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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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피터 스완슨 著, 노진선 譯, 푸른숲, 원제 : Before She Knew Him)”는 “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著, 노진선 譯, 푸른숲, 원제 : The Kind Worth Killing)”로 유명한 피터 스완슨 (Peter Swanson, 1968~)의 신작입니다. 그는 데뷔작이 2014년 “아낌없이 뺏는 사랑 (피터 스완슨 著, 노진선 譯, 푸른숲, 원제 : The Girl With A Clock For A Heart)”으로 상당히 데뷔가 늦은 편입니다만 그는 심리 서스펜스를 다루는 데 능한 작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소설에는 등장인물이 여럿 등장하지만 이야기를 주로 이끌고 있는 사람은 헨, 메슈, 리처드 세사람입니다. 


먼저 헨리에타, 보통은 헨이라고 불리우는 여자가 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데 직업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판화가입니다. 그녀에게는 가벼운 정신질환이 있지만 약물로 충분히 제어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어떤 살인 사건에 과도한 관심을 가지는 바람에 보스턴 교외로 이사하게 되고 남편과 함께 어떤 부부의 초대를 받는데 바로 그 집에서 그녀가 관심을 가졌던 살인 사건의 주요 증거를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펜싱 트로피를 말이지요.


그리고 메슈라는 남자가 있습니다. 성실한 교사이고 가정적인 남자이지만 그는 그만의 비밀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에 불행을 가져오는 남자들을 그만의 정의로 처단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자신의 아버지처럼 나쁜 남자들을 말이지요. 


그런데 그의 이중적이며 평온했던 (?) 삶이 이웃에 새로 이사 온 한 여자 때문에 깨어져버릴 위험에 처했습니다. 그녀가 펜싱 트로피의 진실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으니까요. 하지만 메슈는 여자를 죽이지는 않습니다. 그녀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게다가 메슈가 살인하는 장면을 헨이 목격까지 하고 말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리처드라는 남자가 있습니다. 메슈의 동생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살아갑니다만 그에게는 꿈이이 있습니다. 바로 여자를 때리고 아마도 죽여본 적도 있을 것 같은 아버지와 같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리처드는 자신의 상상 속에서만 아버지와 같은 남자가 됩니다. 아주 가끔 그것을 실행에까지 옮겨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하지만. 그런데 형의 집 이웃에 한 여자가 새로 이사왔습니다. 이 여자에게는 자신의 상상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은 만약 당신의 이웃이 연쇄 살인마이고 당신은 그것을 알게 되었다는, 매우 소름끼치면서도 흥미로운 소재로 시작합니다. 심지어 그 연쇄 살인마도 당신이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보통 미스터리나 스릴러 장르의 경우 초반부에 다 드러내 버리지 않고 조금씩 풀어내면서 이야기를 전개함으로써 독자의 긴장감을 끌어올리곤 하는데 이 작품은 소설 초반부에 주요 내용을 그냥 펼쳐 버립니다. 그러면서도 뒷목이 서늘해지는 긴장감을 잃지 않는 것은 피터 스완슨의 재능인 것 같습니다. 


Ps. 등장인물 중 메슈의 부인인 미라가 제일 불쌍해요. 


Ps. 이 소설에서 메슈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미국 인기 드라마였던 “덱스터”의 덱스터 모건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덱스터 모건은 정말 죽어도 되는 범죄자가 활개치고 다닐 때 사전 조사를 통해 확실한 증거를 잡았을 때만 살인을 하는 반면 메슈 사전 조사를 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그가 살인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에 가깝고 동기도 상당히 개인적이라 덱스터와는 좀 다르더라구요.



#그녀는증인의얼굴을하고있었다, #피터스완슨, #노진선, #푸른숲, #스릴러, #장르소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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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 이론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오미야 노부미쓰 지음, 조헌국.이영란 옮김 / 성안당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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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발전 단계에 따라 패러다임이 성립되고, 공통적인 이론적 기반과 방법론이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이러한 패러다임 하에서의 연구 성과가 차곡 차곡 쌓이게 되지만 점차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이례 (異例, anomaly) 역시 쌓이게 되면서 기존 패러다임에 대한 의문이 나타납니다. 결국 기존 패러다임을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출현하면서 기존 패러다임 하에서 쌓아온 연구 성과의 상당수가 무너지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정상 과학으로 자리 잡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토마스 쿤에 의해 ‘과학 혁명의 구조’라 명명되었습니다.


이렇듯 세간의 오해와는 다르게 과학은 과학적 성과를 지속적으로 쌓는 것이 아니라 기존 성과를 바탕으로 그 성과를 무너뜨리면서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1905년 26세에 불과하던 특허청 직원 아인슈타인은 연달아 ‘빛의 발생과 변화에 관련된 발견에 도움이 되는 견해에 대하여 (광전 효과)’, ‘정지 액체 속에 떠 있는 작은 입자들의 운동에 대하여 (브라운 운동)’, ‘운동하는 물체의 전기역학에 대하여 (특수상대성 이론)’, ‘분자 차원의 새로운 결정 (고체 분자의 운동과 에너지)’, ‘물체의 관성은 에너지 함량에 의존하는가 (질량 에너지 등가 원리)’ 등 5편의 논문을 발표합니다. 이 중 ‘분자 차원의 새로운 결정’은 아인슈타인이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한 논문이며, ‘빛의 발생과 변화에 관련된 발견에 도움이 되는 견해에 대하여’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는데 기여한 논문입니다. 또한 ‘정지 액체 속에 떠 있는 작은 입자들의 운동에 대하여’, ‘운동하는 물체의 전기역학에 대하여’ 두 논문 역시 노벨상급을 훌쩍 넘어서는 논문으로 유명하며 ‘물체의 관성은 에너지 함량에 의존하는가’는 E=mc^2라는 유명한 공식으로 유명합니다. 이렇듯 다른 과학자는 평생에 걸쳐 단 하나를 남기기도 어려운 과학적 업적이 담긴 논문을 학부 출신 직장인이 한 해에 여러 편을 발표한 1905년을 과학사가들은 ‘기적의 해’라 칭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인슈타인이라는 인류 사상 최고의 천재가 나타난 것은 그간 과학적 성과가 지속적으로쌓였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이 역시 과학 혁명의 결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 상대성 이론 (오미야 노부미쓰 著, 조한국 監, 이영란 譯, 성안당)”은 이러한 관점에서 ‘상대하여 일정 속도로 움직이는 좌표계에서 물체의 운동은 동일한 법칙을 양쪽 좌표계에 적용할 수 있다’는 갈릴레이의 상대성 원리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절대 원리 두 가지 중 하나인 ‘자연의 법칙은 누구에게나 똑같다’의 토대가 됩니다. 



이렇듯 책은 아인슈타인 이전의 과학사를 8개의 장을 통해 할애하여 설명함으로써 이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광속의 절대성 (책에서는 빛의 속도라고 표현했는데 번역자의 실수가 아닐까 합니다. 빛의 속도는 통과하는 물질에 따라 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13장의 제목이 ‘언제 어디서든 변하지 않는 빛의 속도란?’이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어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나 시간과 공간을 통합하여 시공간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상대성 이론의 핵심적인 아이디어와 원리를 일러스트와 함께 55개의 짧은 아티클로 설명하고 있어 상대성 이론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상대성 이론을 접할 때 가장 큰 난관은 직관과 상식에 의한 세계관입니다. 우주와 자연은 원래 그런 모습이지만 인간이 바라볼 때 자신이 알고 있는 바대로 보고 해석하기 때문에 우주와 자연을 오해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사람 뿐 아니라 많은 과학자들도 그런 오해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우주와 자연을 해석해왔고 아인슈타인은 특유의 사고 실험을 통해 우주와 자연의 비밀을 한 꺼풀 벗겨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상대성 이론은 그것의 증거를 강력하게 확보하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별로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인간이 인간다운 것은 모르는 것에 대해 알고자 하는 욕망이라 생각합니다. 우주와 자연이 가진 비밀 일부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도움을 이 책이 조금이나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상대성이론, #잠못들정도로재미있는이야기, #오미야노부미쓰, #조현국, #이영란, #성안당,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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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의 탄생 - 모리나가 요우의 일러스트로 보는 건들건들 컬렉션
모리나가 요우 지음, 전종훈 옮김 / 레드리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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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북전쟁 중 개틀링 박사 (Richard Jordan Gatling, 1818~1906)가 발명하고 맥심(Sir Hiram Stevens Maxim, 1840~1916)에 의해 개량된 기관총은 단 1-2정 만으로도 수천명의 군대를 학살 할 수 있는 위력으로 인해 전쟁의 양상을 뒤바꿔버리게 됩니다. 이러한 기관총의 도입과 활용은 야포의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제 1차 세계대전의 서부 전선을 아무리 뛰어난 군대라 할지라도 참호 속에 처박혀서 진격도, 후퇴도 불가능한 참호전의 수렁으로 끌어들이는 양상으로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참호를 건너기 위한 교량 전차나 그레이더 등을 활용하는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 개발 및 실전 투입까지 이루어진 아이디어는 무한궤도를 장착한 영국의 장갑 차량 개발 프로젝트  “물 운반차(W.C., Water Carrier)”인데, 이를 실전에 투입한 양산형 모델을 Mk I이라 지칭하게 됩니다. (비밀 프로젝트이므로 독일군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물 운반차라는 프로젝트명을 지었는데 이후 정식 명칭도 액체를 담는 대형 용기를 뜻하는 탱크로 되어버렸다는 재미있는 비화도 있습니다.)



이 Mk I을 바로 현대 탱크의 아버지라 부르게 되는데 실전 투입 초반 독일군의 패닉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후 실전에서는 그다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철로 된 관’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으로 불리우게 됩니다. 



하지만 이후 탱크는 지속적인 개량을 통해 제 2차 세계 대전에서는 롬멜 (Erwin Johannes Eugen Rommel, 1891-1944), 패튼 (George Smith Patton Jr., 1885-1945), 몽고메리 (Bernard Law Montgomery, 1887-1976) 등 기갑전의 전설을 남기게 되었으며 현대 국가에서는 육상 전력의 주요 무기로 육상전에 있어 왕자의 위상을 차지하게 됩니다.


“탱크의 탄생 (모리나가 요우 著, 전종훈 譯, 레드리버)”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제 2차 세계 대전에 활약한 탱크나 현재 시점에서 각 국가의 육군에서 운용 중인 탱크가 아닌 제 1차 세계 대전 중에 탄생한 탱크의 여명기에 대한 내용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초기 탱크들에 대해 일러스트와 함께 상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제 1장에서는 탱크 이전의 역사로 현대 탱크와 개념이 유사한 전차,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무적 전차를 비롯한 개념 설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탱크의 탄생에 트리거 역할을 하는 기관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2장에서는 탱크 개념의 탄생, 무한궤도의 발명 등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제 3장에서는 앞서 이야기한 기관총과 참호전으로 인해 탱크가 탄생할 수 밖에 없는 배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제 4장에서 6장까지는 최초의 탱크라 할 수 있는 Mk I과 그 이후 개량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제 7장부터 9장까지는 프랑스의 탱크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현대식 탱크와 비슷하게 전방에 포신을 달고 있는 탱크인 생샤몽(Char d’Assaut St Chamond)이 등장합니다.


제 10부터 11장까지는 독일의 탱크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제 2차 세계 대전에서 기갑 전력을 활용한 전격전으로 유명한 독일이지만 제 1차 세계 대전 당시에는 탱크를 처음 보고 패닉에 빠졌을 정도로 후발 주자였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영국 탱크를 베끼는 등 다양한 노력 끝에 A7V 등 탱크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특히 독일의 거포주의가 반영된 것처럼 보이는 K바겐의 경우 전장 13미터에 무게 150톤이나 되어 현대의 관점에서 봐도 정말 괴물로 보였을 것 같습니다. 워낙 무거워 2대 정도 만들기만 하고 실제 사용은 못했다고 하네요.


이 책은 사진이 아닌 일러스트를 통해 초기 탱크의 개발과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단순한 화보집이 아니라 작가의 내공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고증으로 실제 유명 밀리터리 유투버가 이 책을 참고할 정도입니다. 

밀리터리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전쟁사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추천드리고 싶은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탱크의탄생, #모리나가요우, #전종훈, #레드리버, #지상전의왕자, #건들건들컬렉션, #밀리터리,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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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멸의 인류사 -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사라시나 이사오 지음, 이경덕 옮김 / 부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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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학교에서 사람과 동물의 차이에 대해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은 언어가 있고, 도구를 사용하지만 동물은 그렇지 못하다라는 것이 그 차이라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 성과를 보면 그 때 사람과 동물의 차이로 배웠던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고래, 까마귀 등은 자신들만의 언어가 있고 의사소통을 합니다. 또한 식물들도 화학적 수단을 활용하여 의사소통을 하므로 언어가 있다고 봐야겠지요. 도구 역시 많은 동물들에 의해 사용되어 집니다. 침팬지나 오랑우탄들이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까마귀들도 도구를 사용합니다. 또한 파나마에 서식하고 있는 ‘흰머리카푸친’이라는 영장류가 석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모습을 최근 독일 연구진이 밝혀낸 바도 있습니다. 


그러면 인류로 통칭되는 사람은 동물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아니 인류라는 존재가 특별하기는 할까요? 왜 인류 중 ‘호모 사피엔스’라는 단 한 종만 살아남았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요? 이런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질문에 힌트를 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절멸의 인류사 (사라시나 이사오 著, 이경덕 譯, 부키)”입니다. 저자인 시라시나 이사오(更科 功, 1961~)는 분자고생물학자라고 하는데 그의 저서 중 “폭발적 진화 (조민정 譯, 생각정거장)”이 이전에 우리나라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이 책에서 인류는 부족하고 불리했기에 살아남았다는 주장을 고인류학적 증거들을 통해 펼치고 있습니다. 인류는 다른 포유류에 비해 강인하지도, 추위에 강하지도 않았지만 그렇기에 개인의 역량이 아닌 사회적 관계를 통해 생존을 도모했으며, 옷과 같은 도구나 불을 다루는 방법들을 발전시켜 추위에 대항하는 능력을 키워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책에서 시종일관 이러한 도발적 주장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류종은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25종이 넘고 라틴어로 된 학명은 하나하나 외우기에도 벅찹니다. 보통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네안데르탈인,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 정도만 친숙할 뿐이죠. 그러므로 도발적인 주장을 통해 독자의 흥미를 유지시키면서 인류의 진화 과정 전반과 동인을 설명하고 이해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네안데르탈인의 경우 호모 사피엔스와 비교하여 지적으로, 사회적으로 별 차이가 없었다는 연구성과에 대한 기사를 본 기억이 납니다. 그들이 멸종한 이유는 현재도 큰 미스터리 중 하나이고 앞으로도 정확하게 알 수 없겠지만 (저자는 출산율의 차이가 원인의 하나였을 것이라는 주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들이 멸종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면 호모 사피엔스만으로 이루어진 지금의 인류와는 다르게 좀더 풍성한 문화적, 정치적, 사회적 자산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인류의 기원과 진화의 과정을 밝혀내는 고인류학이라는 학문 자체는 문자로 된 기록으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유적, 화석 등을 통해 유인원에서 분리된 인류종을 복원하는 학문이다 보니 이론의 많은 부분이 추론을 통해 정립된 학문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증거들을 통해 합의된 과학적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다는 사실을 이 책과 “인류의 기원 (이상희, 윤신영 共著, 사이언스북스)”을 통해 알 수 있었고 인류가 어떻게 살아남았고 어떻게 진화하여 왔는지 좀더 이해를 넓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s. 진화와 관련한 책을 읽다 보면 마치 특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생명체가 의지를 통해 “진화”를 이루어낸 듯한 서술을 볼 때가 있습니다. 글이라는 한계상, 그리고 쉬운 표현을 하다 보니 나타나는 오류(?)에 가깝다고 보여집니다. 진화는 의지가 개입하지 않는다는 개념을 유념하여 이런 부분들을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절멸의인류사, #우리는어떻게살아남았는가, #사라시나이사오, #이경덕,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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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링의 생각하는 기계 - 인공지능(AI)의 아버지에게 배우는 컴퓨터 과학의 기초
Abe Ayame.Kasai Takumi 지음, 이아름 옮김 / 위즈플래닛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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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하는 기계’에 대한 인간의 로망은 사실 매우 오래된 것이었습니다.


최근의 연구결과를 보면 ‘안티키테라의 기계’라는 고대 그리스 유물이 천체 계산용 아날로그 컴퓨터의 부품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A%B3%A0%EB%8C%80-%EA%B7%B8%EB%A6%AC%EC%8A%A4%EC%97%90-%EC%BB%B4%ED%93%A8%ED%84%B0-%EC%9E%88%EC%97%88%EB%8B%A4/) 17세기에는 시카르트(Wilhelm Schickard, 1592~1635), 파스칼 (Blaise Pascal, 1623~1662) 등에 의해 사칙 연산이 가능한 기계식 컴퓨터도 개발되었습니다. 또한 19세기 찰스 배비지(Charles Babbage, 1791~1871)에 의해 차분기관이 개발되었으며 해석기관의 개념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개념만 있던 해석기관을 이용한 알고리즘을 개발한 사람이 바로 최초의 프로그래머로 유명한 에이다 러브레이스입니다.)


이렇듯 인간의 로망이었던 ‘계산하는 기계’를 현대적 의미의 컴퓨터의 개념에 접근한 사람이 바로 영국의 천재 수학자로 알려진 앨런 튜링 (Alan Mathison Turing, 1912~1954)입니다. 앨런 튜링은 나찌 독일의 암호 체계를 해독한 기계를 발명하기도 했고 튜링 기계나 튜링 테스트 등으로 잘 알려진 수학자, 암호학자, 컴퓨터 과학자입니다. 애플의 독특한 로고는 바로 앨런 튜링의 사과라는 소문도 있을 정도로 컴퓨터 업계에 큰 영향을 준 인물입니다. (물론 애플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앨런 튜링은 계산하는 기계의 일반화된 개념을 제시하고 이를 가상화하였는데 앨런 튜링은 그것을 a-machine이라 불렀지만 앨런 튜링 사후에는 사람들이 그것을 튜링 기계라 부르기 시작하였습니다. 튜링 기계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내장한 컴퓨터 구조를 폰 노이만이 제시하였고 현대 컴퓨터의 대부분이 이러한 구조를 따르고 있어 사람들은 앨런 튜링을 AI와 컴퓨터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바로 오늘 살펴볼 “튜링의 생각하는 기계 (아베 아야메, 카사이 타쿠미 共著, 이아름 譯, 위즈플래닛)”는 이러한 튜링 기계가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대한 원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은 각 장 단위로 튜링 기계의 수학적 모델을 저자의 독특하고 귀여운 그림을 곁들여 설명하면서 현대 컴퓨터 과학의 기초 이론을 배울 수 있도록 총 13장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 장별로 질문 혹은 정의를 통해 서두를 꺼낸 다음 해당 질문과 정의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고 각 장 마지막 부분에 해당 장의 정리를 한번 더 해줌으로써 독자가 놓치고 가는 부분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난이도 레벨이 상당히 높아져 비전공자의 수준에서는 상당히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이해를 위해서는 재독 혹은 관련 서적을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튜링 기계의 알고리즘 구조에 대해 100% 이해를 전제로 하지 않고 인공지능이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대해 대략적인 이해의 수준만을 원한다면 이 책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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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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