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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 - 고슴도치와 작은 이웃사촌 1
나시나 사치코 지음, 성승희 옮김 / 작은책방(해든아침)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어릴적에는 아파트보다는 마당이 있어서 꽃도 가꾸고, 좋아하는 나무도 심어놓고 사는 그런 정원이 딸린 집을 꿈꿨는데, 아직 그 꿈을 이루려면 몇년을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될 수 있으면 아이가 어릴때 그런 집에서 살면 좋았을텐데 말이다.
아파트도 이웃이 있지만, 아무래도 우리 어린시절 기억처럼 동네의 모든 아이들이 친구이고, 또 동네의 모든 어르신들이 아는척하며 인사를 받아주는 그런 동네의 모습이 살짝 그립기도 하다. 사실, 친척보다 더 가까워서 이웃사촌이라는 말도 생겼다고 하지 않는가.
어쨌거나, 이 책에 나오는 고슴도치의 이웃사촌들은 하나같이 정겹고 살갑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고슴도치도 늘 즐겁다.
이 책에는 책의 제목의 이야기를 포함한 모두 여섯편의 이야기가 수록이 되어 있다.
하나하나의 이야기 속에서, 고슴도치와 그의 작은 이웃과의 즐거운 일상을 엿볼 수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는 제목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는 고슴도치와 그의 작은 이웃사촌의 이야기인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에는, 일도 하지 않고, 말도 하지 않고 보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늘 그런 것들에 익숙했던 작은 이웃사촌은 말을 하고 싶어하는 것도 참아야 하고, 무서워하는 것도 참아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보낸 하루가 왠지 피곤함을 느끼는 고슴도치와 작은 이웃사촌이 만들어준 주스를 마신다.
<비오는 날>에는 고슴도치가 비오는 날을 싫어하는 작은 이웃사촌에게 주려고 향기로운 꽃과 낙엽송 등으로 만든 우산을 선물하고, <청소는 배고파>에서는 큰맘먹고 시작한 청소를 시작하지만, 청소하다 만난 포플러 나뭇잎, 도토리 등을 보자 배가 고파진다. 그렇게 배고픈 청소를 하고 있는데, 그때마침 이웃사촌이 원하던 주스르 들고 등장하는 둘만의 즐거운 일상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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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뾰족 가시를 가진 고슴도치와 작은 이웃사촌은 어떤 사이이길래 이렇게 서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생각해봤다. 서로 좋아하는 것이 다를텐데 말이다.그러다 발견한 책의 처음 부분에는 고슴도치와 작은 이웃사촌을 소개하는 부분이 등장한다. 이 두 주인공은, 먹보에다가 아는 게 많아서 생각도 많은 고슴도치와 다람쥐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부지런하고 감성이 풍부한 겨울잠쥐이다. 두 친구가 펼치는 소박한 숲 속의 생활은 숲속의 자연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려 주고, 나아가서는 친구간의 우정에 관해서도 알려준다.
서로 달라도 아주 절친한 이웃사촌인 둘의 모습이, 조용한 숲속에서 펼쳐지는 이 책에는 글 중간중간 예쁜 그림들이 등장해서 책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도 작은 이웃사촌을 떠올리며 마음껏 책의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