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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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사회파’라고 하여 작품의 배경을 현실과 밀접하게 연결시킬 뿐만 아니라 작품 내에서 적극적으로 사회 문제 및 현상을 스토리와 밀접하게 연관시키는 일본 내 미스터리 장르 사조 중 하나인데 ‘미미 여사’라는 애칭으로 불리우는 미야베 미유키 (宮部みゆき, 1960~)는 이러한 사회파 작가 중 발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사회파 작품 중 우리나라에서는 변영주 감독이 영화화한 것으로도 유명한 “화차(미야베 미유키 著, 이영미 譯, 문학동네)”가 대표적입니다. 


미야베 미유키는 ‘일본 미스터리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을 정도로 해당 장르에서 인정을 받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미스터리 장르에만 국한하지 않고 “드림버스터 (미야베 미유키 著, 김소연 譯, 손안의책, 전 2권)”, “브레이브 스토리(미야베 미유키 著, 김해용 譯, 황매, 전 4권)”, “영웅의 서 (미야베 미유키 著, 김은모 譯, 문학동네, 전 2권)”, “이코-안개의 성(미야베 미유키 著, 김현주 譯, 황매)” 등과 같이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 활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미야베 월드 2막’ 시리즈라고 하는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 독특한 미스터리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크로스파이어 (미야베 미유키 著, 권일영 譯, RHK, 전 2권)”, “용은 잠들다 (미야베 미유키 著, 권일영 譯, RHK)”, “비탄의 문 (미야베 미유키 著, 김은모 譯, 문학동네, 전 2권)” 등과 같은 작품은 미스터리 장르에 판타지적 요소를 결합한 수작으로 평가를 받을 뿐 아니라 “가모우 저택 사건 (미야베 미유키 著, 이기웅 譯, 북스피어, 전 2권)”은 일본 SF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타 장르에서도 역량을 인정받을 정도 입니다.  


 정부 혹은 기업의 음모나 시스템과 같은 거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행복한 탐정’ 시리즈와 같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소소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미스터리 작품들에서 미야베 미유키는 개개인의 이야기에 특히 장점을 가지고 있는 훌륭한 스토리텔러라는 것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미야베 미유키는 ‘행복한 탐정’ 시리즈를 통해 탐정 흉내를 내는 사보 편집자이자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본격적인 탐정(이지만 초보)으로 전직한 ‘스기무라 사부로’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행복한 탐정’ 시리즈의 주인공인 스기무라 사부로는 셜록 홈즈나 에르퀼 푸아로처럼 빛나는 추리력을 가지고 있지 않고 미국식 하드보일드에 등장하는 탐정들처럼 주먹이나 총기류를 사용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쉽게 지나치지 않고 주의 깊게 들으면서 호기심을 바탕으로 하나 하나 단서를 맞춰가는 예의 바른 사람입니다. “누군가 (미야베 미유키 著, 권일영 譯, 북스피어)”를 통해 처음 등장한 스기무라 사부로는 이후 “이름없는 독 (미야베 미유키 著, 권일영 譯, 북스피어)”,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미야베 미유키 著, 김소연 譯, 북스피어)”, “음의 방정식 (미야베 미유키 著, 이영미 譯, 북스피어)”, “희망장 (미야베 미유키 著, 김소연 譯, 북스피어)” 등의 시리즈를 통해 비교적 소소한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독자들과 꾸준히 만나왔습니다.


이번에 출간한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미야베 미유키 著, 김소연 譯, 북스피어)”는 ‘행복한 탐정’ 스기무라 사부로의 6번째 이야기를 다룬 소설입니다. 


이 책은 연작 소설로 위계적이며 권위적 사고방식을 가진 운동부원의 충격적인 범죄를 다룬 ‘절대 영도’, 결혼식장에서 벌어진 소동극을 다룬 ‘화촉’, 모든 것을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소아병적인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표제작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등 총 세 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절대 영도’에는 ‘악의’로 뭉쳐진 범죄자들이 등장하는데 스기무라 사부로가 이들이 벌였던 ‘숨겨진’ 범죄를 찾아내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고 마침내 범죄의 진상이 낱낱이 드러났을 때의 충격은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하지만 미야베 미유키는 이 이야기를 격정적으로 크게 외치지 않고 스기무라 사부로의 시선을 통해 조곤 조곤 낮은 목소리로 들려줍니다. 네, 스기무라 사부로의 ‘행복한 탐정’은 언제나 이런 목소리로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Ps. 다음 작품에는 스기무라 사부로의 딸인 모모코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간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됩니다.


Ps. “음의 방정식”에서 이미 손발을 맞춘 바 있는 후지노 료코와의 협업은 더 이상 없을까요?



#어제가없으면내일도없다, #미야베미유키, #북스피어, #김소연, #행복한탐정, #스기무라사부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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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는 클라스 : 국제정치 편 - 역사 분쟁 · 무역 전쟁 · 이념 갈등 차이나는 클라스 4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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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는 클라스’는 도올 김용옥 선생이 중국 현대사를 중심으로 강의하였던 ‘차이나는 도올’이 인기를 얻자 주제를 국제, 정치, 역사, 과학, 기술, 인문 등으로 넓혀 2017년부터 방영을 시작한 JTBC의 간판 교양 프로그램입니다. TV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저도 즐겨 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차이나는 클라스’는 ‘질문은 모든 새로운 것의 시작’이라는 모토 하에 각 계의 전문가들의 강의와 패널들의 질문과 답변을 통해 세상의 모든 지식을 파고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제작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큰 틀에서 그 포부에 맞는 방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송을 반복 시청하기에는 아무래도 제약이 있다 보니 방송 내용을 책으로 엮어 틈 날 때 마다 참고하고 싶은 생각이 들 무렵 2018년 “차이나는 클라스 : 국가.법.역사.리더편(JTBC 차이나는 클라스 제작진 著,중앙북스)” 이후 꾸준히 출간되다 이번에 4번째 책인 “차이나는 클라스 : 국제정치 편(JTBC 차이나는 클라스 제작진 著, 중앙북스)”가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51화 “독도와 위안부, 혐일을 넘어 극일로”에 출연한 호사카 유지 교수, 64~65화 “덩샤오핑의 중국 VS 시진핑의 중국” 편에 출연한 조영남 교수, 76화 “'정정당당' 만이 최선인가요?” 편에 출연해서 손자병법을 강의하였던 김원중 교수, 99~100회 “안중근은 왜 이토를 죽여야 했나” 편에 출연한 한철호 교수, 108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역사“와 109화 “중국은 왜 고구려를 훔치려고 하나?” 편에 출연한 조법종 교수, 112화 “트럼프 VS 시진핑, 미중 무역전쟁의 승자는?” 편에 출연한 최병일 교수, 127화 “우리에게 '이란' 이란?” 편에 출연한 박현도 교수, 131화 “독일의 68과 한국의 86” 편에 출연한 김누리 교수 등의 주옥 같은 문답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역사에서 길을 찾고 미래를 논하자는 소제목 그대로 국제 정치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일본, 중국, 미국 등 주변국가들에서 벌어지는 각종 정치적 갈등 양상의 면면과 근원에 대한 실마리를 세심히 살필 수 있으며, 특히 방송과 함께 책을 읽으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차이나는클라스, #국제정치편, #중앙북스, #JTBC, #호사카유지, #조영남, #김원중, #한철호, #조법종, #최병일, #박현도, #김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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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니 트윌과 거울 마법 시어니 트윌과 마법 시리즈 2
찰리 N. 홈버그 지음, 공보경 옮김 / 이덴슬리벨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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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유의바랍니다.)


‘시어니 트윌 (Magician)’ 시리즈는 사람이 만들어낸 재료와 ‘영원히’ 결합한 마법사들이 존재하는 세계관에서 주인공 시어니 트윌의 모험을 다룬 영어덜트 어번 판타지 장르의 소설입니다. 전작 “시어니 트윌과 종이 심장(찰리 N. 홈버그 著, 공보경 譯, 이덴슬리벨, 원제 : The Paper Magician)”에서 시어니 트윌의 스승인 에머리 세인의 심장을 빼앗아간 리라와의 전투에서 겨우 승리하여 스승을 구해낸 시어니 트윌은 “시어니 트윌과 거울 마법(찰리 N. 홈버그 著, 공보경 譯, 이덴슬리벨, 원제 : The Glass Magician)”에서는 종이 마법사가 되기 위한 견습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작의 빌런이었던 리라의 동료들인 그래스와 시라즈의 위협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본격적인 위기에 맞딱뜨리게 됩니다.


전작은 시어니 트윌이 리라와의 전투하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뤘다면 본작은 시어니 트윌과 에머리 세인 각각의 시점에서 그래스, 시라즈와의 전투가 박진감 있게 묘사됩니다. 비밀을 가지고 있으며 그 비밀을 바꾸려고 하는 그래스와 사람을 재료로만 보는 시라즈는 전작 리라와는 차원이 다른 강력함을 보여주는 빌런입니다. 그러므로 전작에서 아무런 활약이 없었던 (전작에서는 시어니 트윌이 모두 해결했지요. 역시 수재!) 여러 마법사들 역시 범죄자들을 막아 내기 위해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만 워낙 강력한 빌런들이라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와중에 시어니 트윌은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되고 맙니다.


전작도 흥미진진했는데 “시어니 트윌과 거울 마법”은 강력한 빌런이 둘이나 시도 때도 없이 출현해서 위협하는 바람에 한 순간도 긴장을 놓칠 수 없습니다. (거울을 이용한 순간 이동은 정말 밸런스 붕괴에 가깝네요. 어디에 숨어도 안심할 수가 없네요) 특히 마지막에 시어니 트윌이 각성하게 되면서 3부를 더욱 기대하게 하는데 3부 원제가 바로 대마법사를 의미하는 “The Master Magician”입니다.




Ps. 이제 시어니를 시어머니로 읽지는 않아요. 이름에 익숙해진거죠.

Ps. 견습마법사 주제에 대마법사가 되다니!





#시어니트윌과거울마법, #이덴슬리벨, #찰리N홈버그, #공보경, #판타지, #종이마법, #유리마법, #어번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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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니 트윌과 종이 심장 시어니 트윌과 마법 시리즈 1
찰리 N. 홈버그 지음, 공보경 옮김 / 이덴슬리벨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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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장르에서 다루는 마법은 주문을 매개로 현실 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기이한 힘 혹은 능력을 의미합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보듯이 작가가 구축한 세계관에서 허용하는 마법에는 그 구현에 큰 제약사항을 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법사는 영원히 한 재료에만 결합되어 그 재료로만 마법을 구현할 수 있다면? 더구나 자연적인 재료는 안되고 인간이 만들어낸 재료로만 가능하다면?


이런 재미있는 설정을 가진 판타지 소설이 출간되었습니다. 바로 “시어니 트윌과 종이 심장(찰리 N. 홈버그 著, 공보경 譯, 이덴슬리벨, 원제 : The Paper Magician)”입니다.



저자인 찰리 N. 홈버그 (Charlie N. Holmberg, 1988~)의 소설가로서 첫 작품이 바로 이 “시어니 트윌과 종이 심장”이고 첫 작품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3부작에 외전까지 출간하였네요.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2부까지 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누미니아 트릴로지를 포함하여 장단편 가리지 않고 왕성하게 저작 활동을 하는 작가입니다. 



작중 주인공인 ‘시어니 트윌’은 마법 학교를 1년 만에 졸업한 수재입니다. (작중에서 보통 3년 정도에 졸업하고 2년만에 졸업한 딜라일라의 경우에도 마법에 재능이 탁월한 편으로 묘사되는 것에 반해 1년만에 졸업한 시어니 트윌에 대한 언급은 상당히 건조합니다. 이런 점이 글을 읽는 데는 상당히 매력적이에요. 자의식 과잉인 주인공을 보고 싶진 않잖아요.) 이 세계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람이 만들어낸 재료로만 마법을 구현할 수 있고 그 재료와 결합한 이후에만 마법사가 되는 세계관입니다. 또한 그 결합은 마법사가 죽을 때까지 영원히 지속되죠. 이러한 세계관 아래에서 가장 강력한 마법은 바로 금속 마법입니다. 

시어니 트윌은 바로 이 금속 마법사가 되기 위해 4년을 준비해 마법 학교에 들어갔고, 1년만에 마법 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런데 마법사가 되기 위해서는 견습 과정을 2~6년을 거쳐야 하는데 종이 마법에 배정된 것입니다. 원래 견습 과정에는 본인 의사가 가장 중요하나 아무도 종이 마법을 배우려고 하지 않아 인간문화재급으로 희귀해져 버린 종이마법에 재능이 뛰어난 시어니 트윌만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배정한 것이죠. 


그렇게 종이마법사 에머리 세인과 만나게 된 시어니 트윌은 종이 마법이 의외로 흥미롭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여러가지 마법을 익히게 되지만 신체마법사 리라의 공격을 받게 되면서 시어니 트윌의 모험은 시작됩니다. 

크게 기대하지 않은 작품이었는데 의외로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2부까지 내친 김에 읽었고 이제 3부와 외전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Ps. 마법사와 1:1 전투를 준비하는데 권총부터 챙기는 시어니 트윌은 센스쟁이! 


Ps.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시어니’를 자꾸 ‘시어머니’라고 읽은 것은 저 뿐인거죠? 


Ps. 마법 전투 장면은 스케일이 크진 않습니다만 종이마법의 한계상 온갖 것을 짜내야 해서 정말 긴장감 넘치고 흥미롭습니다. 


#시어니트윌과종이심장, #이덴슬리벨, #찰리N홈버그, #공보경, #판타지, #종이마법, #어번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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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자들 - 허용오차 제로를 향한 집요하고 위대한 도전
사이먼 윈체스터 지음, 공경희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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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시작과 함께 인간들은 무언가를 재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정주문명에 있어 토지의 경우 과세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이집트, 중국, 메소포타미아 등 고대문명이 발달한 지역에서는 토지나 산출물에 대한 측량하는 방법이나 그 결과를 기록하거나 그린 여러 고대 유물들이 발굴되기도 합니다. 진시황이 전국 시대의 중국을 통일하여 제국을 건설하면서 가장 먼저 시행한 정책이 도량형, 화폐, 문자의 통일이라는 점은 측량과 계측이 문명이 기초가 된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측량, 계측은 인류의 문명과 함께 시작되어 왔고 이것을 조금 더 정밀하고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한 수단과 단위를 개발하여 발전시켜 왔습니다.



“교수와 광인(공경희 譯, 세종서적)”으로 유명한 사이먼 윈체스터의 신작 “완벽주의자들(공경희 譯, 북라이프, 원제 : The Perfectionists: How Precision Engineers Created the Modern World)”은 측량과 계측의 역사에 대해 들려주는 과학기술사 관련 서적입니다. 책에서 저자는 특유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과학기술사이면서 측량과 계측의 미시사를 재미있으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양 항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선체? 엔진? 승무원? 음식과 물? 물론 이러한 것들도 중요하지만 위도와 경도를 측정하는 장치가 가장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망망대해에서 배의 위치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바로 승선지와 목적지를 최단 시간에 항해할 수 있는 핵심이었기 때문입니다. 배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위도와 경도를 알아내야 하는데 위도는 사실 천체의 위치를 통해 비교적 쉽게 측량해낼 수 있었던 반면 경도는 정밀한 시계로만이 측정해낼 수 있었기 때문에 원양 항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시계였습니다. (지금은 위성항법장치가 있어 쉽게 위경도를 알아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항해시대 이후 거의 3-4백년 동안 인류는 경도를 측정해내지 못합니다. 바로 존 해리슨이 그것을 만들어내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특히 그가 만들어낸 H4는 147일 간의 항해를 통해 1분 54.5초의 오차만이 발생하여 18세기 기술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정확도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정밀한 해상 시계를 통해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존 해리슨의 시계 에피소드를 포함해, 바로 이러한 문명의 기초가 되는 측량과 계측을 위한 도구와 기본 단위를 만들어낸 사람들의,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이 어떻게 이러한 고도로 발달한 현대 문명에 기여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8년 11월 16일 프랑스에서 열린 제 26차 도량형총회(CGPM)에서 국제단위계(SI)의 기본 단위 7개 중 킬로그램(kg), 암페어(A), 켈빈(K), 몰(mol)의 정의를 2019년 5월 20일부터 바꾸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킬로그램의 경우 실물을 기준으로 정의된 바 있는데 이러한 실물을 킬로그램 원기라고 합니다. 그러나 실물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질량이 변했기도 하고 향후 분실, 망실 등의 위험(원기 문제)이 있기 때문에 불변의 물리량을 기준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켈빈 역시 기준 물의 의존도에서 벗어나 상수로 정의되는 등 기존에 재정의한 SI 기본 단위인 초(s), 미터(m), 칸델라(cd)와 함께 모든 SI 기본 단위가 불변의 물리량을 기반으로 모두 재정의되어 한층 더 정밀도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완벽주의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 더 정밀하고, 정확하게 계측할 수 있는 방법과 수단을 찾아 조금 더 ‘완벽주의자’가 되려고 하고 있습니다. 


#완벽주의자들, #사이먼윈체스터, #공경희, #북라이프, #교수와광인, #측량의역사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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