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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별장의 쥐
왕이메이 글, 천웨이 외 그림, 황선영 옮김 / 하늘파란상상 / 2010년 4월
평점 :
어릴적 읽었던 그림책이 참 좋아서 어른이 되어서 우리 아이랑 같이 보는 그림책들에도 기쁨을 느끼고 있는 요즘, 한두권씩 쌓여가는 그림책들에 행복함이 묻어난다. 물론 아이도 그만큼 읽는것이겠지만, 책을 참 좋아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이랑 같이 볼때는 어른의 눈으로 발견해내지 못한 것도 함께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더욱 유익한 것 같다.
아이와 함께 본 그림책의 대부분이 국내작가의 작품이거나 외국작가의 작품이라고 해도 대만이나 중국 작가의 작품은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 그림책의 저자는 '왕이메이'씨로 이름부터가 색다른 느낌이었다.
표지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들었다. 지붕에서부터 하얀 넝쿨장미가 드리운 집의 장지문이 열려 있고 나이가 들어보이는 할머니와 할머니 무릎위에 서 있는 작은 생쥐가 아이의 호기심도 자극했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postfile/2/2010/05/11/23/moominim_2624907998.jpg)
홀로 도시 밖의 작은 별장에서 살고 있는 장미 할머니에는 상처입은 달팽이, 새, 젊은이가 다녀갔지만 다녀간 뒤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할머니 혼자서 지내는 사이 이번에는 남의 집 쌀을 훔쳐먹고 살아왔던 떠돌이 쥐 쌀톨이가 찾아온다. 할머니는 함께 살 친구가 생겨서 무척 기뻐하며 살뜰히 챙기지만, 처음에는 할머니와 함께 지내던 쌀톨이는 어느새 편하게 혼자서 보낼 수 있는 지하창고에서 보내게 되어 할머니와는 따로 지내게 된다. 그러다 어느날 쓰러져 자고 있던 쌀톨이가 죽은줄만 안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쌀톨이를 묻어주려고 하는데....그리고 이 별장에는 또 한마리의 방문객이 찾아온다.
이야기가 참으로 독특한 구성이면서도 전해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참으로 깊은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외로움'이라는 사실을 아는 등장인물들이 장미 별장에서 만나고, 이별하고, 또 긴긴 눈물을 흘리는 참으로 애틋하면서도 안타까운 느낌을 전해준다. 아낌없이 받아주고 치료해주고 정성을 다했던 장미별장의 할머니와 상처를 안고 찾아와서 할머니의 곁에서 머물다 떠나간 동물들. 그들은 다시 그곳을 찾지 않았다고 하는데,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게 아니라는 말이 갑자기 생각이 났다.
한없이 그 자리에서 기다렸을 할머니의 모습에서, 또 그 사랑을 뒤늦게나마 깨닫고 뒤돌아 앉아 어깨를 늘어뜨린 두마리의 동물의 모습에서 그때까지 몰랐던 고마움과 뒤늦은 후회가 안타까움으로 다가오는 이야기였다. 장미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장미별장의 모습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느낌을 자아내는 참으로 멋진 그림으로, 진한 감동이 전해져 왔다.
뒤늦게 깨닫고 안타까워하기 전에, 뒤늦은 후회가 밀려오기 전에, 다시는 못 만날 그런 상황이 되기 전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함께하는 기쁨을 누려볼 수 있도록 있을때 잘 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그림책인 것 같다. 색다른 그림책이 주는 메시지를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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