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구조 대사전 - 수학 성적을 살리는 초등 수학의 모든 것
쓰보다 코조 지음, 유윤한 옮김 / 조선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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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어쩌다 어른 프로그램에서 황농문 교수님이 '몰입'에대해 이야기 하며 영어 학습 방법도 이야기 했다. 그 중 인상 깊었던 건 외현기억과 암묵기억 이다. 외현 기억은 의도적으로 하는 것, 암묵 기억은 무의식적으로 기억 되는 것이다. 언어는 의식이 아닌 자동으로 나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암묵 기억 인데 우리나라는 외현 기억만 발달 시키는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영어를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미국 5~6세 수준 아이들의 영어를 완벽하게 학습한 후 이어서 다음 단계의 뼈대를 붙혀 나가면 된다고 한다.

 

이 책 <수학의 구조 대사전>을 보면서 위와 같은 황농문 교수님의 학습 방식이 오버랩 되었다. 이 책은 '수학의 개념과 구조'를 다루고 있다. 초등 6년 동안 배우는 수학 교과서의 주요 내용을 다루고 있다.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누어 수와 연산, 측정, 도형, 규칙성과 문제 해결로 구성 되었다. 각각의 단원은 수학의 처음인 가장 기초에서 시작하여 점점 뼈대를 붙히며 난위도를 올려 사칙연산의 규칙, 여러 가지 도형의 특징, 서술형 문장제 문제의 해결 방법 등을 배운다.

예를들어, '수와 연산'을 알기 위해 '수의 체계'를 먼저 시작한다. 가장 기본 개념인 '수와 숫자'의 개념에서 시작하여 수의 크기를 나타내는 방법, 수의 단위와 종류, 소수, 배수, 분수로 확장 한다. 이어서 '수의 연산'을 통해 사칙연산의 규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나의 영역을 초1 수준의 수학 기초를 튼튼하게 만든 후 점점 심화과정의 단계로 올라가면서 수학의 개념과 구조를 완벽하게 이해하도록 하고 있어 <수학의 구조 대사전> 이라는 책 제목이 딱 맞는 책 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 '개념의 차이'를 통한 '개념의 구조'를 이해하는 과정을 가장 강조하고 있다. 도형의 공통점과 차이점 통한 도형의 특징, 계산식의 차이점 통한 계산의 의미와 구조, 풀이 과정을 쉽게 바꾸기 등등...

가장 기초 뼈대에 점점 살을 붙혀 나가는 방식으로 수학의 구조를 이해하도록 하여 기초를 튼튼히 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수학 사전 이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수학의 구조 대사전> 이다. 수학에 어려움이 있을 때 수시로 찾아 보면 된다. 가장 취약한 부분을 콕 찍어서 펼쳐도 되고, 각 영역별로 기초부터 학습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초를 튼튼히 하는 목적으로 펼쳐도 좋다. 기초에서 심화과정 까지 수학의 개념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다.

 

이 책은 장기 보관하기 좋을 만큼 종이의 재질도 무척 좋다. 내지는 약간 두꺼운 미색의 도화지이고, 사용된 칼라는 매우 고급지다. 원색도 아니고 파스텔도 아닌 혼합된 색을 사용했는데 보기에 편하게 되어 있다. 일반 사전처럼 깨알 구성이 아니라, 글자의 크기도 적당하고 매우 깔끔하게 편집 되어 전체적으로 보기 좋은 구성이 훌륭하다. 복잡한 수학식도 깔끔하게 되어 있어 눈의 피로함이 없다. 훌륭하게 편집된 구성은 여백의 미가 있는 것 처럼 보여서 답답하지 않아 마음에 든다.

 

오랫동안 교직에 계셨던 저자의 지식이 응축된 책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현장에서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이런 좋은 책이 나왔을 것이다. 저자도 저자만의 현장 경험을 이 책에 녹였다고 말하였다. 현장 경험이 녹아 있기에 아이들이 보기에 좋은 수학 사전이어서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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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를 찾아라 - 둘리와 함께 찾아가는 평창 올림픽과 강원도
박운음 그림, 스토리텔링연구소 <이야기는 힘이 세다> 글, 문주호 감수, 김수정 / 북캠퍼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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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계획을 세울 때 가장 많이 찾는 곳이 강원도 이다. 바다든 산이든 계곡이든 강원도는 아이들과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계획을 세울 때 아이와 상의하지는 않는다. 그냥 남편과 내가 결정해서 아이는 그냥 따라올 뿐이다. 이왕이면 아이도 함께 여행 계획에 참여하면 좋겠다 싶었는데, 아이 눈높이에 맞는 '강원도'를 소개하는 <둘리와 함께 찾아가는 평창 올림픽과 강원도 둘리를 찾아라>가 출간되어 무척 반갑다.

 

양장본으로 속지는 잡지와 같은 맨질맨질한 재질이고 빳빳해서 칼라도 선명하고 깨끗한 느낌이다. 이 책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겨울 스포츠, 해돋이, 댐과 호수, 하천과 계곡, 해안과 항구, 사찰, 해수용장과 석호, 강원도의 여름체험, 산, 강원도의 축제(1)&(2), 특산물과 향토 음식으로 크게 구성 되었다.

 

각각의 단원은 숨은그림찾기, 정보페이지로 다음과 같이 구성 되었다.

숨은그림 찾기: 책을 펼친 전면에 주제에 맞는 그림 속에 숨은그림이 있다. 그림 속에서 둘리 일행 찾기, 영어단어 찾기, 또다른 세 개의 그림 찾기로 구성되었다. 아쉬운건 영어단어 찾기가 정말 어렵다. 너무 너무 너~~무 작고 흐려서 정말 찾을 수 없다. 정답 페이지를 봐야만 한다는 사실...그리고 '겨울 스포츠와 평창 동계올림픽'의 영어단어 찾기는 편집 오류인지 찾아야 할 단어와 숨어있는 단어가 매치되지 않았다. 그래도 주제의 특징을 잘 나타낸 그림이어서 정보 이해에 도움이 된다.

 

정보페이지: 각 주제와 관련하여 실사와 함께 지식의 넒이를 확장하여 자세한 정보를 알려준다. 예를 들어 '해돋이' 단원 정보 페이지에서는 이와 관련되어 지구의 자전과 공전으로 지식을 확장한다. 촛대바위 뒤로 보이는 일출 실사가 무척 아름답다.

'댐과 호수' 단원에서는 댐은 왜 만들고 댐의 종류는 어떤 것이 있는지 호수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지식을 확장한다.

'겨울 스포츠와 평창 동계 올림픽' 단원에서는 겨울을 대표파는 스키와 동계올림픽의 종목, 역사 등의 정보가 있다.

'하천과 계곡' 단원에서는 하천과 계곡의 의미를 살펴보고 하천이 만드는 다양한 지형 등의 폭넓은 정보를 알려준다.

이런 지형이나 특징 이외에도 강원도의 유명한 래프팅, 동굴 같은 체험과 화천 산천어 축제, 대관령 눈꽃 축제, 강원도 특산물과 향토음식 등 강원도의 정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도 알려주어 매우 유익한 코너이다.

이렇게 강원도를 주제로 문화, 자연, 과학, 지리, 상식 까지 정보를 주어서 지식의 확장 효과를 준다. 또한, 둘리 일행 케릭터의 말풍선이 곳곳에 배치되어 보고 읽는 재미를 더한다.

 

책 마지막에는 본문과 연계된 교과연계표와 체험학습 보고서 양식이 있다. 교과와 연계표를 보고 관련된 강원도 여행지를 다녀 온 후 체험학습 보고서 양식을 오려서 사용하면 될 것 같다.

 

 

일단 둘리라는 친숙한 캐릭터 때문인지 초3 아들이 집중해서 본다. 정보 페이지는 대충 보기는 하지만 곳곳에 배치된 둘리 일행의 재미있는 말풍선은 모두 찾아 읽는다. 만화를 좋아하는 녀석이서 만화처럼 보는것 같다. 숨은그림 찾기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둘리는 찾으려고 그림을 뚫어져라 본다.

구성도 아이들이 보기에 매우 좋다. 친숙한 둘리 캐릭터와 깔끔한 이미지의 편집, 강원도의 아름다움을 잘 나타내는 실사 등이 흥미롭게 구성되어 멋진 책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강원도가 해돋이 명소로 유명하다고 소개하면서 그 이유와 함께 명소들의 지명이나 특징 등을 더한 설명이 있다면 더 좋겠다. 소양강댐에 대한 설명도 마찬가지 이다. 왜 강원도에 소양강댐을 만들었는지 지형적 이유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주제가 '강원도' 이야기인 만큼 강원도의 지형적, 환경적, 사회적 특징 등을 중심으로 다른 정보들을 소개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동계 올림픽의 종류가 어떤 것들이 있고, 지구의 공전이나 자전 등이 궁금해서 이 책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강원도가 왜? 해돋이로 유명하고, 댐이 만들어지고, 하천과 계곡이 많은지... 그리고 왜? 동계 올림픽 지역이 평창이어야만 하는지 등등...용어나 일반적인 지식 정보 보다는 "왜? 강원도여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중심으로 보여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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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말하는 호락호락 한국사 1 - 우주 탄생에서 고조선까지 초등 한국사 토론왕 1
문원림 지음, 이진호 그림, 이익주 감수 / 뭉치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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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아이들에게 역사를 옛이야기처럼 구수하게 풀어먹이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 한다. 어떻게 하면 어린 친구들이 우리 역사를 즐거운 수다로 받아들이며 두 눈을 반짝일지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보고 듣고 말하는 호락호락 한국사>가 탄생했다. 특히 어려운 용어는 쉽게 풀어서 주눅 들지 않게 하자라고 작가의 글에 밝혔다.

 

지루하고 어려운 역사를 아이들이 재미있는 이야기처럼 받아들이도록 하려는 저자의 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책이었다. 어쩜 이렇게 역사를 맛깔스럽게 풀어 냈는지 존경스럽다. 그 어려운 빅뱅 이론과 진화 이론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었고, 나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척추동물 선조라는 물고기는 뼈대 있는 집안으로 소개하고, 물과 육지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나온 개구리에게는 창의성의 달인이라며 치켜 세워 준다. 또 처음으로 돌을 들어 사냥을 했던 원시인에게 모두 일어서서 박수!! 라며 독자의 호응을 이끌기도 한다. 이외에도 재미있고 재치있는 표현들이 많아서 스토리에 더욱 집중이 되고 옛날 이야기처럼 흥미진진하게 빠져든다.

 

게다가 재미와 이해를 돕는 편집 및 구성도 너무 너무 탁월하고, 삽화와 실사도 알맞게 배치되어서 매우 마음에 든다.

 

<호락호락 한국사>는 모두 7권으로 출간되었는데 각 권마다 4장의 이야기를 실었다고 한다. 이 책은 그 첫번째 시리즈로 빅뱅 부터 고조선 까지 4장으로 나누어 이야기 한다. 각 장은 그 이야기를 가장 잘 전할 이야기꾼이 나와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1장 혼돈에서 세상이 시작됐어는 빅뱅에서 시작하여 지구 탄생과 정과 최초의 생명체인 박테리아 등장 그리고 인간의 탄생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이러한 역사 과정을 전할 이야기꾼이 '지구' 이다. 왜냐하면?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가 내 품 안에서 살고 있잖아?" 라고 이야기꾼 지구는 말한다.

 

2장 구석기인은 늠름한 사냥꾼이 되었지'돌'이 이야기꾼 이다. 여기서는 가장 늦게 태어난 초라한 인간이 어떻게 늠름한 사냥꾼이 되었는지 과정을 이야기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돌' 이다. "이 원시인 덕분에 돌을 도구로 사용하는 석기 시대가 열렸어. 친구들! 나, 돌이 역사의 대부분을 함께한 도구였다는 걸 잊지 말아 줘. 나도 인간과 함께 역사를 만든 것이 아주 뿌듯해!" 라고 돌 이야기꾼은 자화자찬 한다. 인간이 세상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던 건 돌을 사용하였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에 '돌'의 자화자찬은 당연하고 구석기 시대의 이야기꾼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인정하게 된다.

 

3장 신석기인은 씨앗의 비밀을 알게 됐어의 이야기꾼은 '씨앗'이다. 여기서는 '왜? 쪼그만 씨앗이 주이공일까? 신석기인들이 씨앗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신석기 혁명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농사가 시작 되었고 정착 생활을 하며 움집도 짓는 기술이 생긴 것이다. 이러하니 '씨앗'이 이야기꾼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걸 인정하게 된다.

 

4장 청동기인은 고조선을 세웠지의 이야꾼은 '청동검' 이다. 이 시대의 대표 유물은 고인돌과 청동검 이다. 그런데 왜? 청동검이 이야기꾼이 되었을까? 씨앗이 신석기 시대의 혁명이었다면 구리와 주석을 섞은 청동기는 이 시기의 혁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히 청동검이 이야기꾼으로 등장했을 것이다.

그런데 청동검 이야기꾼은....

"그런데 청동기 시대에 어울리는 이야기꾼인지는 모르겠어. 돌로 만든 칼과 내가 있는 곳에선 전쟁이 일어나고 사람이 죽었거든.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이야기를 들려줄게." 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각 장이 끝나면 '호락호락 토론방' 코너에서 그렇군과 딴지양 그리고 각 장의 주요 인물과 함께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열띤 토론을 펼친다. 이어서 '블로그' 코너에서는 그렇군 블로그와 딴지양 블로그를 통해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 하고 친구들이 댓글을 달아 다양한 의견을 볼 수 있다.

또한, '한눈에 쏘옥!' 코너에서 각 시대마다 꼭 기억해야할 것들을 정리하고, '그때 세계는?' 코너에서 세상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려 주어 한국사와 세계사가 연계되어 역사의 이해를 돕고 있다.

 

 

각 장의 이야기꾼들이 들려 주는 역사 이야기를 옛날 이야기처럼 재미있게 읽고, 그렇군과 딴지양의 티격태격 토론과 블로그 글을 보면서 본문의 내용을 생생하게 되살리고 사고의 깊이를 더하여 살아있는 역사를 배우는 느낌이다. 잘 짜여진 편집과 구성 그리고 저자의 훌륭한 역사 스토리가 더하여 진짜 재미있는 역사책을 만난것 같다.

 

어쩌다 어른 프로그램에서 설민석 선생님을 만나고 역사를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보고 듣고 말하는 호락호락 한국사>는 책이라는 매개체로 역사의 재미를 알려주었다고 생각해서 출판계의 설민석 샘이라고 말하고 싶다. 기회가되면 저자도 어쩌다 어른에 출연하시면 참 좋을 듯 싶다.

 

요즘 책들은 너무 잘 나와서 왜만한 역사서들이 재미있지만, 이 책이 최고인 듯 싶다. 역사를 전하는 저자의 맛깔난 스토리텔링이 그만큼 최고 였고, 책의 전체적인 구성 또한 너무 좋아서 한국 역사서로 초강추 한다. 만화책 처럼 무척 재미있게 읽은 <보고 듣고 말하는 호락호락 한국사> 시리즈로 한국사는 마스터 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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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번째 고양이 청소년 우수작품집 시리즈 2
이재복 지음, 이순영 그림, 최지혜 옮김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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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2017년 현재 만13세라고 한다. 선화예술중학교 2학년 피아노 전공 이다. 35개월에 처음으로 '행복' 이라는 시를 지었고, 이어서 동생과 함께 쓴 시집도 출간하고 동화집도 쓰고, 여러 권의 시집을 출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에 <13번째 고양이> 시집이 피아노 연주 음반과 함께 출간 되었다.

 

35개월에 처음 시를 썼다는 말에 놀라웠고, 이어서 여러 시집을 출간하고 국제바흐음악경연대회에서 피아노 은상을 수상했다는 것도 놀라웠는데, 이재복 학생의 피아노 연주 음반을 들으면서 시집을 읽는 내내 감탄사 연발 이다. 저자는 분명 천재임이 틀림없다. 시집도 훌륭한데 피아노 연주는 더욱 놀라웠다. 장차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될 재목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연주가 무척 훌륭했다.

 

출판사에서는 아래와 같이 이재복의 시를 소개하고 있다.

이재복의 시집에서는 게임, 꿈, 야채 등 일상의 것들이 시로 써져 새롭게 의미를 획득했다. 또한 이재복의 시를 읽다 보면 시인의 경험적 자아와 시적 자아의 사이에 거리가 느껴지지 않는다. 작품이 작가의 실제 감정과 일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모든 시들이 눈여겨 볼만하다.

 

 

나 또한 이 시집을 읽으면서 출판사의 소개글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13살 아이다운 시 였다. '아이다운 시'라고 말한 것은 유치해서가 아니다. 주변에 대한 관찰력과 뛰어난 호기심으로 사물을 보는 눈이 아이답지만 차원이 높았다. 시라는 틀에 갖혀서 미사어구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재복은 자신의 감정에 매우 충실했다. 책 소개글 처럼 작가의 실제 감정과 시어들이 일치하고 있다. 직선적이지만 뛰어난 관찰력과 호기심으로 사물을 보는 그의 시선이 무척 사랑스러웠다. 또한 그의 마음도 매우 이쁠거라는 생각이 드는 시들 이었다. 타고난 재능과 예쁜 마음이 있었기에 이런 멋진 시집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모든 시들이 정말 눈여겨 볼만하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상이지만, 작가가 느끼는 일상은 좀 더 차원이 달랐다. 작가의 뛰어난 감수성과 예민한 지적 호기심이 차원이 다른 일상을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사차원 꿈

 

 

사차원에 가는 꿈을 꾸었어요

우리같이 삼차원에 사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곳

마찬가지로 이차원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가 사는 삼차원을 이해할 수 없지

 

 

(중략)

 

어딜 가나 궁금증은 있잖아요

호기심이 있으니까 문명도 발전하는 거죠

아인슈타인은 호기심의 차원을 높인 사람

 

 

호기심이 없는 눈으로 보는 세상과

호기심이 있는 눈으로 보는 세상은 정말 달라요

똑같은 세상이 다르게 보이게 돼요

차원이 달라요

 

1부 꿈 연습에 있는 '사차원 꿈' 이다. 일차원 이차원 삼차원 사차원 까지 저자가 보는 차원은 달랐따. 저자도 너무 놀라서 사차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였지만, 그가 얼마나 호기심이 많은지 잘 보여주는 시 이다.

 

참 재미있는 시도 있다. 2부 언젠가 파트에 있는 '급식' 이다.

 

예술 학교라서 급식이 예술이야

제일 처음 먹어보았을 땐

눈물이 나왔어

양도 많고 맛도 있었어

합격을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초코 크림 케이크

그때 식단표를 아직도 가지고 있어

일 년 치 학교 식단표를 모으는 것이

올해 내 목표야

급식이 너무 맛있어서

식단표를 보고 있기만 해도

너무 행복하고 배가 불러

키까지 쑥쑥 크고 있어

동생도 우리 학교에 오면 좋겠어

 

이 시를 보고 선화예술학교가 급 궁금했다. 급식이 얼마나 맛있으면 이렇게 시집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걸까? 일 년 치 학교 식단표를 모으는 것이 올해 목표라는 저자의 작은 꿈이 너무 귀엽다.

 

3부 노을 파트에도 '예술 학교' 제목의 시가 있다.

 

학교를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온다

 

 

중학생이 되고부터는

인생이 급 힘들어졌어

 

 

학교도 16킬로미터나 더 멀어지고

아침에는 한 시간 반 더 일찍 일어나고

잘 때는 한 시간 반 더 늦게 자고

그래도 학교를 그만두고 싶지는 않아

 

예술 학교니까

예술도 학교도 그런 거니까

 

지극히 학생다운 고민이고 생각이다. 힘들지만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알 수 있고, 중학생이니까 학생의 본분을 지켜야 한다는 모범생 같은 생각도 엿 볼 수 있다.

 

이렇게 작가는 자신의 일상을 둘러 싼 소재들을 주제로 시를 썼다. 너무 직선적이어서 짧은 수필의 느낌도 나지만 그 속에는 작가의 사랑스러운 감수성도 풍부하게 느껴지는 소박한 시들 이다. 작가의 피아노 연주 음반을 들으며 이 시를 읽다 보면 그 소박함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이제 초 3인 아들녀석의 꿈 중에도 시인이 있다. 말로는 시인이 되겠다고 하지만 노력은 전혀 안하는 아주 평범한 아들이다. 자기 보다 형아인 이재복의 시를 읽으면서 어떤 자극을 받을지,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녀석이 시인의 꿈을 계속 갖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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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이 이루어지는 신기한 일기 독깨비 (책콩 어린이) 49
혼다 아리아케 지음, 김지연 옮김 / 책과콩나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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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 책의 저자 혼다 아리아케는 이렇게 말했다.

꿈과 희망은 머릿속으로 멍하니 생각만 해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종이에 써 보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그렇게 해 보면 가령 실패를 하더라도 다음에는 어떤 식으로 도전하면 될지 깨닫게 됩니다.

 

이 책 옮긴이 김지연 님이 말했다.

여러분에게도 무한한 가능성이 숨어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누구나 마법 일기장이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일기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마법이 일어날 수도 있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자, 용기를 내어 마법의 일기장을 펼쳐 보지 않겠습니까? 일기장을 펼치는 것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소원이 이루어지는 신기한 일기> 라는 제목을 보고 판타지 동화라고 생각했다. 일기장은 주인공 고헤이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것이다. 할머니가 "소원이 있으면 여기다 적으렴. 그러면 반드시 이루어진단다."라고 말하며 남긴 일기장이다.

그래서, 판타지라고 생각했다. 주인공이 원하는 걸 일기장에 적으면서 벌어지는 공상 이야기일거라고...

 

그런데, 이런 나의 생각은 완전히 어긋났다. 제목만 보고 판타지 일거라고 생각한 것은 고정관념이었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지극히 일상적인 동화 였다. 그런데 왜? 제목이 <소원이 이루어지는 신기한 일기> 일까?

 

앞서 말한 저자의 글과 옮긴이의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책이 전하려는 메세지는 감나무 밑에서 열매가 떨어지기를 가만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었다. 누구나 마법 일기장을 갖을 수는 있지만, 그 일기장을 어떻게 사용하는냐에 따라 마법은 일어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주인공 고헤이는 공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는 아주 평범한 초등 5학년 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청소를 하다가 우연히 1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가 주신 그림 일기장을 발견한다. 소원이 이루어 진다고 했지만, 고헤이는 알고 있다. "일기에는 희망 사항이 아니라 그날 있었던 일을 서야 한다."는 것을...

 

고헤이는 믿지 않는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두 가지 소원을 적었다.

불가능하다는 걸 알지만 할머니에게 미안한 마음에 1쪽에는 '할머니를 만나고 싶다.' , 2쪽에는 '한 번 더 이시하라를 만나고 싶다.' 라고 가능성 있는 일을 적었다. 얼마 전 이웃 도시로 이사 간 친구 이다. 3쪽은 '노조미호를 또 타고 싶다.'

 

그날 밤, 고헤이는 꿈 속에서 할머니를 만났고, 노조미호는 탈 예정이다. 4쪽은 '엄마 아빠가 화해했으면 좋겠다.'라고 적었는데 엄마 아빠가 급사이가 좋아지기까지 했다. 무더운 여름 입맛이 없던 고헤이는 5쪽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 라고 썼다. 이것 또한 이루어 진다.

 

고헤이는 무언가 굉장한 일이 벌어진 기분이다. 이번에는 어떤 소원을 적을까 생각한다. 여름방학 숙제를 하루에 끝내고 싶다. 용돈을 더 많이 받고 싶다. 빨리 10미터 헤엄을 치고 싶다 등등....

하지만, 고헤이는 생각한다. "내 힘으로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나중에 힘들어질 게 뻔하다." 라고...

 

고헤이는 별명은 맥주병이다. 그래서 6쪽에 적었다. '나는 수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라고...

일기장에 썼지만, 아직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고헤이는 허풍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연습을 한다.

그리고...

'나는 수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라고 굵게 덧씌운 후 '내 별명은 파워 맥주병이다.' 라고 썼다.

 

이어서 고헤이는 일기장에 원하는 것들을 하나씩 추가로 적어 나간다.

7쪽. 깜짝 놀라서 입이 쩍 벌어지는 일을 겪었다.

8쪽. 아저씨는 8월 22일 고향으로 돌아갔다.

9쪽. 나는 어린 왕자를 8월 22일까지 다 읽고 그 다음 날 독후감을 썼다.

10쪽. 나는 8월 31일 이시하라를 만나러 갔다. 그리고 이시하라에게 꽃과 모자를 건네주었다.

 

고헤이가 일기에 쓴 것들은 아주 불가능한 것들이 아니다. 노력이 필요한 가능한 것들이다. 할머니의 말대로 정말 소원이 이루어지는 일기라고 생각했다면 불가능한 것들을 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고헤이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책 속 다음 글을 통해 고헤이의 생각을 알 수 있다.

 

행운을 기대하는 내용을 쓰는 건 뭐랄까, 떳떳하지 못한 느낌이 든다. 엄마가 자주 쓰는 표현을 빌리자면, '비열한' 행동인 것이다.

 

고헤이는 일기장에 이루고 싶은 소원들을 적었고,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 용기를 내고 열심히 노력했다. 그리고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감 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바라지만 않은 것이다. 고헤이 스스로 노력으로 진짜 일기장은 진짜 소원이 이루어지는 일기장이 된 것 이다.

 

고헤이는 지진 피혜로 가족과 떨어져 주민센터에서 보내는 아저씨를 우연히 알게 된다. 고헤이는 아저씨에게 말한다.

"이건 마법의 일기 예요. 뭐든지 쓰기만 하면 다 이루어지거든요. 아저씨 소원도 적어 줄게요."

"대신 소원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원해야 해요."

그러고는 '아저씨는 8월 22일에 고향에 돌아갔다.' 라고 썼다.

 

왜? '돌아간다' 가 아니고 '돌아갔다' 일까?

 

아저씨는 되묻는다. "만약에 못 돌아가면?"

고헤이는 대답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실패해요. '만약' 이라고 생각하면 안돼요. 그러면 그렇게 되거든요. 아저씨는 반드시 돌아가요. 걱정하지 마세요, 마법의 일기에 썼으니까요."

 

그리고, 아저씨는 고헤이이게 '어린왕자'를 읽어 보라며 권한다. 고헤이는 140쪽 분량이나 되는 이야기를 읽을 자신없다. 그래서 9쪽에 '나는 어린 왕자를 8월 22일까지 다 읽고 그 다음 날 독후감을 썼다.' 라고 쓴다.

 

고헤이는 일기장에 적은 9가지 중 이시하라의 만남을 빼고 모두 이루었다. 수영도 할 수 있게 되었고, 아저씨를 만나서 믿기지 않는 경험도 했고, 어린 왕자를 끝가지 다 읽고 독후감도 썼다.

 

고헤이는 아직 이루지 못한 소원인 이시하라를 만나기 위해 용기를 낸다. 이시하라가 보낸 편지를 가지고 도서관에 가서 지도를 찾았다.

하지만...

 

고헤이는 꽃과 모자를 손에 들고 여아자아네 집을 찾아 가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된 것 같았다. 고헤이는 예전에 그랬던 것 처럼 '내 마음'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나 마음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때처럼...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물어보았다. 이번에는?

"일기장에 쓰면 돼" 라고 내 마음은 대답한다.

"뭐라고 쓰지?"라고 고민하던 고헤이는 꿈 속에서 일기장에 적힌 글을 본다.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이시하라네 집에 갔다. 그리고 이시하라에게 꽃과 모자를 건네주었다.'라고...

 

혼자 전철을 타고 낯선 동네를 가는 것이 처음인 고헤이는 겁도 나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나서 점점 마음이 움츠러들었다.

'만약'이라는 말은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일단 하기로 마음먹은 다음에는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열심히 해야 한다.

라고 다짐한다.

 

그리고, 고헤이는 드디어 마지막 소원인 이시하라를 만난다.

 

 

스토리 중간에 고헤이는 이렇게 말하였다.

"일기장에 소원을 쓰면서 나는 자신감이 생겼다. 지금까지 보낸 여름방학 중에서 최고의 여름방학이었다. 할머니에게 감사했다."

 

소원이 이루어지는 신기한 일기 장에 고헤이가 어떤 식으로 일기를 썼는지를 보면서 "일기는 이렇게 쓰는 거구나!", "나도 용기를 내 볼까?" 이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갖게 될거라고 생각한다. 고헤이 처럼 일기를 쓴다면 최고의 자신감이 생길거라는 생각과 함께 <소원이 이루어지는 신기한 일기> 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갖을 것 같다.

 

앞서 이야기 하였 듯 이 책은 판타지가 아니다. 현실에 있을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 이다. 그래서 주인공 마음에 공감하며 읽었고,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오랫만에 순정 소설? 읽는 기분이었다. 아이들 동화지만 소원이 이루어지는 일기를 통해 더욱 멋지게 성장해 가는 주인공의 모습에 흠뻑 빠져서 읽었다. 아이가 읽어도 너무 좋고 어른이 읽어도 너무 좋은 동화책 이다. 너무 재미있고 따뜻한 동화책 이다.

마음에 새기고 싶은 구절도 참 많았다. 담담하게 써 내려간 글 속에는 유머도 있고, 교훈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랫만에 마음과 생각이 정화되는 시간이었다.

 

책 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을 마지막으로 적어 본다.

"마법의 일기에 쓴 내용을 지워 버리면 더는 마법의 일기가 아니게 된다. 스스로 믿지 않으면 일기에 마법 같은 건 걸리지 않는다. 일기장에 쓴 소원을 이루어 주는 건 할머니가 아니다. 바로 나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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