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 인물편 1일 1페이지 시리즈
데이비드 S. 키더.노아 D. 오펜하임 지음, 고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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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야기에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요소가 있을 수도 있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네 문명에는 이야기를 바탕으로한 수많은 신화, 전설, 문학들이 탄생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예술 작품들이 나왔겠지요. 

사람이 다른 생명체와는 다르게 문명을 만들어낸 원동력에는 이러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특징, 그리고 그 이면에 강력한 공감 능력과 지적 호기심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봅니다. 


현대인에게는 너무나 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따라잡기에는 다른 해야 할 것도 많기에 시간도 없습니다. 누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 때가 있습니다. 내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에 대해서는 깊게 파고들어갈 수 있지만 미처 내가 관심을 두지 않는 분야는 매번 놓치기 일쑤입니다. 지적 편식이 계속되는 나날들이죠. 


2019년 이러한 지적 편식을 어느 정도 해소해줄 책이 한 권 출간되었습니다.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데이비드 S. 키더, 노아 D. 오펜하임 共著, 허성심 譯, 위즈덤하우스, 원제 : The Intellectual Devotional)”으로 역사, 문학, 미술, 과학, 음악, 철학, 종교 등 총 7개 범주의 교양 상식을 하루에 1개씩, 또는 시간 날 때마다 짧은 아티클을 한 두개씩 읽을 수 있게 구성한 책이었습니다. 짧은 시간 완독을 목적으로 하는 책이 아니다 보니 부담도 없습니다. 딱 바쁜 현대인을 위한 구성의 책이지요.


1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 이 책을 구매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읽어갈 때쯤 센스있게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수업 365 : 인물편 (데이비드 S. 키더, 노아 D. 오펜하임 共著, 고원 譯, 위즈덤하우스, 원제 : The Intellectual Devotional: Biographies)”이 출간되었습니다. 


역시 전작과 동일하게 요일별로 리더, 철학자, 혁신가, 악당, 예술가, 개혁가, 선지자 범주로 각 인물을 나누어 짧은 아티클로 구성하였습니다. 이 책을 읽는 요령은 전작과 동일합니다. (물론 짧은 시간에 완독해도 나쁠 것은 없지만 시간 날 때마다 하나씩 읽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


이 책에 소개된 인물 중 인상 깊었던 분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아훙세나카우 (Wahunsenacawh or Powhatan, 1550?~1618)


버지니아주 해안에 살고 있던 아메리카 원주민 연합의 지도자인 대추장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포카 혼 타스 (Pocahontas, 1596?~1617)의 아버지입니다. 그의 영역에 침범한 존 스미스(John Smith, 1580~1631)를 비롯한 영국 정착민에게 먹을 것과 씨앗을 나눠주어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려 하였으나 몇 년 지나지 않아 존 스미스 등 영국 정착민이 정착 지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아메리카 원주민의 땅을 빼앗는 등 침략 행위를 하게 되면서 이들과 전쟁을 벌이게 되는데 이때 아훙세나카우의 딸인 포카 혼 타스가 잡혀가는데 이때 포카 혼 타스는 농장주인 존 롤프 (John Rolfe, 1585?~1622)와 결혼하게 됩니다. 이후 포카 혼 타스는 유럽으로 건너가 존 스미스가 개척한 신세계의 상징 또는 광고수단으로 활용되지만 유럽의 풍토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포카 혼 타스는 병으로 죽게 됩니다. 또한 그의 아버지인 아훙세나카우 역시 1년 뒤 병으로 죽고 이후 대추장으로 오른 오페창카누프 (Opechancanough, 1554~1646)는 1622년부터 다시 전쟁을 재개하지만 영국에 패배하여 그의 일족은 멸족합니다.



L. 론 허버드 (Lafayette Ronald Hubbard, 1911~1986)


SF소설가이자 (사이비) 종교 지도자입니다. 바로 사이언XXX교의 창시자이거든요. 그와 이혼한 아내의 증언에 의하면 그가 SF소설가로 활동하던 시절 돈을 벌기 위해 종교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자신이 쓴 SF소설의 플롯을 가져다 종교의 교리를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기도 합니다. 또 탈세 조사를 막기 위해 종교 단체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그가 만든 종교에서는 ‘돈’과 ‘유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선지자 항목에 있지만 사실은 악당에 가까운 인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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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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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의 세계 - 세계 석학 7인에게 코로나 이후 인류의 미래를 묻다
안희경 지음, 제러미 리프킨 외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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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는 현대 문명에 대한 준엄한 도전이라고들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뉴노멀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도 하고 이제는 언택트가 대세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에게 실제 우리의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갈 지에 대해 인사이트를 명확하게 주는 지침은 없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석학들이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앞으로 어떻게 세상이 변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직접 듣고 우리가 생각해볼 기회를 갖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오늘부터의 세계 (안희경 著, 메디치미디어)”는 안희경 작가가 인류의 미래에 대해 제레미 리프킨, 원톄쥔, 장하준, 마사 누스바움, 케이트 피킷, 닉 보스트롬, 반다나 시바 등 세계적인 석학과 나눈 이야기를 묶은 책입니다.  


집중과 분산 : 화석연료 없는 문명이 가능한가? 


제레미 리프킨 (Jeremy Rifkin, 1945~)은 오독 혹은 용어의 남용이 분명한 “엔트로피”라는 책으로 유명한 경제학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 기술의 변화가 환경, 경제, 노동, 사회 등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고찰하고 이에 대해 널리 알리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 행동주의 학자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제레미 리프킨은 ‘화석문명은 가장 비싼 에너지 체제로 이러한 인프라를 통해 현세 뿐 아니라 미래 세대까지 고통을 받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이러한 ‘화석연료에 기초한 문명이 코로나19 위기를 가져왔다’고 주장합니다. 화석연료에 기초한 문명이 기후변화를 급격하게 하였고 이로 인해 물순환이 교란되어 생태계가 붕괴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감염병이 창궐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지구는 하나의 망으로 연결되어 있고 함께 막아내지 않으면 다 같이 무너지는 사회에 살고 있으므로 인류의 멸종을 막기 위해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자는 것이 주장의 핵심인데요 이를 위해 IoT, 글로컬라이제이션 등을 통해 탄력성과 활동성을 확보하자고 합니다. 또한 과도한 민영화는 이러한 기후변화를 앞당길 뿐이니 공공 인프라는 반드시 공공재로서 통제하여야 하며 막대한 연기금 등을 활용한 그린 뉴딜을 통해 우리 문명이 지금까지 애써 외면해온 취약점을 보완할 기회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중심과 주변 : 위기 이후 어떤 세계화가 도래할 것인가



원톄쥔 (溫鐵軍, 1951~)은 중국의 사회변화를 이끄는 지식인 중 하나로 중국 내 농촌 문제를 국가 핵심 의제로 끌어올린 실천적 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동아시아 여러 국가가 CoVID-19 위기에 재빨리 대응하고 극복한 이유에 대해 권위주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서구에서 바라보는 시각에 반대하며 오히려 서구적 가치나 헤게모니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서구적 가치에 의한 현재의 헤게모니 구조는 세계화로 묶여진 경제 시스템을 탄생시켜 시장 논리에 의해 국가나 공동체의 운명을 좌우하려 하다 보니 특히 서구권에서 CoVID-19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는 생태 문명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이데올로기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 하며 자원의 소비를 줄이고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함께 들려주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화는 이미 고장났고 곧 무너질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지역적 통합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도 이야기합니다. 

CoVID-19는 현대화에 대한 강력한 비평으로 자연과 분리되기를 바란 인류의 문명에게 각성하라고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인류는 반드시 자연에 뿌리 내리고 살아야 지속 가능한 문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성장과 분배  : 왜 우리는 마이너스 성장을 두려워하는가


장하준(1963~)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세계적인 권위자 중의 한 분입니다. 특히 그는 “사다리 걷어차기’, “나쁜 사마리아인들”, “국가의 역할” 등의 저작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장하준은 신자유주의의 약점이 CoVID-19에 의해 드러났고 더 이상 효율성과 양적 성장만을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과거의 위기는 금융 혹은 유가 등의 충격이었지만 이번 CoVID-19에 의한 위기는 생산까지 힘들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는 신자유주의에 의한 단기 효율성 중심의 세계적 공급망 체계의 약점이었다는 주장입니다. 지금의 경제 시스템에는 백업이나 격리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고 모든 망이 순조롭게 흘러가야 유지되는 구조이므로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장하준은 ‘세계화는 끝났다’라는 일부의 주장은 과장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위험 부담을 약자에게 지우는 신자유주의의 모순과 약점을 더 이상 방치하여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규모 실업 등 진짜 위기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는 사회적 비용 및 심리적 타격에 대비하기 위해 바로 복지, 교육, 의료, 부동산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마이너스 성장 역시 다르게 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마이너스 성장 자체의 문제보다는 어떻게 마이너스 성장이 나왔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합니다. 성장 일변도의 신자유주의를 이제는 폐기하고 성장의 질을 따져 분배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습니다. 


분리와 연결 :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왜 실패할 수 밖에 없는가


반다나 시바 (Vandana Shiva, 1952~)는 인도의 환경 운동가이자 학자로 반세계화 운동의 핵심 인사 중 하나입니다. 특히 그녀는 환경, 농업, 생물 다양성 등 다양한 분야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는 CoVID-19로 인한 인도의 봉쇄 상황을 사례로 절대 빈곤층, 즉 사람의 이야기를 합니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며 이 경제가 우리를 버리고 있다고도 이야기합니다. 

그녀는 현재의 경제를 탐욕의 경제라 칭하며 세계화 경제의 탐욕으로 인해 CoVID-19 위기 동안 수천만명, 수억명이 굶어 죽을 수도 있는데 그 사이에 제프 베조스는 수백억 달러를 벌어들였다고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반드시 모두를 위한 경제와 지구를 위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노멀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합니다. 


앞서 소개한 석학들의 이야기 이외에도 다음의 위기를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이야기한 닉 보스트롬 (Nick Bostrom, 1973~), 질병과 죽음 앞에 우리는 진정 평등한지를 이야기한 케이트 피킷 (Kate Pickett, 1965~),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마사 누스바움 (Martha Nussbaum, 1947~) 등의 이야기는 많은 인사이트를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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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동의하듯이 수학은 어렵습니다. 자연과 우주가 이야기하는 언어를 인간이 추상화한 학문을 수학이라고 한다면 그 언어는 인간이 진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한 그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의 뇌는 그렇게 진화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수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자연과 우주의 이야기를 이해하려고 하니 당연하게도 어려울 것입니다. 자연과 우주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인간의 언어’를 동원하여 설명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언어는 자연과 우주를 설명하는데 적합한 언어는 아닙니다. 그렇기에 ‘수’ 혹은 ‘수학’은 자연과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입니다. 

모두가 수학을 잘 해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과거부터 수학이라는 분야는 전문가의 영역이었습니다. 전문가가 필요한 수학에서의 영역은 학문으로써 수학이 발전하면서 점차 확장되어 왔지만 일반인들 역시 수학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한 예로 지금은 초등학생이라면 대부분이 쉽게 계산할 수 있는 사칙연산도 예전에는 수학 전문가들의 영역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현대인이라면 확률의 개념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해할 수 있지만 확률 이론이 처음 제기된 17세기에는 전문 수학자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였습니다. 앞으로 100년 후, 200년 후의 후손들은 우리보다 수학을 훨씬 잘 이해할 지 모릅니다.  


김민형 교수 (1963~,전 옥스퍼드대 교수, 현 워릭대 수학대중화 석좌교수)는 지난 2018년 “수학이 필요한 순간 (인플루엔셜)”을 통해 우리에게 수학적 사고방식이라는 수단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지에 대해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바 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되는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 (김민형 著, 인플루엔셜)”을 통해 김민형 교수는 ‘질문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가’라는 주제로 8강에 걸쳐 또다시 수학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려 하고 있습니다.


먼저 연령도 직업도 다양한 수포자들의 ‘수학’에 대한 대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마 전작의 세미나 과정에 참여하였던 분들과의 대화를 책으로 엮은 내용인 것 같은데 많은 이야기들이 공감되었고 특히 ‘수학은 언어’라는 부분은 항상 제가 생각하던 부분과 딱 맞아 떨어지는지라 반갑기까지 했습니다. 


‘바리뇽의 정리’에 대해 보조선을 활용하여 증명하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떠올려 스스로 발견’하는 수학적 창의성은 간단하면서도 재미있는 예시였습니다.


공리, 정리 등의 개념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수학이 확실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는 다소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부분은 공리체계에 대한 개념인데 자세한 것은 책을 통해 확인바랍니다. 


 ‘수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기도 하고 생각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모든 것은 수’라고 믿었던 피타고라스가 수가 아닌 수, 즉 무리수를 발견 혹은 재발견했을 때의 충격, 그리고 이로 인해 이어진 유럽에서 기하학에서 ‘수’가 사라져간 이야기 등은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으면서 수학의 불확실성에 대한 확실한 사례이기도 하였습니다. 


‘디오판토스 방정식’은 저자에 따르면 '좀 유치하게 보이지만 수학의 모든 분야에 교묘하게 줄기와 가치를 펼치고 있는 이론'인데 이를 통해 기계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은 없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즉, ‘수학적인 활동 속에 알고리즘이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굉장히 적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인데 수학적 정리의 상당 부분을 알고리즘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일반 상식 혹은 믿음에 반하는 사례라 놀라웠습니다. 


수학은 수천년간의 전통과 체계적 사고가 겹겹이 쌓인 학문 체계입니다. 그러므로 그러한 학문 체계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기초를 쌓아 올리고 체계 내에 편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저자는 이걸 기초 기술을 습득하고 반복 훈련을 하여 익숙해지면 다음 단계로 올라가다 어느 경지에 이르면 자유롭게 연주를 할 수 있는 피아노에 비유합니다. 피아노는 그런 훈련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수학은 그렇지 않아 유독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요?

책에는 어렵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있습니다. 하지만 팟캐스트 강의에서 들었던 김민형 교수의 말투가 떠오르는 문장으로 조곤조곤 설명해주고 있어 재미있게 읽다보니 어느덧 다 읽게 되었네요. 제가 읽은 것은 총 4강까지만 묶은 가제본이라 정식 출간본을 통해 나머지 4강의 내용도 읽었으면 합니다.



#다시수학이필요한순간, #김민형, #인플루엔셜, #질문은어떻게세상을움직이는가



※ 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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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의 발견 - 바삭 고소 촉촉 우리가 사랑하는 튀김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임두원 지음 / 부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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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은 맛있습니다. (물론 튀김이 취향이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이 말에 동의할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구두도 튀기면 맛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왜 그럴까요? 책의 추천사를 쓴 박찬일 셰프에 의하면 튀김이 맛있는 원리에 대해서는 요리학교에서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가 먹는 많은 음식이 튀김이거나 튀김의 원리를 활용하고 있는데 말이지요. 정혜경 교수에 의하면 유럽이나 일본에서도 튀김에 숨겨져 있는 과학적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튀김의 발견 (임두원 著, 부키)”는 튀김의 과학적 원리에 대한 교양 과학 서적입니다. 튀김과 과학이라 왠지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나요?


 저자인 임두원 박사는 국립 과천과학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분으로 돈카츠 전문점을 운영하는 처가 덕분에 튀김 등 다양한 요리와 그에 얽힌 과학적 원리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과학자이자 튀김 애호가로서 맛있는 튀김도 좋아하지만 튀김의 원리와 비밀을 이해하여 튀김이 왜 맛있는지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 비밀을 파헤치면서 저자는 그 안에 물리적 연화 작용, 물과 기름의 교환 반응, 자연 대류, 압력에 따른 끓는점 변화, 글루텐 단백질, 다공질 구조, 호화 반응, 마이야르 반응 등 정말 많은 과학 원리가 숨어있는 지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깨달은 튀김의 과학적 원리를 주재료로 하고 튀김이라는 요리에 숨어 있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이야기를 양념 삼아 우리에게 맛있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저자가 들려주는 튀김의 놀라운 세계, 그 중 인상 깊었던 이야기 몇 개를 소개할까 합니다.


무덥고 습한 여름날,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마시는 캔맥주 하나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쳥량감을 우리에게 선사합니다. 그런데 맥주 안주로는 어떤 것이 좋을까요? 사실 맥주는 땅콩, 오징어, 피자, 소시지, 치킨 등등 대부분의 안주감과 잘 어울립니다. 튀김도 맥주와 궁합이 잘 맞는 안주 중 하나죠. 그런데 맥주가 튀김을 더 바삭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저자가 넌지시 알려줍니다. 맥주에는 알코올과 탄산이 있는데 이것은 증기압이 물보다 훨씬 높아 기화가 쉽기 때문에 맥주를 튀김 반죽에 섞을 경우 튀기는 과정에서 기포 배출이 쉬워져 맥주를 섞지 않을 경우에 비교하여 튀김옷에 다공질 구조가 훨씬 많이 생겨 바삭한 튀김의 식감을 살려준다고 합니다. (당장 해봐야겠어요!)


우리가 맛있다고 느끼는 음식의 ‘맛’은 바로 영양학적 유용성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인간은 예로부터 그 맛을 통해 부족한 영양분의 함유 여부를 판단하도록 진화하였으니까요. 또한 부드러운 음식을 좋아하는 것 역시 소화 및 흡수의 효율이 그렇지 않은 음식에 비해 높기 때문에 자연스레 선호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튀김의 경우 고온으로 튀기면서 자연스레 연화가 되고, 튀기는 재료 자체가 식용유로 지방 성분으로 영양분이 풍부하므로 우리의 뇌가 ‘맛있다’라고 느낄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화식의 경우 소화 흡수 효율을 높여 장의 크기를 점차 줄이고 뇌를 키워 현재의 인류로 진화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하니 우리의 뇌는 튀김을 좋아할 수 밖에 없겠네요.


앞서 소개한 이야기 외에도 저자가 들려주는 다양한 튀김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 많이 있으니 직접 책을 통해 확인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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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 - 어른과 아이가 함께 배우는 교양 미술
프랑수아즈 바르브 갈 지음, 박소현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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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CoVID-19로 인해 아이들 모두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가끔 아이들의 수업을 어깨 너머로 보곤 하는데 미술 수업을 선생님께서 진행하시면서 작품에 대해 아주 자세히 그리고 재미있게 설명을 해주시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도 미술과 미술 작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어요. 요즘은 검색을 통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있는 미술 작품까지 찾아보더라구요. 세상 참 좋아졌어요.

그런데 고민이 생겼습니다. 아이들이 저에게 미술 작품의 의미와 숨겨진 이야기들을 묻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아, 이를 어쩝니까. 저는 정말 미술에 대해서는 단 하나도 모르는 문외한인 것을… 도저히 아이들이 물어보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그래, 진짜 왜 그럴까? 너희들 생각은 어떠니? 같이 생각해볼까?’라는 이야기만 되풀이할 뿐이죠.


이런 고민 저만 하고 있나요?


마침 “아이와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 (프랑수아즈 바르브 갈 著, 박소현 譯, 동양북스, 원제 : How to Talk to Children About Art)”이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의 부제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배우는 교양 미술’로 딱 저의 고민 해결에 맞춤한 책이네요.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미술을 보는 안목을 기르는 법’으로 미술을 감상하는 방법과 접근하는 관점, 그리고 아이들에게 미술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법, 미술을 대하는 방식, 그림을 보는 방법, 미술과 친해질 수 있는 연령별 감상법 등 전반적인 미술 감상 가이드입니다. 


사실 부모는 미술을 전공하거나 전문적인 취미를 가진 분을 제외하고는 전문적인 지도를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누구나 아이들에게 양자역학을 가르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그렇기에 저자도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이 아주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어요. 

아이가 무엇을 보는지 살피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주도하게 하라는 것이죠. 아이가 경험하게 하고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록 예술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미적 안목에 자신을 가지라는 것이죠. 문외한이라 쑥스럽다구요? (저도 그렇습니다.) 아이들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으로 함께 감상할 마음가짐만 있고 같이 이야기를 나눌 노력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 저자의 제안입니다.


2부는 구체적인 미술 작품들을 통해 1부에서 제시하였던 미술 감상 가이드를 연령별로 다양한 감상 포인트를 제시하고 있어요.  


저자는 많은 작품들을 통해 아이들로부터 나올 수 있는 질문에 대한 감상 포인트를 예로 들었는데 그 중 야코포 틴토레토 (Jacopo Tintoretto, 1518 ~ 1594)의 가장 유명한 그림 ‘은하수의 기원 (The Origin of the Milky Way, 영국 국립미술관 소장)’을 소개해 볼게요.


제우스가 자신의 아들 헤라클레스를 불사신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의 아내 헤라에게 젖을 물렸는데 너무 세게 젖을 빠는 바람에 헤라가 깨어나고 이때 새어나온 젖이 바로 은하수 (the Milky Way)가 되었다는 그리스 신화를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5-7세 정도의 아이들은 이 그림을 보고 ‘아이를 빼앗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에 대해서는 그림의 모티브가 되는 그리스 신화 이야기를 해주면 됩니다. 


11-13세 정도의 아이들은 비과학적이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겠네요. 그러면 옛날 사람들에게 자연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과 신의 의미가 지금과는 다르고, 인간과 닮은 신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을 이해하려고 했다는 이야기를 해주면 될 것 같습니다. 저자는 ‘온 세계는 써 내려 가는 중인 시였으며, 우리 인간도 시의 일부였답니다.’라는 멋진 말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했네요.



이 책을 통해 아이와 함께 미술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고, 또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충실하게 보낼 수 있는 가이드가 되어 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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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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