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냐도르의 전설 에냐도르 시리즈 1
미라 발렌틴 지음, 한윤진 옮김 / 글루온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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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에냐도르의 전설(미라 발렌틴 著, 한윤진 譯, 글루온)”이라는 판타지 소설이 출간되었습니다. 최근 출간되는 판타지는 대부분 어반 판타지 계열이었는데 오랜만의 하이 판타지 소설라 하니 매우 반갑습니다. (가끔은 용도 나오고 엘프도 나오고 하는 판타지를 읽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처음 보는 독일산 하이 판타지라니, 일단 유니크함에서 점수를 꽤나 따고 들어갑니다. (독일 판타지는 발터 뫼르스나 미하엘 엔데 정도밖에 소개 안되어서…)


작가는 미라 발렌틴 (Mira Valentin, 1977~)이라는 독일 저널리스트이자 판타지 및 논픽션 작가로 소개가 되어 있는데 자신의 작품에 나온 등장인물에 대한 코스프레를 하는 코스어(코스튬 플레이어)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한국이나 영어권에 알려져 있는 작가는 아닌지라 독일 위키피디아에 게재된 내용이라 구글번역의 도움을 받아 정보를 얻었으므로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에냐도르 시리즈는 자가 출판을 통해 출간했고, 시리즈의 첫 작품인 “에냐도르의 전설”로 킨들 스토리 어워드(2017)에서 수상 경력이 기록 했습니다. 작가의 기존 수상 경력은 저널리스트로서의 수상 경력이 대부분이니 사실상 판타지 작가로는 첫 수상이라고 봐야겠네요.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유의바랍니다.)


 먼 옛날 에냐도르는 네 명의 인간 군주가 평화롭게 다스렸으나 다른 군주를 정복하고 더 많은 권력과 부에 대한 탐욕이 생겨나게 됩니다. 동부의 왕자는 대마법사에게 그가 가진 불구의 의지를 주고 화염의 권능을 가진 드래곤으로 변신시킵니다. 동부의 왕은 이 드래곤을 이용해 다른 왕국을 차근차근 정복해 나갑니다. 이에 놀란 북부의 왕자는 대마법사에게 그가 가진 아름다움 외모를 주고 눈빛만으로 다른 종족을 굴복시킬 수 있는 권능을 가진 데몬으로 변신시킵니다. 북부의 왕은 이 데몬을 이용해 전 왕국을 지배하게 됩니다. 서부의 왕자 역시 대마법사에게 그가 가진 사랑과 같은 감정을 주고 무엇도 잘라낼 수 있는 검을 만들어낼 수 있는 권능을 가진 엘프가 됩니다. 데몬은 화염을 견딜 수 있어 드래곤에게 강하지만, 감정을 없애버린 엘프는 그들의 눈빛으로 굴복시킬 수 없어 무엇이든 베어낼 수 있는 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됩니다. 또한 엘프는 드래곤이 뿜어내는 화염에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남부의 왕자는 그대로 인간을 남아있기를 바라면서 에냐도르에는 인간, 데몬, 엘프, 드래곤 등 네 종족이 서로를 정복하기 위한 영원한 전쟁에 빠져들게 됩니다. 


“에냐도르의 전설”은 네 종족이 만들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창세 신화로부터 수 백년이 흘러 엘프가 인간을 정복하고, 데몬이 드래곤을 정복한 이후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전쟁과 정복을 거듭하는 에냐도르에는 평화를 가져오는 네 종족의 파수꾼에 대한 전설이 있습니다. 파수꾼은 각 종족이 권능을 얻기 위해 잃어야 했던 것들을 가지고 태어난 운명의 아이들이죠. ‘에냐도르’ 시리즈의 첫 권은 아름답게 태어나 수장당해 죽어야 하지만 살아난 데몬,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엘프, 당당하고 용감한 인간, 불굴의 의지를 가진 드래곤 등 각자의 종족이 잃어버렸던 새로운 힘을 가진 네 종족의 파수꾼이 만나는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판타지 팬이라면 매우 즐거운 독서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에냐도르의전설, #미라발렌틴, #한윤진, #글루온, #하이판타지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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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쓸모 - 불확실한 미래에서 보통 사람들도 답을 얻는 방법 쓸모 시리즈 1
닉 폴슨.제임스 스콧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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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 자기 자신으로 밖에 나누어지지 않는 수 중 1 이외의 정수를 ‘소수(素數, Prime Number)’라고 합니다. 아마 연배가 좀 있으신 분들은 ‘솟수’라고 배웠던 기억이 있으실겁니다. 정의는 매우 단순한데 이 소수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대단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자주 만나고 있는 소수의 활용 예는 바로 RSA 암호 체계에의 활용을 들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수에 신비한 힘이 있다고 믿는 수비학(數秘學, Numerology)이라는 학문이 있었는데 여기에서도 소수에 대한 관심이 대단했고, 많은 수학자들도 이러한 소수의 규칙성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 중 유명한 것이 바로 ‘리만 가설’입니다. 휴 몽고메리 (Hugh Lowell Montgomery, 1944~)는 소수의 분포를 표현하는 리만제타함수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카페에서 유명한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Freeman John Dyson, 1923~2020)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자신이 도출한 함수식을 보여주게 되는데, 다이슨은 엄청나게 놀라게 됩니다. 소수의 분포를 나타내는 식이 바로 양자 역학의 입자 에너지 분포를 나타내는 식과 완벽하게 동일했기 때문이지요. 이렇듯 우주의 만물이 수와 수식으로 표현되는 일화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학창 시절, 우리를 지독히도 괴롭힌 과목에 대해 물어본다면 아마도 대부분은 수학이라 대답할 것입니다. 사실 수학이라는 것은 문제를 풀어 정답을 찾아내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배우는 학문이 아닙니다. 이건 계산기가 훨씬 빠르고 정확하죠. 심지어 요즘은 수학 app이나 프로그램이 있어 해답을 순식간에 찾아내고 그래프를 척척 그려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어려워 하면서도 수학을 배워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죠. 


‘더하기 빼기만 할 줄 알면 되지 왜 수학을 배워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우리 아이가 했다고 가정해보죠. 어떤 대답을 하여야 할까요? 수학은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아야 하며, 그러한 질서를 수식으로 표현하는 그 과정이 아름다운 학문이라고 백날 이야기해봐야 아이들은 물론, 본인도 납득하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수학이라는 학문에서 수학 문제를 푸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수학적 사고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수학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모두가 수학에서 얻을 수 있는 논리적이고 합리적 사고방식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지요. (특히 가짜뉴스와 가짜 학문이 판을 치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말이지요.)


그러면 어떻게 ‘수학의 쓸모’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요? 마침 그러한 고민을 해결해줄 신간이 출간되었습니다. 바로 “수학의 쓸모(닉 폴슨, 제임스 스콧 共著, 노태복 譯, 더퀘스트)”입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지난 40년 동안 ‘수학이 엄청 싫어지는 끔찍한 바이러스에 걸린 학생들을 가르쳐왔”지만 그러한 학생들을 수학의 즐거움으로 이끌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나이팅게일(플로렌스 나이팅게일, Florence Nightingale, 1820~1910)을 간호사로서 백의의 천사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겁니다.  물론 나이팅게일이 간호 철학을 확립한 간호학의 시조이긴 하지만 그에 더해서 뛰어난 행정가와 협상가, 개혁가였고 심지어 통계학자라는 것은 보통 간과하고 있습니다. (비록 관련 학위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나이팅게일은 영국 왕립통계학회의 정회원이었고, 미국 통계학회의 명예회원으로 공식적인 통계학자였습니다.) 특히 통계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이를 간호와 위생에 활용하여 야전 병원에서의 사망률을 크게 낮춘 바 있습니다. 


이 책은 수학에 대한 책이지만 복잡한 수식은 나오지 않고, 수학이 왜 쓸모가 있고, 또 앞으로는 어떻게 쓰일지에 대해 앞서 이야기한 나이팅게일의 사례와 같은 이야기를 통해 굉장히 쉽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학이라고 하면 머리 아파하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 조건부 확률을 통해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가 우리의 취향을 어떻게 읽어내는지. 패턴과 예측을 통해 미래를 어떻게 계산하고 예측하는지, 일상에서 틀리지 않기 위해 왜 가정을 잘 세워야 하는지 등에 대해 읽어보면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PS. 근데 엄밀히 말하면 ‘수학의 쓸모’라는 제목보다는 ‘통계학의 쓸모’라는 제목이 더 잘 어울리지 않나 생각이 드는 것은…..


#수학의쓸모, #닉폴슨, #제임스스콧, #더퀘스트, #노태복, #통계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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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환야 1~2 - 전2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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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언제나 신간이 나오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東野圭吾)의 작품은 다작에 걸맞게 장르적 스펙트럼 역시 미스터리, SF, 코믹, 호러 등 매우 다양합니다. 또한 많은 문학상을 수상하는 한편 그의 많은 작품들이 베스트셀러에 목록을 올리거나 영상화되는 등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 만족시키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의 많은 작품이 영상화되기도 했으며, 베스트셀러 목록에 항상 이름을 오르내리기도 하지요. 특히 그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양윤옥 譯, 현대문학)"의 경우 2012년 국내 출간된 이래 아직까지도 베스트셀러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있지 않은 진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0년 3월 알라딘 소설 기준 35위네요.  2위도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이군요)


그의 작품 중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환야(히가시노 게이고 著, 김난주 譯, 재인, 전 2권)”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환야”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백야행(히가시노 게이고 著, 김난주 譯, 재인, 전 2권)”의 자매작이라 공언한 작품인데 원래는 2006년 RHK에서 권일영 번역가에 의해 옮겨져 우리나라에 소개된 바 있으나 절판되었고 이번에 재인 출판사에서 김난주 번역가에 의해 옮겨져 복간되었습니다. (“백야행”, ‘가가 형사 시리즈’, “신참자” 등을 번역한 김난주 번역가는 양윤옥 번역가와 더불어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을 많이 번역한 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은 자신의 욕망과 성공을 위해서는 범죄를 포함한 방법을 가리지 않는 팜므 파탈(Femme fatale)인 신카이 미후유(新海美冬), 신카이 미후유에 의해 조종당하는 미즈하라 마사야(水原雅也), 신카이 미후유의 범죄에 대한 냄새를 맡고 수 년에 걸쳐 추적하는 카토 와타루(加藤亘) 형사의 이야기로 전형적인 피카레스크 장르입니다. 고베 대지진의 와중에 미즈하라 마사야는 충동적인 살인을 하게 되고, 이를 목격한 신카이 미후유가 마사야의 살인 증거를 인멸해주면서 연결됩니다. 마사야는 미후유에게 점점 빠져들게 되지만 미후유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죠. 마사야는 그녀를 사랑하기에 그녀가 원하는 소소한 부탁을 들어주면서 점차 걷잡을 수 없는 범죄의 길에 들어서게 됩니다. 또한 가토 형사가 맡은 사건이 하나 둘씩 신카이 미후유와 연결점을 가지게 되는데 가토 형사는 명확하지 않지만 뭔가 수상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본격적으로 추적하게 됩니다. 

이 작품을 읽다가 문득 신카이 미후유가 미즈하라 마사야를 사랑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지더군요. 하지만 작품을 계속해서 읽다 보면 그녀가 그를 사랑했는지, 혹은 그렇지 않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그녀는 마사야를 자신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어둠의 존재로써  철저하게 활용합니다. 심지어 그의 생명까지도요. 신카이 미후유에게 있어 자신은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밤의 존재라고 마사야에게 계속 이야기하지만 사실 마사야야말로 밤의 존재조차 되지 못한 환상 속의 밤(幻夜)의 존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히가시노게이고, #환야, #피카레스크, #일본소설, #재인, #김난주,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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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이상하지만 재미있는 녀석들 - 인공지능에 대한 아주 쉽고 친절한 안내서
저넬 셰인 지음, 이지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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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9일, 인류사에 한 획이 그어졌습니다. 인간 최고의 바둑 기사 중 하나인 이세돌 9단이 ‘알파고’라는 이름의 AI에게 186수만에 불계패를 당한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인간이 기계에게 패배한 수천, 수만 가지의 사례 중 하나일 뿐이겠지만 바둑에서의 패배는 그야말로 패닉이었습니다. 1997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가 딥블루에게 패배했을 때에는 이런 수준의 패닉은 아니었습니다. 체스의 경우 언젠가 기계가 인간을 넘어서리라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우주의 원소보다 많은 수가 있다는 바둑에서의 패배는 인류의 패배라는 상징성을 가지기에 충분했습니다. 당장 AI에게 직업을 빼앗길지도 모른다, AI가 소설도 쓰고, 음악도 만든다, 심지어 스카이넷의 반란과 비슷한 인류 멸망 보고서까지 AI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그야 말로 쏟아져 내렸습니다. 어떤 이야기는 사실을 담고 있었고, 어떤 이야기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이었지만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의 이야기들이 흘러 넘치니 비전문가 입장에서야 어떤 이야기를 취사선택할 수 있겠습니까. 그냥 그러려니 해야했지요.

 

그 이후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아직은 AI가 우리 직업을 빼앗아가지도 않았고, AI가 쓴 소설을 읽거나 음악을 듣고 있지도 않습니다. 다행히 아직 AI가 반란을 일으키지도 않았고 그로 인해 인류가 멸망하지도 않았네요. 그런데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안심해도 좋을까요?

 


그에 대한 답은 아니더라도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좀 이상하지만 재미있는 녀석들(저넬 셰인 著, 이지연 譯, RHK)”이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AI에 대한 안내서이자 입문서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녀석들’이 바로 AI입니다. 이 책에서는 AI들의 온갖 바보 같은 행태들을 보여줍니다. 


이상한 작업 멘트를 날리기도 하고, 요리 레시피에 깨진 유리를 포함시키기도 하고 암세포를 찾아내라고 했더니 눈금자를 기가 막히게 찾아내기도 합니다. 또한 인간의 편견으로 말미암은 학습으로 인해 인종 차별, 성차별도 배웁니다. 최근의 AI는 기계학습이라는 방법을 통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규칙을 찾아내므로 그 규칙을 어떻게 찾아냈는지를 인간도 AI도 모릅니다. AI가 너무 똑똑해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우리의 오해와는 달리 AI는 충분히 똑똑하지 않아 위험합니다. 하지만 AI의 이러한 충분하지 못한 똑똑함을 통해 저자는 기계가 어떤 방식을 통해 지능을 얻게 되고 어떤 위험이 있는지에 대해 유머러스하게 풀어내어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AI에 대해 막연하게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AI에 대해 조금 더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좀이상하지만재미있는녀석들, #저넬셰인, #이지연, #RHK, #AI, #과학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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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매시슨 - 2만 피트 상공의 악몽 외 32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6
리처드 매시슨 지음, 최필원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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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메드슨 (Richard Matheson, 1926~2013)은 SF, 판타지 등 장르적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한 작가이고 위대한 작가로 명망이 높지만 주력 장르가 호러 쪽이다 보니 한국에서는 그다지 잘 알려진 작가는 아닙니다. (한국에서의 호러는 정말 마이너 중의 마이너라…) 호러 장르에서 우리나라 독자에게 잘 알려져 있는 작가는 아마도 코즈믹 호러로 유명한 H.P. 러브크래프트(Howard Phillips Lovecraft,1890~1937)나 스티븐 킹(Stephen Edwin King, 1947~)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중 스티븐 킹은 리처드 메드슨에 대해서 ‘작가로서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가’라고 평가할 정도입니다. 또한 리처드 매드슨은 그랜드 마스터 타이틀을 판타지, 호러 두 분야에 걸쳐 보유하고 있는 몇 안되는 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 (일반적으로 장르문학의 그랜드 마스터라고 하면 SF와 판타지 작가에게 수여하는 Damon Knight Memorial Grand Master Award, 호러 장르 작가에게 수여하는 World Horror Convention Grand Master Award, 판타지 작가에게 수여하는 World Fantasy Award for Life Achievement를 많이 꼽습니다. 리처드 매드슨은 이 중 1984년에 World Fantasy Award for Life Achievement, 1993년에 World Horror Convention Grand Master Award를 수상한 바 있습니다.)


리처드 메드슨의 대표작 중 우리나라에 번역된 작품으로는 “나는 전설이다(리처드 매드슨 著, 조영학 譯, 황금가지, 원제 :  I am Legend)”가 있는데 이 작품은 윌 스미스 주연의 동명의 영화로 많이들 접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앞서 언급한 스티븐 킹이 “고도에서 (스티븐 킹 著, 진서희 譯, 황금가지, 원제 : Elevation)”라는 작품에서 리처드 메드슨의 대표작 중 하나인 “줄어드는 남자(리처드 매드슨 著, 조영학 譯, 황금가지, 원제 : The Incredible Shrinking Man)”를 오마쥬하여 경의를 표한 바도 있습니다. 또한 “천국보다 아름다운(리처드 매드슨 著, 나중길 譯, 노블마인, 원제 : What Dreams May Come)”, “시간 여행자의 사랑(리처드 매드슨 著, 김민혜 譯, 노블마인, 원제 :  Somewhere in time)”, “더 박스(리처드 매드슨 著, 나중길 譯, 노블마인, 원제 : Button, Button)” 등의 작품이 번역되어 소개된 바가 있습니다. (장르 작가 중 영상화가 많이 된 작품을 보유한 작가하면 보통 필립 K. 딕을 이야기하는데 리처드 매드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그의 넓은 작품 세계와 영향력을 생각할 때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소개된 작품의 숫자는 다소 빈약해 보입니다. 하지만 아마도 많은 분들이 리처드 메드슨의 작품을 ‘환상특급(The Twilight Zone)’이라는 미드를 통해 접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리처드 메드슨의 많은 단편이 각색되어 ‘환상특급’ 등 TV 쇼의 에피소드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지요.


이번에 이러한 리처드 메드슨의 작품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의 36번째 책으로 단편 33편을 엮은 “리처드 매시슨 (리처드 매드슨 著, 최필원 譯, 현대문학, 원제 : The Best of Richard Matheson)”이 출간되었습니다. 단편선의 경우 작품을 고른 엮은 이도 중요한데, 이 작품의 엮은 이는 리처드 매드슨의 팬이자 최근 세계 환상 문학상을 수상한 빅터 라발 (Victor LaValle, 1972~)이니 일단 작품 선정은 믿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빅터 라발은 작년 "엿보는 자들의 밤 (빅터 라발 著, 배지은 譯, 현대문학, 원제 : The Changeling)"이나 "블랙 톰의 발라드  (빅터 라발 저, 이동현 역, 황금가지, 원제 : The Ballad of Black Tom)"로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지만,  사실 세계 환상 문학상, 영국 환상 문학상, 로커스상 등 수상 경력이 아주 화려한 작가입니다.


이번에 출간된 ‘리처드 메시슨’에 소개되는 단편 중 상당수는 기존에 번역 출간된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작품도 있지만 대부분은 처음 소개되는 작품입니다. 리처드 메드슨의 작품을 읽다 보면 느낄 수 있는 주된 감정은 아마도 익숙함 속에서 낯섦을 발견했을 때 느끼는 애매모호한 일상 속의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커피를 마시면서 무언가를 찾기 위해 테이블을 더듬거리는데 손 등 위로 기어가는 느낌이 들 때, 혹은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양치하고 있는데 누군가 뒤를 지나치는 느낌이 들 때처럼 소름 끼칠 정도의 명확한 공포가 아니라 익숙한 동네의 큰 길로만 다니다가, 어느 순간 알지 못하는 이유로 뒷길로 들어섰는데 가야 할 길을 순간 놓쳤을 때의 무엇 때문인지 모르게 드는 명확하지 않은 두려움 정도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 책에 호러 장르만 모아 놓은 것은 아닙니다. 마녀가 현대식 군대를 때려부수는 판타지물, SF 등 다양한 장르를 모아서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보기 드문 선집입니다.


 


#리처드매시슨, #리처드매드슨, #스티븐킹, #현대문학, #최필원, #나는전설이다, #빅터라발, #그랜드마스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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