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의 사도들 - 최재천이 만난 다윈주의자들 드디어 다윈 6
최재천 지음, 다윈 포럼 기획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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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통섭주의자이자 다윈주의자인 최재천 석좌교수가 12명의 다윈주의자를 인터뷰한 대담집이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다윈의 사도들 (최재천 著, 사이언스북스)”입니다.


이 책은 한국일보에서  ‘다윈은 미래’라는 특집 기사 기획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그 기획 기사를 쓰기 위해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많은 다윈주의자들을 최재천 교수가 만날 수 있었고, 그 대담을 정리한 책이 바로 이 책, “다윈의 사도들”입니다.


이 책에는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대니얼 대닛, 재닛 브라운, 마이클 셔머, 제임스 왓슨, 헬리나 크로닌 등 많은 다윈주의자들이 등장합니다. 

하나 같이 훌륭한 대담을 보여주지만, 특히 피터와 로즈메리 그랜트 부부의 대담이 유독 마음에 남습니다. 하나의 연구 주제를 수십 년 동안 진행하면서 진화적 변화를 관찰할 수 있었다는 것은 과학자로서 대단한 업적입니다. 또한 진화(evolution)는 과연 진보(progress)인가 하는 논의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진화와 진보는 다르다는 입장이지만 막상 과학자들 사이에는 이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이 책에서 처음 접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재천 교수가 이 대담에서 자신의 연구에 대해 일부 이야기를 하는데 바로 서울대의 까치 생태 연구입니다. 최소 5년 이상 연구해야 하는데 1년 만에 연구성과가 없다고 지원을 끊었다는 이야기에 수십 년 동안 연구를 진행한 피터와 로즈메리 그랜트 부부는 안타까움을 표현합니다. 


사실 다윈 (Charles Darwin, 1809~1882)만큼 많은 비판과 오해, 그리고 공격을 받은 과학자는 드물다 보는 것이 합당합니다. 그리고 그 오해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서구 문명에 깊숙히 뿌리 박은 종교적 가치관에 거슬리는 점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일 수 없습니다. 최재천 교수가 직접 우리나라에서 생물을 주 연구분야로 하는 자연과학자들 중 상당수가 다윈의 진화론에 정통하지 못하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대학에서 일반 생물학 수업을 하면서 진화론을 가르치지 않는 교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더욱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현대 과학은 많은 과학자들이 쌓아온 토대에서 발전해왔습니다. 특히, 생물학이나 생태학은 그 학문의 근본 중 하나가 바로 ‘진화론’입니다. 하지만 ‘진화론’은 많은 과학 이론 중 ‘창조론’이나 ‘지적설계론’ 같은 사이비 과학의 공격을 가장 많이 받는 이론 중 하나입니다. 


그러한 사이비들의 공격을 최일선에서 맞서 싸우며 우리나라에 다윈주의의 씨앗을 뿌리고 조직화하고 과학적 사고방식을 대중에게 퍼뜨리려 노력하신 최재천 교수가 힘을 다해 쓴 책이 바로 이 책, “다윈의 사도”라는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말 : 진화론의 비조(鼻祖)라 할 수 있는 찰스 다윈의 이론을 보완하고 발전시킨 12명(사실은 13명)의 과학자를 사도 (使徒, Apostle)라 지칭한 것은 직관적이면서도 최재천 교수 나름의 유머 감각인 것 같습니다. 제목부터 흥미로웠습니다. 




 #다윈의사도들 #최재천, #사이언스북스, #컬처블룸, #마침내다윈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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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빅 히스토리 - 세상은 어떻게 부유해지는가
마크 코야마.재러드 루빈 지음, 유강은 옮김 / 윌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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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대부분은 100여년 전에 같은 공간을 살았던 사람들보다 물질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물질적인 의미로만 한정한다면 과거의 사람들보다 오늘날의 사람들의 대부분이 더 부유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될 것 같습니다. 부유하다는 것은 더 많은 자원을 누리고 살아간다는 의미이겠지요. 우리의 세상은 이러한 부를 어떻게 축적하고 만들어왔을까요? 그 역사적,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있습니다. 



“부의 빅히스토리 (마크 코야마, 재러드 루빈 共著, 유강은 譯, 윌북, 원제 : How the World Became Rich: The Historical Origins of Economic Growth)”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전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끈 역사적 요인을 독자들에게 설명합니다. 특히 인상적인 점 중 하나는 경제 성장, 그리고 과거 누릴 수 없는 21세기의 부는 최근의 현상이 아니라 수천 년 동안 진행되어 온 점진적인 과정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입니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면서 저자들은 무역 네트워크의 발전, 도시의 부상, 상인 계급의 출현 등의 영향으로 유럽 경제가 크게 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성장은 단순히 경제적 요인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 과정을 더듬기 위해 저자들은 고대 사회의 경제 발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렇듯 현대 이전의 사회 역시 경제 성장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치적 불안정, 전쟁, 제한적인 기술 혁신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경제 성장과 부의 축적에 대한 방해를 받았다고 설명합니다.



경제 성장과 부의 축적은 재산권, 법치, 제한된 정부와 같은 제도가 개인이 몰수나 정치적 박해에 대한 두려움 없이 경제적 기회를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데 중요한 것은 바로 문화입니다. 근면, 절약, 혁신에 대한 신념과 같은 특정 문화적 특성이 개인이 더 활기차게 경제적 기회를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저자들은 비유럽 사회에 대한 경제발전에의 영향을 분석함에 있어 식민지 경영 및 제국주의에 대한 고찰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은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 등 양면성을 띄고 있는데 비유럽권 사회는 유럽 식민지 개척자로부터 기술과 제도를 이전받기도 했지만, 반면 착취와 정치적 불안정으로 고통받았고 현재 진행형인 사회도 여전히 많이 남아있습니다. 많은 빈곤국가들은 바로 이러한 식민지 경험을 하였고, 지금 그 땅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빈곤과 폭력, 박해를 견디며 참혹하게 살아가고 있기도 합니다. 



이 책, "부의 빅히스토리"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달성하고 있는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경제 성장에 기여한 역사적 요인과 정책, 제도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결국 경제 성장에 있어 중요한 요인은 정치적 안정, 기술 혁신, 문화적 태도이며 단일한 요인에 의한 영향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즉, 성공적인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요소들의 조합이 필요하며, 이러한 발전을 촉진하는 정책과 제도가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합니다.


   





 #부의빅히스토리, #마크코야마, #재러드루빈,  #유강은, #윌북, #컬처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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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하다는 착각 - 왜 여성의 말에는 권위가 실리지 않는가?
메리 앤 시그하트 지음, 김진주 옮김 / 앵글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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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이 권위를 결정짓는 웃기지도 않는 작태를 분석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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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스펙트럼 안전가옥 FIC-PICK 5
배예람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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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스펙트럼 (배예람, 이수현, 아밀, 김수륜, 진산 共著, 안전가옥)”을 읽었습니다.


제목처럼 바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여성서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인류가 발생한 이래로 모든 여성들에게는 이야기가 있었죠. 당연하지만 이 당연한 이야기를 사람들은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그 수많은 영웅들의 이야기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들 대부분은 남성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시대가 발전하고 사람들의 의식이 깨어나기 시작한 이래로 그동안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서 인류의 반절이나 되는 소수자가 있음을 알기 시작했죠. 그리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여성서사’라고. 

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옆에 있었던 이야기들입니다. 주목하지 않았고 관심이 없었을 뿐.


이 소설집의 작가진 중 유독 반가운 이름이 있더군요. 바로 진산 작가입니다 작품 활동을 30년 넘게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 작품 활동이 뜸하신 것 같아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엔솔로지에서라도 이름을 보니 정말 좋더군요. 단지 이름 만이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이번 엔솔로지에 포함된 작품, ‘협탐 : 좁은 길의 꽃’은 갱년기에 접어든 무림의 탐정이라는, 무협물에서 보기 힘든 설정으로 힘있게 끌고 가면서 이야기의 재미를 살리는 솜씨를 보면서 역시를 연발했습니다. 


이 소설집에서 흥미로운 것은 제목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단어, ‘스펙트럼’에서 알 수 있듯이 매우 넓은 폭의 이야기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책을 읽기 시작한 지 두 세시간 만에 읽어버릴 정도로 그 이야기 하나 하나가 너무 흥미롭습니다. 앞서 진산 작가만 언급했지만 참여한 다른 작가들 역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매력적인이야기를 펼쳐보이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역량과 재능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 소설집이었습니다. 



 


 #우먼인스펙트럼 #배예람 #이수현 #아밀 #김수륜 #진산 #안전가옥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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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 게임 - ‘좋아요’와 마녀사냥, 혐오와 폭력 이면의 절대적인 본능에 대하여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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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철학자의 탐구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이지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성악설이나 성선설 논쟁 역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해를 통해 사회 구조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었습니다. 

철학자들 뿐만 아닙니다. 심리학자나 진화생물학자들 역시 이러한 논쟁에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인간은 과연 선한가, 혹은 인간의 행동 동기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한 지적 탐구는 수십 세기 동안 지속되어 왔지요.


흥미로운 주장을 하는 책이 한 권 있습니다. “지위 게임 (윌 스토 著, 문희경 譯, 흐름출판, 원제 : The Status Game: On Human Life and How to Play It )”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위에 대한 인간의 욕구와 그것을 추구하는 행위가 우리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지위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이며 우리는 사회에서 지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는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학문적 성과에 대한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와 연계된 많은 일화를 통해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달합니다. 또한 지위의 역사와 그것이 역사를 통해 진화한 방식 역시 흥미롭게 이야기해줍니다.  지위 추구 행동을 하게 만드는 심리학적, 생물학적 작동원리에 대한 설명을 통해,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게 된다면 스스로의 행동을 인식하고, 지위 게임에 참여하는 방법에 대한 보다 나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지위 게임’은 기존에 성이나 권력, 돈에 국한된 인간의 욕구 (사회적, 문화적)를 이해하는 폭을 넓혀줄 수 있는 책으로  인간 삶에서 지위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인간 관계, 경력, 자존감, 행복감 등 많은 측면에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므로 직장, 학교,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맥락에서 지위가 작동하게 되는데 사람들은 대부분 지위를 높이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로 인해 경쟁적이고 비윤리적인 행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 뿐 아닙니다.  오늘날 우리는 소설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스스로의 지위를 명확하기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위 게임은 종종 불안, 우울증, 성취감 부족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타인과의 지위 게임적 관계, 즉 타인의 인정을 추구하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개인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삶을 추구할 때에서야 비로소 찾아온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저자는 지위에 대한 욕구와 친절, 공감, 의미 있는 인간 관계 등 다른 가치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가치를 함양하면 우리는 더 큰 개인적 성취를 이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책에서 이야기하는 지위는 사회적 기대와 규범에 의해 영향을 받는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지위에 대한 문화적,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이해해야만이 우리 삶에 깊은 영향을 주는 ‘지위 게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이를 삶 속에 녹여내는 선택과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입니다. 






 #지위게임 #윌스토 #문희경 #흐름출판 #리뷰어스클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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