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주인
로버트 휴 벤슨 지음, 유혜인 옮김 / 메이븐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837년 새뮤얼 모스에 의해 전신기가 발명되고 1844년 세계 최초로 전신이 개통됩니다. 이후 굴리엘모 마르코니가 1896년 무선 전신 기술을 개발합니다.


1848년 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에 의해 자본주의적 착취와 모순으로 인해 멸망의 불가피성을 피력한 ‘공산당 선언(Manifest der Kommunistischen Partei)’을 통해 기독교적 세계관과 구 유럽으로 대표되는 교황, 황제나 왕을 정점으로 하는 봉건 체제, 부르주아 등을 적으로 규정하며 계급 투쟁을 선동하게 됩니다. 


"유럽에 유령이 출몰하였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구 유럽의 모든 세력들, 즉, 교황과 짜르, 메테르니히와 기조, 프랑스의 급진파와 독일 경찰이, 이 유령을 쫓아내려고 신성 동맹을 맺었다. 지금까지의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 투쟁의 역사다. "


출처 : 공산당 선언 (홍익희 著, 유페이퍼)


이후 자본의 생산 과정을 통한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담은 ‘자본론(Das Kapital, Kritik der politischen Ökonomie)’이 1867년 출간됩니다.


1876년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개량한 전화기를 기반으로 1878년 세계 최초의 전화 교환국을 설립합니다.


1879년 토머스 에디슨에 의해 백열등이 상용화되며 이의 보급과정에서 전력 체계가 구축되는 등 전기 문명이 싹트는 시기가 됩니다.


1900년 체펠린 백작이 만든 세계 최초의 경식 비행선 LZ1이 처음으로 하늘을 날게 됩니다. (LZ1은 비행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추락했지만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후 1907년 LZ3이 비행에 제대로 성공하게 됩니다.) 


1904~1905년까지 러시아와 일본이 한반도, 만주 등지에서 전쟁을 벌였고, 일본이 승리하게 됩니다.  


------------------


카노사의 굴욕(1077년)으로 대표되는 강력했던 교황권은 18~19세기에 접어들면서 세속적 정치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로 전락하게 됩니다. 또한 신본주의 중심의 철학이 르네상스부터 점차 인본주의로 주도권이 넘어가게 되고 산업혁명 이후 과학 기술의 발달과 맞물려 종교의 영향력은 급속하게 쇠퇴하게 됩니다. 또한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이후부터 제 1차 세계 대전 발발 이전까지의 기간 (1871~1914년)은 유럽에서는 역사상 예외적으로 긴 평화의 시기를 누리면서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에 대한 식민 지배로 인한 경제적 발전, 과학 기술의 발달, 문화적 발전이 이루어지며 인본주의 사상이 발달하고 사회주의의 세력이 확장됩니다. 이후 이 시기를 아름다운 시절을 의미하는 벨 에포크 (Belle Époque)라 부르게 됩니다.


이렇게 인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종교의 위기를 당시 사제들은 매우 심각하게 느꼈을 것입니다. 지금에 와서 보면 종교적 영향력은 점차 감소할 수 밖에 없었고 향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겠지만 당시 종교인들은 그것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제였던 로버트 휴 벤슨(1871~1914)이 이러한 고민을 소설의 형태로 나타낸 것이 바로 “세상의 주인(로버트 휴 벤슨 著, 유혜인 譯, 메이븐)”입니다. “세상의 주인”에서는 작가의 종교적 고민을 상징하는 퍼시 신부와 이의 대적자로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평화를 이끌어내면서 세계 대통령에 등극한 후 대대적으로 종교를 탄압하는 줄리언 펠센버그를 등장시켜, 이의 갈등을 통해 앞서 설명한 종교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위기 의식을 극대화하여 보여줍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순교를 통한 ‘승리’의 장면인지 아니면 펠센버그가 지향하는 인본주의의 ‘승리’인지 알 수 없게 함으로써 작가의 고민을 더욱 깊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세상의 주인”은 출간 당시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소설이었겠지만 지금에서 보면 대체역사물로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현대의 종교적 영향력은 소설이 출간된 당시와 비교하더라도 엄청나게 낮아진 상황에서 종교적 영향력의 정점에 있는 교황으로서는 마치 이 책이 예언서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보편적 복지와 교육 체계 구축, 세속정치에 있어 종교의 배제 등 현대에서 선이라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악”으로 묘사했던 장면들이 작가의 생각만이 아니라 당시 종교인들이 가지고 있던 지배적인 생각이었다면 그 동안의 몰락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위선적인 시대를 풍요롭게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당대 종교인으로서의 고민이나 반성도 없고, 자신들의 식민 지배 대상이었던 아시아에 대한 근거 없는 인종적 차별의식(황화론)을 드러내는 것을 보면서 당시 종교인의 한계를 느꼈고, 신은 인간과 화해할 때만이 비로소 종교의 가치가 나타난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상의주인, #로버트휴벤슨, #유혜인, #메이븐, #SF, #디스토피아, #대체역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뉴턴의 아틀리에 - 과학과 예술, 두 시선의 다양한 관계 맺기
김상욱.유지원 지음 / 민음사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작 뉴턴은 뉴턴 역학이라는 체계를 만들어낸 위대한 과학자이자 철학자, 수학자이면서 연금술사였지만 예술과는 거리가 있었기에 “뉴턴의 아틀리에(김상욱, 유지원 共著, 민음사)”라는 제목은 다소 어색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이내 부제 ‘과학과 예술, 두 시선의 다양한 관계 맺기’를 보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김상욱님은 전작 “떨림과 울림(동아시아)”에서 과학이라는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제시한 바 있고, 유지원님은 “글자 풍경(을유문화사)”을 통해 실용적 기술로만 생각하던 타이포그래피를 예술의 영역에서도 바라볼 수 있음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이 두 분이 예술적 영감과 과학적 관점에 대해 경향신문에 공동 기고한 칼럼의 제목이 바로 “김상욱·유지원의 뉴턴의 아틀리에”입니다. 


첫 칼럼에서 빛의 부재로 인해 만들어지는 색깔, 검정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유지원님은 검정의 깊고 그윽함을, 김상욱님은 렘브란트의 그림을 통해 빛과 어둠의 상보적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우리네 인생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예술가는 과학을 이야기하며, 과학자는 예술을 이야기하는 대화를 통해 인생 이야기를 도출하여 들려주는 솜씨에 반해 꾸준히 두 분의 공동 칼럼을 구독했습니다.




이번에 민음사에서 두 분의 칼럼을 모아 동일한 제목인 “뉴턴의 아틀리에 (김상욱, 유지원 共著, 민음사)”로 출간하였습니다. 칼럼을 모두 읽었고 칼럼을 읽을 때부터 글의 내용에 두말할 나위가 없이 충분히 만족했던 터라 단지 소장용으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책으로 만나 다시 읽게 되니 문장 하나 하나가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같은 글이라도 매체가 달라지면 느낌과 감동 역시 이렇게나 달라지는건지.


 또한 책을 처음 잡는 순간부터 다른 책들과는 느낌이 달랐습니다. 보통 띠지는 홍보 문구나 수상 내역 등을 나타내는 기능적 수단인데 이 책의 띠지는 또 하나의 표지 느낌이 나면서 본 책의 표지와 질감이 달라 묘하게 좋은 느낌이 듭니다. 책이라는 매체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책의 제작 과정에는 문외한인지라 잘은 모르겠지만, 표지와 띠지에도 디자인적 요소를 고민했고 충실히 반영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동안 책을 기능적, 실용적 수단이라 생각했지만 이 책을 만나고 난 다음에는 책 자체도 예술품이 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심미적 쾌감을 느꼈습니다. 


에세이, 대중과학서, 인문학 전반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책으로 훌륭한 책일 뿐더러 아름답기까지 한 “뉴턴의 아틀리에”를 다시 읽으면서 김상욱님과 유지원님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봅니다.


#뉴턴의아틀리에, #김상욱, #유지원, #민음사, #매체도예술이될수있다니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치적 부족주의 - 집단 본능은 어떻게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가
에이미 추아 지음, 김승진 옮김 / 부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이미 추아(Amy Lynn Chua, 1962~)는 예일대학교 로스쿨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제국의 미래 (이순희 譯, 비아북, 원제 : Day of Empire: How Hyperpowers Rise to Global Dominance and Why They Fall)”, “불타는 세계 (윤미연 譯, 부광, World on Fire: How Exporting Free Market Democracy Breeds Ethnic Hatred and Global Instability)” 등의 정치사 작가로도 유명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타이거 마더(황소연 譯, 민음사, 원제 : 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라는 육아, 교육책으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한 “정치적 부족주의 (김승진 譯, 부키, 원제 : Political Tribes: Group Instinct and the Fate of Nations)”에서 저자는 그동안 부족적 동학(動學)을 놓치고 있었으며 급속히 정치적 부족주의가 확산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인간에게 누구나 부족 본능이 있으며 이러한 부족 본능은 클럽, 팀, 동아리, 가족 등 유대감과 애착을 얻을 수 있는 소속 본능이며 또한 외부자에 대한 배제 본능이기도 하다고 설명하면서 집단에 소속되고 나면 정체성이 해당 집단에 고착되는 현상을 부족주의라 정의합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강대국 중 유일하게 슈퍼 집단(저자가 정의하기를 구성원의 자격이 인종적, 종교적, 민족적, 문화적 배경에 대해 모두 열려 있으며 하위 집단의 정체성을 버리거나 억압하라고 요구하지 않고 오히려 포괄적인 상위 집단 정체성에 강하게 통합하면서 하위 집단 정체성 또한 이어지도록 허용하는 집단을 의미한다. )이다 보니 슈퍼 집단이 아닌 부족적 정치 집단과의 외교정책에서 많은 실책을 범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 전쟁은 자유주의 대 공산주의의 대결보다 중국계 자본에 대한 민족적 분노가 더욱 근본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이해가 부족했으며, 이라크의 경우에도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프카니스탄, ISIS, 베네수엘라 등에서 벌어진 부족주의를 이해하지 못해 실패한 미국 외교의 사례를 저자는 하나 하나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역시 과거에는 슈퍼 집단이 아니었고 오랜 내부적 투쟁을 통해서야 달성할 수 있었던 만큼 저자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슈퍼 집단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면서 최근 들어 배타적 인종주의 운동, 기득권 계층에 대한 반발, 소수집단에 대한 반발 등 정치적 부족주의가 미국 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그 결과, 아니 과정 중에 나타난 것이 바로 트럼프의 당선이라는 것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정의한 ‘정치적 부족주의’와 ‘부족’에 대한 적확한 조어에 감탄했습니다. ‘부족’은 조상이나 언어, 종교 등이 같은 소규모 생활공동체를 의미하지만 ‘정치적 부족주의’에서 말하는 부족은 민족이나 국가와 같이 큰 개념이 아니라 개인이 정서적, 감정적, 본능적인 소속감을 느끼는 정체성에 기인하므로 매우 주관적입니다. 사회의 주류에 해당하는 사람은 미처 느끼지 못하는 감정일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저자가 중국계 미국인이다 보니 백인 주류 학자에 비해 이에 대한 감수성이 유독 도드라졌기 때문에 발견하였을 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자는 정치적 부족주의를 이해하지 못해 발생하는 미국 정치, 외교의 실패와 함께 불평등이 야기한 미국 내 모든 정치적 ‘부족’이 이제는 모두 소수자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면서 내부적으로는 뭉치고, 외부적으로는 폐쇄적, 방어적, 징벌적이 되어가고 있다는 정치적 부족주의를 설명하는데, 분명 미국적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내내 한국의 상황에 대한 기시감이 떠올랐습니다. 


한국 역시 불평등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연령에 따라, 성에 따라, 소득에 따라 개인이 모두 소외당하고 있다는 소수자성을 느끼고 있으며 정치적 부족화가 되어가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부족은 국가가 통합을 강조만 한다고 해서 파괴적 성격을 제어하거나 극복할 수 없고 다양성을 제대로 다룰 수 있도록 현상을 적시하고 이에 대한 정치적 해법을 강구할 때만 극복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정치적부족주의, #에이미추아, #김승진, #부키, #집단본능, #소수자적정체성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코로나 경제 전쟁 - 세계 석학들이 내다본
리처드 볼드윈.베아트리스 베더 디 마우로 엮음, 매경출판 편역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상을 제한적으로나마 영위하고 있는 주요 국가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VID-19)가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COVID-19는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 2형에 의해 발병하는 호흡기 질환입니다. 사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는 매우 다양한 변종을 보이며 보통은 경미한 감기를 일으키는 병원체로 알려져 있으나 일부 변종의 경우 2003년 유행한 사스(SARS-CoV), 2015년 한국에서 대유행한 메르스(MERS-CoV)처럼 치명적인 양태를 보이기도 합니다. 주로 아시아 지역에만 유행하다 갑자기 사라진 사스나 중동 이외 한국에서만 대유행을 했던 메르스와는 다르게 이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을 하면서 팬데믹 (범유행전염) 상황이 되었고 지구 상 대부분 국가의 일상을 정지시켜 버렸습니다.


지금의 상황이 다행히 종결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겪은 사람들에게는 큰 트라우마를 남길 것이며, RNA 바이러스의 특성으로 인해 백신이나 치료제가 쉽게 개발되기 어려운 점까지 고려할 경우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COVID-19 이후의 뉴노멀을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오고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숙주를 필요로 하고, 숙주에 의한 전파가 이루어지므로 감염병에 대한 트라우마나 뉴노멀은 사람 혹은 국가 간의 관계에 큰 변화를 줄 것이 분명합니다. 접촉 (Contact)을 통한 관계가 기존의 노멀이었다면 앞으로는 비접촉 (Untact)이 새로운 노멀이 될 것이라고도 하고, 장기적으로는 자급자족 국가 경제가 강화되면서 국제 교역 감소로 이루어져 과거와 같은 세계 경제의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또한 세계화, 국가 협력 등을 강조하던 많은 국가들이 봉쇄라는 수단을 통해 당장의 급한 불을 끄려는 모습을 보면서 국제 상호 신뢰도 많이 저하된 상황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유행은 인류 중 아무도 겪어보지 못한 전대미문, 미증유의 상황으로 인류사의 분기점이 될 것은 분명하나 소소하게 살아가는 범인(凡人)으로서는 이후의 모습이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아 석학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번에 출간한 “코로나 경제 전쟁 (리처드 볼드윈, 베아트리스 베더 디 마우로 共編, 매일경제신문사)”은 이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유행으로 긴급하게 출간된 “Economics in the Time of COVID-19”와 “Mitigating the COVID Economic Crisis: Act Fast and Do Whatever It Takes”의 일부 내용을 엮어 번역한 책입니다. 


책에서는 COVID-19와 같이 빠르게 확산하는 전염병의 경우 세 가지 측면에서 경제적 타격을 야기하는데 ①감염자가 입원 내지 자가격리를 하면서 생산 활동에 기여하지 못하여 발생하고, ②감염자 수의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으로 인해 경제의 흐름이 차단되면서 발생하고, ③ 소득의 감소 혹은 소득이 감소될지 모른다는 기대 심리의 위축에 따라 발생한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즉, 소득 순환의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경제의 흐름이 둔화되고 이는 경제적 위축을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대량 해고 사태, 기업의 연쇄 도산, 소비 심리의 장기적인 위축 등으로 전 세계적인 대공황이 벌어지게 되어 경제 침체기가 길어지고 당분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 전망하면서 비록 단기적인 경제 침체는 불가피하지만 이를 단기적으로 끝내려면 이를 평탄화하는 정책적 노력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적극적인 조치로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럽의 경우 국가 채무 비율이 높아 마치 ‘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지붕을 수리’해야 하지만 ‘비’를 고려하기 보다 지붕의 수리가 급선무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덕적 해이를 이야기할 정도로 한가할 상황이 아니며 오히려 돈을 신속하게 살포하는데 제약이 되는 병목 현상에 정책적 노력을 집중해서 둔화된 경제 흐름을 강제로라도 제대로 흐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도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미증유, 전대미문의 상황에서는 역시 정책적 수단 역시 미증유, 전대미문의 수단을 총동원하여 대상을 가리지 않고 경제적 흐름이 막히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전체적인 책의 논지인데 한국 학자의 아티클만 다소 한가한 주장이 담겨져 있는 것이 특이했습니다. 원조는 과감한 변화를 주문하는데 반해 변방은 기존의 주장을 붙들고 늘어지는 완고한 교조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나 할까요.


Ps.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증하고 있는 현실에서 현재 전 세계적인 COVID-19 판데믹 상황을 개선하고 이후 이를 극복하는데 있어 가장 큰 적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석학들이내다본코로나경제전쟁,#매경출판,#리처드볼드윈,#베아트리스베더디마우로,#코로나,#팬더믹,#경제,#경제위기,#문화충전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장의 기억 - 한국의 자본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이태호 지음 / 어바웃어북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물질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행위는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 보니, 이를 다루는 경제에 대한 역사, 즉 경제사는 인류와 인류 사회의 변천을 연구하는 역사에 있어 중요한 분야이면서 경제학과 역사학에서 모두 연구하는 분야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출간되는 많은 경제사 관련 대중서의 대부분이 세계사적 관점에서 서술하다 보니 한국의 경제사는 소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이 세계 경제사의 전면에 나타난 것은 최근이다 보니 아무래도 당연한 결과겠지요. 한국 경제는 세계 최빈국에서 출발하여 불과 6-70년 사이에 GDP 기준 세계 12위 (2019년 IMF 추정치)까지 성장하였으며, 1인당 GDP(PPP 기준)는 일본, 영국, 프랑스 등을 추월하기 직전입니다. (인구 2천만명 이상 국가 중 우리나라보다 1인당 GDP 높은 나라 역시 몇 나라 되지 않습니다.)


“시장의 기억 (이태호 著, 어바웃어북)”은 이러한 한국 경제 성장을 떠받친 자본 시장의 역사를 저널리스트 관점에서 통시적으로 서술한 경제사로 학문적인 접근을 통해 정리한 책은 아닙니다. (학문적으로 정리하지 않았다고 해서 가치가 없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일반 독자 입장에서 재미와 얻을 수 있는 지식 면에서는 오히려 뛰어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사학자나 경제학자가 아닌, 경제 분야 전반을 경험한 저널리스트인데, 직업적 전문성을 살려 일제 강점기 쌀 선물(futures) 시장의 흥망, 대한증권거래소의 설립, 증권파동, 사채 동결 조치, 건설주 파동, 여의도 증권가 시대 개막, 자본시장 개방, 국가 부도의 순간, 닷컴 버블 붕괴, 부동산 광풍, 리먼브라더스 파산 및 금융 위기, 저축은행 사태, 기준금리 0%대 진입 등 20세기초부터 최근까지의 자본 시장을 뒤흔든 주요 사건의 흐름을 에피소드 중심 9개의 챕터로 구분하여 정리하였습니다. 

시장의 기억은 실패의 기억이자, 개미가 흘린 눈물의 기억일 뿐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처절함과 자본 시장에서 상수로서 정부의 역할을 확인하는 독서였으며,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건도 있고, 자세히 알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이해를 두텁게 한 독서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 책의 장점은 한 권으로 구성된 “아카이브”라는 점입니다. 특히 권두 스페셜로 구성한 인포그래픽과 뒷표지의 연표는 궁금한 부분이 생길 때마다 지속적으로 이 책을 꺼내들 게 만들 것 같네요.


#시장의기억, #이태호, #어바웃어북, #한국자본시장, #시장은기억한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