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벌 전쟁 - 현대 중국을 연 군웅의 천하 쟁탈전 1895~1930
권성욱 지음 / 미지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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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표와 사진으로 보는 중국사 (심규호 著, 일빛)” pp.410~411 

1912년 청나라 선통제가 퇴위하면서 청 왕조는 공식적으로 멸망하였다. (중략) 청조의 장군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지배하고 있던 지역에서 휘하의 군대를 통해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그들은 유교적 가치와 배경을 지닌 이들로서 자기 영토에서 토지세를 포함한 세금을 통해 자신들의 독자적 통치를 강화하였다. 때로 전족을 금지하거나 학교를 설립하는 등 진보적인 개혁 정책을 펼치기도 하였으나, 그 본질은 오로지 군사적 힘에 의지한 철권 통치에 불과했다. (중략) 안직전쟁은 직예파가 장작림의 봉천파와 연합하여 북경의 안휘파를 추방하기 위해 벌인 것이고, 봉직전쟁은 직예파와 봉천파가 벌인 전쟁으로 봉천파가 득세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틀라스 중국사 (박한제, 김형종, 김병준, 이근명, 이준갑 著, 사계절) p.208

집권 이후 원세개의 독재 통치와 복고 풍조 및 존공(尊孔) 운동이 기세를 떨친 데다가 그의 사후 북경 정부를 장악하려는 군벌 사이의 혼전이 만성화되었기 때문이다.


“옥스퍼드 중국사 수업 (폴 로프 著, 강창훈 譯, 유유, 원제 : China in World History)” pp.311~315

위안스카이가 죽은 1916년부터 1927년까지는 장구한 중국의 역사에서 가장 어둡고 폭력이 난무한 시대였다. 위안스카이를 따르던 옛 장군들은 한 사람의 지도자를 중심으로 단결하지 못한 채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고, 자신의 군대를 오로지 자신에게만 충성하는 사병 집단으로 만들었다. (중략) 날강도나 다를 바 없는 군벌도 있지만, 그중에는 자기가 통치하는 지역에 독립 정부를 건설하기 이해 노력한 군벌도 있었다. 이 가운데 ‘가장 훌륭한’ 군벌은 평위샹 (馮玉祥)이었다. (중략) 장쭤린(張作霖)은 만주 지방 마적단 출신으로 냉혹한 통치자였다. 옌시산 (閻錫山)은 산시의 서북부를 차지했는데, 그곳에서 공중도덕을 함양하고 산업화에 힘썼다. 


“중국통사 (미야자키 이치사다 著, 조병한 譯, 서커스, 원제 : 中国史)”p. 504

원세개는 낡은 인물임에는 틀림없으나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그의 부하 군벌을 통솔할 수 있었는데, 이윽고 그가 죽자 대소 군벌 수령들이 각자의 이익을 추구해 행동하니 때아닌 전국시대가 출현했다. (중략) 전쟁 때마다 약탈과 살인이 되풀이되어 일반 인민이 입는 재해는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것이었다.



중국 최근세사를 뒤흔들었던 군벌들은 매우 흥미로운 요소들이 정말 많습니다. 청나라가 소멸한 후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은 군사지도자들이 각 지역을 할거하면서 천하를 차지하기 위해 쟁투하는 모습은 마치 춘추전국시대나 진나라 말기 항우와 유방, 후한 말기 위촉오를 방불케 하지요.



군벌 전쟁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한 대중 역사서는 드물기도 했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중국통사를 다룬 책들도 이 시기에 일어난 군벌들의 쟁투는 간단하게 한 두 단락 정도로만 기술하고 있어 이 시기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드물었습니다. (중국통사에서 군벌 전쟁에 관한 기사를 자세히 기술할 수 없는 것은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장바구니에서 결재할 날만 기다리고 있던 “중국 군벌 전쟁 (권성욱 著, 미지북스)”을 네이버 역사 카페 “부흥”에서 진행한 서평 이벤트를 통해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제목처럼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중국 군벌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 대중역사서입니다. 부제가 ‘현대 중국을 연 군웅의 천하 쟁탈전 1895~1930’인데 여기에는 기존 역사서에서 다룬 군벌에 대한 관점과는 다른 저자만의 독특한 관점이 녹아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책들에서는 군벌에 대해 ‘철권 통치’, ‘혼전이 만성화’, ‘날강도나 다를 바 없는’, ‘약탈과 살인’ 등 대부분 부정적인 표현으로 일관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군벌에 대해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진 데에는 대륙의 통일에 성공한 중국 공산당의 관점이 반영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군벌을 타도한 공산 혁명은 필연적이었으며 선(善)일 수 밖에 없다는 논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군벌을 악마화했다는 이야기이지요.



저자는 군벌의 시대를 제국의 멸망과 이어진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상황이 아니라 바로 새로운 중국이 태어나는 과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토비와 다름없는 군벌도 있었고, 수탈을 일삼는 군벌도 있었지만 저자에 따르면 ‘놀랍게도’ 그 시기 동안 중국은 ‘그럭저럭 잘 돌아’간 시기였다고 합니다. 흔히들 군벌 쟁투라고 하면 당연스럽게 무법 천지 혹은 나라 전체가 폐허가 되는 모습을 떠올리겠지만 아편 밀매를 금지하고 교육을 보급하여 인재를 양성하고 근대 산업을 육성하는 장쭤린(張作霖), 낙후된 산시성을 발전시킨 옌시산 (閻錫山) 등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으로만은 설명할 수 없는 ‘현실 정치인’으로서의 군벌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저자는 그 근거로 1913년 4억냥에 불과하던 수출액이 1928년 10억냥에 가깝게 성장하였고, 공업 생산량 역시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여 ‘민족 사업의 황금기’라 불리우며 경제 성장을 구가했던 점이나 미국 남북 전쟁, 스페인 내전, 소말리아 내전과는 다르게 자기 파괴적인 내전이 아니었던 점을 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본 군벌에 대한 관점은 중국 공산당이 자신들의 혁명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관점, 즉 혁명사관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었다는 점을 저자는 지적하며 군벌 전쟁의 양면성을 모두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의 현대를 만들어낸 군벌 전쟁을 바라볼 때 ‘혁명과 반혁명, 군벌과 반군벌’ 혹은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인 접근은 지나친 단순화이자 정치적인 평가’라는 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중국의 군벌에 대해 어느 정도의 그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머리말을 통해 저자가 이야기하는 세간의 군벌의 모습이 내가 생각하고 있던 모습과 똑같았지만 이러한 군벌에 대한 편견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애초에 내가 알고 있던 군벌에 대한 모습을 깨뜨리고 있습니다. 군벌은 단순한 토비 혹은 날강도가 아니라 해당 지역을 통치하던 군사, 정치적 지도자였고 이를 위해서는 지역민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편견과 선입견을 벗어버린 겸손한 마음으로 1장부터 저자로부터 새로운 관점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은 저자의 주장에 연결되는 근거 혹은 출전을 명기하여 독자가 필요할 경우 해당 근거를 찾아볼 수 있게 구성하였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덧붙이는 말 하나 : 권성욱님의 블로그 글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글 자체가 워낙 재미있어 두꺼운 페이지임에도 불구하고 읽어 나가는 진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책의 두께에 압도당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부담 없이(?) 도전해도 좋은 책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말 둘 :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서평을 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했습니다. 각 장별로 내용을 요약할까, 우리가 알고 있던 모습과 다른 쑨원을 중심으로 쓸까? 아니면 인상깊었던 대목 몇 개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쓸까? 등등


예전에 읽었던 중국사 책 몇 권을 뒤져 군벌에 관련한 내용을 찾아봤더니 하나 같이 토비로 묘사하고 있더군요. (하나쯤은 예외가 있을 줄 알았습니다만…) 그래서 군벌을 바라보는 관점을 중심으로 서평을 쓰게 되었습니다.



#중국군벌전쟁, #권성욱, #미지북스


ㅁ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 ( https://cafe.naver.com/booheong/196917 )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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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3
공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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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孔子)는 BC 551년에 노(魯)나라에서 태어나 BC 479년에 세상을 떠난 정치 사상가이자 교육가입니다.


그가 주로 주장했던 사상은 바로 “인(仁)”입니다.



그는 인(仁)을 ‘사람 다움’으로 정의하였으며 이는 (현대적 의미는 아닐지 몰라도) 인본주의 (人本主義, humanism)나 최소한으로 봐도 인본주의의 맹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동아시아에서 그의 영향력은 사후 2500여년 간 끊임없이 이어졌는데 그 바탕이 된 것은 바로 그의 말을 제자들이 기록한 “논어(論語)”입니다. (지금으로보면 녹취록이라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논어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공자의 말이 기록된 책이다 보니 별도의 집주(集註)나 해설 (解說)이 없으면 이해하기 매우 곤란한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논어는 (공자의 저술 원칙 중 하나인 술이부작術而不作 때문인지는 몰라도) 앞 뒤 맥락 없이 子曰로 시작되는 공자의 말만 쭈욱 나열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편명(篇名)조차 없어 각 편(篇)의 첫 문장 두세 글자를 따서 편명으로 삼을 정도입니다.



그러므로 (아마도 논어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일 것 같은) “學而時習之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배우고 때에 맞춰 이를 실천하니 이 아니 즐거운가, 벗이 먼 지방으로부터 찾아온다면 즐겁지 않겠는가!)”처럼 앞 뒤 맥락이 없더라도 쉽게 이해가 되는 구절보다 “民可使由之, 民可使知之(사람들을 교화하고 이끌 수는 있지만, 그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와 같이 해설이 없다면 전혀 엉뚱하게 해석될 수 있는 구절이 훨씬 많습니다.





현대지성에서 출간한 “논어 (공자 著, 소준섭 譯, 현대지성, 원제 : 論語)”는 2500년 전 공자의 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책입니다.


역주자 (譯註者)인 소준섭 박사는 현직 국회도서관 중국담당 조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분으로 그동안 중국 고전을 비롯해 많은 저서를 남긴 바 있습니다.


역주자가 현대적인 인본주의 및 민주주의적 사상을 기반으로 논어의 각 구절을 해설하여 올바른 가치관으로 논어를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앞에서 예를 든 “民可使由之, 民可使知之”는 과거 이 구절을 ‘백성은 도리를 따르게 할 수는 있어도 그 원리를 알게 할 수는 없다’며 공자가 ‘우민(愚民)’을 이야기한 것으로 해석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역저자는 논어의 해석이 한나라 시대에 처음 시작되었음을 지적하며 백성을 통치의 대상으로 보려는 통치자의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공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는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저자의 해석은 현옥 장기근 박사의 해석과도 상통하는데 그가 역주한 “신완역 논어(명문당)”에서 인본주의자인 공자가 논어 전체적인 맥락과 다른 ‘우민’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되었으며 ‘君子不器’이므로 오히려 덕치(德治)를 강조한 것이라 해석한 바 있습니다. 즉, 인본주의자인 공자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공자 사후부터 지금까지의 그 긴 시간을 생각한다면 공자의 말은 용도폐기 되고도 남을 만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가 남긴 말을 읽고, 의미를 현대적으로 되새기고 있음을 보면 아마 인간에게는 그때도 지금도 통하는 진리가 있고, 그 진리를 공자가 이야기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에 와서 혐오, 차별 등 인간으로서 하여서는 안되는 일들이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 다움’을 사상의 맨 앞에 내세웠던 2500년 전 사람의 생각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지요?



#논어, #공자, #소준섭, #현대지성, #문화충전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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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터 - 휴먼 게임의 위기, 기후 변화와 레버리지
빌 맥키번 지음, 홍성완 옮김 / 생각이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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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툰드라 지대에 거대한 구멍이 발견되었습니다. 깊이 30미터, 폭은 20미터나 되는 거대한 것으로 마치 분화구처럼 보입니다.


(사진 출처 : https://edition.cnn.com/2020/09/04/world/craters-tundra-siberia-trnd-scn/index.html )


정말 화산이 폭발한 분화구일까요? 이 거대한 구멍에 대해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면서 영구 동토층에 매장되어 있던 메탄가스가 폭발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메탄가스는 온실 가스 중 하나로 현재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라고 지목받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무려 25배 가량 높아 더욱 위험하다고 합니다.


목축업이나 공업을 통해 메탄 가스는 지속적으로 배출되어 산업화 이전 720ppb였던 메탄 농도는 1984년 1645ppb, 2017년에는 1850ppb로 거의 2배 이상 증가했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시베리아 등 영구 동토층에 잠들어 있던 메탄이 배출되기 시작하면,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은 이제 손쓸 수 없는 부정적 되먹임 단계로 들어갈지 모른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폴터 (빌 맥키번 著, 홍성완 譯, 생각이음, 원제 : Falter: Has the Human Game Begun to Play Itself Out?)”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빌 맥키번 (Bill McKibben, 1960~)은 미국 태생의 환경 운동가로 “자연의 종말(진우기 譯, 양문, 원제 : The End of Nature)”로 잘 알려져 있는 환경 저널리스트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폴터”를 통해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모든 것의 합(문화, 경제, 정치 등) 을 휴먼 게임이라 지칭하며, 이 휴먼 게임의 위태로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는 휴먼 게임의 맥락에서 인류의 삶과 존엄성이 과거에 비해 점차 개선되었음을 인정합니다.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났으며, 더 많이 교육받고, 더 많이 존엄성을 인정받고 살아갑니다. 


이러한 진보와 발전은 계속 될까요?


많은 지표들이 이러한 휴먼 게임의 위기에 대해 경고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인류가 가진 지구 생태계에 대한 영향력을 과소평가합니다. 하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척추동물의 생물량 중 30%는 인간이, 농장에서 사육하는 동물은 무려 67%에 달합니다. 그러면 야생에서 살아가는 동물은 겨우 3% 밖에 남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순간에 야생동물들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지구의 자정 작용으로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구름 같은 것들 말이지요. 하지만 오히려 구름은 더 많은 열을 가두어 지구를 더 뜨겁게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제 지구의 되먹임 구조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합니다.

 북극의 얼음은 녹아 내려 더 이상 태양빛을 우주로 반사하지 않고 바다가 늘어나 더 많은 태양빛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구동토층으 녹아내려 품고 있던 메탄가스를 더 많이 배출하고 있으며 열대 삼림이 황폐화되면서 이제 탄소를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탄소를 더 많이 배출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는 캘리포니아의 산불은 이제 연례행사가 되었습니다. 


(사진 출처 :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54097690  )


이 책에서 생태계의 구성원들이 지구에서 살아가는데 얼마나 힘들어졌으며 앞으로 얼마다 더 힘들어질 것인지에 대해 냉소, 과장, 자괴감 없이 지표와 수치, 사실을 바탕으로 담담하게 풀어냅니다. 아마도 이는 저자가 가지고 있는 인간과 자연, 그리고 지구에 대한 진한 애정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저자는 그의 애정을 담아 책의 마지막 장을 통해 우리가 가진 ‘실낱 같은 가능성’에 대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런 머스크(Elon Reeve Musk, 1971~)를 비롯해 많은 민간 기업들이 우주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사실 현재의 과학 기술로는 유인 우주 여행이 매우 여러운 일일 뿐더러 두번째 지구를 만들기 위한 테라포밍 기술은 현재의 수준에서는 존재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우주개발이 두 번째 지구를 만들기 위한 시도라고 한다면 이는 실패할 것이며, 점점 더 나빠지는 지구에서 애써 외면하려는 착각일지도 모릅니다.




#폴터, #빌맥키번, #홍성완, #생각이음, #미래예측, #기후변화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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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북유럽 신화 반지 이야기
안인희 지음, 신균이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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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진 서구권 신화는 그리스 로마 신화일 것입니다. 북유럽 신화의 경우는 2000년대 후반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안인희 교수가 2007년에 북유럽 신화 전 2권을 출간하면서 우리나라에 비로소 소개가 되었습니다. (안인희 교수의 북유럽 신화 3부는 2011년에 출간됩니다.) 

그러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흥행하면서 대중적으로 북유럽 신화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전부터 북유럽 신화를 간접적으로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반지의 제왕’을 통해서입니다. ‘반지의 제왕’의 모티브가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이고, ‘니벨룽의 반지’는 북유럽 신화 중 하나인 ‘뵐숭가 사가(Vǫlsunga saga)’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로 이 역시 ‘뵐숭가 사가’에 나오는 지구르트와 브륀힐데의 사랑 이야기를 원전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게이머들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확장팩인 ‘리치왕의 분노’를 통해서도 북유럽 신화를 간접적으로 감상했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북유럽 신화라는 것을 몰랐어도 각종 문학, 음악, 영화 등을 통해 북유럽 신화를 즐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번에 출간한 “한권으로 읽는 북유럽 신화 – 반지 이야기 (안인희 著, 신균이 畵, RHK)”는 북유럽 신화의 원전이라 할 수 있는 ‘에다(Edda)’와 ‘뵐숭가 사가’, ‘니벨룽겐의 노래’, ‘니벨룽의 반지’ 등에 나온 오딘, 로키, 토르와 같은 신들의 이야기, 펜리르, 요르문간드르, 헬과 같은 괴물들의 이야기, 지그문트, 지구르트와 같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반지’라는 소재로 엮어 북유럽 신화를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책입니다. 



신들의 황혼이라는 의미를 가진 ‘라그나뢰크’는 그 자체로 종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닌 이후 정의로운 새로운 ‘황금의 시대’를 이끌며 인류가 번성하게 되는 순환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라그나뢰크’의 주역 중 하나인 요르문가르드는 자신의 모양과 역할을 통해 순환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또한 반지의 모양은 자기 꼬리를 물고 있는 요르문간드르 (그리스 신화에서는 우로보로스)와 같습니다. 즉 반지는 그 자체로 보물이자 연인의 정표이기도 하지만 라그나뢰크의 상징으로 순환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반지를 소재로 북유럽 신화의 처음과 끝을 한 권으로 엮어낸 솜씨는 우리나라에 처음 ‘북유럽 신화’를 소개한 대가의 그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신화는 신과 영웅에 대한 서사입니다. 신화에는 특정 문화권에 살았던 사람들이 염원하던 이야기,혹은 그들의 지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자연 현상에 대해 생각하던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화를 이해하게 되면 그 문화권에 대한 이해 역시 깊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북유럽 신화에 대해 알고 싶으시다면 “한권으로 읽는 북유럽 신화 – 반지 이야기”를 통해 입문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북유럽신화, #반지이야기, #안인희, #안인희교수, #한권으로읽는북유럽신화반지이야기, #인문, #게르만신화, #RHK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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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는 꽃의 삶 피오나 스태퍼드 식물 시리즈
피오나 스태퍼드 지음, 강경이 옮김 / 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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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는 꽃의 삶 (피오나 스태퍼드 著, 강경이 譯, 클, 원제 : The Brief Life of Flowers)”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의 식물 연작 에세이 두번째 책입니다. 


꽃은 우리 삶에 있어 대부분 정물 (靜物)로 존재합니다. 꽃이나 식물도 상징이 있고 의미가 있겠지만 대개는 그 상징이나 의미는 생각하지 못한 채 외양만 보거나 혹은 익숙함에 무시하곤 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문학, 신화, 예술과 얽힌 15종의 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책에 나온 이야기 중 인상 깊었던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어떻게든 살아내는 잡초 중의 잡초, 엉겅퀴 (Thistles)


엉겅퀴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많은 나라에서 이 풀을 잡초 취급을 하는데 책에 따르면 잡초 중에서도 가장 끈질기고 악랄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생명력이 강하다고 합니다. 또한 이 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아담과 이브가 금단의 열매를 먹은 뒤 땅은 가시나무와 엉겅퀴를 내도록 저주 받았다’고 구역성경에 기록될 만큼 뿌리 깊다고 하네요. 


이렇듯 부정적이며 악랄한 잡초 취급을 받지만 무려 스코틀랜드에서는 국화로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에 의하면 스코틀랜드에서의 엉겅퀴 사랑은 대단한 것이어서 엉겅퀴를 마주치지 않고 멀리 갈 수 없는 곳이 바로 스코틀랜드라고 합니다. 또한 스코틀랜드의 로열마일에서는 ‘온통 보라색 꽃이 그려진 티타월과 티셔츠, 머그잔, 엽서로 북적인다’고 합니다. 


스코틀랜드의 국민 시인이라 인정 받는 로버트 번스 (Robert Burns, 1759~1796)은 그의 시에서 보리밭에 엉겅퀴가 퍼져가지만 ‘스코틀랜드의 소중한 상징을 살리기 위해 낫을 치웠다고 자랑스럽게’ 노래했다고 할 정도로 스코틀랜드인들은 이 엉겅퀴를 사랑했다고 합니다. 


또한 스코틀랜드에서는 동전의 문양, 기사단 이름, 귀족 가문의 문장 등에 엉겅퀴를 활용했다고 합니다. 바이킹이 스코틀랜드를 약탈하려고 침략했을 때 엉겅퀴를 밟고 너무 놀란 나머지 비명을 지를 바람에 주민들이 깨어나 이들을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올 만큼 스코틀랜드인들은 ‘자기 땅을 빼앗으려 하는 것들에 대해 끈질기게 저항’하며 집요하게 자기 땅을 지켜내는 엉겅퀴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다는군요. 



이 책의 제목은 아마도 전작 “길고 긴 나무의 삶 (피오나 스태퍼드 著, 강경이 譯, 클, 원제 : The Long, Long Life of Trees)”에 대응하여 지은 것으로 보이는데 때로는 항상 거기 있기 때문에 스쳐 지나기도 하고, 때로는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곤 하지만 아주 잠깐의 시간 동안 우리에게 모습을 보여주는 꽃들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짧은 삶을 살아가는 꽃에 대해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책을 통해 한번 들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덧없는꽃의삶, #피오나스태퍼드, #강경이, #클, #길고긴나무의삶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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