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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8
헤르만 헤세 지음, 박병덕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평점 :
책소개
헤르만 헤세의 1922년 작품으로 싯다르타(부처)의 생애를 소설화 했다. 동서양의 세계관,종교관을 자기 체험 속에 융화시킨 작품으로, 내면으로의 길을 지향하는 작가의 영혼이 투영되어 있다.
리뷰
1.
이 책의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다.
그러나 문장과 구절구절은 단순하지 않다.
이 책에는 지혜의 우물이 곳곳에 있다.
그곳에서 지혜와 신비라는 우물물을 길어 올리는 것은
각자에게 달려 있다.
어떤 이는 지루함과 지겨움을 길어 올리고
'뭐야 이거?'라고 외칠 수 있다.
또 어떤 이는 깊은 경외심과 세상과 사물에 대한
사랑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우물물을 길어 올릴지는 개인에게 달려있다.
들을 수 있는 귀와 볼 수 있는 눈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헤르만 헤세가 말하는 내면의 신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그런 것이 있기를 바랬다.
그러나 내게 보고 느낀 것은
아직도 불완전한 인식과
자아넘기의 어려움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또 하나를 느꼈다.
바로 내면에 숨어있는
그 무엇을 찾기 위한 여정의 지난함.
아직 나에게도 시간이 있을 것이다.
남은 시간동안 그 지난한 여정 속에서
그 무엇을 찾아 볼 생각이다.
그것이 불가능할지라도.
2.
고타마 싯다르타!
소설 속에서 고타마와 싯다르타는 분리된다.
이미 깨달은 자로서 많은 이들을 계도하고
속세를 떠난 것 같은 신비함을 풍기는
고타마와
세상 속에서 울고 웃으며,
힘들어하다가 뱃사공 바수데바의
도움으로 깨닫는 싯다르타로.
물론 싯다르타의 깨달음은
세상 속에서
고뇌와 어려움을 겪으며 이루어졌다는
측면에서 고타마와는 다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둘의 깨달음은
하나로 모아진다.
결국 중요한 건 우리 자신이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이다.
우리 자신과 세상의 아름다움, 신성함을 깨닫고
그들을 우리 안에 품는 것.
그럼으로써 우리 안의 신성을
느끼고 세상에 돌려 주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이 어렵고 지난한 길이
만물의 영장임을 자처하는 인간이
진짜 만물의 영장이 되게 하는 길이다.
*그렇지 않은 현세의 모습은
우리가 만물의 영장과는 거리가 먼
전형적인 동물임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3.
마음 속으로 외쳐본다.
'옴, 옴, 옴...'
만법이 귀속되는 글자를 떠올리며
세상에 향해 외쳐보겠다.
'나는 나를 품겠노라고,'
책 속에서
'자아 속에 흐르는 원천, 그것을
우리는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밖의 모든 것은 헛된 구도요, 우회요, 방황일 뿐이었다.'
'단 하나의 깨달음...
이 깨달음 앞에서 알고자 하는 것,
배운다는 것보다 더 경박한 적은 없다.'
'세상에서 나 싯다르타에 대하여서만큼
나 자신이 거의 알지 못한 물건도 없다.'
'의미와 본질은 사물의 뒤쪽 어디엔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 속에, 만물 속에 존재했다.'
'세계는 순간만다 완전한 것'
'지식은 전달할 수 있어도,
지혜는 전달할 수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