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부터 강의를 들으러 가고 있다.

이게 내게 맞는건지 알지 못한채 듣고 있던 도중 카톡이 왔다.

 

내게 꽃이 배달되고 있단다.

꽃을 받아 본지 10년이 안된것 같지만, 나의 심적인 느낌은 백만년만에 받는 기분이다.

 

꽃을 주는 이유는...기빨린 보충이란다.

독일에서 사실 많이 기가 털려서 왔고 아직도 잠을 자다가 벌떡 일어나 그때 내가 그말은 하고 왔어야 한다며 이불킥을 날리고 있는 날들의 연속이다. 그걸 아는 나의 오랜 랜선 이웃인 그녀가 준 선물. 얼렁 회복하길 바라는 그녀의 배려. 아, 눈물난다.

 

내게 유일하게 생일 당일날 생일 케이크를 배달해주는 그녀의 선물에 오늘도 울컥했다.

 

오늘 강의를 듣고 집에 가는 도중에, 모르는 번호의 전화를 받았다. 02로 시작하는 번호라서 또 뭔가 가입을 권유하는 전화일것 같아 안 받았는데 같은 번호로 여러번 와서 한번 받아줬더니 은행이었다.

 

누군가 내가 독일로 출국 하기 하루전 내 통장으로 돈을 잘못 넣었다고 한다. 끝번호 하나 차이로 잘못 넣었는데, 하필 내가 독일 출국 하루 전날이었고, 내가 쓰지 않는 계좌로 보낸것이라 나는 확인도 안했고 알림 서비스도 안해 놓았으니 모른채 독일로 갔다. 하지만 내 계좌에 돈을 넣은 그 분은, 매일 매일 은행에 전화를 했나보다. 그리고 자기 돈을 못 받으면 어쩌냐고 걱정, 걱정을 하며 계속 담당 대리를 괴롭힌듯 하다.

 

은행은 내게 전화를 했지만, 당연히 나는 전화를 받을 수가 없었다. 유심을 바꿨으니 당연히 못 받을수 밖에...

은행에서는 나의 계좌를 추적했다. 그분께 만기가 다가오는 적금도 있는 분이시니 걱정 마시라고 했지만 그 사람이 계속 연락해서 빨리 나를 추적해 달라고 했단다. 은행에서 이것저것 알아보시다 내가 환전해간 돈이 있는것도 확인하고 외국에 있는 것으로 추정을 하시며 그분을 달랬지만 그 달램이 오래가지 않았나보다.

 

하지만 내가 쓰지 않은 계좌의 통장은 분실되고 카드도 없어서 인터넷 이체도 등록 안해놓아서 불가한 상태 ㅋㅋ 미쳐, 결국 은행으로 꼭 좀 와달라는 은행대리님의 슬픈 목소리를 들었다. 엄청 시달렸나보다. 이사를 왔기때문에 그 은행이 엄청 멀어져서 사실 귀찮았다.

아우...증말 귀찮다구요를

말하고 싶었지만 내 계좌로 돈이 언제 들어 올지 매일 노심초사 기다렸던 시티은행 사건을 생각하니 가줘야 할것 같아....산  넘고 물 건너서 다녀왔다. 은행 대리님의 얼굴이 환해지셨다. 너무 반가워 하신다. 그분이 너무 좋아 하실거라고...

하긴 돈백만원에 가까운 금액이니 얼마나 기다리고 있을까?

 

연락 안된 그간의 사정을 얘기하며 그분께 돈을 다시 넣어주고 돌아오니 오늘 하루가 다 갔다.

그날, 나를 반겨준 이 꽃!

 

 

 

 

 

 

 

그리고 금요일을 마무리하는 나의 독일 맥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독일의 팰트슐뢰센 헤페바이젠_ 홈플러스에서 천원에 할인을 하고 있어서 대량으로 사 놓고 마시고 있음.

 

그리고 다음주부터 강의가 이주동안 없어서 어디 가려고 항공사 사이트 띄워 놓고 있다.

아, 몸이 가볍지도 않은데 난 땅에 발을 디디고 살지를 못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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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9-22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의점에 가게 되면 오후즈음님이 마신 맥주가 있는지 확인해봐야겠어요. ^^

오후즈음 2017-09-22 20:13   좋아요 0 | URL
한국 맥주가 라이트한 라거라면 이 아이는 탁한 탁주같은 맥주예요. 한번 드셔 보세요~^^흑맥주도 있더라구요. 생각나서 지금 흑맥주캔 하나 따야겠음돠

jeje 2017-09-23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요일, 꽃, 맥주. 환상조합이에요. 저도 오늘 맥주마실거에요. 이제 토요일을 맞이하셨겠네요. 즐거운 토요일 보내세요 ㅎㅎ

오후즈음 2017-09-27 19:38   좋아요 0 | URL
혼술이 늘어 큰일일 날들인데...제제님은 잘 지내고 계신가요? ^^

jeje 2017-09-27 22:55   좋아요 0 | URL
네 잘지내고 있습니다 ㅎㅎ 시간이 너무 빨라요 흑흑
 

 

 

 

북촌 한옥마을

 

언제가도 좋지만

주말엔 사람이 너무 많다.

 

한복 입은 소녀들을 볼때마다 간혹 나도 심쿵

 

참_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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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9-15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여독이 다 풀렸군요. ^^

오후즈음 2017-09-22 19:35   좋아요 0 | URL
넵, 하지만 오후가 되면 참 졸립니다. ㅠㅠ
힘들어요
 

 

 

 

귀국한지 며칠이 지났다.

 

시차적응을 아직 못하고 있다.

새벽에 잠을 자고 오후에 일어나고 있는데 아직 백수 신분이라 다행이지만, 사실 이렇게 자고 일어나면 몸이 개운하지가 않다.

 

한국에 돌아와 며칠 빈둥대며 집에 있다가 사랑하는 알라딘으로 접속해서 책을 샀다.

귀국전에는 그렇게 읽고 싶었던 책들이 막상 책을 사려고 하면 땡기지 않아 망설여지는 것들이 많았다.

결국 고른 책들은 위의 사진속 책들이다.

 

그렇게 더웠다는 여름을 지나 귀국했더니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살것 같은 날들이다.

 

그간 눈치밥을 먹고 왔다고 생각해선지 한국에서 식사를 하면 허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상하게 밥을 많이 먹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귀국후 살이 졌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데...왜....내가 찌는 거냐.

 

독일 여행기는 조만간 정리후 사진과 함께 올려 보기로 했다.

 

웰컴....내방, 좋다.

그런데 다시 어딜 또 떠나고 싶어서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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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1 0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06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06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06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06 2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처음 시작한 도시에서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다.

한국에 가면 뭘할지 생각해보고 있다.


우선 떡볶이 먹기. 이건 정말 첫번째로 해야 할일.

두번째 집안 청소. 석달동안 먼지가 얼마나 쌓여 있을까.

세번째 이사 온후 정리 안한 책장 정리.

네번째. 옷장 정리

다섯번째 못본 무도 몰아보기. 알쓸신잡 몰아보기

여섯번째 그리운 지인들 만나서 독일 맥주 찬양기 쏟아내서 여행 뽐뿌하기.

일곱번째 독일 여행기 진짜 잘 써보기.

여덟 번째 춘천가서 독일 못온 후배 괴롭히기

아홉째 헬스클럽 가입하기. 진짜 이번엔 쫌 잘가보자.

열째. 영어 학원 등록하기. 나 이번 여행때 정말 서러웠음 .



그보다 우선 저 무거운 짐을 가지고 공항까지 잘 가보자.

세번 기차 환승이라니
이게 말이 되냐

그리고 다시는 남의집 살이하지말자
다른 나라 올꺼면 내가 끝까지 책임 질수 없으면 안 오는거다. 지인이 거기 사니까 어떻게 해주겠지. 이건 말도 안되는거다.
어제 후배가 그러더라. 다른 사람 어려운 일이 왜 내 어려운 일이냐고

그래. 기차 세번이나 환승해서 가야 하는 상황이 생긴 나의 어려움이 나의 일이지 너의 일이겠냐. 널 믿고 아무런 준비 없이 온 내가 미친거지. 다 내 잘못이다.


부디 내일 공항만 비행기를 잘 탈수 있도록 내가 나 스스로 기도 할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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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차를 탔다.

물론 공항으로 가는 기차는 아직 타지 않았다.
공항 가는 기차를 타기까지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독일행 기차는 바덴바덴이 끝이었다.

그리고 꼭 오리라 했던 스위스의 바젤과 취리히행 버스를 타고 들려 도시를 돌고 정말로 독일 3개월의 여행이 종료되었다.


이제 하루 남은 짐을 정리하고 마무리하면 나는 그리운 나의 집으로 간다.

내 부산 어묵이 가득 담긴 냉장고는 잘 있을까? 그리스에서 사와 풀러보지도 못한 올리브 절임들은 어찌 되었을지. 비가 많이 왔다는 나의 동네속 내 집은 빗물이 들이치진 않았을지.

봄이면 흐드러지게 벚꽃을 피운 나무들 사이 햇살은 잘 들고 있을지. 아파트 지하 문틈사이에 집을 마련하고 살고있는 노랑 고양이는 잘 있을지, 그리워 진다.

이제 집에 돌아 갈 시간이다.
이후 여행기는 서울가서 쓰는걸로.




23키로 트렁크.
12키로 배낭.
3키로 보조가방을 가지고
나는 총 3번의 환승을 하고 공항에 가야 한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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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08-23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녀와서의 여행기도 기대하겠습니다~
조심해서 오세요^^

오후즈음 2017-08-24 00:46   좋아요 0 | URL
넵 기차 연착만 안된다면 울지않으면서 갈수 있겠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