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도 권리가 있어요 - 처음 시작하는 생명 존중 교육
동물권행동 카라 구성, 권유경 글, 김소희 그림 / 풀빛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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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는 생명 존중 교육 이라는 부제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어린이를 위한 책이다.

아직 고정관념이나 거친마음이 생기기전인 어린이 시절에 생명 존중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효과가 클 것이다.​ 


이 책은 동물과 사람의 아름다운 공존을 위해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설명되어지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인간만이 사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생명체가 함께 살고 있는 곳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되짚는 것으로 시작한다.

함께 사는 지구에는 인간 외에 동물,곤충,물고기 등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고 있다.

유아시절 많이 보는 자연과학 책 속의 동물들에 대한 사진 자료와 함께 항상 당연하게 있을 것 같은 그 동물들이 사실은 멸종되어 가고 있음을 알려준다. 멸종의 이유는? 인간이 무심코 혹은 단시안적 관점으로 저지르는 행동들 때문이다.


책속에서 봤던 동물들을 직접 볼 수 있는곳, 동물원

어린이라면 누구나 가족소풍이건 학교체험이건 동물원에 몇번씩은 가보며 자라게 된다.

무심코 그저 신기해하며 봤던 그 동물들이 사는 동물원이 실은 야생동물의 자유를 박탈한 것임을 저자는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그 동물들을 다시 자연으로 보내자는 게 아니다. 이미 동물원에 살고 있는 동물들에 대한 처우와 야생동물들의 보호에 대해 적절히 균형을 잡으며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동물보호는 자연이나 동물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저자는 윤리적 소비 에 대해 가르쳐 주고 있다. 먹고 입고 바르며 쓰는 생활용품들에 생각보다 얼마나 많이 동물들의 희생이 들어가 있는 것인지 깨닫게 해주면서 보다 나은 소비에 대해 힌트를 준다.


멀리 있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시에 사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당연히 언급된다.

길냥이나 유기동물에 대한 이야기부터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까지 우리의 삶속에서 가까이 접하며 살고 있는 동물들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잘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마지막부분에 가서 동물보호법에 대해서도 간단히 알려주면서 이책의 구성단체인 카라 에 대한 소개로 마무리 되고 있다.

동물보호 단체는 크게 세곳정도가 있다. 그중 한곳이 얼마전 대표의 부적절한 동물관리로 뉴스에 오르내려서 공분을 사기도 했었다.

세곳중 두곳은 어려움에 빠진 동물들을 긴급구조하는 활동을 주로 하고 '동물권행동 카라' 는 법안이나 교육 및 근본적 관리 체제에 대한 구조적 개혁에 대한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그때그때 도움이 필요한 동물들을 구하는 일도 중요하고, 반복되는 동물들의 위험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활동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의 시간을 만들어갈 어린이들이 제대로 된 생명존중 인식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 그 작은 초석에 이 책도 제몫의 역할을 할만큼 충실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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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H : 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2019
최인철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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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2019 라는 책소개 문구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저자들중 가장 앞쪽의 이름 최인철 교수님은 내가 좋아하는 책의 저자라서 더 관심이 갔다.

예전에 프레임 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최인철 교수의 책이었는데 공감가는 내용이 많은 심리학책이라서 재밌게 훅 읽히는 책이었다.

요점은 관점을 달리하면 즉 사고의 프레임을 조금만 바꿔서 바라보면​ 생각보다 쉽게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심리학의 방향은 크게 두가지 아닐까?

삶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을 연구하거나 부정적인 부분을 연구하거나.

프레임에 이어 삶에 대한 긍정의 기운이 느껴지는 ABOUT H 는 행복에 대한 책이다.

그리고 개인적 감상으론 우리는 생각보다 행복하고 생각보다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암시를 주는 책이랄까 ㅎㅎ


대한민국 365일의 행복 데이터를 낱낱이 기록한 인포그래픽 매거진 이라는 홍보문구처럼 이 책의 구성은 잡지 같다.

올 컬러판 책으로 사이사이 적절한 사진들과 잡지처럼 짤막한 단상들 그리고 깊게 파고들지 않은 가벼운 글들 그래서 종합적으론 예쁜 책!


이 책은 데이터 분석서 이기도 하다.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와 카카오 같이가치 팀이 함께한 대한민국 안녕지수 프로젝트의 결과물이기때문이다.


2018 한해 동안 카카오톡 이용자 중 원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으며, 한해동안 104만, 3611명이 참여하여 국내외적으로 유례없이 많은 수의 사람들이 참여한 행복조사라고 한다. 참여인원이 많다보니 나이별, 지역별, 성별 등 다양한 분석이 가능한 데이터가 모였다.

데이터는 주로 응답자의 안녕지수를 묻는 것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마음을 행복을 안녕지수 라는 이름으로 측정하였다. 안녕지수 는 당신은 지금 얼마나 행복합니까 라고 묻는다. 안녕지수는 사람들의 지금이순간 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반적인, 평균적인 행복이 아니라 지금이순간 에 느끼고 있는 만족감, 의미, 스트레스 를 재는 것을 목표로 했다. 안녕지수는 삶에 대한 만족감과 정서상태, 그리고 삶의 으미를 측정하는 문항들로 구성되었다. 그렇게 1년동안 수만명의 사람들의 매일매일이 쌓였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질문은 다양했다.

남자와 여자 누가 더 행복했을까? 행복한 곳에서 살면 나도 행복해질까? 어느 요일에 더 행복했을까? 행복해지는 데 유리한 성격이 있을까? 자존감이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물질주의와 행복의 관계는? 감사의 힘은 우리 삶을 얼마나 바꿀까? 행복을 비교한다면? 사회적 지지는 행복과 어떤 관계일까? 등등의 다양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데이터를 분석하여 지역별, 나이별, 성별 로 다양하게 분석해 보고 있다.


대한민국의 안녕보고서는 예상보다 안녕했고, 대한민국 심리보고서는 예상보다 예상이 더 잘 들어맞음을 보여주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우리는 마냥 즐겁다가 너무 아프다가 차츰 행복해진다." 였다.

인생을 흐름으로 살펴봤을때 사람은 누구나 다 나이들어가면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좌절을 통해 관용으로 성장시키고 있었다.


요즘은 지금 이순간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한 편인데 가족의 규모가 작아지고 개인주의 성향이 커지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함께 사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배우고 상대방에 대한 관용의 마음이 커지면서 행복해지는 길로 가는 것은 시대를 떠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대한 데이터를 잡지처럼 상큼하게 분석하는 면이 도드라진 책이었지만,

어찌보면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사람들만

또한 본인의 안녕지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만

자발적으로 참영한 데이터가 쌓인 것이기 때문에

무작위로 조사하는 데이터와 다른 결과일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어차피 데이터 분석은 확률일뿐 모두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정말 많은 사람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대표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 도 했다.

여하튼 어떤 데이터 분석을 보더라도 그것에 대한 확신 보다는 아그렇구나 하는 참고용으로만 대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고자 하고

언제 어떤 상황에서 행복해지는지 알아가며 사는 것은 의미있는 것이다 라는 것이 아닐지

내가 봤을땐...

우리는 생각보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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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 권여선 장편소설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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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본으로 앞부분만 읽었는데 확 빠져드는 작품이라 뒷 얘기가 너무 궁금해졌다. 시니컬한 주정뱅이에서 섬뜩한 스릴러로 변신한 작품의 전개가 몹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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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의 정도 -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강현주 지음 / 지식너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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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고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고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입시에 관심있는 학부모들에게 아주 유용한 현실적 조언들이 담겨 있는 책이었다.

표지문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입시의 정도 를 알려주는 책이랄까

저자는 사교육의 대기업에 속하는 메가스터디에서

그것도 대한민국 사교육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서초/강남 지역에서

20여년 간의 현장​ 경험을 갖고 있는 사교육게에서는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력의 소유자 였다.


입시는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먼 얘기가 아니다. 어쩌면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체험되는 단어일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입시라는 건 없지만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한 시기는

입시가 코앞이 아니기에 더욱,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지 모를 아이를 위해 사교육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시기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시절은 예체능부터 학습까지 다양한 사교육이 열려있는 시기이다.

먼 이후의 이야기일 것 같은 이 시기부터 벌써 입시를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있을진대,

초등고학년 부터는 입시 라는 단어가 체감되기 시작한다.


중학교를 앞두고 본격적인 입시교육이 시작된다.

어느 고등학교를 목표로 하고 있느냐에 따라 중학교 3년은 고등학교 입시 기간이고

어느 대학교를 목표로 하고 있느냐에 따라 고등학교 3년은 대학교 입시 기간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6년은 어느쪽으로 갈지 모르기에 모든 방향성을 타진하는 전천후 입시 기간이다.

그래서 저자 또한 우리 아이의 12년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냐고 묻는 물음 속에 입시기간을 12년으로 잡고 있는 것이다.


입시 라고 하면 학교의 공교육 보다는 사교육의 소문들이 학부모들의 귀를 팔랑거리게 한다.

대학입학 제도가 조금이라도 수정될때마다 학부모보다 먼저 사교육계가 들썩이고, 그 소문들에 학부모들은 더욱 불안해진다.

하지만 불안해할뿐 정작 입시제도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는 학부모가 많다.

금수저 입시니 학종은 사교육없이는 안된다느니 수시보다 정시를 늘려야 한다느니 온통 현행 입시제도에 반대하는 소식들은 잔뜩 알고 있으면서 정작 학종에 어떤 내용들이 기재되는지 생기부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건지 수시의 장점과 정시의 장점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분석하는 학부모들은 많지 않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제도를 알아야 방법이 보인다.

아이의 미래가 불안하다면 그 불안함을 다른 사람이 해결해 줄 수 있으리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 아닐까

아이의 불안함을 채워줘야 하는 것은 남이 아니라 부모여야 한다.

아이에게 믿음을 주고싶은 부모라면 입시제도에 대해 제대로 배워서 스스로 판단해야지 일부분만 확대한 이야기들에 휘둘려서는 안된다.

아이보고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도 무책임하지만, 아이의 미래를 다른 사람이 준비해줄 것이라는 떠넘김도 무책임한 것이다.

저자는 사교육업계에 종사하지만 무조건 사교육을 옹호하지는 않는다. 교과서를 중심에 두라고 조언한다.

그렇다고 사교육을 무조건 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사교육이 필요할 때도 있다. 적절한 수준을 적절한 시기에 해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아이를 제대로 파악하고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아체는 것이다. 이러한 관찰은 부모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저자는 현재의 고입 입시와 대입 입시에 대한 제도를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언제 해야 하는지 조언해준다. 최상위권 학생을 위한 조언들은 더더욱 현실적으로 읽혀진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국 얼마나 효과적인 전략을 세우느냐 일 것이고 그 기본은 현행 입시제도의 파악이라고 강조한다.

부풀려지거나 왜곡된 정보 에 대한 맹신 이 아닌 변경된 제도 를 제대로 아는 것이야 말로 아이에게 알맞은 입시 로드맵을 설정해 줄 수 있음을 강조한다.

사교육의 최전방에 있으면서도 입시의 중심을 솔직하게 잡아주는 것 같아서 좋았던 책이었고, 수험생을 둔 부모라면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그야말로 입시의 바른길, 정도를 알려주는 책이랄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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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아시아 제52호 2019.봄 - 이 사람 An Asian Profile : 모든 생명의 친구
아시아 편집부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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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어보는 계간지 였는데, 좋은 경험이었다.

계간 ASIA 는 문학잡지로 아시아 각국의 다양한 문학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잡지라서인지 중간중간 영어로 번역되어 있어서 영문과 함께 있는 잡지인것도 새로웠다.

이사람 코너 에서는 '모든 생명의 친구, 미야자와 겐지' 를 다루었다.

시인이자 동화작가로서 사후에서야 진가를 인정받은 미야자와 겐지는 1896~1933 을 사는 동안 주변에서 인정받지 못해도 힘없고 못사는 이웃과 함께 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제국주의의 광기를 더해가는 일본 내국인으로서 국가주의가 아닌 자연과 생물을 사랑하고 농촌을 아끼는 사람이었다. 인용된 작품들을 보면서 권정생, 김연수 작가가 왜 그의 작품들을 좋아했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ASIA 의 작가 코너에서는 박민정 작가의 소설작법에 대한 글이 실려 있다.

아내들의 학교 라는 작품을 통해 내가 좋아하게 된 작가라서 특히 관심이 가는 코너였다. 소설의 인물에 대하여 작가 스스로 밝히는 고민의 지점들이 공감이 갔다. 결국 소설의 인물과 캐릭터성은 작가 자신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할지라도 애초에 작가가 가졌던 의지대로 읽히긴 어려우며, 오히려 그렇게 읽히는 것이야말로 프로파간다적인 것은 아닌가 라는 작가의 생각에도 수긍이 갔다. 상대방과 직접 마주한 대화로서만 교육을 하고자 했던 소크라테스와 스승의 뜻을 이해했기에 글로 남기는 작품에 부정적이었음에도 글로 쓸 수 밖에 없었던 플라톤도 생각이 나면서, 직접적인 전달과 간접적인 전달 사이의 어쩔 수 없는 간극은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다.


ASIA 의 시 코너에서는 베트남의 쩐 꾸앙 다오 와 중국의 레이핑양 글이 있어서 다른 나라의 작품을 읽는 신선함이 있었다.


ASIA의 소설 코너에서는 일본의 나카지마 교코 의 단편과 중국 쉬쿤 의 단편이 소개되었다.

나카지마 교코의 '네거티브 인디케이터' 는 히키코모리 를 화자로 하여 너무나 자연스럽게 별이유없이도 집안에만 있게 되는 현실이 내가 몰랐던 부분이라 신인류를 관찰하는듯한 느낌이었다.

마음이 가는 구절이 있었는데,

"상처만 받지 않으면 편안해질 수 있는데도 제멋대로 상처받고 마는 자신을, 그는 부끄러워했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상처를 밖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누구도 원망하고 싶지 않았으나 문득 누군가를 원망하려 하는 자신을, 가쓰로는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도록 숨기고 싶었다"

"방에 틀어박히기 시작했을 무렵에는 '나가지 않는다' 가 '나갈 수 없다' 로 바뀌는 순간이 온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고치에 둘러싸여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신이 들고 나니 지하 감옥에 갇힌 듯한 느낌. 지하감옥도 싫었지만 이곳에서 나가는 건 더한 지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문 안과 밖의 세상은 차안과 피안의 거리만큼 멀어지고 말았다"

라는 부분에서 누구의 탓도 아닌데도 집안에만 있게 된 히키코모리 의 감정이 공감이 되서 마음이 짠했다.


쉬쿤의 '어떤 외국인이 중국에서' 는 영어를 가르치는 외국인 교수를 바라보며 10년 사이에 중국의 경제발전이 얼마나 급격하게 이루어졌는지 그로인해 중국인들의 외국에 대한 외국인에 대한 시선이 얼마나 급격하게 변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어서 '한강의 기적'보다 더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중국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중국의 급격한 변화가 느껴지는 강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E 시대라고! 세계화의 물결이 사람들을 휘감아 지구 전체에서 데굴데굴 뒹굴게 하는 시대라고! 외국을 숭상하고 아첨하는 초라함은 이미 지나가버렸어. 외국인 교수도 학생들 눈에는 학교와 가르치는 계약을 한 아르바이트생에 불과할 뿐이야. 왜 당신이 자기 나라 말을 할 줄 안다는 이유로 우리가 당신을 숭배해야 해? 그런 논리는 좀 황당하잖아!"

10년 전 소설 속의 교수가 처음 중국에 왔을 때는 외국인을 높이 보고 외국에 나가고 싶어서 결혼을 갈망하는 여학생이 주변에 넘쳤는데, 10년 후 돌아온 중국은 교수가 적응할 수 없을 만큼 변해 있었고 오히려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교수를 불쌍히 묘사하면서 묘한 역지사지의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 중국의 이러한 급격한 시선 변화를 보면서 우리나라는 50년 넘게 미국인을 어떻게 보고 있는 건가 하는 새삼스러운 질문이 떠오르면서 씁쓸하기도 했다.


K 포엣 에서는 이영광 의 시 몇편이 영문 번역과 함께 소개되고

K 픽션 에서는 우다영 의 창모 라는 단편 영역본과 그에 대한 평론이 실려 있었다.

'창모' 라는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인물에 대한 단편 에 대한 작가의 창작노트 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울타리를 세운 방어행위가 창모를 울타리 밖으로 밀쳐낸 공격의 행사와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웅크림이 주는 폭력을 이해하게 된다' 부분에서 시선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인물의 이해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추천장이나 사용설명서도 아니고 입체영상을 보게 해주는 안경 같은 것이라 이걸 쓰면 사이코패스의 눈으로 세상과 사람들, 그리고 자기 내면을 관찰할 수 있다' 는 평론을 통해 더 잘 이해되었다. 우연이라고 인식되는 불행을 마주하는 우리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마지막 구절이 여러 생각을 하게 했다.


메아리 코너에서는 윤동주의 시를 다루고 있었다.

익숙한 윤동주 의 시들이 영문 번역과 함께 있으면서, 한국 현대시를 번역하고 있는 다니엘 토드 파커 의 글을 통해 번역자의 입장을 읽게 되서 좋았다. 한국 시인의 작품들을 영어로 번역하는 일은 외국 독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난제를 포함 하고 있다는 것에 수긍이 가면서, 한국인들에게는 영웅일 수 있지만 한국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외국인들에게는 시 자체로서 뭔가가 필요하다는 것이 번역에 참 어렵겠다 싶었다. 하지만 그가 윤동주가 남긴 시들이 그가 기록했던 개인적 위기들을 견뎌내길 바라는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으리라는 평에서 정말 그렇게라도 전달이 되는 뭔가가 있게 번역이 되면 참 좋겠다 싶기도 했다.


ASIA 통신 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의 대학풍경과 베트남의 문예창작 흐름이 소개되었다.

우리는 개발도상국 내지는 후진국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으로 지칭되는 나라들의 모습이 그 새롭고 활기차 보여 호기심이 생겼다.


계간 아시아 라는 잡지를 처음 읽어봐서인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다른 나라 글들을 접해볼 수 있어서인지 읽는내내 전반적으로 새롭고 신선한 시간들이었다. 다음 호의 내용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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