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읽다 과학이슈 11 Season 10 과학이슈 11 10
이충환 외 지음 / 동아엠앤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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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어린 시절에 떠올리던 미래의 모습은 어떤 것이었나요? 차가 날아다니고, 알약 하나로 모든 식사를 대신하고, 전쟁과 범죄가 없는 평화로운 세계. 사람마다 떠올린 미래는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대체로 이런 미래를 떠올리지 않았을까요? 2020년이 되어도 그런 미래는 오지 않았지만 불과 10~20년 전에 상상도 하지 못했던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조금씩 다가와서 미처 변화를 느끼지는 못했을 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는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지요.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그 중에서는 개인이 통제하지 못하는 일들도 일어나죠. 세상을 뒤흔들고 바꾸는 많은 일들이 과학이나 기술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 중 시민들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일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민들은 이러한 과학 / 기술에 대해 전문가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에 의한 통제는 이루어져야 합니다.


결국 시민이 과학과 기술에 대해 '전문가'일 수는 없지만 그 흐름과 영향에 대해서는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든 과학/기술 흐름을 따라갈 수도 없고 그럴 필요는 없지만 주요한 흐름에 대해 이해하는 노력은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현대의 과학과 기술의 트렌드를 소개하는 “미래를 읽다 과학이슈 11”은 1년에 1-2번 출간되는 비정기 간행물이지만 매우 의미있는 기획이라 생각합니다. 


“미래를 읽다 과학이슈 11 시즌 10 (김재완 등 共著, 동아엠앤비)”은 COVID-19, 포스트 코로나,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등 최근 가장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COVID-19와 관련한 아티클 뿐만 아니라 디지털 범죄 수사, 양자 컴퓨터, 초신성 폭발 등 언론에 소개된 최근의 과학 / 기술 이슈에 대해 일반인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자세하게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미래의 모습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이디어 중 하나가 바로 플라잉 카가 아닐까 합니다. 이 책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아티클 중 하나였습니다. 

실험 단계의 플라잉 카는 예전부터 가끔 언론에 소개되곤 했는데 최근의 움직임은 좀 다릅니다. 이번 CES 2020에 현대자동차에서 S-A1이라 명명된 PAV (Personal Aerial Vehicle)를 전시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PAV라 불리우는 플라잉카를 개발하기 위한 업체의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 이내에 플라잉카의 상용화가 이루어질 것이라 전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항공기 개발사로 유명한 보잉이나 에어버스의 경우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물론 교통 안전 문제나, 배터리 문제, 보안 이슈, 시스템 구축 등 아직 산적한 문제도 많지만 현대자동차의 경우 우버와 협업하여 플라잉카 뿐 아니라 플라잉카 운행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하니 이제 몇 년 있으면 정말로 플라잉카를 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미래를읽다, #과학이슈11, #시즌10, #2020년과학이슈, #서평단, #문화충전200, #동아엠앤비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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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 일상에서 발견하는 호기심 과학 사물궁이 1
사물궁이 잡학지식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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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을 하기 위해 버스를 타면 TV 모니터에서 귀여운 캐릭터가 나와서 무언가를 설명해줍니다. 

하늘로 쏘아올린 총알은 어떻게 되는지, 날벌레들은 왜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지, 추락하는 엘리베이터에서 점프를 할 수 있는지 등.

정말 사소합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어서 그냥 지나쳤던 이야기들을 아주 상세히 풀어서 이야기해줍니다. 영상의 품질도 좋고 전문가의 자문도 받아 내용까지 충실하니 버스를 타고 다닐 때마다 매우 재미있게 봤습니다. 

이 영상이 ‘사물궁이 잡학지식’이라는 유투브 채널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시간이 좀 지난 후입니다. (그 전까지는 EBS 같은 데에서 만든 영상으로 짐작했었답니다.) 100만명이 넘는 구독자도 대단하지만 무려 교육청에서 추천한 베스트 유투브에도 선정되었다니 저만 사물궁이 영상을 좋아하고 유익하다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마침 책으로도 출판되어 읽어보았습니다.

“사소해서 몰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사물궁이 잡학지식 著, 아르테)”는 200개에 가까운 사물궁이 채널에서 제작한 호기심 해결 이야기 중 40개를 선정하여 펴냈네요. 워낙 많은 컨텐츠들이 있어서 앞으로 시리즈로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책에 나온 내용을 다 소개해드릴 수는 없으니 몇 가지만 선정하여 소개드릴게요.


‘선풍기 날개에 어떻게 먼지가 쌓일까?’


선풍기를 청소하다 보면 항상 날개에 먼지가 쌓여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뜻 생각해보면 선풍기 날개는 회전하니까 먼지가 쌓일 틈 없이 흩어져버리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실상은 가득한 먼지로 뒤덮이고 있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책에서는 이를 유체의 경계층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네, 선풍기 날개의 먼지를 설명하는 데 바로 유체역학이 동원되는 것입니다.) 공기는 유체인데 유체는 점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러한 유체가 다른 물체와 마찰하게 되면 점성이 커지는데 그 다른 물체와 근접한 유체의 층을 경계층 (boundary layer)이라고 하고 이 경계층에서는 점성이 강해져 속도가 감소한다는 것이죠. 또한 점성이 강해지므로 먼지가 표면에 잘 달라 붙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소용돌이 치는 유체는 다른 물체와의 접촉이 늘어나므로 먼지가 더 잘 쌓인다고도 하네요. 책에서는 안경알에 붙은 속눈썹도 경계층 이론의 다른 예로도 들고 있네요.





‘인간만의 고유한 유전자를 원숭이에게 삽입하면 어떻게 될까?


인간은 대부분의 동물과는 다르게 높은 인지기능과 자아 개념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을 담당하는 기관은 뇌의 가장 바깥쪽 신피질이라는 곳인데 노인성 치매는 바로 이 부분이 파괴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ARHGAP11B라는 유전자에 의해 발현된다고 합니다. 

최근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CRISPR-Cas9)를 개발한 두 분이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죠. 크리스퍼 기술은 편리하고 저렴하면서도 매우 정밀하게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을 이용하여 동물에게 이 유전자를 삽입하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로 과학자들은 원숭이 수정란에 이 유전자를 삽입했는데 결과는 놀랍게도 뇌세포가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나고 뇌의 주름도 인간과 유사하게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이에 놀란 연구자들은 연구를 중단했습니다. 다행히 이 연구는 중단되었지만 크리스퍼 기술 자체는 정밀하고 강력해서 몇 년 전 중국 연구자가 인간 배아를 유전자 편집하여 AIDS에 저항성을 가진 신생아를 탄생시킨 일도 있었 듯이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비윤리적 연구를 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좀 무섭네요.



앞서 소개해드린 이야기들 외에도 정말 재미있고 궁금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으니 책을 통해, 혹은 유투브를 통해 직접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소해서물어보지못했지만궁금했던이야기, #사물궁이잡학지식, #아르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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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말이 사라진 날 - 우리말글을 지키기 위한 조선어학회의 말모이 투쟁사
정재환 지음 / 생각정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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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인간의 본능인가?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 1954~)에 의하면 언어는 ‘문화적 인공물이 아니라 인간 뇌의 생물학적 구조의 일부’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언어를 본능이라고 주장합니다. 거미줄이 ‘천재 거미의 발명품’이 아니듯 언어 역시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발명품이 아니고 본능이라는 이야기인 것이죠. (스티븐 핑커 著, ‘언어본능’, 김한영, 문미선, 신효식 共譯, 동녘사이언스)


사람들은 머리 속에 구체화되지 못한 생각들을 소리 내어 이야기하거나 종이 위에 글로 썼을 때 그 생각이 보다 구체화되거나 정리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이렇듯 언어는 우리의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하거나 생각을 보다 구체화하는 역할을 해주는 사고 체계의 주형틀이자 인식 체계의 설계도로 볼 수 있습니다. 


“나라말이 사라진 날 (정재환 著, 생각정원)”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말과 우리글을 지키기 위해 일제강점기 기간의 조선어학회의 투쟁과 해방 후 활동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정재환 박사인데 이름이 낯익습니다. 네, 바로 코미디언 출신의 MC였던 그 분이 맞습니다. 몇 년 전 조선어학회의 활동과 관련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들었는데 그 연구와 관련하여 이번에 대중 역사서를 집필하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찾아보고 알게 된 사실인데 정재환 박사의 석사 학위 취득 당시 지도교사가 서중석 교수더군요.) 


일본이 식민지 조선 땅에서 조선의 말과 글을 금지시킨 것은 바로 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말살하고 황국신민으로 동화시켜 영원히 이등신민으로 만들기 위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환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일제에게는 조선인의 황국신민으로의 동화를 막는 조선의 말과 글은 그들이 소멸시켜야할 ‘악’과도 같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어학회’는 우리말과 글을 연구하고 조선어사전을 만들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공권력에 대항하여 그들이 금지하는 것, 말살하려는 것을 연구하고 되살리고, 이어나가려는 노력 자체가 바로 저항이자 투쟁이고 싸움이었습니다. 더구나 일제는 역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군국주의 파시스트 정부였으니 더욱 그러했을 것입니다. 


“나라말이 사라진 날”은 그러한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한 ‘조선어학회’의 여러 활동을 긍정적인 시선을 유지하며 시간순으로 쭈욱 따라갑니다. 특히 교육칙어에 기초하여 ‘충량한 국민을 양성하기 위해’ 일본어를 보급하고 조선어를 말살하려는 일제에 대항하여 지속적으로 말모이 작업, ‘조선어사전’ 편찬은 당시 조선어학회의 숙명과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주시경 선생의 사망으로 말모이 작업은 중단되고 여러 사람들이 조선어사전 편찬을 재개하려 하지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이러한 조선어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우리말과 우리글을 지키기 위해 전 재산을 바친 사람도 있었고 전국 팔도의 방언(方言)을 모으기 위해 수집 활동을 하던 사람도 있었고 ‘조선어학회’ 사건을 통해 구속되어 고문당하고 투옥된 사람도 있었습니다. 결국 해방 이후 ‘큰사전’이 편찬된 것은 일제 치하에서도 말모이 작업을 중단하지 않고 끊임없이 우리말, 우리글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과 투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방 이후 큰사전 편찬도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원고를 찾을 수가 없었거든요. 우여곡절 끝에 2년 만에 원고를 찾아내어 완성한 ‘큰사전’은 우리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일까요?



앞에서 이야기했듯 언어는 사고 체계를 확장하기도 제한하기도 합니다. 우리말로 생각하고 표현할 때 더욱 아름다운 말이 있고, 영어로 표현할 때 더욱 좋은 표현도 있는 법이지요. 그렇기에 한국인으로서 문화나 정체성은 바로 우리말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 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우리나라가 독립하였다 하더라도 우리말을 잃어 버렸다면 우리의 사고 체계는 온전히 ‘한국인’의 것이라 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동안 우리말과 우리글을 지키기 위한 많은 노력이 없었다면 말이지요.  굳이 한글날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노력에 대해 알기 위해 한번쯤 “나라말이 사라진 날”을 통해 우리말과 우리글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독서일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말 : 비장하고, 무거운 역사책으로 느껴지지만 정재환 박사는 탁월한 이야기 솜씨로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읽다가 웃음이 터진 한 부분을 소개드릴게요.


“여러분, 먼저 강아지부터 손드시오”

장시간의 토론을 마치고 표결이 시작된 것이다. 낱말의 운명을 결정하는 순간이 왔다. “강아지”를 적극 주장하는 위원들이 손을 번쩍 들었다.

“이번에는 개새끼 손드시오.”

강아지보다는 개새끼에 애착이 큰 위원들이 손을 들었다. 강아지와 개새끼! 어느 쪽이 더 많은 표를 얻었을까? 그런데 이 아무개 위원이 어느 편에 손을 들었는지 분명치 않자 사회자가 다시 물었다.

“이 선생은 강아지지요?”

“아니오, 나는 개새끼요.” (pp.94~95)



#나라말이사라진날, #정재환, #생각정원, #몽실서평단, #몽실북클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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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돈 - 금융 투시경으로 본 전쟁과 글로벌 경제
천헌철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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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돈 (천헌철 著, 책이있는마을)”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독특하게 금융의 관점에서 전쟁과 글로벌 경제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금융업계에 현직으로 있으면서 쌓은 저자의 오랜 경험이 반영된 관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크게 ‘전쟁과 금융’, ‘글로벌 경제와 금융’ 등 2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워털루 전투, 미국의 남북전쟁, 이탈리아 독립전쟁, 프로이션-오스트리아 전쟁, 러일전쟁, 그리고 양대 세계대전을 통해 전쟁을 통해 바라본 금융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특히 러일전쟁 (1904~1905)은 일본이 서구 열강에게 승리하면서 한반도에 대한 식민지배를 인정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전쟁으로 관심이 가는 챕터입니다.

1904년 제물포의 해역에서 시작하여 미국의 중재로 1905년 포츠머스에서 조약을 맺음으로써 마무리된 러일전쟁은 이후 대한제국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고 러시아에서는 혁명이 일어나는 원인 중 하나가 되기도 하는 등 국제 정세에 큰 영향을 끼친 전쟁이었습니다. 




책에 따르면 당시 일본의 인구는 4,600만명으로 러시아의 약 30% 수준에 불과하였으며 추정치에 의한 국내총생산 역시 러시아의 30% 수준에 불과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러일전쟁에 투입한 전비는 러시아가 일본의 그것에 거의 2배에 가까웠으며 일본의 경우에는 추정 국내총생산의 25%에 육박하였고 당시 연간 세수의 무려 8배에 달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일본은 러일전쟁의 전비를 어떻게 충당하였을까요?  

바로 외화 국채를 통해 전비의 47%를 조달하였는데 그 금액은 무려 8.2억엔으로 연간 세수의 4배에 육박하였다고 합니다.


 


당시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리라 보는 견해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일본의 전쟁 채권은 인기가 없을 수밖에 없었는데 일본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본은행 부총재를 미국과 영국에 파견하기도 하고 전쟁 참관인을 허용하는 등 전비 조달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에 만전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노력 끝에 결국 전쟁 채권의 상당수를 미국과 영국이 인수하게 되는데, 특히 미국의 인수 물량이 매우 많았다고 합니다.


앞서 일본이 러일전쟁에서 소모한 전비는 연간 세수의 8배나 되는 막대한 금액으로 이는 개전 초기 예상했던 전비의 무려 4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일본의 국가 재정은 파산 직전이었으며, 심지어 러시아로부터 전쟁 배상금을 받지 못함으로써 재정 위기가 더욱 커졌는데 추가적인 채권 발행과 로스차일드의 인수 참여로 이 위기를 겨우 넘겼다고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쟁을 정치적, 군사적 행위로 보는 경향이 많으며, 사가들 역시 이런 관점에서 기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전쟁 역시 ‘돈’이 들어가는 행위이며 돈을 조달하는 데에는 각종 금융 기법이 사용됩니다. 저자에 따르면 많은 전쟁에서 세금을 통해 모든 전비를 충당한 전쟁은 거의 없으며 현대에 들어와서는 미국이 수행한 한국전쟁 정도를 꼽을 수 있을 뿐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부에서는 이렇듯 전쟁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금융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또한 2부에서는 국제 경제를 떠받치는 국제 무역에 있어 이를 지원하는 체제의 탄생부터 이를 둘러싼 환경과 변화에 대해 기술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관점에서 금융사를 바라보고 싶은 독자들은 한번 읽어보면 좋을 책입니다.



#보이지않는돈, #천헌철, #책이있는마을,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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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체론 - 천황제 속에 담긴 일본의 허구
시라이 사토시 지음, 한승동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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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년 제정/공포되어 1890년 시행된 대일본제국헌법의 제1장은 천황(천황)에 대한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본은 만세일계의 천황에 의해 통치되며 신성하여 범할 수 없고 국가의 원수로 통치권을 총람하며 제국의회의 협찬을 얻어 입법권을 행하고 법률을 재가하며 의회를 해산할 수도 있었습니다. 또한 군 통수권자로 전쟁과 계엄을 선포할 수 있으며 일본의 모든 국민은 천황의 신민(臣民)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출처 : https://www.7t7l.pe.kr/772 )

전후 일본국 헌법은 1946년 제정/공포되어 1947년 시행되었는데 일명 ‘평화헌법’이라고도 하며 이때 천황은 과거 일본제국 헌법과는 다르게 ‘상징천황’으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일본국의 상징이며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 출처 : http://world.moleg.go.kr/web/wli/lgslInfoReadPage.do;jsessionid=cTTO5151l3hTK3DtG1Q1pvFdMLnaWG6b9uBMzM45dRptn70c0KIpgXblzldgNFx6.eduweb_servlet_engine6?CTS_SEQ=42403&AST_SEQ=2601 ) 과거의 헌법에 비해 천황의 지위가 달라지기는 했지만  일본국의 헌법은 일반 국민과 다른 신분, 즉 천황에 대해 헌법 차원에서 정의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헌법과는 다릅니다. 우리나라의 헌법에서는 대한민국의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국체는 국가의 주권이 누구에게 있는가에 따라 분류되는 국가의 형태를 의미하나 일본에서의 국체는 일본제국주의 시대의 사회이념으로 천황이 통치하는 체제 자체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국체론 (시라이 사토시 著, 한승동 譯, 메디치미디어, 원제 : 國體論 菊と星條旗)”에서 저자는 국체를 관점으로 하여 근현대 일본사를 파악하고 현실을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전전(戰前)에야 대일본제국 헌법에 의해 천황에 의한 통치가 가능했던 시대이니 국체로 일본을 바라보는 것이 가능하였지만 전후(戰後) ‘국체’는 사실상 기능하지 않으니 이를 통해 일본을 바라보는 것은 부적절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단호히 전후 일본을 바라볼 때에도 이 국체라는 개념이 일본의 핍색 (逼塞)을 설명하는 유일하다고 주장합니다. 천황 대신 그 자리를 미국이라는 나라가 차지하여 미국을 중심으로 국체가 개편되고 유지된 ‘국화와 성조기의 결합’이 전후 국체의 본질이라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또한 저자는 전쟁 전의 국체가 결국 자멸로 이끌었 듯이 특이한 대미 종속 구조로 이루어진 전쟁 후 국체 역시 파멸의 길로 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이베 정권은 일본국 헌법 제 9조를 근거로한 일본의 평화주의는 소극적이며 이를 ‘적극적 평화주의’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미국과의 군사전략과의 일체화’이며 전후 국체의 정점이 바로 ‘성조기’임을 명시적으로 나타냈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또한 그는 일본의 번영을 이끈 냉전이 끝나면서 일본의 위기는 찾아왔고, 일본 우익은 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신냉전 혹은 주변국의 안보 불안을 바라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일본 우익이 숭앙하는 국체와 적극적 평화주의를 청산하지 않고서는 일본은 살아남을 수 없고, 살아남을 가치도 찾을 수 없을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 (강상중 著, 노수경 譯, 사계절, 원제 : 維新の影 : 近代日本一五〇年、思索の旅)”의 책을 통해  일본 국민은 여전히 메이지 유신을 긍정하며 ‘자신의 근대적 뿌리’이자 ‘영광스런 출발’로 여기고 있다는 주장을 접한 바 있습니다. 이때의 유신(維新)은 ‘복고와 동시에 혁신이라는 이율배반적 통합’이라고 강상중 박사는 정의합니다. 여기에서 복고란 천황 중심의 국가주의적 복고를 의미하는데 이러한 유신을 긍정하는 정치문화적 체제는 결국 현대의 일본 역시 국가주의적 토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인데 “국체론”에서 시라이 사토시가 주장하는 이야기와 상당 부분 일맥 상통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신분제를 허용한 국가가 진정한 민주주의가 가능할지, 일본은 왜 천황제를 유지하고 있을지에 대한 단순한 궁금증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일본 학자의 눈을 통해 일본 국체의 역사를 따라가면서 현대 일본에서의 국체의 의미와 주변 국가에 미치는 영향까지 일람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현대 일본 정치와 국제 관계에 대해 이해를 높이고 싶다면 필히 일독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국체론, #시라이사토시, #한승동, #메디치미디어


ㅁ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 ( https://cafe.naver.com/booheong/197643 )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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