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X홀릭 6
CLAMP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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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누키 이 녀석은 언제까지 바보짓을 할 지 모르겠다. 적당히 좀 하지... 타누키는 너구리란 뜻으로, 일본 우동의 한 종류인 듯. 먹어본 적은 없다--; 어쨌거나 [츠바사]와 함께 연동 연재하면서도 전혀 분위기가 다르게 고급스런 느낌의 [XXX 홀릭]. [츠바사]가 클램프가 그렸던 모든 캐릭터들을 끌어모아 만든 상업용 동인지(?)라면, [XXX 홀릭]은 6권이나 된 지금까지도 제대로 '느낌'을 살리고 있지 못한 것 같다. 그러면서도 끌어당기는 힘이 무척 강한 것이 특징인데, 돈 주고 사도 절대 후회는 안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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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메탈 패닉! 13 - 안심할 수 없는 7종 세트
가토우 쇼우지 지음, 민유선 옮김, 시키 도우지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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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외전인가... 풀 메탈 패닉은 일단 현대지만 레이건 아저씨가 일 벌이는 바람에 투명화 가능한 거대로봇이 설치는 세계다. 아울러 소련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중국은 남북으로 갈라지고 각지에서 분쟁이 다발하는 시대에 한자리수 나이서부터 아프간에서 용병으로 활약해 온 우리의 소우스케 세갈 중사, 지금은 비밀조직 미스릴의 엘리트 전투요원이자 최연소 대원인 그가 어떤 여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도쿄에 투입된다. 그러나 탄환 난무하는 황야에서는 초일류 전사인 그이지만 평화롭디 평화로운 도쿄에서는 그저 자리를 잘못 찾은 밥통에 불과했다, …는 이야기로, 전체적인 내용은 카나메와 소스케의 티격태격 하는 서툰 사랑이야기에 더해, 세계 최연소, 최고급 미모, 최고급 두뇌의 함장 카와이로리큐트한(…) 텟사가 벌이는 사랑 쟁탈전이 중심이며, 람다 드라이버와 알로 대변되는 사가라 소스케의 인격 확립 및 성장이 또 한 축을 이루는 상당히 진지한 연애+액션+군사+성장물이다.

그러나 이것은 본편의 설정일 뿐. 본편보다 더 많은(…) 외전이 여기 저기에서 본편의 발을 걸어대는데, 진지한 분위기라고는 쥐뿔도 없는 단편 개그 - 즉 어디선가 찰칵하면 폭탄이다-!를 외치는 사가라의 사회 부적응증을 있는대로 웃음거리로서 부각시킨 주인공 바보 만들기스토리이기 때문에 본편과는 이미지가 확 갈리고, 그에 따라 팬층도 확 갈려 버린다. 물론 양편 다 좋아하는 본인 같은 사람도 많지만 감상을 종합해 보면 어떻게 봐도 진지하고 냉정한 스페셜리스트와 사회부적응 전쟁공포증 환자를 동일시하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본인도 본편과 외전을 모두 좋아하기는 하지만 아예 별개의 작품으로 보는 경향이 짙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동질감없는 본편과 외전이 멋지게 섞여들고 있다! 외전에서 사흘에 한번씩(처음에는 하루에 세 번씩이었다) 폭파사건을 일으키고 총기난동을 벌이고 생화학병기를 누출시키는 사가라 덕택에 세상의 험악함을 너무 일찍 깨달아버린 학우 제군은 학교에 폭탄이 설치된 본편의 상황에서 그가 가져온 화학병기가 노출되었다. 60초 이내에 대피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어이없는 방송에도 불 맞은 멧돼지처럼 60초에 전원 대피를 완수하는 무시무시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건물 스피커에서 저런 방송이 나온다고 생각해 보자. 당신은 위급하다고 느끼고 돈이고 짐이고 다 팽개치고 튀어나가겠는가? … 마이애미 시경과 FBI에서 채용한 치명적이고 효과적인 대테러 장비가 미스릴 육전부대의 주력 장비로 자리잡을 날도 멀지 않았다. 훗, 잘만하면 하야시마즈가 미스릴 또는 아말감의 간부였다거나 총알도 튕겨내는 수위 아저씨가 테러리스트 몇 놈을 때려잡는다는 전개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토록 차이나는 본편과 외전을 이렇게 멋지게 조화시키고 상승효과까지 일으킨 가토우 씨에게 찬사를 보내며 글을 마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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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누이들 1
윤민혁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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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국건국사], [2차 한국전쟁], [임진왜란]으로 이름높은 윤민혁님의 신작이다. 출판작으로만 윤민혁님의 작품을 접한 사람들로써는 상당히 당황스럽겠지만, 윤민혁님은 1세대 동인남(?)으로 상당한 지명도를 가지고 있는 업계인(?)인 것이다. 그동안 잘도 감춰오던 끼를 결국 노출시켜 버린 것이 바로 이것!
평균 남녀성비 1대 31인 나라 미테란트 공화국. 원인은 수백년 전 독립운동 당시 학을 뗀 식민 지배국들이 다시는 반란 일으킬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는 겸 특수목적노예(…) 생산을 위해 마법적으로 남성 출산율을 억제한 것. 그러나 미테란트는 수백 년에 걸쳐 준비한 끝에 4개 지배국 중 하나에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난 틈을 타 2차 독립전쟁을 일으킨다. 그리고 다른 지배국 3개에게 대판 깨진다(…이봐). 사회주의 연방이 된 옛 지배국이 보내준 수십만 단위의 지원군 덕분에 간신히 완전점령을 면하고 저항하던 어느 날, 포로가 될 위기에 처한 마법사 한 분이 순간이동을 했다가 이 쪽 세계로 넘어와 버린다. 그리고 그녀는 소년을 만난다. Woman meets boy~. 소년은 냅다 마법사를 따라 그 쪽 세계로 (납치되어) 가서, 영웅이 되어 버렸다(ROTC 2학년 정도면 불세출의 전략가가 될 수 있는 세계였던 것이다). 그리고 대량의 수정란(좋게 말해서)을 남기고 돌아와 군 입대, 기갑장교로 임관하였을 때쯤 과거의 지배국 3개국이 재침공해오자 다시 저쪽으로 날라서 3개 연합국의 대침공을 성공리에 방어 괴멸시켜 국부의 칭호까지 얻고 또 다수의 수정란(언어순화)을 남긴 뒤 돌아와 평범하고 장래성없는 국군 기갑 장교로서 전역한다. 그리고 다시 도미... 믿음직한 전우국이였던 서부연방공화국에 통칭 '그루지아의 백정수녀' 님이 국가원수로 취임한 뒤 두 나라의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한 것. 자그마치 1천 200만 동원 병력을 가진 서부연방공화국의 전면공세를 앞둔 미테란트는 선제공격을 결정하고 국부 김하연 상급대장을 소환한 것이다. 그리고 돌아온 국부의 곁에는 그가 이세계에서 길러낸 국부의 후계자, 준비된 영웅의 모습이 있었다ㅡ 는 이야기(뭔가 엄청나게 틀린뎁쇼).
여자 숫자가 30배나 되니 당연하다면 당연하게 남자는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절대 쉽사리 소모할 수 없는 주요자산이고, 더군다나 총동원병력이 10배 가까이 되는 4개 가상적국들에 대적하기 위해 6년이나 되는 의무복무기간을 지닌지라 국방군의 주력은 16세~20세의 소녀들. 그런 군대에 유일한 남성 전투중대장으로서 주인공 한얼이 부임해와 상당한 전과를 올리기 시작하자 주변의 시선은 일제히 이 쪽으로 모여든다. 누님과 동생들로도 부족해 뱀파이어와 호비트와 드래곤과 요정과 기타등등이 달라붙는 무시무시한 전개! ...라지만 사실 얘가 당하는 거에요.
한 술 더 떠서, 이 세계의 기반기술은 딱 1940년 수준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병기들이 널려있다. 현재 공화국 주력 전차인 5식 전차는 딱 판터 급이고, 미테란트의 위치는 좌우로 둘러싸인 대륙 한가운데의 딱 독일 위치. 2차대전의 재래다! 윤민혁님의 필력으로 묘사되는 2차대전, 이것만 해도 미쳐버릴 인간을 나는 무척이나 많이 알고 있다... 완전 러브코미디 시나리오로 방향선회하면서 나온 표지는 조금 맘에 안 들지만, 그 정도는 감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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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랜드 9
모리 코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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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세계와 어른 세계의 틈새, 거기에 홀리랜드는 존재한다.
허술한 법과 폭력이 지배하는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는 세계.
그 세계에ㅡ
그는 있었다.
카미시로 유우, 그는 분명히 거기에 있었다.
- 홀리랜드 지표 중에서.

주인공 유우는 내성적이고 존재감 없는, 그냥 왕따A인 아이다. 겁 많고 삥이나 뜯기고 가족이라는 이름의 타인에게마저 동정으로 포장된 비웃음을 사는, 그런 의미없는 존재다. 그러던 그가 발견한 것은 자신의 힘, 그리고 그 힘으로 얻어낸 있을 수 있는 장소. 그는 힘을 가졌기에 밤거리에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싸움이 의미없을 뿐 아니라 유해하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우는 싸울 수밖에 없다. 이겨야만 한다. 자신이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서. 패배의식과 자괴감,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한 자신에게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싸움은 그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유우가 어느 순간 힘을 잃었을 때 내질렀던 그 처절한 절규와 고통은 '힘'을 잃었기 때문에 오는 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무생물에서 잠시동안 삶의 환희를 맛보는 인간으로 돌아왔던 유우는 자신을 인간으로 만들어 준 '힘'을 빼앗기고 자신이 인간으로 있을 수 있게 하는 자격을 빼앗긴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지만 그 권리를 가진 사람은 결코 많지 않은, 생각하고 존재하는 권리를 아주 잠깐동안 만끽했던 유우였기에, 눈 앞에 다가왔던 오아시스를 빼앗긴 사막의 조난자처럼 그는 울부짖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유우의 모습은 조금 과장되기는 했지만,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 유우가 폭력과 왕따에 의해 자기 자신을 상실했었다면 사회인인 우리들은 순위경쟁과 금전에 의해 우리 자신을 상실한다. 차라리 유우는 나았다. 무엇 때문에 무엇을 상실했는지 확실하게 알고는 있었으니까. 그런 반면 우리들은 상실한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상실한 것이 있는 줄도 모르면서 무의식적으로 무언가를 찾으려 한다. 그러나 어떻게 찾아야 할 지 방법을 모르기에 우리는 '지위'와 '금전'으로 잃은 것을 찾으려 한다. 우리 자신을 잃어버리게 만든 것으로 자신을 되찾을 수 있을 리 없고, 그러기에 아무리 발버둥쳐도 삶은 채워지지 않는다. 유우는 싸움을 통해 자기 자신을 되찾았다. 주먹으로 인정받았다. 힘과 싸움과 승리가 없었더라면 유우는 존재감 없는 왕따로 평생 남았을 것이다. 힘을 가지고, 싸워서, 승리했기에 유우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간'이 되었다. 우리가 상실한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되찾을 수 있는 것일까? 찾아내 보자. 내가 빼앗긴 것을, 되찾을 방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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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랜드 10
모리 코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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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0권, 자신이 있을 곳을 찾기 위해 헤메다가 '힘'을 통해 '승리'하여 자신을 허락해낸 곳을 찾아낸 유우. 그러나 아무것도 갖지 못해서 얻기 위해 싸워왔던 지금과는 달리, 이제는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만 한다. 과연 잘 돼가는 건지 망가져가는 건지...

하지만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유우가 자기 스스로를 믿고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 겉보기에는 그저 억눌려 살던 소년이 싸움법을 익혀 영웅이 되는 단순한 이야기로 보이지만, [홀리랜드]는 그 '억눌려 살던 소년'이 싸움이라는 가장 원시적이고 가장 직설적인 방법으로나마 자기 자신을 되찾는 자아 성찰의 순간을 담고 있다. 아프고, 무섭고, 두렵더라도 도망가서 숨는 자는 자신이 있을 수 있는 [성스러운 땅]에서 추방된다. 그 비좁고 답답한, 한 평밖에 되지 않는 방구석에서, 이불 속에서 꼼짝않고 있어야만 하게 된다. 인간이 아니니까. 무생물이니까. 유우는 싸움이라는 고통과 공포를 이겨내고 인간이 될 권리를 획득했다. 꼭 싸움만이 아니더라도, '생각하고 존재하는 권리'를 획득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능력을 깨닫는 것,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는 것. 우리들은 그것을 모른다.

찾아내 보자. '나의 것'을. '내가 존재할 수 있는 장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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