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꼭꼭꼭 모두가 친구 33
김인자 글, 조아름 그림 / 고래이야기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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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면 주인궁 남자아이 규현이와 엄마가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이 보인다. 엄마는 천사 같은 얼굴인데 규현이는 스쿤둥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가자고 하는 듯 하다. 이어 한 장을 넘기면 <사랑해, 꼭꼭꼭> 제목과 환자복을 입고 눈을 감은 채 병상에 누워있는 엄마와 그런 엄마의 얼굴과 근접해서 보고 있는 규현이가 보인다.

 

이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첫 장에 "쿵!" 이라는 큰 글자 하나와 쓰러진 엄마의 모습, 그리고 휴대폰 가게를 등지고 쓰러진 엄마를 어리둥절하게 보고 있는 규현이...

 

구급차가 엄마를 데려갔어요.

 

 

그리고

엄마가

집에 오지 않아요.

 

이 때 부터 코 끝이 찡하다. 아니, '쿵' 이라는 글자를 본 순간 부터 찡했다. 글씨가 많지 않다. 담백하게 써 내려간 짧은 문장 만으로도 모든 것이 충분했다. 따뜻하고 부드럽게 채색된 화풍과 화면을 꽉 채운듯 한 인물들의 모습이 마냥 슬프지만 않아서 더욱 마음이 아렸다.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진 주인공 규하의 엄마는 오랜 시간 병상에서 잠을 잔다. 그로 인해 규하의 가족은 매일 병원에 가고, 엄마의 병상을 지키게 된다. 규하는 엄마가 빨리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의사 선생님에게 물어 본다.

"선생님, 맨날 맨날 잠만 자는 잠꾸러기 엄마는 어떻게 깨워요?"

규하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아빠에게 전한다.

"아빠! 엄마 손바닥 누르면서 엄마한테 '사랑해'하고 세 번만 말해. 그러면 기적이 일어난대."

 

이후 가족은 매일 엄마의, 와이프의, 며느리의 손바닥을 꼭꼭꼭 세 번 누르면서..

 

"사랑해, 엄마."

"사랑해, 여보."

"사랑헌다, 에미야." 라고 말한다.

 

백 번째 되는 날, 기적이 일어났다. 엄마의 입술이 조금씩 움였다.

 

사랑해, 규하야.

사랑해, 여보.

사랑해요, 어머니

 

저자는 뇌출혈로 쓰러진 친구를 위해 날마다 계양산에 올라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친구 남편과 저자는 친구의 손바닥을 꼭꼭곡 세 번 찌르며 '사랑해, 꼭꼭꼭'을 백일 동안 날마다 했다. 그리고 백 일째 되는 날 친구는 기적처럼 깨어났고, 이후 회사에 다니며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이 책을 쓴 것이다.

 

그래서일까?

스토리의 이야기가 너무 너무 공감이 된다. 내가 이 책속의 엄마라면....

사랑하는 남편 어떻게 하지?

그리고, 세상에 하나 뿐인 내 새끼는....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만약'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코 끝이 찡하고 눈물이 찡했다. 구구절절한 글도, 슬픔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문장도, 눈물을 흘리는 그림도 없지만 너무 너무 슬프다. 마지막에 일어난 기적이 전혀 억지스럽지 않고, 정말 기적이 일어난 것 처럼 기쁨의 코 찡긋, 눈물 찡긋했다.

 

저자는 말하고 있다.

 

'사랑해, 꼭꼭꼭.'

마음과 정성을 다하면

기적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저자의 이 마지막 글이 세상에 정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희망의 빛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비춰준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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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선생님이 콕 집은 제대로 수학개념 3~4학년 초등 선생님이 콕 집은 제대로 수학개념
장은주.김정혜.이지연 지음 / 다락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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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옆에서 설명해 주는 것 같아서 혼자 공부해도 이해가 쏙쏙!

 

초등학교 수학은 바람이 불어도 쓰러지지 않는 튼튼한 나무가 되기 위한 뿌리내리기 단계예요. 뿌리를 깊고 단단하게 내리기 위해 기본적인 수학개념을 먼저 알고 계산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위의 글은 이 책의 서문에서 초등 선생님인 저자가 쓴 글로 이 책의 기획된 핵심문구라고 생각된다. 모든 학문의 기초는 '정확한 개념 다지기'라고 생각한다. 그 중 수학은 다른 과목보다도 개념이 중요하다. 개념을 제대로 잡지 않으면 바로 수포자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서문에 밝힌 저자의 글에 모든 독자는 폭풍 공감 하면서도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일 것이다.

 

개념이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여러 유형의 문제를 다룬 학습지를 반복해서 꾸준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서 이러한 나의 생각이 백점짜리 정답이 아니란 걸 인식했다. 여러 유형의 문제를 기계적으로 반복 학습하는 것은 계산 방법에만 익숙해질 뿐 정작 중요한 개념은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기계적 반복 학습도 개념 잡기에 도움이 되는 건 맞지만, 개념 원리에 대한 이해 없는 반복학습은 만점을 받지 못하는 결정적 원인인 것이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이 책은 초등 선생님이 콕 집은 <제대로 수학개념>이다. 타 학습지와 같이 많은 유형의 문제를 푸는 연산훈련 학습지가 아니라, "오답에서 oh~답"으로 만들기 위해 수학 선생님이 옆에서 직접 가르치 듯 수학개념을 제대로 설명해 주는 개념 코칭서이다.

 

따라서, 연산훈련을 위해 이 책에 관심을 가졌다면 큰 오산이다. 이 책은 기획의도에 충실하게 오로지 개념을 제대로 설명해주는 코칭서이기 때문이다. 1대1 과외하 듯 수학 개념에 대해 선생님이 자세히 설명을 하고 그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푸는 문제는 1~2개 정도만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어떤 상황에서도 쓰러지지 않도록 개념을 확실하게 잡아주고, 연산훈련을 위한 학습지를 하나 정도 같이 병행해 주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기획했을 때 실전훈련에 필요한 '개념 다지기 실전 학습지'를 짝꿍으로 같이 출판하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여하튼 어떤 학습지를 풀더라도 이 책을 옆에 함께 두고 꾸준히 학습하는 것이 만점 비법 이라고 생각된다.

 

 

만점 비법을 알려 줄게!

 

이 책은 "자연수, 분수, 소수, 도형, 측정, 통계" 이렇게 6개의 수학개념을 다루고 있다. 각 파트는 아래와 같이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1. 개념을 이해 못한 아이들이 물어볼 만한 질문으로 호기심을 UP! UP!

교과 과정 중 어디와 관련된 부분인지 표시되어 교과연계 학습에 길잡이가 된다.

 

2. 개념을 잘못 이해한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4컷의 만화로 보여준다.

공감되는 만화 상황극을 보면서 스스로 무엇을 잘 모르는지 인식하게 된다.

 

3. 개념 익히기와 개념 플러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코너이다. <개념 익히기>에서 기본 개념을 확실하게 잡아 주고, <개념 플러스>에서는 기본에서 더 확장된 개념과 관련 문제 풀이 등을 더했다.

 

4. 개념 다지기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전 문제 풀기 이다.

 

 

이 책은 초등 3~4학년 용이다. 아들이 초 2여서 어려울까 생각했는데 이 책을 함께 읽고 풀면서 덧셈의 개념은 잘 알고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받아내림이 있는 세 자릿수의 뺄셈은 조금 어려워 했다. 그러나 책의 개념을 따라서 이해하고 넘어 가니 "에이~쉬운거였네~"라며 방금 전 헤맸던 것을 싹 잊고 허세를 부리는 녀석이다.

 

짧지만 만화로 녀석의 관심을 끌고, 개념을 쉽게 돕기 위한 예시와 그림이 흥미를 놓치지 않도록 해준다. "이건 3학년 때 하는 건데 2학년인 네가 하고 있는 거야~"라며 추켜 세워 주니, 앞서 개념을 이해한 녀석은 자신감이 업되어서 문제 풀기 도전에 불태웠다. 이렇게 녀석에게 도전의식을 자극시키면서 꾸준히 해 나가면 녀석이 만점 시험지를 가져올 날이 있을 거라고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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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해부도감 - 인간과 자연이 빚어낸 결실의 공간, 농장의 모든 지식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담다 해부도감 시리즈
줄리아 로스먼 글.그림, 이경아 옮김 / 더숲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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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감이 이렇게 재미있어도 돼?

 

<도감>이라고 하면 세밀한 그림과 매우 작은 글씨에 두꺼운 두께를 자랑하는 지루한 책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선뜻 눈길이 가지 않는다. 유아때부터 아무편견 없이 도감을 접해 왔다면 모를까, 나 처럼 도감에 대한 편견이 있을 경우엔 도감은 그냥 책꽂이에 먼지 쌓인채 방치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데, 줄리아 로스먼의 <농장해부도감>은 아래와 같이 이런 나의 편견을 완전히 깨부셔 주었다.

 

첫번째 편견, 촘촘한 줄간격의 빡빡한 깨알 글씨

정말 도감이 맞나 싶을 만큼 오히려 여백의 미가 있어서 깜놀했다. 물론 깨알 글씨가 있지만 적당한 여백을 두었고, 서체도 위치에 맞게 변화를 주어서 한 가지 글씨체를 고집하고 있지 않다. 또한 문장의 위치도 정형화 되지 않고 그림과 조화를 이루는 다양한 배치로 하나의 작품을 보는 듯 하여 즐거움을 준다.

 

두번째 편견, 감정없는 세밀한 그림

도감이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세밀한 그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실사나 실사와 같은 세밀한 그림이 깨알 글씨와 함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실사도 없고, 실사같은 세밀화도 없다. 그런데 이 책은 도감이 맞다. 세밀화는 아니지만 그림들이 주제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렇기에 수채화 풍의 부드러운 칼라감으로 정이 느껴지는 따뜻한 일러스트가 인상적이다.

 

세번째 편견, 내용이 전문적이어서 지루하고 어렵다

이 책은 농장의 모든 지식을 담은 전문적인 서적이다. 자급하는 삶을 꿈꾸는 도시인들을 위한 시골 생활 안내서로서의 정보가 친절하게 설명된 도감이 맞다. 그렇지만, 내용이 어렵거나 지루하지가 않다. 술술 읽힐뿐만 아니라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즐거움까지 주고 있다.

 

위와 같은 3개의 편견을 깨는 도감이지만 100프로 도감이 맞다. 농장의 생활을 해부하는 도감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농장해부도감>이다. 뿐만아니라 요리레시피, 고기의 부위, 천연염색 등의 생활과 밀접한 정보도 있어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도감이기도 하다.

 

책의 모든 것들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채워주어서 좋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 중의 하나가 '닭을 위협하는 짐승들'을 설명하기 위한 페이지 였다. 설명을 위해 텍스트나 동물의 모습을 그리지 않고, 닭을 위협하는 짐승들의 발자국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붉은 스라소니, 코요테, 피서켓, 밍크, 라쿤 등이 었는데 요런 발자국은 굳이 찾아 보지 않는 이상 볼 일이 없어서 무척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이 책은 반양장본으로 A4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228쪽 분량이다. 속지가 약간 두꺼운 도화지여서 두께와 무게가 좀 된다. 답답하지 않은 보기 좋은 구성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농장의 생활을 꿈꾸는 사람이 읽는 전문 도감이지만, 관련없는 아이나 어른이 읽기에도 훌륭한 도감이다. 전문서적으로서도 생활 속 서적으로서도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서적으로서도 좋은 도감이다.

 

조금 아쉬운건 저자가 뼛속까지 뉴요커인 미국인이어서 농장생활과 기후 등이 미국의 농장을 기준으로 설명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이 절대 단점이 아니다. 기후나 토양 등이 우리나라와 차이는 있겠지만, 농장에서의 생활은 비슷할 것 같기 때문이다. 더불어 미국의 농장생활도 자세히 볼 수 있어서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자급하는 삶을 꿈꾸는 도시인들을 위한 시골 생활 안내서

 

뼛속까지 도시인인 저자는 유년시절을 농장에서 보낸 남편 덕분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남편의 부모님이 계시는 농장 가는 길에 펼쳐진 끝없는 평원과 농장의 모든 것들이 저자에게는 놀랍고,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머리말에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번 책을 작업하는 동안 자급하는 삶에 대해 많은 걸 배웠으며 남편 매트가 성장한 삶의 뿌리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남편의 성장 배경이 된 삶의 가치와 전통을 미약하나마 우리의 평범함 일상으로 가져오고 싶다." 라며 말이다.

 

저자의 바램처럼 이 책은 자급하는 삶을 꿈꾸는 도시인들을 위한 시골 생활 안내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남편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농장을 배경으로 땅을 일구는 것부터 시작해서 농장의 구조, 다양한 농기계와 농기구, 논밭의 가종 작물들, 농장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동물을 따뜻한 그림과 쉬운 설명으로 보통 사람들이 이해가 쉽도록 되어 있다. 중간 중간 농작물을 이용한 레시피나 농장의 동물들에게서 얻는 털, 우유 등의 생활 속 지식이나 상식도 얻을 수 있다.

 

또한, 시골에서 만들고 맛보는 요리 CHAPTER6과 자연에서 하는 취미생활 CHAPTER7 에서 다양한 요리 레시피와 고기 손질법, 천연염색, 인형 만들기 등의 재미있는 실속 정보도 다루고 있어서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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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섹션 - 18가지 건축물과 교통기관의 내부를 본다 한눈에 펼쳐보는 크로스 섹션
스티븐 비스티 그림, 리처드 플라트 글, 최의신 옮김 / 진선아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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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입이 떡 벌어지고, 눈이 똥그랗게 커지는 흥미진진하고 호기심 가득한 책이다. 일단 크기에서 부터 압도적이다. 357mm*270mm의 크기로 48쪽 분량의 양장본이다. 명품 화보집 같은 위엄과 장엄함을 자랑하는 일러스트로 꼭 소장해 두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된다.

 

책의 제목인 <크로스 섹션>의 사전적 의미는 '횡단면, 단면도' 이다. 제목에서 밝힌것 처럼 이 책은 유명한 건축물과 교통기관의 내부 단면도를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표지의 그림 또한 크루즈 선의 단면도를 보여주고 있는데 표지만 봐도 그 세밀함과 치밀함에 놀라울따름이다.

 

총 18개의 세계 유명 건축물과 교통기관의 내부 단면도를 보여준다. 성, 천문대, 갤리온, 크루즈선, 잠수함, 탄광, 탱크, 해저유전, 대성당, 점보제트기, 자동차 공장, 헬리콥터, 오페라하우스, 증기기관차, 지하철역, 트롤 어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우주왕복선이 있다. 그 중 크루즈선과 증기기관차는 1m에 달하는, 한 번 더 펼쳐보는 초대형 그림으로 구성하여 그 섬세함과 웅장함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크루즈선은 위, 아래, 앞, 뒤, 옆의 단면도를 보여주고, 자유의 여신상 8개로 크루즈의 크기를 실감나게 표현하였다. 이어 한 번 더 펼치면 1m에 달하는 초대형 크루즈선의 내부 단면도가 펼쳐진다. 크루즈선의 크기를 한 번 더 실감할 수 있도록 배에 탄 사람들을 역할별로 나누어 사각틀에 사람들을 그려 넣었는데 정말 어마어마 하다.

 

이 책은 상상물이 아니다. 실제 설계도와 건축 기사의 도면에 근거해서 그렸기 때문에 리얼함이 살아있는 진짜 도면들이다. 리얼한 단면도들을 보면 구조물의 건축원리, 작동원리 등을 알게 된다. 옛날 화장실은 어떻게 지어졌는지, 오물은 어떻게 처리 했는지, 물은 어떻게 조달하였는지 등등 그 시대의 생활이나 역사도 엿볼 수 있다. 또한 해저유전이나 탄광, 우주왕복선 등의 특수한 구조물 내부 단면도는 탄성과 함께 호기심과 상상력을 최고치로 자극시킨다.

 

지금까지의 설명만으로도 놀라운데, 단면도 내부의 모습을 자세히 뜯어 보면 더더욱 놀랍다. 단순히 단면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건축물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리얼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 한 사람 역할에 맞게 정성들여 그려져서 그림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독자가 직접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이 책은 한 페이지만 보는데도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한 번 쓰~윽 봐도 되지만, 절대 쓰~윽 봐서는 안 될 만큼 자세히 봐야 하는 책이다. 자세히 봐야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해서 지루하거나 어렵다고 생각하면 아주 큰 오산이다. 섬세한 그림 속은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있어서 흥미진진하고, 호기심을 매우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는 일러스트이지만, 각 건축물을 설명하는 문장 또한 중요하다. 일러스트만으로 부족한 설명을 텍스트로 보충하여서 건축 구조물에 대한 정보를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다.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하는 건축물 단면도의 웅장함과 세밀함에 작가가 누구인지 무척 궁금하게 만든다. 그림 작가 스티븐 비스타는 영국의 유명 과학그림책 작가라고 한다.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고, 역사적이고 건축학적인 단면 그림을 전공해서 이런 대단한 그림책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미래의 꿈이 건축가라면 이 책은 무조건 필수로 봐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뿐만아니라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화가, 작가 등 다방면의 꿈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읽어도 매우 훌륭하고, 어른이 보아도 너무 훌륭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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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배 속엔 뭐가 숨어 있을까?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46
마리 프랑신 에베르 글, 기욤 페로 그림, 박선주 옮김 / 책과콩나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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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기다리는 모두의 소망과 사랑을 담은 책

 

이 책은 볼록한 엄마 배 속의 아기를 기다리는 모두의 소망과 사랑을 담은 책이다. 볼록한 엄마 배를 보며 가족과 주변에서는 '엄마 배 속엔 뭐가 숨어 있을까?' 라며 각각 동상이몽을 꾼다.

창밖의 새는 무서운 고양이를, 고양이는 통통하게 살찐 생쥐를, 동그란 공은 같이 놀 친구인 동그란 공을 상상한다. 아들은 같이 축구를 할 남자아기를, 딸은 인형 같은 여자아기를, 할머니는 엄마의 보조개와 아빠의 순한 눈빛을, 할아버지는 대머리만 아니기를 바라며 아기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이렇게 아기를 빨리 만나고 싶어하는 모두의 설레임과 축복 속에서 아기가 태어나게 되고 각자 상상한 모습은 아니지만 아기의 탄생에 모두들 이렇게 감탄할 뿐이다.

"우리 아기......"

 

 

여기, 내가 있어요!

밖에 아무도 없나요?

 

이 책의 표면상 주제는 아기의 탄생을 기다리는 모두의 소망과 사랑을 담았지만, 이야기가 담고 있는 또 하나의 주제가 있다. 바로 아이와 자녀 또는 아이와 세상간의 '의사소통'이다.

모두가 엄마 배 속에 무엇이 있는지 동상이몽을 꾸고 있을 때, 엄마 배 속의 아기는 각각의 대상에게 종알종알 대답을 하지만 아무도 듣지 못한다. "여기, 내가 있어요! 밖에 아무도 없나요?" 라고 소리치지만 그 누구도 아기의 물음에 대답없이 각자 생각하는 것만을 얘기한다.

 

사람의 뇌는 자신이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 선택하는 선택적 사고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잘못된 정보를 뇌에 저장하기도 하고, 의사소통이 어려울 때가 많기도 하다. 이 책의 엄마 배 속 아기의 경우가 그렇다.

엄마 배 속의 아기는 "정말 못 참겠어요! 나는 나라고요! 모두 알겠어요?" 라며 크게 소리치지만 그 누구도 아기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딴소리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이야기, 두 가지 주제

 

엄마 배 속의 아기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이 매우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이 된다. 아기 탄생을 기다리는 모두의 소망과 축복, 그리고 아이와의 의소소통 이라는 두 가지 주제가 훌륭하게 잘 버무려진 그림책이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일러스트와 사랑이 듬뿍 묻어나는 문장을 아이와 함께 읽다 보면 저절로 행복해진다.

 

초2 아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면서 조금 과장되게 녀석의 탄생 비화를 얘기했다. "네가 태어나기 전에 꿈을 꿨는데 바다가 쩍 갈라지더니 엄청나게 커다란 황금물고기가 엄마 배 속에 들어 왔어. 그리고 네가 태어난 날에는 하늘에서 금빛 찬란한 햇살이 쫘~악 펼쳐지면서 선명한 오색빛깔 무지개가 떴었어." 라면서 말이다.

녀석은 거짓말이라며 100프로 믿지 않은 듯 했지만, 표정만은 사실이기를 바라는 듯 엄청 기분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런 녀석의 모습에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이 많다. 일단 아이의 말을 같은 눈높이에서 따뜻한 눈으로 들어 주어야 겠다는 결심과 가끔은 아이를 위해 기분 좋은 거짓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분좋은 거짓말로 세로토닌 이라는 행복 호르몬이 아들녀석의 뇌에서 마구 나오게 하고, 아이와 같은 눈높이에서의 따뜻한 눈맞춤은 녀석의 자존감을 UP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건 책이 주고자 하는 의미를 억지로 전달하지 않기 때문이다. 훌륭한 일러스트와 사랑 가득한 문장 속에서 저절로 아이의 자존감을 높혀주고 있다. 글밥이 많지 않아서 6~7살 아이가 혼자 읽어도 좋지만, 아들녀석 처럼 초등 저학년 부터 고학년까지 읽어도 좋은 책이다. 물론 성인이 읽기에도 너무 좋은 책이다. 그만큼 책이 주는 의미가 좋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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