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슬픔과 기쁨 우리시대의 논리 19
정혜윤 지음 / 후마니타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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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 : 저는 늘 열심히 살아요. 늘 열심히 해요. 열심히 살지 않았던 적이 별로 없어요. 그때도 열심히 했어요. 그렇지만  파업은 되게 힘들었어요. 너무 열 받으니까 대형 새총을 바닥에 눕혀 놓고 헬기에 계속 쐈어요. 그다음부터 헬기가 너무 낮게는 날지 못하고 계속 최루액 던져요. 라면 끓여서 막 먹으려고 하는데, 최루액이 너구리 라면에 푹 빠지면 정말 열 받았어요. 용역 깡패도 무서웠고 경찰도 무서웠어요. 그리고 정말 슬펐던 것은 그 밤에 몰래 몇 백 명이 나가는 거였어요. 옆에서 자고 있다가 누가 나가면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잖아요. 자는 사람도 가는 사람도 서로 모르는 척하는 거예요. 게속 자는 척하는 거죠. "고생해라", "고생했다. 잘 가라." 이런 이야기는 못 하는 거죠.


[그의 슬픔과 기쁨, 정혜윤, 후마니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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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가 희망이다 - 손석춘 묻고 경제학자 유종일이 답하다 이슈북 6
유종일.손석춘 지음 / 알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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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12대 핵심정책 - 민주당 경제민주화특위


1. 기회균등 선발 제도

2. 재벌 범죄 근절

3. 재벌 기업의 계열사 출자 규제 및 지주회사 규제 강화

4. 재벌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근절

5. 중소기업 보호

6. 비정규직 문제 해결

7. 정리해고 제도 개혁

8. 노동조합 조직률과 단체협약 적용률 높이기

9. 금산분리 강화

10. 금융감독 개혁

11. 종업원 대표의 이사 추천권 도입

12.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 신설에 의한 부자 증세


박근혜는 경제민주화를 제일 중요한 공약이라고 내세웠다.


유종일 :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18대 대선 후보자들의 '10대 핵심공약'을 발표했는데, 거기 보면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호보 모두 10대 공약 중에 첫 번째 공약이 경제민주화, 이렇게 되어 있어요. 과거에는 경제민주화하고 상반되는 주장을 하고 정책을 펼쳤던 사람들도 이제는 너나없이 경제민주화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경제민주화가 희망이다, 유종일·손석춘, 알마]



경제민주화는 무엇인가. 유종일은 경제민주화를 자본주의를 하지 말자는 것, 넘어서자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유종일 : 많은 국민들이 자본주의가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있고 자본주의를 반대하면 빨갱이인 것처럼, 우리 국체를 부정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어요. 경제민주화라는 게 민주화라는 말 그대로 경제도 민주주의 하자는 거잖아요. 민民이 주인이 되도록 하자는 거죠. 자본주의라는 건 자본이 주인노릇 하는 거지요. 그게 아니고 민이, 사람이 주인이 돼야지 자본이 주인이 되면 말이 되겠습니까? 너무 당연한 얘기 아닙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대한민국 헌법을 보면 분명히 그렇게 돼 있어요. 대한민국 헌법 어느 구절에도 자본주의를 해야 된다, 대한민국은 자본이 주인이다, 이렇게 돼 있지 않습니다. 국민이 주인이라고 돼 있고요, 경제민주화해야 한다고 돼 있어요.


[경제민주화가 희망이다, 유종일·손석춘, 알마]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를 '무정란 정치'라고 했다. 알을 못하는 정치라는 것이다. 국민통합, 경제민주화, 복지, 어떤 것도 이루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http://joongang.joins.com/article/347/16419347.html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위원장은 <프레시안>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 대통령에게 경제민주화를 기대한 것은 과욕이었다, 국민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이상돈 교수는 박 대통령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에 보낸 기고문에서 박 정부를 ‘비리와 의혹을 계승한 샴쌍둥이 정권’, ‘숨만 붙어있는 식물정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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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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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해외로밍을 해두지 않아 그간 한 번도 켜보지 않았던 물건이었다. 바깥세상은 바깥에 놔두고 싶었다. 단 한 달만이라도 히말라야가 삶의 전부이기를 바랐다. 실은 해외로밍을 신청하는 법도 몰랐다. 낮잠을 대신할 소일거리가 필요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한국에 돌아가서야 꺼내봤을 것이다. 나는 3000미터 고지에 올라선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두기로 했다. 서부영화에 나오는 마을처럼 황량한 모래바람이 부는 거리와 마을 외곽에 듬성듬성 우거진 침엽수림과 '천국으로 가는 길', 꼭대기 분화구까지 내려다보이는 안나푸르나 2봉...


전원을 눌렀다. 남편의 평가를 빌리면, 대한민국에서 2천명이나 쓸가말까한 퇴물 폰의 작은 화면에 불이 들어왔다. 아들 얼굴이 깔린 바탕화면이 떴다. 동시에 전화벨이 울어대기 시작했다. 어찌나 놀랐던지 하마터면 전화기를 패대기쳐버릴 뻔했다. 손바닥에 뱀이 떨어졌다고 해도 그토록 질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보세요"하며 통화버튼을 누른 건 순전한 본능의 힘이었다.



"택뱁니다. 집에 계세요?"

기운이 쭉 빠진 나머지 목소리가 목 안으로 기어들어갔다.

"경비실에 놔두세요."

전화를 끊고 나자 버럭 화가 치밀었다. 손을 벌벌 떨며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신사에도 전화 좀 해봐. 나 해외로밍 하지도 않았는데 전화통화가 돼. 이것들이 사람을 봉으로 보나. 요청하지 않은 서비스를 자기들 맘대로..."

남편이 자다 깬 듯한 나른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자동로밍 됐겠지. 요새는 그래."

남편은 통화가 된 김에 묻는 건데, 별 일 없느냐고 덧붙였다. 대답 대신 '자동로밍'에 대해 왜 알려주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해외로밍을 해두지 않았으니 전화 걸지 말라고 말했을 때, 알려줬어야지. 남편의 답변은 이랬다.

"난 자동로밍이 되지 않게 했다는 말로 들었는데."

"그 택배기사도 좀 이상하잖아. 국제전화인 줄 알았을 거 아냐. 로밍 안내방송 나오잖아. 고객이 집에 있는지 확인하자고 비싼 요금 들여서 국제전화를 건단 말이야?"

"로밍요금은 전화를 받는 사람이 무는 거야. 그것도 몰랐어?"

내가 언제 외국에서 전화를 받아봤어야 알지. 전화를 끊었다.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 방황, 정유정,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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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건축가 구마 겐고 - 나의 매일은 숨 가쁜 세계일주
구마 겐고 지음, 민경욱 옮김, 임태희 감수 / 안그라픽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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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삶은 경주마의 삶이다. 일본의 건축가, '구마 겐고'가 한 말이다. 건축가가 경주마의 삶을 살기 시작한 건 오래된 일이 아니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모든 계기는 1997년, 스페인의 빌바오(Bilbao)라는 지방 도시에 프랭크 게리Frank Gehry라는 미국인 건축가가 설계한 빌바오구겐하임미술관이 지어진 것에서 비롯했다고 생각합니다.

그전에도 건축가는 샐러리맨 같이 규칙적인 생활과는 거리가 먼 뒤죽박죽인 일상을 보냈지만, 그 이후 소모적인 움직임이 많아졌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 배후에는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의 경제세계화라는 상황이 있습니다. 그 상황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건축 디자인의 방식이 빌바오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빌바오는 공업으로 번성한 큰 지방 도시로, 일본으로 치면 나고야에 가깝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작은 마을은 아니지만 관광 도시로서의 명성은 '제로'였습니다. 그런데 빌바오구겐하임미술관이 생기자마자 스페인뿐 아니라 전 세게에서 관광객이 모여드는 관광지로 바뀌어 단숨에 세계적으로 눈길을 끈 겁니다. 건축가 사이에서는 그것을 '빌바오현상'이라고 부릅니다. 빌바오현상은 '건축이 아이콘이 되어 도시를 구한다'는 새로운 이야기입니다.

1990년대 후반은 세계적으로 20세기형 공업사회가 붕괴하고 그 대신 금융자본주의가 세계경제를 선도했습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금융자본주의도 부정적인 면이 두드러졌습니다. 그런 가운데 빌바오만은 건축의 힘으로 자본주의의 폐쇄성을 돌파할 수 있을 것 같은 흥분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 뒤 전 세계의 도시가 '우리도 빌바오가 되고 싶다'는 야심을 갖게 됐습니다.


[나, 건축가 구마 겐고, 구마 겐고, 민경욱 옮김, 안그라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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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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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별로 감흥 없던 책

이 책도 그렇고, 실비아 플라스의 <벨자>도 그렇고 재미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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