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방어 -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의 놀라운 비밀
맷 릭텔 지음, 홍경탁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과거 단재 신채호 선생이 “조선상고사”에서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이를 면역 체계에 적용하면 놀랍게도 정확한 표현이 됩니다. 모든 생명체는 자기 (自己)로서 살아가고 있으며 생명체를 둘러싼 모든 환경은 비자기 (非自己)로 작용하는데, 면역 체계란 자기와 비자기 간의 상호작용에 있어 비자기에 대한 자기의 살아남기 위한 투쟁으로 생명의 중요한 활동입니다.  


COVID-19 팬데믹 상황이 계속되면서 전염병과 면역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 관심의 정도를 반영하듯 최근 관련 서적이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그중 면역학은 매우 어려운 분야 중 하나이지만 본격적으로 면역학을 다룬 대중 서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습니다. “생명 (송기원 著, 로도스)”, “바디 (빌 브라이슨 著, 이한음 譯, 까치)”, “슈퍼버그 (맷 매카시 著, 김미정 譯, 흐름출판)”와 같은 책에서는 일부 챕터를 할애하여 면역 체계를 다룰 뿐이고 면역학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룬 대중 서적은 “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著, 김명남 譯, 열린책들)”, “뷰티풀 큐어 (대니얼 데이비스 著, 오수원 譯, 21세기북스)”, “나만의 유전자 (대니얼 데이비스 著, 양병찬 譯, 생각의힘)” 정도가 면역 체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을 주는 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출간한 “우아한 방어 (맷 릭텔 著, 홍경탁 譯, 북라이프, 원제 : An Elegant Defense - The Extraordinary New Science of the Immune System ; A Tale in Four Lives)”는 좀 독특한 책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관련 서적 역시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하여 과학적 사실을 이야기에 얹어 보다 대중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우아한 방어”는 제이슨 그린스타인, 밥 호프, 린다 보먼, 메러디스 브랜스컴 등 네 명의 주인공이 겪고 있는 질병 (암, 에이즈, 류머티스, 루푸스 등)과 치루는 투쟁의 서사를 통해 면역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현재 연구되고 있는 최신 동향까지의 과학적 사실들을 연결하여 우리에게 들려 줌으로써 우리가 면역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비자기의 끊임없는 공격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우아한 방어’를 수행하던 면역체계가 어느 순간 더 이상 ‘자기’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스스로를 공격하게 되면 그것 자체가 질병이 됨을 깨닫게 해줍니다.


이 책에서 중요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중 하나는 질환을 치료하고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인의 면역 체계의 불완전성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정치적으로 사회의 집단 건강 혹은 집단 면역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최근 COVID-19 팬데믹 상황에서 각 국가별로 판이한 대응에 비추어 보면서 매우 공감이 되는 메시지였습니다.

 




#우아한방어, #면역의비밀, #맷릭텔, #홍경탁, #북라이프,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토록 다채로운 컬러의 안목 - 컬러의 말을 알면 세상이 즐거워진다
오창근.민지영.이문형 지음 / 성안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렸을 적 ‘흑백 테레비’에 나오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보면서 즐거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웃집에서 ’칼라 테레비’에 나오는 그 캐릭터들을 보고 난 다음에는 우리집 텔레비전에서 볼 수 있는 그 캐릭터들이 더 이상 나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그 ‘칼라’를 볼 수 없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실제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의 주변은 파란 하늘, 녹색의 나뭇잎과 풀잎, 노란 개나리, 빨간 장미 등 정말 다양한 세상의 색으로 둘러싸여 있지 흑백의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흑백의 세상은 더 이상 저에게 현실감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물체에서 반사한 빛의 파장을 색이라 하고 이에 따라 망막의 원추세포가 적색 (R), 녹색 (G), 파란색 (B)을 구분하여 받아들인 것을 뇌에서 합성하여 인지하는 것을 색을 본다고 표현합니다. 그러한 색 중 우리가 이름을 알고 있는 색은 빨강, 파랑, 노랑, 검정, 하양, 녹색 등 2-30가지에 불과할 것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인간은 이러한 색 중 약 100만 가지 정도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나 많은 색들을 우리 주변에서 항상 보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 색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에는 대부분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니 색이 말하는 것을 우리는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말을 듣지 못했던 것이죠. 


“이토록 다채로운 컬러의 안목 (오창근, 민지영, 이문형 共著, 성안북스)”는 우리가 색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필요한 기본 소양을 알려주는 책으로 모두 7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t 1. ‘색 다르게 보이는 컬러’에서는 색에 대한 일반론을 다루고 있으며 Part 2. ‘컬러의 인문학’에서는 흰색, 노란색, 파란색 등 각 색이 상징하는 의미와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해줍니다. 

이 파트에서는 특히 색각 이상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띕니다. 색각 이상은 크게 색맹과 색약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는 색을 구분하여 받아들이는 세포의 오류로 선천적, 후천적 요인으로 발생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색각 이상을 가진 사람은 다른 색 체계로 세상을 보는데 일반적으로 이를 비정상으로 구분하지만 사실 이들은 세상을 잘못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바라본다는 사실을 이 아티클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제 2차 세계 대전에서 저격수에 의도적으로 색각이상자를 포함하였는데 이는 위장 상태의 적군을 판별하는데 있어 이들의 바라보는 관점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Part 3. ‘삶의 가치를 높이는 컬러’에서는 각 색을 활용하여 실용적인 쓰임새를 설명하고 있으며 Part 4. ‘컬러 비즈니스’에서는 실제 각 비즈니스에서 색을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인간이 그동안 진화해온 속도를 벗어난 물체를 통제해야 하고 도로의 상황과 다른 자동차와의 상호 관계를 생각하면 차량 운전은 참 어려운 기술입니다. 그렇기에 인지능력이 저하되는 노령운전자의 교통 사고 건수는 점차 증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고령 사회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노령운전자의 사고 증가를 빌미로 운전을 못하게 한다면 이동의 자유를 제약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Level 3 이상의 자율 주행 차량을 상용화하는 방법이 최선일 것입니다. ‘자율 주행 자동차와 로봇’ 아티클에서는 앞으로 인간과 로봇, 자동차가 조화롭게 자율 주행 시스템을 발전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에 맞는 색채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Part 5. 우’리가 착각하는 컬러’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색에 대한 오류나 고정관념을 다루고 있고 Part 6. ‘규칙적으로 지켜지는 컬러’는 색에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적 24색 크레파스에는 살색 크레파스가 있었죠. 하지만 요즘에는 살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인종차별적인 언어이기 때문이죠. 예전에는 이러한 인종차별적 단어를 무의식적으로 사용하였지만 인권 의식이 예전보다는 나아진 지금에 와서는 더 이상 사용해서는 안되는 것은 색과 그 이름에는 그 상징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적 배운 것이 참 무서운 게 가끔 저도 살색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딸들이 살구색이에요 라고 입모아 이야기해준답니다. 그렇게 세상은 좀더 나아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 Part 7. 컬러로 소통하기에서는 애플, 스타벅스, M&M’s 초콜릿 등과 같이 색을 통해 대화하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물감과 크레파스 색을 늘려주세요’라는 아티클에서 표현할 수 있는 색의 범위가 상상력의 범위이고 언어와 마찬가지로 표현할 수 있는 색상이 없다면 역시 상상력 역시 빈곤해질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는 매우 공감이 되었습니다. 



색의 이야기를 듣고 그 색에 이야기를 입혀 색과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이 되기 위해서는 전공자가 되어야 하겠지만 비전공자도 이 책을 통해 그래도 색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구나 정도로 이해하는 수준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토록다채로운컬러의안목, #컬러의말을알면세상이즐거워진다, #성안북스, #오창근, #민지영, #이문형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아이돌 해방작전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1
손지상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장르가 있습니다. 우주에서의 일어나는 모험, 전투, 전쟁 등의 활극을 소재로 하는 이 장르의 명칭은 과거에는 소프 오페라 (Soap Opera) 혹은 호스 오페라 (Horse Opera)에 빗댄 비아냥에 가까운 용어였습니다. 이후 ‘스타워즈’의 대성공 등 해당 장르가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되면서 SF의 하위 장르 중 하나로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으며 마치 SF의 대명사처럼 불리우게 되었습니다. (일부 하드 SF 팬들은 스페이스 오페라가 SF의 하위 장르인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 장르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영화나 드라마로 유명한 스타트랙 시리즈, 스타워즈 시리즈를 비롯하여 래리 니븐의 ‘링월드’ 시리즈 (새파란상상),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의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씨앗을뿌리는사람)., 데이비드 웨버의 ‘아너 해링턴’ 시리즈 (폴라북스, 행복한책읽기), 댄 시몬스의 ‘히페리온’ 시리즈 (열린책들), 이언 뱅크스의 ‘컬쳐’ 시리즈 (열린책들), 제임스 S. A. 코리의 ‘익스팬스’ 시리즈 (아작), 앤 래키의 ‘라드츠 트릴로지’ (아작), 이윤하의 ‘제국의 기계’ 시리즈 (허블), 존 스칼지의 ‘상호의존성단’ 시리즈 (구픽)와 ‘노인의 전쟁’ 시리즈 (샘터사), 다나카 요시키의 ‘은하영웅전설’ 시리즈 (디앤씨미디어)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하는 장르이기도 합니다. 양영순 작가의 ‘덴마’ 등 웹툰이나 만화를 제외하면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 등에서는 작품조차 거의 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던 와중에 그래비티북스에서 “우주아이돌 배달작전 (손지상 著)”이 출간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시현과 은령 두 명으로 이루어진 우주 택배기사팀인 플라이하이가 5인조 우주아이돌 ‘체인’을 배달하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다양한 종족과 관계를 맺게 되고 결국 전 은하계를 지배하려는 판타므 교단과 갤컴의 음모를 쳐부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번에 출간한 “우주아이돌 해방작전 (손지상 著, 그래비티북스)”에서는 우주의 평화를 이루어낸 플라이하이 팀의 활약상 이후 약 10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전작이 흥미로운 온갖 값진 재료에도 불구하고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맛을 보여줬다면 본 작품은 전작의 주제와 이야기를 보다 발전시켜 전작에 비해 훨씬 정제되고 균형 잡힌 맛과 재미를 훌륭하게 선사해 줍니다. 또한 공감을 바탕으로 한 연대를 통해 우주적 부조리를 바로 잡아 내려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n번방으로 대표되는 여혐 범죄를 비롯해 우리가 현실에서 처한 사회적, 문화적 부조리에 대한 은유이자 저항의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하드 SF 팬 중 이게 무슨 SF냐 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스페이스 오페라는 엄밀한 과학 법칙보다는 (최근에는 엄밀한 과학법칙을 적용한 스페이스 오페라도 나오기는 합니다. 제임스 S. A. 코리의 ‘익스팬스’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이야기와 오락성에 중심을 둔 장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손지상 작가의 ‘우주 아이돌’ 시리즈는 시리즈 전체로 볼 때 장르적 특성을 제대로 살린 준수한 작품으로 보고 싶습니다.


Ps. 최근 SF의 르네상스라고 하지만 쉽지 않은 도전임에도 국내 SF 작가의 책을 꾸준히 출판해주고 있는 그래비티북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Ps. 작품 내에 아이돌 팬덤 문화를 레퍼런스로 한 각종 패러디가 많이 나오는데 제가 이쪽은 문외한이라 손지상 작가의  작품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부분이 있어 상당히 아쉽습니다.




#손지상, #우주아이돌해방작전 #그래비티북스, #스페이스오페라, #SF, #배달의민족, #장르소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담하고 역동적인 바이킹 - 전 세계의 박물관 소장품에서 선정한 유물로 읽는 문명 이야기 손바닥 박물관 4
스티븐 애슈비.앨리슨 레너드 지음, 김지선 옮김 / 성안북스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딘, 토르, 로키

이 이름들을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등장인물들을 떠올릴 겁니다.그리고 이 캐릭터들의 모티브는 바로 북유럽 신화에서 따왔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의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포함한 아이슬란드와 덴마크 일대에 살며 이러한 신들을 이야기하던 노르드인들을 중부 유럽인들이 바이킹이라 불렀습니다.


고대나 중세 해적의 대명사 정도로만 단순히 알려져 있던 바이킹은 룬문자를 사용하기도 하였으며 독자적인 청동기 문화를 발전시키는 등 나름의 문명권을 이루고 있었지만 고대 로마 시대까지는 유럽의 역사에 포함되지 않을 정도로 미지의 문명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5세기 잉글랜드의 주도권을 브리튼인으로부터 빼앗고 고대 7왕국 시대를 영위할 만큼 꽤나 강성하고, 서로마 제국을 멸망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바이킹 문명은 이후 급속한 인구 증가 압력을 제어하지 못하여 조직적으로 전 유럽을 대상으로 약탈을 하게 되는데, 현재의 ‘바이킹 = 해적’이라는 이미지는 이때 형성된 것이라 합니다. 이때의 바이킹은 유럽 근해만 약탈한 것이 아니라 발달한 조선술과 항해술을 이용하여 프랑스, 이탈리아 반도, 동로마제국, 페르시아까지 약탈과 함께 교역을 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였다고 합니다. 실제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바이킹 무덤의 부장품 중에는 유럽 문명의 물품 뿐만 아니라 이슬람 문명의 물품까지 발굴되고 있으며 심지어 불상까지도 발굴된다고 하니 그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넓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그들은 그린란드에 정착하여 무려 15세기까지 거주하였고 (현재는 바이킹의 역사를 공유하는 덴마크의 영토입니다.) 유럽인으로는 최초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여 정착촌을 건설한 바도 있습니다.

바이킹이라 불리우던 노르드 전사들은 잉글랜드를 굴복시키고 유럽 본토를 공격하여 프랑스의 노르망디 공국, 잉글랜드의 노르망 왕조,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왕국 등을 건국하는 등 전성기를 맞이합니다만 유럽이 소빙기로 접어들면서 바이킹 문명은 점차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바이킹의 역사는 바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고대 잉글랜드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비록 중세에 접어들면서 쇠퇴하긴 하였지만 바이킹 문명은 당시 유럽 문명과 비교하더라도 매우 높은 문명 수준을 자랑하는 문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우리가 바이킹의 문명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유물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는 드물었습니다. 


손바닥 박물관 시리즈 중 “대담하고 역동적인 바이킹 (스티븐 애슈비, 앨리슨 레너드 共著, 김지선 譯, 성안북스)”가 출간되어 이런 아쉬움을 해소할 기회가 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전함, 검, 도끼 등 기존의 해적이나 무법자 이미지에 맞는 유물 뿐 아니라 은목걸이, 베틀 추, 브로치, 스케이트 등처럼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유물까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바이킹 유물 약 200여점을 연대기 순으로 보여주면서 바이킹 문명의 생생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수천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유물들을 보여주는 손바닥박물관 시리즈의 다른 책과 달리 이 책은 불과 8-11세기의 300년에 불과한 유물들만 보여주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물의 풍성함과 아름다움에 경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바이킹 문명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반드시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으로 추천드립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흐르는 것들의 과학 - 물질에 집착하는 한 남자의 일상 여행
마크 미오도닉 지음, 변정현 옮김 / Mid(엠아이디)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물질들을 만나게 됩니다. 어떤 것은 기체, 어떤 것은 액체, 어떤 것은 고체의 상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그러한 물질의 상태에 대해 당연한 것처럼 여겼지만 그 구분이 모호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에는 크게 놀란 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는 점 이하의 얼음에서도 액체와 고체의 상태가 공존한다는 것이나 타르가 사실은 액체(토마스 파넬 교수가 타르 실험을 통해 밝혀낸 사실로 1927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장 오래 걸리고 있는 과학 실험으로 현재까지 9방울이 떨어졌다고 함)라는 이야기들이 그러합니다. 또한 지구의 중심부의 외핵은 액체 상태이지만 더욱 온도가 높은 내핵은 고체 상태라는 것 역시 물질의 상태에 대한 고정 관념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과학적 사실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물질의 상태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물질에 집착”하는 과학자 마크 미오도닉(Mark Miodownik, 1969~)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그는 전작 “사소한 것들의 과학 (마크 미오도닉 著, 윤신영 譯, 엠아이디, 원제 : Stuff Matters: Exploring the Marvelous Materials That Shape Our Man-Made World)”을 통해 강철, 종이, 콘크리트, 거품, 유리, 흑연, 자기 등 각종 재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가 과학적 사실만을 나열한다면 그의 이야기는 그리 재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그런 이야기는 많이 들었거든요) 그는 재료를 바라보는 역사적, 문화적, 과학적 관점을 모두 녹여내어 재료에 대해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이렇듯 탁월한 과학저술가인 마크 미오도닉의 신작 “흐르는 것들의 과학 (마크 미오도닉 著, 변정현 譯, 엠아이디, 원제 :Liquid Rules: The Delightful and Dangerous Substances That Flow Through Our Lives)”이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전작에서는 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면 이번 저작을 통해 그는 물질의 상태 중 가장 기묘하면서도 놀라운 ‘액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액체는 흐르고, 끈적끈적해지기도 하고, 방울지기도 하고, 다른 물질을 녹여내기도 하고, 재난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네, 연소, 용해, 심지작용, 점도, 물방울 형성, 압력, 표면장력 등 액체가 가진 성질들을 설명하고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자세히, 그리고 재미있게 들려줍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나 하나의 주제를 별도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그가 비행기를 타고 좌석에 앉아 안전브리핑을 듣고 있는 와중에 비행기가 날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액체, 바로 등유 (kerosene)을 주제로 삼아 왜 액체가 흐르는지, 표면장력은 무엇이고 어떤 작용을 하는지, 태우는 액체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역사와 과학적 사실이 있는지를 거쳐 등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또한 비행기가 순항고도에 도달하게 되면 비로소 항공승무원들이 서빙 카트를 밀고 다니면서 맥주 등 마실거리를 제공하는데 이때 그는 알코올을 주제로 인체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맛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러한 풍부한 이야기를 그가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날아가는 비행 내내 마주치는 액체를 접할 때마다 그 액체를 주제로 풀어냅니다.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이 과학을 접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이러한 대중 과학서를 통해 만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에 대중과학서의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는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통해 이야기에 얹어서 전달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마크 미오도닉은 그러한 점에서 탁월한 재능을 가진 과학자가 아닐까 합니다.


Ps. 수잔의 대 반전을 기대하세요!



#흐르는것들의과학, #마크미오도닉, #엠아이디, #변정현, #액체, #물질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