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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물결, 답은 역사에 있다 - 세종에서 엘론 머스크까지
고평석 지음 / 한빛비즈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처음 스마트폰이 등장할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많은 사람들은 그 흐름을 미처 따라가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자신을 무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새로운 것에 적응하지 못한 채 옛 것만 고집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 고민한다. 하지만 그들은 잘못 생각하고 있다. 현재의 변화는 현재에만 있는 사건들이 아니다. 변화의 중심이 무엇인지만 다를 뿐, 다른 시대에서 이미 일어났던 일들이 또 다른 시대인 현재에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을 뿐이다. 세상이 변하고 있는데 그걸 미처 알아채지 못해 걱정이라면 <제4의 물결, 답은 역사에 있다>를 읽어보길 바란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한다. 인간은 사냥으로 매일 식량을 구하던 그때와 달라지지 않았다. 역사를 이해하고 제대로 파악한다면 지금의 이런 변화들이 절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역사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보는 책을 읽을 때마다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 역사는 단지 과거에 있었던 한때가 아니다. 반복되는 역사를 통해서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할 수 있다. 현재 또한 역사가 되고 미래 역시 역사가 된다.
'제4의 물결'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그것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제4의 물결'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지금과는 다른 엄청난 변화가 닥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제4의 물결, 답은 역사에 있다>는 제4의 물결을 '패러다임의 변환'이라고 이야기한다. 패러다임의 변환은 인간에게 새로운 문제를 던져주지만 역사의 흐름을 읽는다면 이런 변화들을 누구보다 빠르게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에 등장하는 많은 이야기 중 이미 알고 있는 사실도 있고 <제4의 물결, 답은 역사에 있다>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된 것들도 많았다. 현재의 문제를 역사를 통해 해답을 구하는 이 책은 '제4의 물결'이니 '디지털 변화', ' 패러다임'이니 하는 어려운 단어들을 제대로 알지 못해도 읽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세상의 빠른 변화를 미처 알아채지 못한 사람일수록 <제4의 물결, 답은 역사에 있다>에서 알려주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스폰지처럼 더 빨리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답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치 역사 책을 보는 것처럼, 쉽게 풀어쓴 미래학 책을 읽는 것처럼 <제4의 물결, 답은 역사에 있다>는 재미있고 유익했다.
<제4의 물결, 답은 역사에 있다>는 현재 디지털 트렌드를 다섯 장으로 나눠 이야기한다. 각 장에 등장하는 작은 이야기들은 평소에 IT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문제점들부터 앞으로 이런 시대가 다가오지 않을까 친구들과 우스갯소리로 나눴던 것들까지 변화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문제와 역사적 사실을 연결시켜 흥미롭게 들려준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하나의 독립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관심 있는 분야부터 골라서 읽어도 좋다. 나는 책과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2장 창의성이 연결이다'부터 읽었다. 그중에서도 '지도 위에서 돈을 읽다'라는 글은 현재 많이 사용하고 있는 지도 앱이 가진,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의미들을 알 수 있어 충격적이었다. 늘 사용하고 알고 있는 것들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느껴 아직 세상을 보는 눈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도 앱을 쓰면서 가끔 '왜 기업에서는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지도 앱을 운영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저자는 명쾌하게 알려준다. 지도 전성시대라는 지금, 우리는 묻는다. 사냥도 은신처도 필요 없는 현재에 왜 지도가 필요할까? 그 이유는 바로 현재에는 시간 절약이 최고의 가치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도는 어떤 데이터와 결합되느냐에 따라 돈이 되고 폭발적인 정보력을 얻을 수도 있다.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현재 지도에 대한 이야기와 역사에서 지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읽으며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수많은 앱과 IT 제품들이 가지는 의미와 이것이 과거에는 어떤 물건으로 표현될 수 있을지 생각해 봤다.
'디지털'은 이미 우리 삶 깊은 곳까지 들어와 있고 앞으로는 디지털이 곧 인간이 삶이 될 때가 올 것이다. 이미 디지털화되어 있는 분야부터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곳까지 디지털화 되면서 사람의 삶은 변화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런 디지털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물론 변화하는 세상 속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도 많다. 하지만 반대로 디지털을 제대로 이용한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기회를 획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빨리 알아차려야 한다.
뿐만 아니라 요즘 많이 이야기하는 '빅데이터'에 관한 글도 있는데 세종대왕도 사랑한 빅데이터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다. '빅데이터'라는 단어를 쓰고 안 쓰고의 차이일 뿐 현재 우리가 이야기하는 빅데이터와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정보와 의견을 모아 정책을 결정하는데 사용했던 것 역시 빅데이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