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협력한다
디르크 브로크만 지음, 강민경 옮김 / 알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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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협력한다 (디르크 브로크만 著, 강민경 譯, 알레, 원제 :  Im Wald vor lauter Baumen: Unsere komplexe Welt besser verstehen )”를 읽었습니다. 언뜻 제목만 보면 생태학이나 생물학에 대한 이야기인 것처럼 보이는데 복잡계 과학을 소개하고 있는 책입니다. 그래서 국내판은 복잡계 과학을 연구하는 성균관대 김범준 교수의 추천사가 눈에 띕니다.




복잡계 과학이란 자연이나 사회에서 나타나는 상호작용으로 인한 집단적 성질로서 다체 문제를 연구하는 학문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복잡계 과학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연결망, 조화, 임계성, 티핑 포인트, 집단행동,  협력이라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너무 생소한 이야기라 당황스럽지만 저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례를 통해 설명을 이어나갑니다. 바로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인한 금융 위기입니다. 사건의 경과는 잘 알고 있지만 이 금융 위기의 메커니즘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그것을 포착하지 못했는지 알지 못하고 여전히 논쟁 중이라고 합니다. 경제학이라는 학문은 현실을 모델링하기에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생태학적 연결망의 견고성을 시스템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생태학적 연결망은 종의 다양성이 역동적이면서도 강하게 연결되어 있어 변화하는 조건에 빠르게 적용할 뿐 아니라 심각하게 훼손된다 하더라도 균형을 찾을 수 있는 구조를 가진 시스템이기 때문이 이를 연구하고 사회적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생태계는 다중안정성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학자들이 이러한 생태계의 다중안정성의 비밀을 연구하고 있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생태계를 이루는 다양한 생물종은 상호 작용을 통해 긍정적인, 그리고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연결망을 강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태계의 강력한 연결망과 자기복원력의 균형 상태가 깨어져도 복원할 수 있는 힘이 있는데 그 힘을 넘어서는 순간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매우 힘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순간을 바로 티핑 포인트라고 합니다. 티핑 포인트는 비가역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티핑 포인트를 지나고 나면 시스템이 완전히 다른 균형 상태를 만들게되는 도약적인 사건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이력현상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기후위기에 대해 그렇게 우려하고 두려워하는 것 역시 이미 탄소 농도가 이러한 티핑포인트를 넘어서지 않았을까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즉 지구 대기와 생태계가 그 이전의 균형 상태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태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인 디르크 브로크만 (Dirk Brockmann)은 독일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 생물학 연구소와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RKI)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복잡계 연구자로 특히 전염병 모델링 전문가라 합니다. 책의 삽화가 손으로 그린 스케치 형태인데 독특하면서도 눈에 잘 들어오네요. 복잡계 과학이 어떤 학문인지, 그리고 실제로 우리 생활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기후 위기와 팬데믹 시대를 맞이하여 복잡계 과학을 왜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 자연은협력한다 #디르크브로크만  #강민경 #알레 #학산문화사 #교양과학 #복잡계 #리뷰어스클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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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처럼 - 진화생물학으로 밝혀내는 늙지 않음의 과학
스티븐 어스태드 지음, 김성훈 옮김 / 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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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처럼 (스티븐 어스태드 著, 김성훈 譯, 윌북, 원제 : Methuselah's Zoo: What Nature Can Teach Us about Living Longer, Healthier Lives)”은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늙지 않는 다양한 생물의 비밀에 대한 과학적 성과를 다룸으로써 노화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자연계에는 때때로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오래 사는 생물들이 존재합니다. 올드 티코라 불리우는 독일가문비나무는 무려 1만 살에 가깝게 살아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500살이나 되는 캘리포니아에 서식하고 있는 세콰이아나무도 엄청난 세월을 살아왔죠.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장수하는 생물들은 이 뿐이 아닙니다. 위즈덤이라 불리우는 알바트로스는 최소 칠십 살이 넘은 지금까지 여전히 새끼를 낳고 왕성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많은 생물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생물은 바로 그린란드 상어입니다. 다른 상어에 비해 훨씬 차가운 물에서 살아가는 이 상어는 무려 300년 넘게 살아가는데 156세에 비로소 번식을 시작하고 대사율이 낮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가장 빠르게 헤엄을 칠 때 조차 초당 60센티미터 정도의 속도를 보인다고 하니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느립니다. 명색이 육식동물인데 이렇게 느려서 어떻게 생명 활동을 이어가는지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청소동물의 생태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면 이해가 가능할 것 같기도 합니다. 



책에 소개되어 있는 벌거숭이두더지쥐라 불리우는 포유류도 흥미롭습니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개미와 같이 진사회성을 가진 동물입니다. 포유류임에도 여왕 벌거숭이두더지쥐를 제외한 다른 암컷은 일꾼으로만 존재할 뿐 임신을 할 수 없다는 점을 포함해 개미와 같은 사회적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라 매우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주제인 장수라는 측면에서 보면 크게 특기할 만한 점이 없어보이는데 여기에 반전이 있습니다. 바로 노화를 발견할 수 없는 생물이라는 것입니다. 보통 동물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망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은 40세 이후로는 8년 마다 사망률이 2배씩 늘어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벌거숭이두더지쥐는 나이와 사망률 간의 상관관계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최근 과학 분야 중 가장 투자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노화(老化)에 대한 비밀을 밝히는 연구에 대한 것이라고 합니다. 최근 많은 연구들은 노화를 생물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질병의 관점에서 연구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진시황의 불로초 고사를 들지 않더라도 불로(不老)는 인류의 오랜 소망이기도 하였죠.


하지만 이에 대한 과학적 성과는 연구 경과에 대한 이야기는 뉴스를 통해 단편적으로 접했을 뿐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살펴볼 저작은 드물었습니다.


이 책, “동물들처럼”은 노화와 장수에 대한 많은 연구들을 다양한 동물 사례를 통해 설명함으로써 우리가 노화에 대한 연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리고 장수에 대한 비밀을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현대 노화 연구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잘 알려주고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동물들처럼 #스티븐어스태드 #김성훈 #윌북 #진화생물학 #노화의비밀 #컬처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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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꼴찌부터 잡아먹는다 - 구글러가 들려주는 알기 쉬운 경제학 이야기
박진서 지음 / 혜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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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35,000불 (‘21년 기준)에 다다릅니다. 최근 환율이 많이 오르기는 했어도 대충 1달러당 1000원으로 계산해봐도 4인 가족 기준으로 보면 1억 4천만원이나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버는 가계는 거의 없죠. 실제 ‘22년 4인 가족 중위 소득은 월 540만원 정도로 1년으로 환산하면 6500만원 수준인데 이는 앞선 계산의 46%에 불과합니다. 


물론 GDP는 단순히 가구 소득만 반영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렇게 계산하는 것은 과도하게 단순화할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자면 그 차이를 직시할 수 있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바로 경제학적 관점 말입니다. 



“악마는 꼴찌부터 잡아먹는다 (박진서 著, 혜다)”는 경제 현상을 설명하는 경제학이라는 학문에 ‘사람’을 더해서 설명하고 있어 흥미로운 책입니다. 사람과 생명이 사라진 경제학, 숫자와 돈만이 중요한 경제학은 폭력이 되어버렸다 일갈하며, 저자는 ‘사회’ 과학인경제학의 바탕은 바로 사람과 생명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GDP는 거시경제의 시작이자 끝이며, 공적 토론과 미디어를 지배해온 개념입니다. 평균이라는 것은 하나의 측정 방식에 불과한데 삶을 지배하죠. 하지만 평균은 실제의 삶이 아닙니다. 평균적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평균에만 매몰되면 그 이면의 불평등을 바라보지 못합니다. 저자는 평균이란 불평등을 회피하는 방법 중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 중 하나라며 사르코지의 말을 이용하여 비판합니다. 그러므로 GDP는 강력한 경제지표인 반면 이것만을 위한 경제 정책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복지 정책을 후퇴시킬 것이라는 로렌조 피오라몬티의 말을 인용하여 GDP를 경계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한 나라의 영토 안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 가치의 합계라는 의미를 가진 GDP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책에서 든 사례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공장의 폐수로 한 마을의 식수원이 오염됩니다. 더 이상 공짜로 식수를 충당할 수 없죠. 결국 물을 사먹을 수 밖에 없습니다. 와! GDP가 올랐습니다. GDP의 마법이죠. 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삶은 좀더 팍팍해졌습니다.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돈을 지출해야만 했거든요.



IMF 시절을 제외하면 해방 이래로 우리나라의 GDP는 단 한번도 내려간 적이 없습니다. GDP가 정말 경제를 잘 설명하는 지표라면 우리의 삶은 지속적으로 윤택해져야 하고, 아무도 굶거나 집이 없어 고생하는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하지만 중산층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부의 불평등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GDP는 국가의 후생복리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COVID-19가 사회적 약자부터 도태되게 만드는 것을 똑똑히 지켜보았습니다. 바로 악마는 꼴찌부터 잡아먹은 것이지요. 경제학이 바라보는 시선에 사람이 사라진 탓입니다. 저자는 경제학이 궁극적으로 사람을 바라봐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의 총량이 아니라 부가 어떻게 배분되고 불평등을 해소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더욱 중요하다고 합니다. 




#악마는꼴찌부터잡아먹는다 #박진서 #혜다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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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 전쟁이 끝나면 정치가 시작된다 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 2
임용한.조현영 지음 / 레드리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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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잘 모르는 중동의 전쟁과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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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오신다 안전가옥 쇼-트 16
김혜영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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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편에 이은 기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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