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데모크라시 - 소셜 네트워크 세대는 민주주의를 어떻게 바꾸는가
제러드 듀발 지음, 이선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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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있는 싱크탱크인 데모스(Demos) 소속 연구원인 제러드 듀발의 소위 웹 2.0 기반의 우리 세대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에 대한 예측과 평가를 담은 책 ‘넥스트 데모크라시’를 어렵게 구해 읽었습니다. 어렵다는 표현은 어쩌면 짐작하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현재 절판된 상태입니다. 다만 출판사가 민음사이니 어쩌면 재간행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2000년대 이후 전세계의 웹 기반이 눈부시도록 발전하면서 오늘날 민주주의가 과연 어떤 식으로 변화되고, 민주주주의의 토대인 시민들도 또 어떻게 바뀌게 될런지에 대한 여러 연구가 있어 왔습니다. 저역시 관심을 갖고 보고 있는데요. 만연한 양비론과 정치 불신이 더 심각해질 것인가 아니면 시민들의 좀 더 직접적인 정치 참여가 원할해지면서 민주주의가 가치 측면에서 건실해질 것이다 라는 서로 구분되는 예측들이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자본주의적 고도화와 발달된 인터넷과 망으로 인해 시민들이 더욱더 현실 정치와 멀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했는데요. 근래 유튜브에 대한 많은 참여와 활성화 각종 SNS 등이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더 정치에 대한 관심을 유발시키지 않았나 평가를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자인 듀발의 미국의 현실은 우리와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오늘날 웹 기반의 보편적인 상황이 민주주의에 있어서 나쁘지 많은 않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몇년 전,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들이닥쳤던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뉴올리언스를 비롯한 여러 지역이 수몰로 인한 재산피해와 적지 않은 인명 피해를 겪은 것을 잘 아실겁니다. 늑장 대응으로 비판 받았던 조지 W. 부시와 해당 업무에 전혀 연계가 없던 인사를 연방 재난 관리청 청장으로 마이클 브라운을 앉힌 것과 당시 이라크 전쟁 등으로 주 방위군을 비롯한 군대가 제대로 투입되지 못해 사설 보안 회사 인력들이 현지 치안을 담당해 많은 무리수를 두었던 것도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와중에서도 현지 주민들의 적극적인 복구 참여와 시 당국과 주 정부를 통해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대중의 민주주의 참여를 촉구하는 단체인 ‘아메리카스피크스’와 함께 실시간 직접 투표와 집계가 가능한 기기를 도입해 이를 이용한 것은 민주주의 정치 참여의 새로운 일례가 되었습니다. 저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한 사실인데요. 뒤이어 오픈 소스 형태로 커널을 공개해 핀란드의 대학생이었던 리누스 토르발스가 ‘리눅스’를 만들어 오늘날 웹 기반의 원조가 되었던 것 또한 이러한 시민들의 참여에 대한 신선한 계기의 기반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일종의 온라인 혁신에 관한 부분이 제법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이 부분에 관심 있는 분들은 꽤 흥미로우실 것 같습니다.

현재는 이러한 웹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실 정치 참여는 주로 기후 변화와 관련된 주제로 이뤄지고 있는데요. 미국이나 유럽의 풀뿌리 민주주의 단체들은 트럼프의 거부로 촉발된 기후 협약 무산에 대해 우려와 그에 대한 대책 등을 웹 상에서 활발히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직은 전반적인 정치 참여 측면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지난 2003년 대선에서 하워드 딘 캠프가 성공적으로 선보였던 웹 민주주의 라든지 투명성과 열린 정치 참여를 기조로 개인 블로거와 소규모 언론 사이트,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하고 있는 여러 활동등에 듀발은 상세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 벌이고 있는 이런 현실 정치 참여가 감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겠죠.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시민들의 웹 기반의 적극적 정치 참여가 투표율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심각한 정치 불신에 매몰되지 않고 건실한 민주주의를 위한 토대가 되기를 바라는 희망 때문일겁니다.

끝으로 이 책의 책장을 넘기면서 과연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하는 고민을 해봤습니다. 촛불 민주주의로 부패한 정치를 종식시켰던 우리 시민들이 이러한 단일된 행동에 SNS가 큰 역할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겠죠. 다만 아직도 정치 권력이 온라인을 통해 개입한 전력이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측면이 있어서 대중들의 판단이 아직 호불호가 있는 듯 합니다. 정치 권력이 이러한 식으로 개입한 전력은 앞으로 우리나라 웹 기반의 현실 정치 참여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단은 희망을 갖고 보는 것이 중요하겠죠. 웹 2.0 기반의 민주주의가 널리 많은 시민들에게 민주주의 2.0으로 진화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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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국 민주주의론 - 일본은 미국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치다 타츠루.시라이 사토시 지음, 정선태 옮김 / 모요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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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대표적인 자유주의 사상가인 우치다 다쓰루와 얼마전 한국에서 ‘영속패전론’으로 큰 관심을 끈 시라이 사토시가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생각을 서로 대담으로 교환해 나온 글이 바로 이 ‘속국 민주주의론’입니다. 제가 일본어 검색이 수월하지 못해 일본 포탈에서 검색을 못했지만 추측하기로는 2016년경에 먼저 일본에서 출간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책 말미에 실린 우츠다 다쓰루의 후기가 2016년으로 나와있어 짐작을 해봤습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지레짐작으로 샌프란시스코 강화 체제라고 불리우는 소위 ‘전후 체제’와 그 정치적 배경이 되었던 뿌리깊은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비판으로 여겨졌는데요. 미국을 종주국으로 자신을 속국으로 표현한 제목도 그렇고 이 주제가 과연 어떤 식으로 귀결될지 참으로 기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완독하고 나니 본글의 의미 중 절반 정도는 진행 방향이 상이하다고 봐야겠습니다.

글은 전체적으로 총 5장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5장이 일종의 결론과 제언으로 파악되니, 앞의 4개의 장이 주요한 내용들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시 더 들어가면 앞의 1장과 2장이 현재 일본 정치에 대한 분석과 비판, 3장과 4장은 오늘날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일본인들과 일본사회에 대한 분석입니다.

그래서 여기에 논하고 있는 아베와 그 자민당 정권에 대한 비판은 대체로 ‘전후체제’를 부정하면서 일본의 국격이 크게 훼손당했다는 평가와 함께 ‘역사수정주의’를 수술칼로 삼아 일본을 크게 수술대에 올려놓고 있는 것을 침착한 논조로 비판학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인에 의한 입장에서 이러한 아베의 정치적 수단이 오로지 미국에 크게 기대고 있는 부분으로 그동안 역대 일본 정권과 정치권이 미국에 쓴소리를 하지 못하고 일종의 ‘예스맨’ 과 같은 행동을 보여왔다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얼마전에 있었던 집단 안보 개념에 대한 인식 변화와 헌법 개정 논의 등과 같은 부분에서 아미티지와 나이와 같은 저팬 핸들러들에 의해 미국의 이익에 동조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고 보고 있더군요. 이러한 과정을 통한 일본의 보통 국가화가 일정 부분 미국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이 두 우치다와 시라이 두 사람이 동시에 동의하는 것은 사뭇 공감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결론적으로 아베의 이러한 일본의 국가정치적 행보가 자신이 원하는 일본의 국격에 완전히 부합되는 것이겠죠. 종전 체제를 부정하고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무력화 시키려다가 미국의 압력 때문에 바로 철회해야만 했지만 기저에 깔려 있는 인식이 어떤지는 충분히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 두 사람은 이러한 일본의 행보를 미국의 손아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것으로 비판하고 있는데요. 저같은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아베의 이익과 미국의 요구가 서로 교집합이 아닌가 여겨지는데, 일단 두 사람은 세계에 공인되는 주권 국가가 미국의 종속된 형태임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하는 듯 보였습니다.

글과는 약간 논외로 ‘저팬 팬들로’로 유명한 리처드 아미티지와 조셉 나이가 일본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훈장을 수여 받았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습니다. 속된 말로 뭔가 짜고치는 고스톱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그동안 일본 정치권이 미국의 손아귀에 놓여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일례라고 여겨지더군요.

다만, 대담의 일부 중에 과거 같은 일본의 식민지에 처해있던 대만의 사례를 들어 우치다는 ‘의도적으로 일본의 영향력을 지우려 했던 한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요. 아직도 대만의 많은 이들이 일본어를 유창하게 사용하고 일본을 동경하고 있다는 식으로 일본 제국 시절의 식민지 시대의 유산이 국가마다 다르다는 평가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우선적으로 전제되어야 할 것은 민족 스스로의 의지 없이 식민지 상태에 처해 일본인들 스스로 성스러운 전쟁이라 여겼던 참혹한 시기에 2000만명에 이르는 무고한 희생자를 낳은 것은 무슨 말로도 용납할 수 없는 것이죠. 나쁜 식민지 통치, 더 나쁜 식민지 통치 등으로 개별 평가해야 된다는 식의 일본 내부의 주장은 역사를 기만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물론 조선에 의한 식민지 통치를 어찌됐든 근대화의 초석이 되지 않았나 하는 식의 주장에는 따끔한 일침을 하고는 있더군요. 여기서 일본의 문제는 우익이나 일반 국민이나 할 것 없이 일본에 의한 가혹한 식민지 통치에 대해 일관된 관점이 없이 사소한 부분을 일일이 거론하며 그것을 부정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겠죠. 고도의 민주주의화 된 선진국이라는 일본이 이러한 역사적 모순에 빠져있다는 것은 실로 이웃 국가의 국민으로서 개탄할 만합니다. 이런 것들을 개인의 사상의 자유라고 옹호하는 것은 더욱더 제정신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일전에 아베는 “침략의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져 있지 않다. 나라와 나라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라고 말한 것처럼 인식의 행태가 어떠한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본이 현재 미국의 정치적 속국임을 인정하고 그것을 비판하고 정상적인 주권 국가가 되기 이전에 그러한 이익추구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일본 정치권이 교묘하게 이에 영합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일본 국민 스스로 좀 정상적이고 이성적인 정치인을 고를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현재 일본이 일본인들 스스로 자기혐오주의와 반지성주의에 너무 매몰되어 있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듯 합니다. 젊은이들이 소비주의에 빠져있고, 대학내의 학력 저하 문제, 노인들의 유치주의 등과 같은 사회 곳곳에 이러한 문제들이 있어 이것을 먼저 해결해야 된다고 여깁니다. 그에 대한 해결방안이 5장에 논의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국가가 국민들을 위해 독립적이고 주권의 실질적인 현실화는 지식인이라고 할 것 없이 모든 국민들이 원하는 일일 겁니다. 전후 ‘요시다 독트린’ 으로 비롯된 안보를 미국에 일임해 경제를 부흥해왔던 일본으로서는 그 동안의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일본은 아마 탄생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전쟁 특수가 일본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것은 부인해서는 안되죠. 오키나와의 희생을 바탕으로 본토인들이 안락을 누려왔다는 주장을 펼쳤던 다카하시 데쓰야처럼 이러한 것들을 외면하고 오로지 자신들의 국가적 위신에만 올인하는 것은 ‘전후의 일본’ 에게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역사 문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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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0년정도 된 모 의류 브랜드의 다이어리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데요. 아시다시피 요즘에는 시중에서 내지들을 구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런데 낮에 우연히 들러본 어느 초등학교 문구점 앞에서 뜻하지 않게 구하게 되었네요. 뭔가 휭재한 느낌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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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미래 - 데이비드 샴보 조지워싱턴대 교수.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데이비드 샴보 지음, 최지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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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중국과 관련해 출간된 글들 가운데에서 가장 관심있게 읽었던 ‘중국, 세계로 가다’의 저자 데이비드 샴보의 우리나라에 새로 번역 출간된 책을 접했습니다. 중국은 앞으로 ‘불완전한 강대국’에 위치할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샴보는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정치학자 이자 국제관계학자인데요. 그는 중국을 해석하는 방법과 관련해 자신의 주 분야 뿐만 아니라 사회 및 경제적 부분에서도 깊은 이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스스로가 미국에서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이기도 하겠지만 여기에 소개되어 있는 글에서도 특유의 통찰력을 찾아볼 수 있더군요.

지금도 그렇지만, 세계 학계에서 가까운 미래의 중국의 모습에 관련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우연히 아닐겁니다.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그로 인한 베이징 발 경제 투자는 세계 경제 시스템에서 그만큼 중요해졌고 이러한 경제적 번영을 바탕으로 중국이 제한적일지라도 민주주의화가 되는 것이 또한 세계 안보에 큰 도움이 되리라 여기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러한 궁금증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샴보 교수는 몇가지 예측을 남겨놨습니다. 현재의 싱가포르 모델과 비슷한 준 민주주의, 경성 혹은 연성 권위주의체제, 최악이라고 봐도 무방한 신전체주의. 체제 등이 그러합니다.

현재의 중국 정치체제는 중국 공산당이 일종의 엘리트 독재 형태의 당이 국가를 통치하는 형태인데요. 여기서 ‘엘리트 독재’가 정확히 맞는 표현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약간의 저의 식으로 공산당 기득권 독재를 순화한 표현이라고 밝히고 싶군요. 이 일당독재 정치체제가 그동안의 높은 성과로 나타난 경제 성장이 뒷받침 하지 않으면 중국 인민들의 정치 민주화와 자유주의 요구가 빗발칠 가능성이 있어 중국 정치권이 경제 발전에 사활을 거는 이유일 겁니다. 물론 현재로서는 공산당이 요구하는 여러 규칙과 사회 제도에 대해 현재까지는 중국인들이 대부분 수용하고 있는 편인데요. 더 내면을 들어가보면 이미 사회 모순이 심각한 수준이고 특히나 빈부 격차, 도농 격차, 지도층의 부패 문제 등이 어떠한 식으로든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봐야겠습니다.

이런 지속적인 경제 발전 논의에서도 시스템상, 중국의 은행들은 거의 국유화되어 있고, 금융 제도 전반의 비개방적인 측면, 무역과 관련해 수출 분야에 대한 1차 가공 수출에 기여를 받고 있는 측면은 샴보 교수 또한 문제점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러한 경제 성장의 불확실성이 앞으로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행보와 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중국 정치권은 이미 싱가포르 모델과 같은 준 민주주의 모델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장기 집권의 틀을 닦은 시진핑 국가 주석 또한 그 자신이 강력한 반 자유주의자이며 강한 공산당에 의한 통치를 신념으로 갖고 있어 경성이나 연성 권의주의 체제로의 답습이거나 아니면 최악으로 신 전체주의적 입장으로 선회할 수도 있는데요. 이러한 가능성들의 전제 조건은 앞으로 경제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아주 간단히 말씀 드리면, 중국 사회 내부의 심각한 모순들을 공산당이 경제 발전이라는 반대 급부로 틀어막고 있는데요. 이것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책을 읽다가 한가지 씁쓸한 생각이 든 것은, 얼마전에 있었던 한중간의 사드 배치 갈등을 논외로 하더라도 베이징이 보는 서울은 그래도 ‘한국은 순종적이다’ 라고 보는 평가였습니다. 이는 1980년대 이후부터 더이상 고분고분 하지 않는 북쪽의 ‘평양’에 대한 반대되는 표현으로 여겨지기는 하는데요. 중국이 우리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더군요. 사실 샴보 교수의 판단이 아니더라도 많은 학자들이 우리가 중국에 할말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고 여기는 듯 했습니다.

끝으로 이것을 현실주의적 입장이라고 평가해야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자 역시 중국이 주도한 여러 영토 문제로 인한 긴장 고조로 ‘무조건 전쟁이 없다’는 다수의 예측에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주 국제정치학에서 말하는 기본적인 측면에서 국제 정치가 말 그대로 무정부상태라면 아무리 효과적인 대화와 물밑 교섭들이 행해진다 하더라도 사소한 갈등이 큰 전화로 번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미중 간의 경제적 협력 내지는 서로간의 밀접한 이해관계로 인해 심각한 양국간의 심각한 전쟁 상황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요. 미중간의 전략적 불신, 미국이 갖고 있는 비대칭 동맹들에 의한 연루의 문제, 어느 지역 내의 패권국 출현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역외 균형 (offshore balancing) 전략 등 저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걸려 있는 문제에 강대국이 어떠한 선택을 하리라는 것에는 오늘날 어느정도 자명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러한 미래의 예측들에 사소하지 않고 신중히 접근해 대응하는 것이 바로 국제정치학과 외교학이 있는 것이 아닌가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개인적으로 사소한 조언을 드리자면, 앞으로 미중 관계에 대한 좀 더 심도 있는 이해를 바라신다면, 주재우 선생의 “한국인을 위한 미중 관계사”, 피터 나바로의 ‘웅크린 호랑이’ 데이비드 샴보의 ‘중국, 세계로 가다’ 와 민신 페이의 ‘불확실한 중국의 미래’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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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중국의 길을 묻다 - 전 세계 싱크탱크가 본 중국 중국전략보고 시리즈 2
먼훙화 외 엮음, 성균중국연구소 옮김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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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성균중국연구소와 중공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인 먼홍화를 비롯한 중국 측 학자들이 ‘중국전략보고 시리즈’로 출간하는 2번째 모음집입니다. 일전에 첫번째 발간물인 ‘중국의 매력 국가 만들기’도 마찬가지로 성균중국연구소에서 맡았는데요. 앞으로도 꾸준하게 연간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성균관대 중국연구소는 제가 깊이 존경하는 이희옥 선생이 소장으로 계신대요. 근래 서울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가 이웃나라들인 일본과 중국과 관련된 학문적 성과의 글들을 꾸준히 출판하고 있어서 왠지 모르게 저도 크게 고무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연구지원에 학교 측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음 하는 바람입니다.

여기에 소개되어 있는 학자들은 저 역시 여러 연구서들을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이름들이 있는데요. 얼마전에 제가 리뷰했던 데이비드 샴보, 데이비트 램튼, 에버리 골드스타인, 조너선 홀스래그 등이 이들입니다. 이 책의 특징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첫번째로는 그동안 잘 소개되지 않은 남미와 아프리카와 관련된 중국의 지역 전략 소개와 둘째로, 중국의 대국화와 국력에 걸맞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인정 받으려는 근래의 외교정치학적 분위기에 다소 비판적이고 어떤 부분은 미국 입장의 이해적인 측면으로 중국에서 출판되었다는 점, 세번째로는 요즘 한창 뜨거운 감자인 중국의 남중국해의 사실상 내해화 그 영유권 주장에 대한 아주 명확한 인과와 진행과정을 상세히 서술한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중국연구센터장이자 법학교수인 자크 다이지에의 글이 포함되었다는 점입니다. 저는 마지막 ‘남중국해’와 관련된 글 하나 만으로도 이 책을 꼭 읽어야만 되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전부터 매번 써먹고 있는 존 미어샤이머의 주장처럼 앞으로 미중간의 직접적인 무력을 동원한 전쟁이 꼭 발생할 것이라고 여기지는 않습니다만 대두하고 있는 중국이 과연 지역패권국으로서 한계로 스스로 제한을 가할 것인가 아니면 세계 패권에 대한 미국에 도전으로 한걸음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있습니다. 중국은 현재 국제체제의 현실타파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소위 IMF체제를 비롯한 국제 정치 경제 시스템에 자신들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그동안 많은 정치 인사들이 이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여기에 미국과는 전략적 불신까지 동반되어 앞으로 미중간의 관계가 예측하지 못할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한데요. 남중국해와 센카쿠/댜오위다오 문제도 그렇지만 대만의 문제는 이것이 잘못될 경우 발화가 어떤식으로 귀결될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습니다. 즉,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하려는 중국의 시도가 위의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물론 미국과 중국은 세계 경제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양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세계 경제가 위협에 처할 정도로 현재까지는 매우 중요한 관계인데요. 채권과 외환보유고, 중국에 의한 미국 투자 등 돈으로 서로 연관되어 있는 부분은 서로가 물리적인 대립에 이르는 길을 주저하게 만드는 방편이 될 수도 있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중국 내부의 불만과 이를 달래기위한 방편으로 민족주의적이고 비타협적인 수단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중 양국이 서로 선을 넘게 되는 정치외교적 행위들을 자제해야만 하고 특히 미국으로 하여금 중국 봉쇄에 나서게 해서는 안되겠죠. 특히 키신저도 일전에 밝혔습니다만, 미국이 중국 봉쇄에 나서게 된다면 동맹이나 우호국으로 엮여있는 많은 국가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동참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이것이 큰 위험요소라고 보고 있죠. 중국 공산당이 과연 자제력을 발휘할 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될 문제겠죠

앞서 설멍해드린대로 자크 다이지에 교수가 쓴 중국의 남중국해애 대한 주권 요구와 관련된 부분은 최근에 필리핀이 국제상설재판소에 제소한 문제가 중국측이 거부하면서 잠시 소강상태에 있습니다. 이 남중국해 문제는 멀리 보면 중국과 인도의 관계에 다소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고, 전체적인 그림에서는 미국과의 관계 악화에 원인이 될 듯 한데요. 2011년까지는 중국 측이 다소 완환된 입장을 보이고 있고, 얼마간은 이 해역내의 자원 공동 개발건과 관련하여 다국적 기업과 협력하겠다는 다소 전환된 입장을 보이고는 있지만 이 지역내의 아세안 국가들과의 회담에서 최종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친중국 국가인 캄보디아가 아세안 회의에서 중국의 입장으로 선회한 이후에 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특히 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통일되고 일관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사실상 미국의 기대어 해결하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베트남과 필리핀이 이에 속하는데요. 이에 다이지에 교수는 중국 측의 이러한 주장이 꽤 일관되어 왔고, 특히나 역사 사료들까지 수집 정리해 그것을 영유권 근거의 자료로 삼고 있어 단순히 국력의 차이의 문제가 아니라 각기 동일하게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베트남과 필리핀 등의 일관되지 못한 입장, 한발 물러서 있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확실히 자신들의 통일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의 명백한 한계라고 보여집니다. 중국 측이 주장하고 있는 영유권 문제는 국제법상으로 봤을 때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앞으로 이 지역의 미래는 자유 항해의 권리를 요구하는 미국의 압력이 어떤 식으로 발휘될지와 아세안 국가들의 통일된 입장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결코 물러서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얼마전 시진핑 정부는 이 남중국해가 중국의 ‘핵심적 이익’이라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더욱이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이 핵심적 이익을 가지고 타협하거나 물러설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앞으로 결과를 주시해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처럼 필자로 참여한 중국의 학자도 앞으로 중국이 연관된 국제 관계에서 소위 ‘국가민족주의’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고 중국 국민들 또한 그러한 요구가 끝없이 있어왔기에 사실 외부 요인보다 내부의 이러한 요구를 얼마나 관리할 수 있을지가 더 큰 문제가 아닌가 생각해보는데요. 여기에는 지난 아편전쟁으로 인한 서구의 침탈로 비롯된 민족적 굴욕에 2차대전 당시 일본에게 무참히 당했던 역사가 배타적 민족주의의 연원이 되고 있는데 사실 수정주의적 입장에 선회하고 있는 일본의 국제사회의 분위기와는 다른 후퇴적 행태가 맞물려 더 문제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더 대두하게 될 내부의 중국 민족주의에 관한 연구가 좀 더 이뤄져야 하고 중국이 미국의 경제를 추월하게 되리라 여겨지는 2023년 이전에 이러한 변화에 대한 세밀한 연구 또한 폭넓게 이어져야 하지 않나 하는 작은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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