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만 가설 - 베른하르트 리만과 소수의 비밀
존 더비셔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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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때만 해도 그럭저럭 즐겨 왔지만, 대학에서는 그야말로 미칠 지경이다. 내가 왜 이공계를 택했던가.
(...뭐 문과계 같으면 영어, 한문, 일본어에 미쳐가고 있겠지)

중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현실과 유리되어 있으며(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만 알면 세상 사는데 별 문제 없다;;) 물론 산업계로 들어가면 쓰는 데가 많기는 하지만 워낙에 어렵고 거리가 멀어서 무엇을 어떻게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 알기도 어렵다. 한 4학년쯤 되면 대충 감이 잡히는데, 결국 3년간은 눈 가린 말처럼 그냥 들입다 외우기만 해야 한다는 결론. 이게 재미있을 리가 있나.
당연히 리만 가설이라는 '수식'도 어기에 써먹는 건지, 뭐가 그렇게 굉장한 건지도 도저히 알 수가 없다. 그런가보다 할 뿐. -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책이다.

하드커버에 엔간한 원서를 뛰어넘는 엄청난 두께를 지니고 있지만 그 절반 가까이가 더 쉽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한 부가설명이며, 나머지의 반은 산수 이래 숫자놀음을 한 기억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기본 개념의 설명이다. 즉, 이 책은 엔간히 지식이 있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을, 애초에 지식이 없는 독자를 대상으로 하여 설명하는 것이다.(얼마나 고민 됐을까)

"e는 아주 중요한 숩니다. 하지만 이게 왜 중요한지를 설명하면 내용이 엄청 어려워져요. 그러니 제발 그냥 무지무지 중요한 수라고 생각하고 넘어가 주세요. 제발 부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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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 3 - 서바이벌 핸드북, 데이트 & 섹스
조슈아 피븐.데이비드 보르게닉트 지음, 양은모 옮김 / 문학세계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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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크루소부터 캐스트 어웨이까지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 이라는 것은 인간의 로망을 자극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원시시대, 자연 속에서 필사적으로 살아남아야만 했던 조상들의 기억이 유전자 속에 남아, 그것을 쾌감으로 느끼게 하기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그리고 당연히 그렇듯이 로망이라는 것은 곧 어리석음의 결정체이기도 하다. 이런 일에 직접 떨어지면 나오는 건 비명밖에 없다...
그러나 위대한 현자 머피가 논한 바와 같이 세상사는 최대한 안 좋은 쪽으로 진행되기 마련이고, 그런 점에서 교양 수준으로라도 기초지식을 익혀두어 나쁠 것은 전혀 없다.
그런데 이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는법' 시리즈는 아주 특이하다. 다른 아웃도어 안내서들과는 달리 부상, 조난, 낙뢰 등 자연적인 사고에 주목하고 있다면, 이 책은 교통사고, 총격전, 테러, 화재, 심지어는 가정에서의 사고 등 단기적이고 순간적인 사고에 주목하고 있다. 덕분에 '장기간의 생존'은 덤으로 끼워진 정도이니만큼 로망과는 좀 거리가 멀지만...
그러나 이 책은 카체이스부터 항공기 불시착, 심지어는 열차 위로 기어올라가는 방법까지를 논하는 "나도 액션 히어로가 될 수 있다!" 수준의 물건인 것이다!
그리고 가장 엽기적인 게... '데이트 중에 살아남는 방법'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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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마이클 셔머 지음, 류운 옮김 / 바다출판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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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말해버리면 편리하겠지만, 그건 과학적인 태도가 아니다. 과학적이기 위해서는 그들이 정말로 바보인가를 증명한 뒤 왜 바보가 되었을까까지를 증거해야만 하다. 그리고 그 연구의 결과는 사뭇 독특한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리석지 않고, 일반적인 지식을 갖추었으며, 충분한 지각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상한 것을 믿어버린다.

굳이 설명하자면 그것은 그들이 '믿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원인과 결과가 반대 방향인 것이다.
그들은 우선 일반적인 상식을 믿지 않는다. 그것은 개인적인 경험 때문이기도 하고, 상식에 대한 불신 때문이기도 하고, 유사종교의 사탕발림에 넘어갔기 때문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사회의 상식과는 다른 자신의 상식만으로는 과연 자신이 믿는 것이 진실인지를 증명할 수 없던 차에, 무언가 '이상한 것' 이 자신의 상식과 부합한다면-
그것을 덥썩 믿어버린다.

...라고 말은 했지만 이렇게 해괴한 소리를 믿는 사람들이 있단 말인가, 할 정도로 어이없는 내용들이 잔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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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브 디거 밀리언셀러 클럽 66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전새롬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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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마녀사냥은 중세 이후 르네상스 시대에야말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고문을 해서 고백하면 마녀 고백 안하면 고문을 견뎌내니 마녀 하는 식으로 수십만명을 죽였는데, 그 중 마녀사냥의 광풍에서 살짝 비껴간 곳이 영국이다.

이미 그 당시에 제대로 된 사법체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도 원인이지만, 전승 속에는 '그레이브 디거'라는 존재가 존재한다.

마녀고문관들에게 살해된 시체들이 무덤 속에서 되살아나 살해당한 마녀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마녀고문관들을 살해한다는 전승 - 그 공포로 인해 마녀사냥이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덤 속에서 되살아난 존재 - 그레이브 디거가 현대 일본에 나타난다. 창백한 피부, 멍한 눈빛, 그리고 죽음.

...거짓말이지만.

몽땅 작가가 만들어낸 전승이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과거의 전승을 가져다 쓰는 것은 손쉽지만 너무나 그럴싸한 전승을 만들어내서 그것을 다시 현대에 적용시킨다는 것은 꽤나 독특한 방식인 듯.

이러한 특징 외에도 캐릭터와 전개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뒷골목의 쓰레기가 단 한 번 선한 무엇인가를 해 보고 싶어서 골수를 기증하려 한다. 그런데 어쩌다가 살인사건 참고인으로 잡혀가게 될 상황인지라 경찰서에서 며칠 보내다가는 이미 수술 준비하고 있는 피기증자가 위험해질 가능성이 심대하며, 그래서 일단 병원으로 가려 하는 주인공의 뒤를 쫓아오는 시체 같은 인간들- 그 추적을 피해, 도쿄의 끝에서 끝까지 달리는 여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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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비상구 - 안락사를 말하다
데릭 험프리 지음, 김종연.김종연 옮김 / 지상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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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말하기 힘들고, 또한 함부로 평가하기 힘든 대상이다. 그러한 대상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가 시작되었다는 점 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히 그 값을 한다고 판단된다.

단순히 나 개인의 입장으로서는 내 목숨 내가 내 맘대로 하겠다는데 뭐가 문제냐~ 라고 하고 싶지만, 일단 모든 인간은 사악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현대 법 체계 하에서 안락사를 허가한다는 것은 절대로 쉬운 것이 아니다. 법의 구조 안에서 사람의 죽음이라는 것은 수많은 권리의 소멸과 의무의 소멸, 그리고 그 계승으로 이어진다. 때문에 이것은 간단히 말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세상에 자살죄나 자살미수죄라는 죄목은 없다. 그러나 자살 방조죄는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의사로서 스스로 죽고자 하는 사람에게 극약을 제공하는 것 역시, 사람을 살려낸다는 의학의 기본 사상에 배치되는 것으로서 결코 쉽사리 입에 올릴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것이 또 한 가지의 문제가 된다. 대량의 진통제를 사용하여 고통 없이 최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호스피스마저도 논란의 여지가 되는 시점에 안락사를 논하는 것은 이른 일일지도 모른다.

독일의 경우, 안락사 '따위'는 아예 입밖에도 내지 못한다. 히틀러의 원죄를 짊어지고 그것을 연상시킬 수 있는 모든 것을 스스로 거부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렇게 굳건하게 결정한다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아직도 안락사라는 것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되어 있지 않으며, 사회적 합의의 노력조차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노력의 시작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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