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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1 - 개정판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평점 :
요즘 한창 조선시대 꽃미남들에게 푹 빠지게 만든 드라마가 있었으니, 나오기도 전에 화제가 되었던 그 '성균관 스캔들'이다. 사실 성균관 스캔들이라는 드라마가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무척 인기가 있었나보다.
주위에서 너무 재미있다고 꼭 보라고 권해도 그냥 지나쳤더니 드라마를 보니까 너무 재미있어보이는거 아닌가. 처음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이야기 전개와 극중 4인방의 아찔한 스토리 전개에 앞으로의 전개가 너무 궁금하여 찾아보니 마침 2권은 없고 1권만 있는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 있는게 아닌가.
심심풀이로 읽어보고자 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그만 밤을 꼴딱 새고 말았다.
학창시절 이후로 없었던 일이라서 다음날 무척 힘들었지만 2권을 빨리 읽고 싶은 욕심에 깨자마자 2권을 주문해버렸다. 게다가 그 뒤로 이어진다는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1,2까지 완벽하게 주문을 마친 상태로 기다림에 두근두근 하고 있다.
그 정도로 나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멋진 이야기가 이 책 속에 전개된다.
일본원작의 <꽃보다 남자>가 연재되었던게 더 먼저라지만 이 책 속에도 F4가 존재한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남자 3인에 여자가 1인이라는 것이 차이랄까.
그들을 꽃선비 잘금4인방이라고 부른다고!
사실 이 소설이 최근에 나온것인가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던데 원작이 나온것은 2007년이었나보다. 이 책의 표지로 다시 나온 것은 2009년이라고 하니 그 사이에도 입소문을 타고 주욱 인기를 누렸던 듯 하다.
일단 사극이나 역사관련 소설은 싫다고 하시는 분들은 이 책이 너무 역사에 치우쳐 있거나 하지 않으니 안심하시길.
그렇다고 역사를 아예 배제를 한 소설은 아니라는 점에서 또 어쩌면 유익하기까지 하다.
정조임금과 정약용에 대해서는 <정조 이산>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대강의 스토리를 알고 있다면 더 좋겠지만 그런 정보가 거의 없다고 해도 참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구성이다.
이야기 전개는 아무래도 TV랑은 살짝 다른 스토리로 이어진다. 등장인물도 덜 복잡하다.
줄거리를 초반부만 살짝 소개해보자면, 혼기가 찬 윤희에게는 홀어머니와 동생 윤식이 있는데, 윤식이 몸이 허약하고 병약하여 과거시험도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닌지라 동생 뒷바라지와 약값을 대느라 동생의 이름으로 남장행세를 하고는 책방에서 글을 베끼어 쓰는 사수 일을 해가면서 생계를 돕는다. 그러던 와중에 사수를 알선해주는 주인장에게 과거응시를 하면 좀 더 높은 보수를 받는 거벽(불법으로 과거 시문을 지어주는 일)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고민하다 동생을 대신해 과거를 보러 가게 된다.
마침 과거장에서 좌상댁의 자제로 알려진 수제 이선준을 만나게 되면서 그녀의 인생이 바뀌게 되었으니 생원시와 진사시에 좋은 성적으로 합격하여 임금님이 직접 선발한 성균관에서의 거관수학(기숙사생활)을 명 받는데......
특히 드라마가 요즘 한창 시작한 상황이라서 극중 인물들을 그려가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스토리 전개는 살짝 다르지만, 윤희와 선준, 재신과 용하의 4 사람의 모습이 드라마 속에서 나오는 얼굴과도 아주 잘 어울리며 그 상황을 그려가며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어쩜 캐스팅도 그리 잘 되었는지.
이 책의 재미는 단순히 남장여자라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남장여자라는 소재는 이미 많이 나와 있어서 식상하기까지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읽는내내 두근두근하게 만들고, 또 폭소를 자아내게 만들며, 즐거운 반전이 곳곳에 숨어 있어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전개구성도 시대상을 반영하면서 극중 인물의 심리가 책 속에서 다 드러나기에 그래서 표정이나 몸짓으로만 이해해야하는 드라마보다도 더 재미있다.
말이 필요없는 즐거움과 로맨스로 이어지는 네 사람의 이야기가 2권에서 어떻게 전개될지 너무 궁금하다. 어서 책이 도착해서 그들을 빨리 만나보고 싶다. 아! 이 즐거운 중독이란!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다고 여겨진다면, 드라마랑은 또 다른 원작소설의 매력 속으로 풍덩 빠져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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