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선택 - 세계 경제사 주요 사건으로 읽는 부의 지도
한진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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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선택 (한진수 著, 중앙북스)”을 읽었습니다.


요즘 COVID-19로 인해 경제가 많이 어렵습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경제 상황이라 하더라도 하루 하루 버티기 힘든 것은 서민이라면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다 같이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서점에 유독 ‘돈’, ‘부자’ 같은 제목을 달고 있는 책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번에 읽은 이 책도 제목만 보면 시류 영합적인 책으로 보이나 사실 그런 류의 책은 아니고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대중을 위해 경제사를 다룬 책이에요. 특히 문명이 시작될 무렵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경제와 관련한 여러 사건과 발견, 발명, 사회 구조의 변화 등을 연대기 순으로 정리하였고 여러 경제 제도 등을 마지막 장에 설명함으로써 경제 자체와 경제 제도 등을 바라보는 안목을 높일 수 있는 책입니다. 일단 쉽고 재미있고 깊이도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내용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은 장은 바로 ‘복지국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사실 자본주의는 특성상 독점을 추구합니다. 돈은 누군가의 개입이 없으면 절대 스스로를 나누려고 하지 않고 뭉치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거든요. 시장을 장악하고 위험을 헤지하기에 가장 좋은 것은 독점이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정치적 권력까지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독점은 필연적으로 불평등을 낳게 됩니다. 그렇기에 자본주의는 수차례에 걸쳐서 철저하게 실패하고 수정되었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언뜻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메카처럼 보이지만 반독점법(Antitrust Laws)이라는 (독점을 추구하는 경제 주체에게는 너무나 무서운) 법이 시퍼렇게 살아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돈으로 대변되는 부, 경제적 번영은 바로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지속적으로 사람을 배제합니다. ‘돈이 존재하는 이유, 결국은 사람’이라는 마지막 장이 마음에 와 닿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복지는 절대 공짜일 수 없습니다. 복지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바로 재원이지요. 이러한 재원 확보능력은 결국 경제 성장, 국가나 사회가 창출하는 부의 크기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집니다. 복지를 통한 경제가 성장하고, 이러한 경제 성장을 통해 복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가 결국 사람을 위해 경제가 봉사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돈의선택, #한진수, #중앙북스, #경제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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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로부터의 생존자들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6
이시형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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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사람들을 가르는 무엇인가가 나타납니다. 


아마도 그것은 장벽이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남과 북으로 가르기도 하고 특정 영역을 고립시키기도 합니다. 지구상 전 대륙에 걸쳐 나타난 그것의 모습은 하나가 아니며 매우 다양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매끈한 직사각형의 블록이 뭉쳐져 있는 듯한 그것의 모습, 질감, 그리고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끼는 색감에 매혹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것을 무지개벽이라고도 부릅니다. 

하지만 말랑말랑한 것처럼 보이는 질감과는 다르게 그것을 만지려는 사람을 다치게 합니다. 어떤 사람은 손이 절단되고, 눈이 멀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분명 눈에 보이는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그것은 구조조차 규명할 수 없는 무엇인가입니다. 누군가는 암흑물질이 뭉친 것이라고도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고차원의 물체가 3차원 공간에 나타난 것이라고도 합니다. 

사람들에게 이것으로 인해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제 더 이상 자유로운 이동은 어렵습니다. 어느 순간 그것이 더욱 부풀어 올라버렸거든요. 벽이 생겨버린 후 사람들은 갈라지기 시작합니다. 글로벌 공급 체계가 무너지면서 제조업은 점차 몰락하고 절대빈곤층이 늘어납니다. 사회 혼란은 가속화되고 매점매석이 성행합니다. 그리고 거대해진 탐욕은 협력과 연대보다는 분열과 배척을 불러옵니다. 한반도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전라 경상권과 경기 충청권을 갈라놓은 그것 때문에 대한민국은 또다시 분열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내전 뿐입니다. 

사람들은 지쳐갑니다. 그리고 피폐해집니다. 경제는 붕괴되고 중앙정부의 통제력은 사라져가고, 힘만이 진리이자 정의가 되는 세상. 게다가 격화되는 내전으로 서로 증오만이 남지 않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그들의 영혼 뿐인데 그러한 영혼을 착취하는 종교가 등장합니다. 


어느날, 그것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흉측한 몰골로 말이지요. 마치 암처럼 전 세계에 퍼지다 그것의 높이는 갑자기 낮아지다 괴생명체를 토해냅니다. 거대한 파충류들을요.

이제 인류는 괴생명체들과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 바랍니다.)




최근에 읽은 “파멸로부터의 생존자들 (이시형 著, 그래비티북스)”의 인트로입니다.


설정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괴물체, 처음에는 위협적이지 않지만 결국 인간과 사회를 구성하는 연대 네트워크를 부숴버리는 치명적인 물체로 작용합니다. 그로인한 인간의 갈등과 내전. 


그러나 딱 여기까지입니다.

너무 성급하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야기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일단 등장인물들의 말이 너무 많습니다. 한 사람이 한번 이야기하는데 1-2페이지 되는 대사도 자주 나옵니다. 그리고 대화 속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직접적으로 드러냅니다. 이 정도 되면 독자는 등장인물이 아니라 그냥 작가라고 생각해버립니다. 몰입감이 떨어져요. 

핍진성(逼眞性, verisimilitude)이라고 하죠. 작가가 만들어 놓은 세계관을 독자가 납득해야 하는데 그것을 위한 장치들이 너무 부실합니다. 국가 단위의 전쟁을 하는데 군의 규모가 너무 작습니다. (군 직책이나 계급체계가 이상한 것은 일단 넘어가더라도) 

그리고 고작 파충류 (중형 공룡 수준)에 불과한 적과의 전투를 너무 어렵게 풀어냅니다. “스타쉽 트루퍼스”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끊임없이 몰려오는 적들이라면 화력전으로도 쉽지 않겠지만 작중 묘사되는 파충류들은 그렇게까지 대규모는 아니잖아요.  아무리 육체적인 능력이 뛰어난 생명체라도 그 수가 한정적인 이상 자동화기로 무장한 분대 이상의 정식 제대와 맞붙으면 몰살될 거에요.  

마지막에 이 모든 것을 만들어낸 악당이 있었다라는 도식적인 결말까지… 


차라리 장벽 이후의 전쟁물보다는 장벽이 있는 상황에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묘사하는 짧은 중편으로 구성했으면 훨씬 읽기 편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설정과 아이디어는 좋았는데 너무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파멸로부터의생존자들, #이시형, #그래비티북스, #장르소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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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언 - 기독교는 어떻게 서양의 세계관을 지배하게 되었는가
톰 홀랜드 저자, 이종인 역자 / 책과함께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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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홀랜드 (Thomas Holland, 1968~)는 역사 저술가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자입니다. 특히 이슬람과 페르시아, 로마와 관련한 수준 높은 역사 책을 저술한 바 있습니다. 그 중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은 “페르시아 전쟁 (이순호 譯, 책과함께, 원제 : The Persian Fire)”, “이슬람 제국의 탄생 (이순호 譯, 책과함께, 원제 : In the Shadow of the Sword: The Birth of Islam and the Rise of the Global Arab Empire)”, “루비콘 (김병화 譯, 책과함께, 원제 : Rubicon)”, “다이너스티 (이순호 譯, 책과함께, 원제 : Dynasty)” 등이 있습니다. 

톰 홀랜드는 그의 저작을 통해 새뮤얼 존슨상 (Samuel Johnson Prize, 현재는 Baillie Gifford Prize for Non-Fiction으로명칭 변경) 최종 후보, 헤셀-틸먼상 (Hessell-Tiltman History Prize) 수상, 런치먼상 (Runciman Award) 수상 등을 기록할 만큼 인정받기도 했지만 대중적으로도 사랑받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의 경력 사항 중 독특한 부분은 소설가로 경력을 시작했다는 점인데 실제 역사 저작에서도 대중 친화적인 글쓰기는 이런 경력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읽은 “도미니언 (톰 홀랜드 著, 이종인 驛, 책과함께, 원제 : Dominion: The Making of the Western Mind)”은 톰 홀랜드의 신작입니다. 이 책은 기독교 발생 이전인 기원전 479년 아테네부터 시작하여 2015년 독일 로스토크까지의 2500여 년에 걸친 시간 동안의 기독교가 영향을 미친 역사를 살피면서 기독교가 어떻게 서구 사회의 세계관과 가치 체계를 만들고 지배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실증을 통해 독자에게 보여줍니다. 


고대 로마에서 십자가형은 고통스럽고 경멸스러운 처형 방식이었습니다. 인간이 생각해낼 수 있는 최악의 형벌 중 하나로 로마인들조차 이 형벌을 혐오스러워 했기에 십자가형에 처해지는 노예들은 가장 멀리 떨어진 벌판으로 데려가서 십자가에 매달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십자가형에 처해진 노예는 잊혀져 버렸습니다. 그렇지만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형에 처해진 나사렛 출신의 한 유대인은 이후 2000년 간 가장 중요한 이름이 됩니다. 그가 당한 멸시, 불명예, 고통, 비참함, 공포는 끔찍했지만 이례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권력자에게 신성을 부여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그 신성이란 바로 적들을 죽여버리고, 고문하고, 못 박고, 십자가형을 내리는 권력입니다. 하지만 십자가형을 당한 그 유대인은 죽음으로써 신성을 획득합니다. 일부 권력자들에게 이것은 신성모독이었겠지만 이후 로마 황제들조차 “예수”의 신성 (Christos)을 인정하게 됩니다.

중요한 변화가 1070년 경에 나타납니다. 안셀무스 (Anselmus Cantuariensis , 1033-1109)의 기도문을 통해 예수의 인성을 강조하는 깨달음을 나타내게 됩니다. 하지만 십자가형의 처참함에 대해 로마인들의 혐오, 경멸과는 다른 반응이 나타납니다. 그들은 십자가에 메달린 예수의 모습을 보면서 동정과 연민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꼴찌가 첫째되고 첫째가 꼴찌가 될 것이다.” ‘인내, 기도, 사랑’ 이것들이 바로 안셀무스가 규정한 기독교의 미덕이었습니다. 

이러한 십자가는 2000 여년이 지난 2014년 IS가 점령한 신자르 지방에서 형벌의 형태로 재현됩니다. IS는 그들이 점령한 이 지방에서 남자들을 십자가형에 처합니다. 이때 저자는 십자가형이 단순한 처벌이 아니라 공포의 상징으로 지배권 (Dominion)을 성취하는 수단으로 정복자의 표식임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기독교인들은 그런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였지만 오히려 공포의 대리인이 되어버리고 약자를 어둠으로 밀어넣기도 했습니다. 


“도미니언”은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그리스도의 홍수 같은 물결이 흘러간 과정을 탐색”했다고 합니다. 그 스스로 고백했듯이 그 역시 기독교의 부외자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기독교가 서구 세계에 마치 ‘공기처럼’ 존재하듯이 영향을 미친 과정을 최대한 물결의 뒤에 서서 특유의 탁월한 이야기 솜씨로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그가 이야기했듯이 최근 종교적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주장에 따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구의 많은 합의된 가치는 ‘기독교의 가르침과 전제 조건’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저자는 조심스럽게 그의 주장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합니다만) 심지어 무신론의 대표적인 투사 리처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 1941~)가 가지는 불가지론자, 세속주의자, 인도주의자로서의 면모 역시 기독교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므로 이 책을 통해 서구의 가치체계의 근간을 이루는 기독교가 미친 영향력에 대한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독서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도미니언, #톰홀랜드, #이종인, #책과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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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 신은 왜 없느냐고 물었다 겨우 인간 2
장태삼 지음 / 책나무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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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가끔 길을 잃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읽던 책을 내려 놓고 심호흡을 하거나 멍하니 천정을 바라보면서 한 숨 돌리면 좋습니다. 그래도 책이 눈에 안 들어 오면 책장 맨 아래칸에 있는 시집 중 하나를 꺼내 듭니다. 낯 익은 시 한 두 편을 나지막하게 입에서 굴려 보면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 혹은 쏟아지는 지식을 받아내다 지친 머리 속이 진정되곤 하더군요. 


하루는 그럴 요량으로 책장을 살펴봤지만 유독 그 날 따라 마음이 가는 시집이 없더군요. 그래서 오랜만에 시집 한 권 사기 위해 인터넷 서점에 접속했습니다.  이 책 저 책 살펴보다 마땅한 시집을 찾지 못했는데 지인에게 “신에게 신은 왜 없느냐고 물었다 (장태삼 著, 책나무출판사)”라는 재미난 제목의 시집 한 권을 추천 받아 주문했습니다.


재기 발랄한 제목이 인상 깊더군요. 신에게 물어볼 수 있다면 신은 있는 것일텐데, 아니 애당초 신이 없다고 생각했더라도 질문할 신이 나타났다면 그 질문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텐데. 장태삼 시인은 왜 이런 제목으로 시를 썼을까 궁금해졌습니다.


 



있는 그대로 읊어봐도 되고 의미를 짚어봐도 되지만 제 나름대로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신은 신의 세계에 있고, 인간은 인간의 세계에 있어 서로 교통(交通)할 수 없으니 인간에게 신은 없는 것이다. ‘슬픈 종소리’ 조차 이명혹은 해석이 다른 목소리로 취급하는 신은 서로 공감(共感)할 수 없으니 인간에게 신은 없는 것이다. 신에게 ‘겨우’ 인간일 뿐으로 존중하지 않으니 인간에게 신은 ‘겨우 신’이 된다. 그러므로 전지전능한 신은 없는 것이다. 하여 인간은 스스로 살아가야 한다. ‘지구가 쪼개지는’ 날이 올지라도 ‘인간’은 신을 찾지 않고 ‘홀로’ 살아갈 것이다. 



말기 암으로 죽어가면서도 자신이 그동안 이야기했듯이 신에게 기대지 않고 죽음과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사유한 크리스토퍼 히친스(Christopher Eric Hitchens, 1949~2011)가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일상, 누구나 즐길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사람도 많은 크리스마스 이브의 일상. 하지만 그래도 살아가야 하기에 스스로를 용서하면서 ‘빨간 글씨’가 용서해줄 것이라 말을 돌리는 시인의 모습. 우리가 평범하게 자신을 합리화하고 그렇게 용서하면서 살아가는 모습도 시인은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새로운 시인을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시 감사드립니다.

 




#신에게신은왜없느냐고물었다, #장태삼, #책나무출판사, #겨우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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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X 미국 대선, 그 이후의 세계
김준형 지음, 문정인 추천 / 평단(평단문화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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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이라는 말이 지금처럼 실감나는 시대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굳이 비견할 시대를 들자면 1991년 소련 붕괴 및 해체할 때의 시대가 그랬을까요? 그 이후 미국이라는 일강 체제로 국제 질서가 재편된 이후 3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미국의 대선은 언제나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아 왔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일개 나라가 아니라 일강 체제의 국제 질서를 주도하는 최강대국의 지위를 가지고 있고 대선의 결과가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워낙 시스템이 견고하다고 알려진 미국이었기에 트럼프(Donald John Trump, 1946~)라는 희대의 포퓰리스트가 대통령에 취임했어도 세계 시민은 걱정 그 이상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CoVID-19로 인해 그 시스템이 이미 붕괴하였다는 것을 전 세계인이 목도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2020년 미국 대선은 미국이라는 한 나라의 대선이 이미 아니게 되었습니다. 시스템에 의해, 그리고 최소한의 양심에 의해 그나마 굴러가던 국제 질서가 트럼프에 의해 시스템도 양심도 없는 힘만 센 깡패가 되어버린 미국에 의해 송두리째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트럼프의 재선 여부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X 미국 대선, 그 이후의 세계 (김준형 著, 평단)”은 이러한 미국 대선을 바라보는 기본 지식과 인사이트를 키워주는 시사교양서입니다. 

사실 국제 정치나 시사 이슈는 그와 관련한 제반 역사와 흐름을 꼼꼼히 따라가지 않으면 전체적인 이해가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전문가에 의한 해설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저자인 김준형 원장은 “코로나19 X 미국 대선, 그 이후의 세계”를 통해 미국의 독특한 선거 제도부터 코로나-19 이전 미국과 세계가 처한 국제 질서를 쉽게 설명해줍니다. 또한 뉴스 등에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는 트럼프가 대선 불복에 대한 밑밥을 깔고 있는 우편 투표 제도 등과 같은 2020년 미국 대선과 관련한 여러 이슈들을 알기 쉽게 차근 차근 이야기해 줌으로써 이해의 폭을 넓혀줍니다.

특히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한반도 평화와 관련하여 미국 대선이 미치는 영향이나 중국과의 관계 등이 초미의 관심사일 수 밖에 없습니다. 김준형 원장은 이 역시 별도의 장을 구성하여 바이든과 트럼프의 정책 비교를 통해 전망을 하고 이를 쉽게 풀어내주고 있습니다. 


최근 트럼프는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 증세가 호전되자 마자 다시 선거 레이스에 뛰어들었습니다.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는 이슈가 한 사람을 통해 만나는 게 흔한 일은 아닐 텐데 이 사람 참 재주가 용합니다. 어찌 보면 조 바이든(Joseph Robinette Biden Jr., 1942~)이 트럼프에 대해 ‘광대 (clown)’이라 지칭한 것은 정확한 명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광대에게 있어 대중의 관심은 숙명일테니까요. 그러한 트럼프는 이제 우파 포퓰리스트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후대의 사가들이 이 트럼프를 비롯한 우파 포퓰리스트를 묘사할 때 한때의 해프닝으로 기록할지, 아니면 무너져버린 인류 문명의 시발점으로 기록할지에 대한 분기점이 코로나 19와 미국 대선이 있는 지금, 2020년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2020년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미국대선그이후의세계, #김준형, #문정인, #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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