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의 본질을 따지면 신체구조적 차이를 말하지 않을 수 없고 진화론적 인식을 바탕으로 얼마나 상반된 주장이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철학적 사고와 질문은 여성철학자이건 남성철학자이건 상관없이 그저 인간으로서 철학자로서 가능하고 또 실제 그렇게 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따라서 여성철학자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페미니즘적 질문으로 시작한 이 책은 '성'구분이 딱히 필요없어 보이는 질문 동시에 어떻게 보면 '성 역할의 구분에 절대적 기준'처럼 여겨지고 있는 '과학'에 대해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물론 이 철학질문들의 흐름은 엮은이의 편집방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주제들의 편집방향을 훑다보면 이 책의 가치가 첫장을 펼칠때와 또다른 기분으로 마무리하게 되는데,
과학이 이타성의 필요 여부까지 판단해줄 수 있을까? 동물의 도덕적 지위는 어디까지일까?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을까? 과거에는 당연했으나 지금은 용인할 수 없는 행동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인간의 사회적 교류는 권리일까? 등의 과학과 관련된 철학적 질문은 진화론을 넘어 과학이 증명해주는 철학적 논리들에 대해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국가와 개인의 관계, 다문화주의와 자유주의, 암묵적 편견, 혐오, 취향차이, (의료)사전 동의서 등의 주제들은 여성철학자들의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 갑을의 관계가 약간 바뀐것 같은 입장에서의 철학자들의 대답을 들으며,
언어와 맥락, 욕설, 교양, 신뢰 등의 주제에 대해서는 각 항목들의 새로운 정의랄까... 현대철학의 새로운 사고방식에 대해 생각해보고,
'안다'는 것, 직관적 앎, 미셀 푸코와 지식, 보부아르의 삶과 업적, 메를로 퐁티와 신체, 흄과 불교, 아프리카 철학, 플라톤과 전쟁 등의 주제에서는 선배?!철학자들의 견해를 현대철학자들이 어떻게 발전시켜왔는지 살펴 보며,
가능세계, 철학자들의 비유법, 철학의 발전, 철학과 대중의 삶 등의 주제에 대해선 철학이라는 학문 자체에 대한 정리를 하고 나면
어느새 책의 마지막장을 덮게 되는데
그렇가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책은 29명의 여성철학자들의 의견들 이라기 보다 그냥 현대 철학자들의 다양한 연구주제들을 흥미롭게 읽고난 기분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저자는 여성철학자들을 묶은 것으로 여성철학자들을 강조하는 것처럼 시작하지만 결국은 철학을 하는데 있어 여성이건 남성이건 그러한 구분은 필요치 않고 중요치도 않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그보다는 세상 모든 고민을 포용할 수 있는 철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턱을 좀더 낮추어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