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책은 초록 형광 대신, 분홍 형광색이다. 


나는 오랫동안 무라카미 하루키를 대단치 않은 작가라 생각해 왔는데, 그건 내가 읽은 그의 책들에서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던 탓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읽은 책은 그가 처음으로 쓴 작품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였고, 그 다음으로 읽은 책들은 <밤의 거미원숭이>와 그리스와 터키 여행기 <우천염천>이었다. 그것은 그가 다른 나라에 출판하기를 원치 않거나, 별다른 힘을 기울여 쓰지 않은 가벼운 글들이었다. 이들 책들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릴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 대한 질문 하나만 더 드릴게요. 이 책에는 일종의 대칭적 균형, 형식적인 특질, 그리고 <태엽 감는 새> 같은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는 해결의 느낌이 있습니다. 소설의 기능과 구조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이 어떤 시점에선가 바뀌었나요?

무리카미 하루키 네, 그렇습니다. 제가 쓴 책 첫 두 권은 일본 바깥에서 출판되지 않았어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9)와 <1973년의 핀볼>(1980)을 가리킴. 우리나라에서는 출간되었다. yoon) 제가 원하지 않았지요. 그 책들은 미성숙한 책들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리 훌륭한 책이 아니에요. 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빈약하지요.


<작가란 무엇인가, 권승혁·김진아 옮김, 다른>

그러나 그의 장편과 단편 소설을 읽으며 그런 내 생각을 바꾸게 되었는데, 장편소설은 <1Q84>이고, 단편소설집은 <도쿄 기담집>이었다. 이 소설들은 아주 잘 짜여 있었다. <도쿄 기담집>에는 다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우연 여행자

하나레이 해변

어디가 됐든 그것이 발견될 것 같은 장소에

날마다 이동하는 콩팥 모양의 돌

시나가와 원숭이


이 가운데, <시나가와 원숭이> 빼고는 네 편 모두 괜찮았고, <우연 여행자>와 <하나레이 해변>이 좀 더 마음에 들었다. 그의 다른 단편집도 찾게 될 거 같다.


그 화요일 아침, 그는 여느 때처럼 서점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찰스 디킨스의 <황폐한 집>. 한참 전에 읽어본 책이지만 서점 진열대에서 발견하자 다시 읽고 싶어졌다. 재미있었다는 기억은 선명한데 줄거리가 제대로 생각나지 않았다. 찰스 디킨스는 그가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었다. 디킨스를 읽는 동안에는 다른 일들을 거의 다 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첫 페이지부터 이야기에 완전히 마음을 빼앗겼다.

무라카미 하루키, <우연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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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테라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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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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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창작노트 - 양장본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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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장미의 이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찾아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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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없는 사람
커트 보니것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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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보네거트 책 중 가장 재미있는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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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축복이 있기를, 닥터 키보키언
커트 보네거트 지음, 김한영 옮김, 이강훈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재미있다. 그의 다른 책을 또 찾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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