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셀프 트래블 - 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2
박정은.장은주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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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동유럽에 어떤 나라들이 속해 있는지 잘 몰랐다. 동유럽이라는 단어는 익숙하지만 그 동유럽이라는 것에 어떤 나라들이 들어있는지 제대로 알아본 적이 없었다. 막연하게 이런 나라 정도가 아닐까 생각하며 <셀프트래블 동유럽>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나라, 유럽에서 꼭 가보고 싶은 나라들이 포함되어 있어 깜짝 놀랐다. 동유럽에 이미 잘 알려진 유명한 관광지 못지않은 아름다운 곳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셀프트래블 동유럽>과 함께 낯설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동유럽의 숨어있는 보석들을 찾으러 가보자.

 

<셀프트래블 동유럽>은 박정은 작가와 장은주 작가가 함께해 더욱 꼼꼼하고 섬세하게 관광지와 먹거리, 숙소 등을 소개해 준다. 최근 예능과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 있는 동유럽의 나라들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많이지고 있다고 한다. 아직 유럽의 유명 관광지조차 다 둘러보지 않았지만 <셀프트래블 동유럽>을 읽고 나니 다음에 유럽에 가게 된다면 파리나 영국이 아닌 동유럽의 나라들 중에 한 곳으로 떠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셀프트래블 동유럽>은 추천 루트와 명물, 최고의 뷰포인트, 음식, 술과 쇼핑까지 본격적인 나라별 여행 소개에 앞서 동유럽을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알려준다. 그중에서도 추천 루트는 둘 또는 셋 이상의 나라를 함께 다녀볼 수 있는 일정별 코스를 소개하고 있어서 7박 8일의 짧은 기간부터 한 달 이상의 기간까지 자신에서 맞는 루트를 선택할 수 있다.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동유럽에는 어떤 나라들이 속해 있는지 알아보자. 가장 먼저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를 통해 잘 알고 있는 체코를 시작으로 음악의 나라 오스트리아, 헝가리와 꽃보다 누나의 촬영지인 크로아티아,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흑기사의 촬영지 슬로베니아, 폴란드와 드라큘라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루마니아, 불가리아까지 <셀프트래블 동유럽>을 통해 미리 여행했다. 나라간 이동할 수 있는 교통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어 짧은 시간이라도 여행하고 싶은 지역을 모두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셀프트래블 동유럽>을 통해 알게 된 동유럽의 나라 중 나는 오스트리아와 크로아티아를 가장 가보고 싶다.

 

 

각 나라는 지도와 간단한 설명으로 시작된다. 꼭 읽어봐야 할 그 나라의 역사와 유용하고 기본적인 정보, 공휴일과 축제도 빠지지 않고 알려준다. 특히 한국 대사관의 위치와 이동 방법, 업무시간과 연락처는 꼭 기억해야 할 정보라고 생각한다. 서유럽에 비해 저렴한 물가로 다양한 음식과 즐길 거리를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동유럽에서 맛있는 현지 음식과 품질 좋은 맥주를 꼭 마셔봐야 한다.

체코의 많은 유명한 관광명소 중에서도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바로 '무하 박물관'이다. 처음에는 작가가 누군지도 모른 채 좋아하게 된 그림으로,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알폰스 무하의 그림을 세계 최초의 무하 박물관이라는 곳에서 관람해 보고 싶다.

 

 

동유럽과 서유럽의 관문에 위치해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빠지지 않는 나라인 오스트리아는 그곳을 다녀온 지인의 끝없는 칭찬과 추천을 받은 곳이라 늘 생각하고 있는 나라이다. 아름다운 많은 문화유산 외에도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빼놓지 말아야 할 오스트리아에서 해야 할 것은 바로 클래식 여행이 아닐까. <셀프트래블 동유럽>에는 꼭 가봐야 할 클래식 명소를 알려주고 있어 오스트리아를 간다면 놓치지 않고 클래식 선율과 함께 여행해 보자.

 

 

유럽에서의 온천이라니 생각지도 못한 조합이지만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인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는 땅속에 온천수가 흐르고 있어 토지의 60% 이상이 온천으로 개발이 가능하다고 한다. 부다페스트로 여행 간다면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어 유럽의 온천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꽃보다 누나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크로아티아는 방송 이전에도 매력적인 풍경으로 동유럽에서도 인기 있는 관광지였지만 TV를 통해 더 많은 사람, 특히 여자들이 꼭 가보고 싶은 관광지로 손꼽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흑기사 촬영지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슬로베니아는 제목처럼 낯설지만 매력적인 여행지이다. 슬로베니아는 파울루 코엘류의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여행지이며 흑기사 이전에는 '디어 마이 프렌즈'의 주요 촬영지로 소개된 곳이다.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슬로베니아를 여행하기 전에 그곳을 배경으로 한 책과 드라마를 미리 보고 가는 것도 좋겠지.

루마니아를 둘러보며 가장 눈에 띈 곳은 드라큘라의 성이라고 불리는 브란 성이었다. 소설 '드라큘라'에 나오는 성과 바위산에 서 있는 회색빛 브란 성의 이미지가 비슷해서 그런 별명이 붙었다는 것이 정설이라는 글을 읽어도 사진에서 느껴지는 음산한 기운은 진짜 드라큘라가 살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셀프트래블 동유럽>을 읽으면서 눈에 띄었던 표시는 바로 와이파이였다. 카페나 식당뿐만 아니라 관광명소 소개에도 와이파이가 가능한 곳을 표시해 놓았는데 여행할 때 휴대폰이 꼭 있어야 할 요즘 여행에서 꼭 필요한 정보가 아닐까 싶다.

 

 

가장 기본적이고 꼭 알아야 할 항공기 내에서의 에티켓을 <셀프트래블 동유럽> 마지막 부분의 출국과 도착 부분에서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여행을 많이 다니는 사람들도 문득문득 헷갈리는 기본 에티켓을 설명해 주고 있으니 항공기 내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셀프트래블 동유럽>에서 알려주는 에티켓을 미리 숙지하고 항공기에 탑승하길 바란다.

동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셀프트래블 동유럽>은 아직까지 동유럽 여행 계획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동유럽의 매력을 알려주는 좋은 책이었다. 이미 잘 알고 있는 체코와 오스트리아뿐만 아니라 이국적인 풍경이 매력적인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그리고 아직 잘 알려지지 있지 않지만 분명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나라인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까지 색다른 나라를 알게 된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누구보다 빨리, 더 많은 곳을 <셀프트래블 동유럽>과 함께 여행했다.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너무 유명한 곳보다 보석을 잔뜩 품고 있는 동유럽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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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셀프트래블 - 2018-2019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6
김수정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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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을 좋아한다. 누군가는 민족감정 또는 일본 정치인들의 태도 등 여러 이유로 일본을 무척 꺼려 하기도 하지만 나는 일본 여행이 좋다. 첫째로 가까워서 좋고 두 번째로 안전하고 세 번째로 구경할 것, 먹을 것, 즐길 거리가 많다. 그리고 뭐, 마음속이야 어쨌든 대부분 친절해서 여행하기가 편하다. 이 외에도 일본 여행에는 참 많은 장점이 있다. 물론 나쁜 점도 있지. 나 역시도 일본에 가서 욕도 먹고 기분 나빴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그런 걸 다 덮을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곳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중에서도 규슈는 몇 번을 가도 항상 가고 싶은 지역이다. 살고 있는 지역이 경상도라 후쿠오카 공항까지 40~50분의 비행이면 충분하고 요즘에는 저가항공 덕분에 운 좋으면 아주 싼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사랑, 너의 사랑 온천이 있는 곳이다. 첫 일본 여행은 오사카였지만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이 후쿠오카인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십여 년 전에 회사 동료들과 후쿠오카를 다녀왔다. 그때는 젊었기 때문에 휴양보다는 짧은 시간 더 많은 곳을 다녀보고 싶었다. 후쿠오카, 벳부, 유후인, 나카사키, 구마모토 등 대부분의 알려진 관광지를 다녔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구로카와라는 료칸 마을이었다. 우연히 누군가의 글을 보고 지금보다 더 불편한 교통 편을 짜 맞춰 1박을 했다. 사진을 보고 반했다. 저렴하지 않은 료칸에서 하룻밤 묵기 위해 다른 숙소는 아주 싼 곳을 이용했지만 그런 불편함 조차 기억나지 않을 만큼 멋진 곳이었다. 그리고 엄마와 꼭 함께 다시 와보고 싶은 곳이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올해 드디어 엄마를 모시고 참 좋았던 후쿠오카의 구로카와를 다녀왔다. 후쿠오카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벳푸도 함께 들렀다. <후쿠오카 셀프 트래블> 표지를 장식하는 푸른빛의 저곳이 바로 신기하네~를 외치게 되는 벳푸의 가마도 지옥이다.

 

후쿠오카는 일본 여행을 처음 가는 사람이나 가족여행지로 완벽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대도시처럼 번잡하지 않을뿐더러 각자의 취향에 맞는 지역을 골라서 다녀올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을 가진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중에서 후쿠오카와 벳푸, 유후인은 온천과 휴양, 쇼핑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후쿠오카 셀프 트래블>에서는 후쿠오카는 물론 다자이후와 벳푸, 유후인, 하우스텐보스까지 처음 일본에 가는 사람도 어려움 없이 찾아다니고 맛있는 현지 음식을 먹어볼 수 있도록 꼼꼼하게 알려준다. <후쿠오카 셀프 트래블>에는 1박 2일 단기 여행자를 위한 일정부터 맛집 탐방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객, 몇 지역을 묶어서 둘러볼 수 있는 코스까지 다양한 여행코스를 소개하는데 그중에서도 나는 부모님과 함께 온천마을에서 힐링하는 코스를 유심히 읽었다. 이번에는 벳푸와 구로카와를 다녀왔지만 내년에는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많은 유후인으로 온천여행을 다녀올까 계획하고 있는데 <후쿠오카 셀프 트래블>을 통해 유후인의 구석구석을 새롭게 알게 되어 좋았다.

 

짧은 일정의 여행에도 큰 캐리어를 끌고 일본을 가는 이유는 바로 드러그 스토어를 다녀오기 위함이 아닐까.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한 항공료로 짧은 기간으로도 부담 없이 후쿠오카의 드러그 스토어를 털어 올 수 있어서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어 위치와 구입해야 할 물건들을 철저하게 체크하고 가야 된다는 것이다.

<후쿠오카 셀프 트래블>에는 일본에 가서 꼭 가야 할 편의점에서 먹고 사와야 할 음식들을 소개하고 드러그 스토어 쇼핑 리스트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늘 돈키호테만 이용했었는데 책을 통해 이번에 다른 드러그 스토어를 알게 되었다. 다음에 후쿠오카를 간다면 <후쿠오카 셀프 트래블>을 잊지 말고 가방에 넣어 가야겠다.

 

 

후쿠오카, 벳푸, 유후인이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이곳 외에도 야쿠인, 다자이후 등 근처의 여러 관광지도 꼼꼼하게 소개해 준다. 다자이후는 올라가는 길에 특이한 인테리어의 별다방과 맛있는 길거리 음식이 많으니 빼놓지 않고 꼭 들러야 할 관광지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다자이후만 보고 가는데 다자이후 위쪽에는 일본의 4대 국립 박물관인 '규슈국립박물관'도 있으니 유물에 관심이 많다면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외형부터 여느 박물관과 다른데 특히 전시 공간 구성이 일반 박물관과 차별되는 미적인 부분이 많이 강조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에 있다고 느낄 만큼 독특한 전시 구성을 놓치지 말아야 할 규슈박물관이다.

 

 

역시 여행은 한 번에 모든 걸 할 수 없는 법이다. 이번에 벳푸에 가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생각했었는데 <후쿠오카 셀프 트래블>에서 소개하는 '꼭 해야 할 다섯 가지' 보니 아직 못한 게 몇 가지나 남아 있었다. 이렇게 또 일본을 다시 가야 하나. 여행을 할 때 가이드북을 참고해야 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선택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무한정이지만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찾기란 어렵다. 특히 처음 그 지역을 가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럴 때는 <후쿠오카 셀프 트래블>처럼 여행 지역에서 꼭 해봐야 하는 것들을 통해 선택의 폭을 좁힌 후 빠르게 여행 일정을 잡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후쿠오카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바로 온천이다. 여러 지역에서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온천은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당일 온천뿐만 아니라 가격대 별로 선택할 수 있는 종류가 많아서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 여행자부터 가족과 함께 편안하고 럭셔리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까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료칸을 소개해 준다.

<후쿠오카 셀프 트래블>에서 소개하는 곳 중 유후인에 있는 온천과 맛집을 눈여겨 봤는데 역시 유명한 관광마을답게 매력적인 곳이 무척 많았다. 후쿠오카를 여행한다면 한 번쯤 일본 료칸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일본은 한국보다 운전하기 쉽다고 하지만 운전대가 반대 방향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규슈의 경우 후쿠오카를 벗어나면 차가 많지 않아 일본에서 처음 렌트를 해도 어렵지 않게 운전하며 여행할 수 있는 곳이다. 렌트뿐만 아니라 기차, 버스 등 대중교통 역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렌트를 이용하면 또 그만의 장점이 있으니 만약에 렌트를 이용해 여행을 해볼 계획이 있다면 <후쿠오카 셀프 트래블>에서 알려주는 ETC, 보험, 주유방법 등을 꼼꼼히 읽어보자.

가보지 못한 지역으로의 여행은 기대보다 두려움이 앞선다. 그래서 가이드북을 읽을 때도 혹여나 놓치는 게 없을까 긴장하며 읽게 된다. 하지만 이미 다녀와본 곳, 다음에 다시 갈려고 계획 중인 지역의 가이드북은 마치 사진첩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 이곳을 갔었지', '이 식당은 별로였는데 다음엔 소개해 주는 이곳을 가봐야겠어.' 추억을 떠올리며 다음 여행을 즐겁게 계획할 수 있는 <후쿠오카 셀프 트래블> 덕분에 다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이번에 놓친 곳, 다음에 꼭 가봐야 할 곳 등을 밝은 펜으로 크게 동그라미를 쳐 놓았다. 내년에 꼭 다시 가기 위해 가장 잘 보이는 책장에 꽂아 두었다. 내년 항공권을 검색했다. 셀프 트래블은 단순한 가이드 북이 아니라 여행의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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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재난 생존법 - 언제 대재해가 일어나도 우리 가족은 살아남는다
오가와 고이치 지음, 전종훈 옮김, 우승엽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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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만 보던 자연재해가 더 이상 다른 나라의 일이 아니다. 지진으로부터 안전할 거라고 믿었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큰 지진을 겪었고 그로 인해 수능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경주도 아직 지난 지진으로부터 완벽하게 벗어나지 못했는데 포항에서도 지진으로 인한 수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많은 사람들이 예고도 없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지진 때문에 불안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나라일까? 이제서야 지진이 언제든지 닥칠 수 있는 재난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전에도 우리나라에는 무척 많은 자연재해가 끊이질 않고 발생했다. 다만 그것이 불가항력의 자연재해이기 때문에, 일단 나와 우리 가족에게 피해가 없었으니 그냥 자연의 섭리라며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뿐이다. 사람들은 지진으로 인해 이제 수많은 자연재해와 그 재난으로부터 어떻게 생존해야 할지 고민하고 찾아보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책이 바로 <우리 가족 재난 생존법>일 것이다. 생존 배낭만 문 앞에서 놓아두었다고 지진이 일어났을 때 안전할 수 있을까?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생존 배낭 안에 들어있지 않다. 지진을 비롯한 여러 재난이 닥쳤을 때 어떤 마음을 가지고 대처해야 하는지, 가족 또는 주변 사람들과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등 실존 생존법을 알아야 한다. 재난을 대비하고 먹을 것만 잔뜩 들어있는 생존 배낭을 메고 있다 한들, 대피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생존 배낭은 단지 무거운 짐에 불과할 뿐이다. 일 년 내내 수많은 자연재해를 겪고 있는 나라, 지진이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인 일본의 저자가 알려주는 서바이벌 가이드 북인 <우리 가족 재난 생존법>을 통해 누구보다 알찬 생존법을 익히길 바란다.


<우리 가족 재난 생존법>을 꼭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자연재해의 종류나 대피방법에 대해 알려줘서가 아니다. <우리 가족 재난 생존법>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재난 심리'에 대한 글 때문이다. 나를 비롯한 가족, 그리고 지인들의 생각이 저자가 이야기하는 5가지의 재해 심리 안에 모두 들어있었다. 지진이 나도 별다른 동요 없는 나와 우리 가족이, 두려움에 떨며 청심환을 먹는 직장동료의 마음 모두 재해를 대비하기엔 올바르지 않은 것이었다. 처음 들어본 '재해 심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저자는 재해가 일어나는 순간, '재해 심리를 알고 있는지'가 생사를 가른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재해가 일어났을 때 어떤 심리를 보이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5가지로 구분해서 들려준다. 재해 심리를 잘 알고 있다면 스스로의 생각에 빠져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을 것이다. 첫 번째는 '괜찮아, 난 위험하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정상성 바이러스이다.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를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며 나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위험 상황에서 탈출이 늦어지는 위험성이 다분하다. 가장 위험한 것은 재해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라는 말이 가장 잘 맞는 유형이다.  두 번째는 정상성 바이러스와 반대로 재해가 일어났을 때 꼼짝 못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충격에 빠져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한 채 눈앞에 있는 생존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는 귀중품을 가져가기 위해 재난의 장소로 돌아가는 심리이다. 되돌아가는 증상은 재해 심리의 대표적인 사례로 많은 사람들이 안전한 장소로 피난한 후에 중요한 물건을 가지고 오기 위해 재난 장소로 다시 돌아가는 행동을 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제 안전해졌다고 큰 위험은 지났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의 행동이 더 큰 위험을 불러일으킨다. 네 번째는 바로 다수파 동조 바이러스이다. 나 혼자만 수선 떨면서 도망치는 것은 부끄럽다는 생각으로 주변 눈치만 보다가 결국 대피 시간을 놓치는 사람들로 큰 재난을 겪어보지 못했고 주변을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한국인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심리가 아닐까 싶었다. 마지막은 포기해 버리는 증상으로 '이제 됐어, 죽을 때가 되면 죽는 거야.'라는 심리이다. 죽을 놈을 죽고 살 놈을 산다고 생각하는 나 역시도 이런 경향이 강한데 <우리 가족 재난 생존법>에서는 어리석은 재해 심리라고 이야기한다. 다섯 가지 재해 심리 중 딱 하나에만 해당할 수도 있고, 다섯 개 모두가 조금씩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마음은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것이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재해가 닥쳤을 때 여러 종류의 심리 상태로 변하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재해가 일어나기 전에 안전한 공간을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 2장에서는 재해에 강한 공간을 만드는 간단한 방법을 알려주는데 꼭 재해 대비가 아니더라도 안전한 공간을 위해 알아두면 좋은 팁이라고 생각한다. 낡은 건물에 살더라도 벽에 구조용 합판을 넣거나 기둥 사이에 버팀목을 넣은 것만으로도 진도 7 이상의 지진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가구를 재배치한다거나 유리 파편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비산 방지용 필름을 붙이고, TV 등 큰 가구를 고정할 수 있는 장치를 미리 부착해 놓는 것등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대비 방법들을 소개해 준다. 그리고 음식을 비축하면서 소비하는 '롤링스톡'방법, 재해용 전화 사서함과 응급처치 방법 등도 알 수 있다.


재해가 일어나기 전의 마음과 준비 상황을 살펴봤다면 이제 재해가 일어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재해 종류별로 알아보자. 현재 가장 두려운 대상인 지진에 대한 설명과 지진시 행동요령뿐만 아니라 지진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화재에 대처하는 방법까지 소개한다. 그리고 쓰나미, 매년 겪고 있는 태풍과 홍수, 폭설과 우리나라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믿는 화산 폭발까지 지금 당장이라도 겪을 수 있는 자연재해와 상황별 생존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 가족 재난 생존법> 사이사이에는 미니 칼럼이 들어있는데 몇 가지의 칼럼 중 '피난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는 글이 인상 깊었다. 매년 태풍을 겪고 최근에 지진으로 인해 두려워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자연재해로부터 꽤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무섭다. 앞으로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지만 혹여나 더 큰 재난이 온다면 과연 우리는 제대로 사람들과 함께 피난할 수 있을까?

책은 얇고 작다. 간단명료하게 적은 글과 그림 덕분에 더 빨리 읽힌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절대 가볍지 않다.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우리 가족 재난 생존법>은 자연재해가 두렵지만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부터 내가 하고 있는 준비가 제대로 된 것인지 체크 받고 싶은 사람들까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때로는 간단한 것이 큰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복잡하고 전문적인 방법보다 지금 당장 따라 할 수 있는 대비법과 간단해서 잊히지 않는 방법들이 막상 재해로 인해 정신없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를 수도 있다. 두껍지 않고 읽기 쉬워서 가족들 모두에게 잘 보이는 TV 앞에 <우리 가족 재난 생존법>을 놓아두었다. 생존은 셀프이다. 내가 살아야 살아야, 사랑하는 가족이 살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막연한 두려움은 버리고 제대로 바라보자. 우리나라는 더 이상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곳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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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기사로 먹고살기 - 자격증 취득부터 공무원 취업에 이르는 알자 노하우 먹고살기 시리즈
손효진 지음 / 바른번역(왓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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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참 많은 직업이 있다. 특히 요즘처럼 취업대란인 때 조금이라도 더 유망한 직업과 자격증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물론 그 유망하다는 직업이 모두 꽤 괜찮은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정보가 있지만 어느 것이 진짜이고, 어느 것이 광고인지 이제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초보자들이 구분하기에는 쉽지 않다. 그래서 믿고 보는 정보가 필요한데 왓북에서 정기적으로 출판하는 '먹고살기 시리즈'는 직업에 관한 많은 책 중에서도 가장 믿음이 가는 시리즈다. 출판번역가, 여행작가, 칼럼니스트 등 하고 싶은 일을 먹고살기로 연결시켜주는 '먹고살기 시리즈'에서 새로운 직업에 대해 알려준다. <속기사로 먹고살기>는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직업이자 알고 싶어도 정보를 찾을 수 없는 속기사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준다.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속기사가 뭐야? 요즘 같은 세상에 속기사라는 직업이 있어? 나 역시도 속기사를 안지 얼마 되지 않았다. 지인이 속기사를 준비해볼까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처음으로 속기사라는 직업을 알았다. 물론 티브이를 통해 법원이나 의회에서 타자를 치며 기록하는 사람을 본 적은 있는데 그 사람들을 속기사라고 부르는지는 몰랐었다. 그 후로 나 역시도 속기사에 대해 궁금했다. 늘 제대로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을 찾는 내게 속기사는 도전해 보고 싶은 무척 매력적인 직업이었다.

자, 그럼 속기사로 먹고살기 전에 속기사가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자. 속기사는 현대판 사관이다. 후대에 기록을 전해야 하는 사명을 이어가는 직업이 바로 속기사이다. 속기사라는 단어에서 주는 어감이 기술이 발전하면 곧 사라질 직업 같은 느낌을 주지만 기록물 관리법이 강화되면서 국가뿐만 아니라 더 많은 분야에서 기록물들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속기사가 곧 사라질 직업이라는 생각은 접어두길 바란다.

<속기사로 먹고살기>는 2008년부터 문체부 정책브리핑 속기사로 일한 베테랑 속기사이자 현재는 '10인의 속기, 녹취 사무소'의 대표 이사인 저자가 이야기하는 속기사의 생생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을 일한 속기사가 쓴 책이라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직 속기사들의 솔직한 인터뷰 내용이 있어 속기사에 대해 꼼꼼하게 알아볼 수 있어 좋았다.


<속기사로 먹고살기>는 속기사에 대한 정의와 미래 전망부터 아는 사람만 알고 있는 속기사의 매력, 다양한 속기 분야와 속기사 입문과 공부하는 방법까지 속기사에 대한 A to Z에 대해 이야기한다. 속기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부족한 정보 때문에 시작해야 할지 확신이 없었던 사람, 막 속기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 제2의 직업 또는 일자리를 찾고 있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원하는 모든 궁금증을 알려 준다.

가보지 않은 길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 기술이 발전하면 속기사라는 직업이 당장 없어질 거라고들 하지만 현직 속기사가 말해주는 명쾌한 답변을 읽으며 역시 해보지 않은 채 어설프게 알고 있는 정보는 정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속기사로 먹고살기>를 읽으며 속기사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해결되고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속기사가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특히 정부 기록물을 책임지는 문체부 속기사나 국회 속기사 뿐만 아니라 법원과 검찰 속기사, 성폭력 통합지원센터에서 피해자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경찰 속기사, 지방의회 속기사, 공기업과 위원회 속기사, 자막방송 속기사, 학습지원 속기사, 속기 특기병, 군무원 속기사 등 한두 곳이 아닌 여러 곳에서 필요로 하고 있는 직업이었다.

그 분야를 알기 위해서 먼저 일한 선배들의 이야기만큼 정확한 것이 있을까. 속기사처럼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지 않은 직업의 경우는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속기사로 먹고살기>4장 분야별 선배들 인터뷰는 예비 속기사들의 원하는 답을 정확하게 알려준다. 속기사들의 인터뷰가 한 곳이 아니라 문체부, 법원, 자막방송 등 모든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직 속기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알려주려는 저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속기사가 궁금한 사람들은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가장 먼저 알고 싶어 할 것이다. <속기사로 먹고살기>는 어떤 과정을 통해 속기사로 입문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속기사로 일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한글 속기 자격증 뿐만 아니라 수사 속기나 디지털 속기 등 여러 종류의 자격증을 소개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키보드 선택과 공부하는 방법, 면접 노하우까지 입문자들이 원하는 기본 정보를 읽을 수 있다.

<속기사로 먹고살기>에는 속기사에 대한 정보와 저자의 속기사 일기가 함께 마치 한 권 속의 두 개의 책처럼 구성되어 있다. 현재는 속기사 사무소의 대표이사지만 어떻게 속기사를 시작했고 어떤 힘든 과정을 겪었는지에 대한 저자의 일기는 속기 공부를 하면서 힘든 과정을 보낼 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겪는 과정은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비슷하지 않을까. 이미 겪은 사람의 솔직한 이야기는 뒤에 따라가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될 거라 생각한다.

속기사, 낯설지만 분명 매력 있는 직업이다. 자격증 따는 것이 결코 쉽지 않지만 생각한 것 이상으로 여러 곳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넓은 속기사라는 직업은 사회가 기록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수록 그 수요가 늘어나는 직업임에는 틀림없다. 유망한 직업에 도전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는 없다. 나에게 잘 맞는 일로 먹고사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까. 속기사라는 숨겨진 보석 같은 직업으로 남은 인생을 먹고살고 싶다면 우선 <속기사로 먹고살기>부터 읽고 결정하길 바란다. 터닝포인트는 생각보다 쉽게 오기도 하지만 잡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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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 - 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인생 조언
우만란쟝 지음, 오하나 옮김 / 스마트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딱 한 달이 남았다. 365일 중 고작 31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생각은 3100개가 훌쩍 넘어버렸다. 한 해가 끝나고 새로운 해가 시작될 때는 누구나 이런저런 생각이 많을 것이다. 내가 올해를 잘 살아왔는가, 후회되거나 아쉬운 일은 어떤 게 있는지, 내년은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등 매일, 매시간, 매초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걱정하며 보내고 있다.

머릿속을 돌아다니는 수많은 생각들 중 도대체 답을 찾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이다. 내가 해 온 모든 선택이 바른 길이고, 내가 만난 모든 사람이 참 좋은 사람들이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우리는 10번의 선택 중에 고작 1~2개 정도만 만족할 뿐이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늘 상처받고 후회하면서 살고 있다. 가끔씩은 누가 정확한 정답을 좀 알려줬으면 싶다. 정답이 없다는 건 이미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나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전해주는 삶의 지혜를 배우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는 사는 게 힘든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하지만 어설픈 위로나 힘내라는 파이팅 따위를 외치지는 않는다. 스스로를 제대로 바라보고 각자에게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저자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 속의 이야기들 중에 어떤 것이 답을 줄지 스스로 찾아보길 바란다.


'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책이 묻는다. 나는 '네'라고 답했다. 지금 내가 하는 모든 것이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는 친절하게 이렇게 하면 된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조목 조목 분석하고 요약할 뿐이었다. 처음엔 도대체 이 책이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옛 선인의 지혜를 들려주는 우화집인지, 위로나 힐링을 주는 심리학 책인지 종잡을 수 없었다.

'착하기만 한 아이는 미래가 없다', '타인의 미담은 읽을수록 멍청해진다', '도리에 맞게 행동하다가는 패배자가 된다'등 제목만 읽어서는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의 시작은 의문이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어설픈 위로가 없는 직설적이고 단호한 저자의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다. 인생을 사는데 중요한 게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전혀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하는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는 힘내라고, 너는 할 수 있다고만 반복해서 외치지 않아서 좋았다.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가 있고 똑 부러지는 조언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요즘처럼 시간의 변화와 함께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해 보고 싶은 때는 위로보다는 아픈 곳을 건드려주고 치료해 줄 조언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책은 당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할 것이다.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을 더욱 유익하게 읽기 원한다면 각 장을 읽기 전에 책이 던지는 질문에 먼저 답을 해보길 바란다. '그토록 노력하는데, 왜 조금도 우수해 보이지 않을까?', '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나에게 상처 준 사람에게도 감사해야 할까?'등 삶에 대한 많은 질문이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기 전 먼저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본다면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가 들려주는 해답을 더욱 빨리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속의 많은 내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언어전달기술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다수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언어전달기술이며 인간의 언어전달능력은 일곱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최하위 단계인 독설, 두 번째는 빈정대는 말투, 세 번째는 끊임없이 자랑을 늘어놓은 것, 네 번째 단계는 침묵, 다섯 번째는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일삼는 아첨, 여섯 번째는 나라고 말하지 않은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언어전달능력의 가장 높은 경지는 상대방을 중심으로 하는 말속에 나를 집어넣은 것이다.

언어전달능력에 대한 단계를 읽으며 나의 말하는 습관을 생각해 봤다. 부끄럽게도 많은 기억 속에 나는 빈정대고 자랑을 늘어놓았고 침묵했었다.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에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조언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여러 태도에 대한 단계를 측정해 볼 수도 있다.

'<그걸 뭐 하려고?>라고 묻지 말자'라는 글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다. 단시간에 경제적 부를 거머쥔 사람들은 마치 인형처럼 누군가가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그걸 뭐 하려고?"라고 묻는다는 내용이다.
나 뮤지컬 배우고 싶어 - 그걸 배워서 뭐 하려고?
나 지금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는다 - 그걸 읽어서 뭐 하려고?
나 바흐 칠 줄 알아 - 그걸 쳐서 뭐 하려고?
나 멀구슬나무를 구분할 줄 알아 - 그걸 알라서 뭐 하려고?
이런 질문에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인생은 뭘 하려고만 사는 게 아니지 않는가! 우리가 무엇을 하기 위해 사는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배우고 싶어, 해보고 싶어를 말하던 입장에서 어느새 나 역시도 그걸 해서 뭐 하려고? 대답하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핑계만 대며 스스로 더 이상 뭘 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버린 내 모습이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 속의 글에서 보았다.

이야기 모음집인지, 심리학 책인지 종잡을 수 없었던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는 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었다. 읽기 전에 책이 물었다 '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내가 느낀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는 잘 살고 있는 것에 대한 답보다 '나'와 '지금'에 더 초점을 맞추며 읽게 되는 책이었다. 물론 책이 주는 조언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단지 옛이야기로만 읽고 덮을 수도 있다. 당신이 어떤 답을 찾을지 알 수 없지만 부디 지금보다 더 나은 삶과 인생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꺼지지 않는 등불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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