을 내밀었더니

이녀석도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결국 잠자리에서 "우동 한 그릇 " 을 읽어 주느라 목이 아픈. 그런 하루가 되었다.  내가 아픈 것은 오전의 대화를 할 수 없었던 그 마음 아픔이 아닌 아이들 책 읽어주느라 목이 아픈 아픔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아마도 모모가  내 이야기를 열심히 귀기울였던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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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windtreemago > 오페라의 유령
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오페라의유령에 대한 나의 척번째 기억은 아주 어릴적 티비에서 보았던 두가지 장면이다.

노래를 부르는 중에 떨어지던 상들리에와 팬텀과 크리스틴이 배를 타고 오페라하우스의 지하를 이동하던 그 장면.

한 3년전쯤엔가 오페라의 유령의 뮤지컬음반을 샀었다. 뮤지컬전곡과  대사가 함께한 두장짜리 음반이었었는데 질릴정도로 들었었다.

그러다 한참을 잊고있었는데 최근에 대봉한 영화때문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영화를 볼려고 했으나 보지 못했고 대신 음반을 사는걸로 만족, 주구장창 듣고있다.

사실 오페라의 유령을 책으로는 읽어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영화를 본적도 없고. 더욱이 뮤지컬을 본적은 더더욱 없었으니 나에게 오페라의 유령은 음악뿐이었다. 그래서 일까? 음악적인 기대감이 컸던 탓인지 생각보다 책의 내용은 그다지...

사실 읽고보니 오페라의 유령은 추리와 공포를 가장한 연애소설이었던 것이다(중요한 것은 크게 공포스럽지도 않았다는 사실).

그렇다. 연애소설! 그래서 맘에 안들었던 것일지도 모른다.(오래된 솔로는 별걸 다 트집을 잡는다 -_-)

 남자둘과 여자하나, 삼각이 형성되는 관계. 이 관계는 언제나 문제가 발생한다.

사실 세명의 주인공 역시 맘에 들지 않았다.

돈많고 명성좋은 귀족집안의 라울은 그러나 너무 어른스럽지 못하다. 어린시절친구였고 다시만나 사랑에 빠졌다지만 크리스틴에 대한 배려는 전혀없었다. 오로지 자기의 사랑만을 이야기 했고 받아달라며 때를 쓰고 있었다.

뛰어난 음악성과 노래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에릭(팬텀)역시 그 외모때문에 가지게 된 뒤틀리고 비틀린 성격으로 사랑을 요구 하고 받아들이라고 강요하고 있었다.

그리고 크리스틴. 두남자 사이에서 어찌할바 모르는 크리스틴!! 아름다운 외모에 뛰어난 노래실력을 자랑하는 크리스틴은 오래전부터 라울을 사랑하였으나 음악의 천사이자 팬텀의 흉측한얼굴을 봐버린 다음에는 이 가엽고 두려운 존재를 버릴수가 없게 된것이다.

뭐... 끝은 크리스틴의 사랑으로 팬텀이 크리스틴과 라울을 살려주고 죽음을 맞이하면서 끝나게 되긴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런류의 이야기는 정말 너무 뻔한 삼각관계의 이야기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동안 책을 읽는데 음악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글이나 분위기가 너무나 음악적이었다.

그래서 별 3개

그래 어찌됐든 오페라의 유령은 원작자인 가스통루루보다는 앤드루로이드웨버에게 더 점수를 주고싶다.

 

다음은 오페라의 유령중 팬텀과 크리스틴이 부르는 팬텀의 테마(가사)

The Phantom Of The Opera

 

CHRISTINE

In sleep he sang to me,
in dreams he came . . .
that voice which calls to me
and speaks my name . . .
And do I dream again?
For now I find
the Phantom of the Opera
is there inside my mind . . .

PHANTOM

Sing once again with me our strange duet . . .
My power over you grows stronger yet . . .
And though you turn from me,
to glance behind,
the Phantom of the Opera
is there inside your mind . . .

CHRISTINE

Those who have seen your face
draw back in fear . . .
I am the mask you wear . . .

PHANTOM

It's me they hear . . .

BOTH

Your/my spirit
and your/my voice,
in one combined:
the Phantom of the Opera
is there inside your/my mind . . .

OFFSTAGE VOICES

He's there, the Phantom of the Opera . . .
Beware the Phantom of the Opera . . .

PHANTOM

In all your fantasies,
you always knew that man and mystery . . .

CHRISTINE
. . . were both in you . . .

BOTH

And in this labyrinth,
where night is blind,
the Phantom of the Opera
is there/here inside your/my mind . . .

PHANTOM

Sing, my Angel of Music!

CHRISTINE

He's there,
the Phantom of the Opera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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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수퍼겜보이 > 1910년작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꽤 괜찮은 작품이라고 봐줄 수도 있겠다. 고대 설화와 별 차이가 없는 (절대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없다. 우리것에 애정을 갖는 이유는 우리가 세계 최고이기때문이 아니므로) <혈의누>가 1906년, <무정>이 1917년에 나왔다는 것을 감안할 때, 가스통 르루는 '공포추리소설'이라는 재미있는 장르의 작가로서 개인적으로 중국인의 유머와 매우 닮았다고 생각하는 프랑스식 능청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리뷰가 있는데, '실화'임을 강조하는 작가의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넘어가기로 한다.

그리고 나로 하여금 난생 처음으로 학교 앞 헌책방에서 (수험서가 아닌) 책을 파는 경험을 하게 해준 이 책에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을 팔고 웃돈을 얹어준 뒤, 문제의<오페라의 유령>을 사게 되었기때문이다.



그나마 유태인의 교육이라든지, 유태인이 돈을 모으는 방법 따위를 소개하는 일본인들의 책, 또는 왜 유태인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가 안되는 목사님들의 책 중에서 이 책은 단연 돋보였다. 그러나..... 차라리 유태인이 어떻게 돈을 많이 버는지를 알게 되었다면 더 보람찼으리라. ㅡㅡ 내 지적 수준이 저자를 따라가지 못해서인지도 모르나, '입문'이라고 보기엔 너무 체계가 없고, 유대교의 의식들에 대한 합리화 (어떤 의식이 있는지나 먼저 말해줘야 할 거 아냐)에 급급하다. 그렇지만 유대교를 기독교의 형뻘로 생각해왔던 내 생각이 아주 틀렸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이제 슬슬 <오페라의 유령>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일단 불어를 전공한 분이 번역하신 거라서 뭔가 다르다. 고유명사의 번역과 표기도 흠잡을 데가 없으며. 옮긴이의 글 중

"너무나도 유명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알아도, 그것이 20세기초(1910년) 프랑스에서 나온 공포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오페라의 유령>의 정확한 번역은 아마도 '오페라 극장의 유령'이나 '오페라좌의 유령', '오페라 하우스의 유령' 정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파리에 실재하는 2,300여 석 규모의 오페라 극장에 출몰하는 '유령'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소개도 영어 번역본을 놓고 번역하는 분들에게 기대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본다.



오페라극장

이 소설의 거의 모든 이야기는 이곳을 배경으로 하며, '유령'이 사는 곳이 바로 이 '오페라'이다. 오페라는 파리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오페라극장 또는 그 주위를 의미하는 지명으로 쓰인다.

프랑스의 추리소설 하면 뤼팽이 떠오르는데, 이 소설 역시 뤼팽과 같은 썰렁한 사건해결과 우스꽝스러운 인물묘사, 시덥지 않은 농담으로 점철되어 있다.(난 뤼팽보다는 홈즈) 앞서 얘기한 대로 홍콩 영화에서 등장하는 인물간의 만담류 코미디... 중국과 프랑스의 농담은 묘하게 비슷한 느낌을 준다. 허풍도 비슷하다. ^^ 크리스틴 다에의 노래에 대한 찬사가 실린 신문기사는 읽어놓았다가 나중에 누군가에게 아부할 필요가 있을 경우 노래방에서 써먹어도 좋을 법 하다.(ㅋㅋ)

하지만 19세기말의 파리의 풍속과 오페라극장에 오르는 무용수, 가수들에 대한 묘사만으로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책의 원제가 제대로 Le fantome de l'opera로 표기되어 나와있는 세련된 표지도 마음에 들었다.  

<비교>
 영어 번역본을 번역한 이 책은 표지마저 별로다. 반드시 '성귀수 번역'으로!

1910년에 나온 프랑스식 추리소설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만 않는다면 초반이 좀 지루하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히며, 훌륭한 작품이다. 뮤지컬의 성공을 봐도, 원작이 썩 나쁘지만은 않다는 증거가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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