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초 인류 - 산만함의 시대, 우리의 뇌가 8초밖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
리사 이오띠 지음, 이소영 옮김 / 미래의창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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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잠깐의 시간이 주어지면,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의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외가 없다. 어색한 상황 속에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 속에서, 할 일 없을 때, 해야할 일이 있지만 하기 싫을 때 우리 모두는 작은 네모창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거의 예외없이 말이다. 이제는 그 연령도 범위가 넓어져 어느 한 세대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도 큰 특징이 되었다.


인지하던 안하던 간에 우리는 그렇게 8초 인류가 되었다. 8초 인류라니 생소하게 여겨진다면 이 책 [8초 인류]를 펼쳐보길 바란다. 다양하고 멋진 소셜 미디어들이 인류의 뇌를 어떻게 바꿔 놓고 있는지, 연결 중독과 연결 강박은 어떤 것인지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프롤로그 속 수련회에 참여한 이 책의 저자 리사 이오띠의 경험은 특별한 듯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와 당신 모두의 모습을 닮았다고 할 수 있겠다. 스마트폰의 부재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실로 크다. 불안장애를 보이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하니 말이다.

스마트폰이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스마트폰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엔 아마도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의 유용한 점을 더 높이 사는 사람들은 특히 더 할 것이다. 스마트폰 없이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 인류를 우리는 이제 8초 인류라고 지정한다. 산만함의 멋진 표현인 멀티테스킹의 결과 우리는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을 겨우 8초밖에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 8초 동안의 집중력으로 해야할 일을 하지 못하고 이해를 오해로, 소통을 불통으로 만들어 스스로를 고독과 침묵에 빠져 버리게 했다.



사실 책을 읽다가도 카톡 알림이나 문자 메시지 도착 알림에 주의력을 상실할 때가 예전보다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의 집중력 시간을 측정해본 적이 없으니 그것이 겨우 8초밖에 되지 않는다는 수치적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좋아요의 노예까진 아니지만 신경을 많이 쓰는 것도 부인하지 못하겠고 집중력이 예전보단 떨어져 산만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보니 인간이 무언가에 집중하는 단 8초라는 시간이 점점 더 줄어들 것이란 불안감도 함께 상승한다. 8초 인류의 비애가 이렇게 시작되는 것일까?


세상은 점점 디지털화되어 가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 디톡스, 디지털 안식일, 디지털 금식 등 다양한 신종어들이 등장하는 시대다. 자신없다는 표현이 가장 솔직하겠다. 스마트폰 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모든 생활의 정중앙이 되어버린 작은 네모가 오늘따라 더욱 얄밉게 다가온다. 그런데 책의 마지막 대목에서 갑자기 뒷목이 서늘해졌다. 플랫폼이나 디지털 기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이제 낙오자의 일이 되었고, 부자는 탄산음료를 덜 마시고 담배를 덜 피우듯 소셜 미디어를 버리고 이메일에 바로 답장하지 않고 최신 아이폰 모델로 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상은 또 한번 바뀌는 중이다. 디지털과 함께



<미래의 창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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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 하버드 심리학자와 소아정신건강전문의가 밝혀낸 불화에 대한 혁명적 통찰
에드 트로닉.클로디아 M. 골드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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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표정 실험이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이 될까요?"


아기가 태어나고 엄마라는 위치에서 교감하는 시기에는 여러 상황들이 실험처럼 일어 난다. 그중에서 엄마가 화난 척하거나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을 때 아기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는 상황은 자주 연출되곤 하는 장면 중 하나다. 이것은 이미 1972년 하버드 의과대학원에서 무표정 실험으로 불리며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온 것이다.


혼자가 아니라면 누구나 가지게 되는 관계 속에서 우리는 불안과 불화를 경험하게 된다. 자의나 타의, 또는 모두에 의해 생기게 되는 불안과 불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이러한 갈등 관계를 해결하는 책 내지는 문제제기를 하는 책들은 읽어봤지만 갈등하는 우리 사이에 숨어 있는 힘에 대해 집중하며 성장시키는 요소로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관점을 제시하는 것은 이책 [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가 처음이다


이 책을 읽으며 오랜 시간 연구한 인간관계의 과학적 연구를 보며 두 명의 저자가 제시하는 대명제인 불안과 불화가 성장과 변화에 필수적이며 심지어 건강하다는 것에 상당 부분 동의하게 되었다. 임상 사례들을 분석하다 보면 개개인의 경험이 띄는 복잡성을 고려한 포용과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과 관계가 힘들어지면 그 관계에 속한 사람들 모두가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해결은 시작됨을 다시금 알게 된다.



'어릴 때만이 아니라 평생 어느 시기든,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대신 관계의 맥락에서 문제를 살피는 일은 상호 연결과 성공적인 관계를 꾸려 나가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며 '관계에서 순간순간 생겨나는 작은 균열들을 수리하는 능력이 경험의 질과 구조를 형성하며 개인의 성격을 구축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건강한 관계는 불화가 없는 관계이며 그러한 상태만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델이 되어줄 것이라 여겨 왔다.


우리가 말하는 회복탄력성은 수많은 관계 속 불가피한 불일치들을 헤쳐나가는 동안 발달하게 되며 미세한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자라나는 것이었다.


'회복탄력성이란 최초의 관계에서 시작해 평생 이어지는 불일치를 복구해가는 동안 점점 커지는 일종의 근육 같은 것이다'


더 나은 삶의 열쇠는 관계의 불안과 불화의 과정에 있다는 메시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살아 가면서 겪었던 수많은 불안과 불화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그런 것들을 공유하고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이었음을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한 에너지들이 정서적 성장의 연료가 되어주며 건강한 삶의 필수적 디딤돌이 됨을 알았다는 것은 꽤 큰 수확이다.


책의 표지는 좋아하는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스핑크스의 합창]이란 회화 작품이다. 초현실주의적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유명한 르네 마그리트의 떠 있는 거대한 나뭇잎이 상징하는 의미는 잎과 숲의 순환 구도처럼 사람과 사람의 관계 역시 숲으로 비유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북하우스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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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비슷한 얼굴을 하고서 - 한 시절 곁에 있어준 나의 사람들에게
김달님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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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동안 가방 안에 넣어 두고 다니며 수시로 꺼내 읽었던 책은 김달님의 [우리는 비슷한 얼굴을 하고서]다. 고운 마음이 느껴지는 따뜻한 단어들이 일상이라는 배경 속에서 여러 사람들과 어우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김달님 작가의 신작산문집은 작가의 곁에 있어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친구이기도 하고 가족이기도 하며 연인이기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이기도 한 그들의 이야기는 어쩐지 닮은 구석이 있었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한참을 망설였다. '글쎄,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어야 좋을까?' 질문은 다시 또 다른 질문으로 꼬리를 이었고, 쉽게 답을 말하고 싶지 않게 했다. 작가는 '웃게 해준 사람'이라고 명쾌하게 말한다. 그러고 보니 '웃는다'는 말 안에 참 많은 함의가 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래, 웃게 해주는 사람, 웃게 해준 사람, 웃게 해줄 사람이면 되겠네. 그럼 그럼.

여러 이야기들은 평범한데 기억하고 싶게 만들고, 일상적인 감정인데 간직하고 싶게 한다. '시월의 글쓰기 수업'에 등장하는 전교생이 고작 50여 명인 시골의 중학교 에서 글쓰기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글을 읽으며, 목련꽃이 피는지를 확인하는 작가의 모습에서,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썸을 타던 그와 맞닿았던 팔뚝의 느낌까지 평범하지만 소중하게 다가오는 에피소드 덕분에 내 안에 잊고 있었던 기억들이 되살아 나는 듯 하다. 오랜만에 산문다운 산문을 읽었다는 느낌이 충만하다. 깊고 그윽한 문장 속에서 충분히 사유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움에는 빛이 있어. 어느 날엔 불쑥 울게 되더라도 눈물을 닦고 다시 웃을 수 있는 힘을 함께 준다는 것도'

'편지를 쓰는 동안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한 사람이 되잖아. 읽는 사람이 기쁘길 바라면서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말을 쓰려고 노력하니까. 덕분에 이 편지들을 처음 읽던 나는 아마 그 전의 나보다 더 잘 살고 싶어졌을 거야'





<수오서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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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가드너 2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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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베란다 가득 온갖 종류의 식물을 키우며 꽃을 감상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엄마 덕분이었다. 유난스러울 정도로 정성을 들이며 가꾸시는 엄마는 매일 식물들과 대화를 하셨다. 우리가 반려동물을 키우며 대화를 하듯 그 옛날 우리 엄마는 반려식물의 개념으로 접근했던 것이다. 그때만 해도 그런 엄마가 별나 보였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현명했고 시대를 앞서간 모습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식물이 좋아진다는 건 나만 봐도 맞는 말 같다. 한때 야생화에 꽂혀 수십만원을 지출했던 경험이 있고 그 이후는 예쁜 화분에 돈을 써대기도 했다. 그리고 나니 인테리어에 일조를 하는 대형식물도 급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많은 시행착오와 수많은 현금을 써보고 현재 도착한 지점은 키우기 편하고 가성비 좋은 다육이과 식물들이다. 다양한 식물을 잘 키우려면 알아야 할 내용들과 지식들이 정말 많았다. 정말 쉽게만 보였던 식물을 키우는 일도 이렇게 힘든 거였다.

잘 키우고 싶은 마음만으론 안되는 식물 키우기에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과 기초 상식을 걸음마 하는 법을 알려주듯 차근차근 보여주는 책 [크레이지 가드너1]을 읽고 나서 무수히 많은 나의 잘못된 상식과 습관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번에 2편으로 다시 만난 [크레이지 가드너2] 역시 1편 못지 않게 재밌지만 유익한 이야기들 가득이다.

식물 망나니에서 식물 금손으로 거듭난 마일로 작가의 식물 고군분투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식물과의 아찔한 동거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 하나하나 개별 맞춤형 타겟정보가 습득되어야 하고 1:1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대부분의 식물망나니들은 개별적 접근을 못하기에 식물을 저세상으로 보내게 된다. 같은 다육이라도 물을 좋아하는 다육이가 있는 반면, 적당히 물을 줘야 하는 다육이가 있고 분갈이하기 귀찮아 큰 화분에 심어 버리면 오히려 죽을 수 있으며, 흙도 종류에 따라 식물이 죽고 살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것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비료의 종류에 따른 선택, 수초를 잘 키우는 법 등 홈가드닝에 필요한 이야기가 웃긴 그림과 함께 제공되니 지루할 틈이 없이 식물 키우기 대정복을 해나갈 수 있다. '화분 하나 키워볼까?' 생각해본 사람이라면 이 책 [크레이지 가드너1,2]를 통해 기초지식에서 전문지식까지 훑은 후 시작하길 추천한다. 진작 이 책을 읽었다면 죽이지 않고 잘 살고 있을 나의 식물들이었기에 아쉬움도 크다. 식물 금손이 되는 그날까지 쭉 함께 하자, 크레이지 가드너!




[북폴리오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작성한 리얼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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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속 파괴적 승자들
김광석.설지훈 지음 / 와이즈베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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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오답이 된다'

 

뉴노멀이라는 새로운 표준을 받아들여야 하는 속도의 경제, 초가속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디지털 리더쉽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이 책 [초가속 파괴적 승자들]은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에 대해 알아보며 어떻게 이해와 대응을 할지,  테크 자이언트(tech giants), 디지털 트랜스포머(Digital transformers), 테크 스타업(tech startup), 6대 파괴적 물결, 초가속 시대의 액션 플렌 등을 보며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표준은 고리타분한 고전이 되고, 경험은 쓸데없는 고집이 된다'

 

급속도로 달라지는 산업계의 모습을 기업별로, 채널별로, 서비스별로 알아보니, 우리가 체감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애용하는 별다방 스타벅스가 금융사와 경쟁한다는 내용은 생각지도 못한 영역이었다. 스타벅스는 선불카드에 예치금을 넣어놓고 그때 그때 결제하기 편리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데, 미국에서는 스타벅스의 선불카드 예치금이 지방은행들의 것을 압도한다고 한다. 즉 미국 내에서 385번째로 큰 은행이 된 스타벅스는 구글페이, 삼성페이를 뛰어 넘고 있다는 현실이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아르헨티나의 갈라시아 은행에서 커피뱅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발회사인  나이키는 신발을 팔지 않고 서비스를 판매한다는 것도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카카오도 메신저 그 이상을 꿈꾸며 서비스형 모빌리티를 통해 거대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이제 디지털은 do digital이 아닌 be digital이 되어야만 살아 남을 수 있게 되었다. 기존에 익숙했던 생태계는 파괴되었고 오늘도 여전히  파괴되고 있는 중이다. 초 가속 경제에서 생존을 원한다면 힘과 속도로 경쟁해야 한다. 그 일에 전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보며 미래를 예측하고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

 


[와이즈베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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