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퍽10 <5+5> 공동번역 출간 프로젝트 1
빅토르 펠레빈 지음, 윤현숙 옮김 / 걷는사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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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퍽10 (빅토르 펠레빈 著, 윤현숙 譯, 걷는사람)”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문학 5작품을 러시아어로, 러시아문학 5작품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출간하기 위해 한국문학번역원과 라시아문학번역원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5+5> 공동번역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번역 출간된 작품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선정된 한국 작가로는 채만식(1902~1950), 이문열 (1948~), 김영하 (1968~), 방현석 (1961~) 등이 있고 러시아 작가로는 유리 파블로비치 카자코프 (1927~1982), 구젤 야히나 (1977~),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1918~2008), 표드르 도스토옙스키  (1821~1881)등이 있습니다.

 

빅토르 펠레빈 (1962~)은 1989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94년 ‘뉴요커’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젊은 작가 6인’에 선정되기도 하고 할 정도로 이름을 알렸다고 하고 한국에도 그의 몇 작품이 이미 번역 소개되어 있습니다. 특히 빅토르 펠레빈은 동양의 문화에 관심이 많고 불교에 심취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근미래, 프로그래머, 큐레이터, 미술비평가인 마루하 초는 석고라고 불리우는 미술품들을 조사하기 위해 포르피리 페트로비치를 임대합니다. 포르피리 페트로비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경찰 문학 로봇 ZA-3478/PH0이라는 공식 이름을 가진 경찰 문학 알고리즘으로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소설을 씁니다. 그 소설을 통해 경찰청은 수익을 얻습니다.  “아이퍽10”은 포르피리 페트로비치가 마루하 초와 함께 석고를 조사하면서 만나는 사람, 사건과  시대를 통해 미래에 빗댄 현재를 이야기합니다. 지카3 바이러스 등으로 인해  사람 간의 육체적 사랑이 비윤리화 혹은 불법화되면서 이로 인해 아이퍽이나 안드로긴 같은 섹스 로봇이 보편화된 시대입니다. 제목인 ‘아이퍽 10’은 작중에서 최신이면서 가장 비싼 모델이며 마루하 초가 보유한 모델이고 중반 이후 포르피리 페트로비치의 몸체가 됩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흥미로운 세계관과 ‘현재’에 대한 자극적인 농담 혹은 조소임을 알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이 나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SF적 장치들을 걷어내고 보면 바로 지금 우리에게 문제가 되고 있거나 고민하고 있는 현재적 문제 제기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다만 미술 시장과 관련한 전문적인 내용은 놓친 부분이 많아 작품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약간 제약 사항이 있었습니다.  





덧붙이는 말 하나 : 러시아에도 구 소련 시절부터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 (1884~1937), 스뚜르가츠끼 형제(아르까지 나타노비치 스뚜르가츠끼 1925~1991, 보리스 나타노비치 스뚜르가츠끼 1933~2012), 이반 예프레모프(1908~1972)와 같이 이름 높은 SF 작가들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드미트리 글루홉스키 (1979~)라는 작가 역시 러시아 SF 작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말 둘 : 1990년대부터 이름을 알린 작가이고 이제 60세을 바라보는 작가를 ‘신세대’ 작가로 소개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수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이퍽10, #빅토르펠레빈, #윤현숙, #걷는사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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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 영국 보수당 300년, 몰락과 재기의 역사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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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강원택 著, 21세기북스)”를 읽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보수정치’라 평가받는 영국 보수당의 역사를 다룬 책입니다. 저자도 지적하였듯이 ‘보수 (保守)’라는 이름은 그다지 신선하지도 않고 매력적이도 않습니다. 더구나 보수당이 처음 탄생하였을 때 그들은 귀족 계급과 지주 세력이라는 구질서를 대표하는 정당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영국 보수당은 정치적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저자는 가졌다고 합니다.

 저자는 그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영국 정치사와 보수당 역사에 대해 연구를 하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 “보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라고 합니다. 저자는 영국에서 보수당이 살아남은 이유를 이념적 요인이 아니라 ‘생존의 기술’로서의 보수주의에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이념적 순수성 혹은 완고함이 아니라 실용성 및 유연성이 중시되었고 지속적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급변하는 정치적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결론인 것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보수당의 태도를 디즈레일리 수상 (Benjamin Disraeli, 1804~1881)의 말 ‘빌어먹을 너의 원칙을 버려라. 그저 당에 충실해라’라는 말에서 찾아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영국 보수당은 하나의 보수당이 아니라 지도자마다 ‘각각 다른’ 보수당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영국 보수당이 항상 성공의 길만 걸었던 것은 아닙니다. 시대의 변화를 잘못 읽거나 보수당이 지키려는 이해 관계에 어긋나는 정책을 지지하였을 때 패배와 실패 역시 거듭하였습니다. 하지만 보수당은 비교적 빠르게 이러한 실패를 극복하였는데 저자는 이러한 실패 극복 역시 앞에서 설명한 실용성, 유연성 등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또한 보수당 역시 끊임 없는 갈등과 분열의 역사가 있지만 이는 자기  파멸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혁신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포용적이고 개방적이었다는 점 역시 중요한 포인트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에는 보수가 없다고 이야기가 들리곤 합니다. 일반적인 기준에서 오른쪽에 있는 정치 세력은 보수파가 아니라 오히려 극우에 가까운 수구기득권 세력이라는 이야기까지 하곤 합니다. 보수주의는 급격한 변화를 지양하고 전통의 옹호, 현상의 유지 및 점진적 개혁을 바탕에 둔 정치적 태도를 의미하는데 책에서 저자는 보수주의는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대정신을 추구하거나 정치질서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수동적이고 대응적인 속성을 내포하고 있는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가치를 지키려는 다양한 태도의 결합 혹은 기질로 보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추가적으로 ‘제대로된 보수주의’에는 공동체 전체적인 공동의 선(善)을 위한 개념이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공동체적 선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개인의 이득이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저러한 정치적 태도를 취한다면 그것을 수구기득권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 우리나라에는 (일반 국민이 느끼기에) 제대로 된 보수 세력이 없을까 하는 이유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면 제대로 된 보수라는 싹이 트고 자라날 환경 자체가 안되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진보 혹은 민주화 세력의 경우 과거 군사정권 등 공동체의 선(善)을 해하는 세력과의 싸움을 통해 성장해왔고 명분을 축적해왔지만 보수 세력은 그 안에 안주하면서 새로운 싹을 틔울 준비를 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요? 또한 진보 혹은 민주화 세력이 집권한 기간 동안에도 수구기득권 세력은 개혁에 대한 반동적 저항만 했지 사상적, 실천적 기반을 다지는 데에는 실패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국가 지도자를 뽑을 대선이 1년 남짓 남은 현재의 시점에도 우파에서는 마땅한 대권 후보조차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정치에는 반드시 진보와 보수가 치열하게 토론하고 합일점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하고 그것이 안된다고 하면 선거 등을 통해 공동체 구성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유독 한쪽으로의 쏠림이 상당히 심하지 않은가 하는게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또한 양 극단의 대립만 있을 뿐 협치가 요원한 이유는 진보와 보수가 공동체의 선을 위한 정치적 협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화 세력과 수구기득권 세력 간의 ‘전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보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에서 저자인 강원택 교수는 영국 보수당의 시작부터 그간 걸어온 이야기를 자세히 그리고 흥미롭게 들려 주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비록 영국 정치사이지만 저자의 문제의식은 대한민국의 ‘정당정치’에 방점이 찍힐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보수당의 몰락과 제기의 역사’를 통해 우리 정치의 한 축이어야 할 보수의 갈 길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어 영국 정치사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보수는어떻게살아남았나, #강원택, #21세기북스, #영국보수당300년, #몰락과재기의역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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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어 히스토리 - 종말의 역사에서 생존의 답을 찾다
댄 칼린 지음, 김재경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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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어 히스토리 (댄 칼린 著, 김재경 譯, 북라이프, 원제 : The End Is Always Near: Apocalyptic Moments, from the Bronze Age Collapse to Nuclear Near Misses)를 읽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댄 칼린 (Dan Carlin, 1965~)은 미국의 팟캐스트 진행자로 ‘Hardcore History’라는 제목의 인기 역사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드코어 히스토리”는 저자가 종말과 대재앙을 다룬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진행한 팟캐스트의 내용을 엮은 책입니다. 저자는 종말과 대재앙이라는 거대한 이야기에 대한 관심의 이유를 ‘기분 전환이나 재미’ 뿐 아니라 ‘역사적 감수성을 자극하면서 동시에 개인적인 성찰을 유도’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자신이 그러한 종말의 상황이나 대재앙을 겪게 되면 어떻게 대응하고 반응할 것인가에 대해 숙고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것이겠지요. 책은 원제에서도 드러나듯이 종말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고 그렇기에 과거부터 지금까지 역사 속에서 드러난 종말의 순간들을 되새김하는데 그 주제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도 전 세계적인 전염병 범유행 (pandemic)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관심이 가는 대목이었습니다. 아테네 인구의 1/4이 사망했다고 알려진 아테네 역병 (Plague of Athens), 성서에 등장하는 각종 질병, 카르타고를 덮친 전염병, 메소포타미아와 지중해를 덮친 안토니우스 역병, 키프로스 역병, 유스티니아누스 역병 등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고대의 전염병 사례들을 보고 있으면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전염병과 함께 해오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유스티니아누스 역병의 경우 한때 1억이나 되는 사망자를 낳은 역병으로 알려질 만큼 규모가 큰 사건이었다고 합니다. 이 역병은 후대에 페스트 혹은 흑사병으로 불리우게 되는데 중세 시대에 엄청난 대유행으로 유럽을 초토화시키도 합니다.

이러한 전염병의 대유행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어두운 부분을 건드리는데 신비주의나 미신의 추종이나 반지성주의의 창궐, 차별이나 혐오의 확산 등입니다. 실제로 흑사병이 대유행이던 중세 유럽에서 시작된 마녀 사냥이나 유대인 탄압이 대표적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전염병 대유행은 1918년 다시 시작되는데 이번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습격이었습니다. 이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당시에 벌어진 세계 대전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았다고 합니다. 이때는 이미 어느 정도 현대 의학의 기틀을 잡은 상황에서의 대유행이었으므로 지금에 와서도 전염병 기습의 가능성은 언제나 살아 있다고 저자는 경고하고 있고 2020년에 와서 그 경고는 현실화되었습니다.  


인류는 그 동안 역사를 통해 많은 종말과 대재앙을 겪어 왔음을 알고 있습니다. 여러 종이었던 사람종이 이제는 호모 사피엔스 하나 밖에 남지 않았음을 보면 역사 이전에도 (그것이 급격하게 다가왔던, 천천히 잠식하듯 다가왔던 관계 없이) 종말과 대재앙은 언제나 곁에 있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실 현대 문명 이전 언제나 종말이나 대재앙의 상황을 접하고 살아가는 선조에 비해 우리는 역사 이래 가장 안전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종말이나 대재앙은 우리와 크게 관계 없다는 착각 속에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도호쿠 대지진으로 말미암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COVID-19, 기후 위기 등 형태와 모습을 바꾼 종말의 징조나 대재앙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음을 이제는 잘 알고 있습니다. 책에서 주로 다루는 문명의 종말, 대재앙 같은 주제는 매우 무겁고 어두울 수 밖에 없지만 여전히 인류는 문명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듯 그러한 종말과 대재앙을 겪어낸 사람, 이겨내기 위해 싸운 사람들이 언제나 있었기에 여전히 문명은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인류는 어떤 종말과 대재앙을 겪어 왔고 또한 어떻게 그것을 견뎠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거창한 목적 의식 없이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니 부담없이 선택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드코어히스토리, #댄칼린, #김재경, #북라이프, #역사서, #역사, #종말, #경제위기, #경제대공황, #핵, #전쟁사, #세계사, #전쟁, #전염병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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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낙 형사 카낙 시리즈 1
모 말로 지음, 이수진 옮김 / 도도(도서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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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낙 (모 말로 著, 이수진 譯, 도도, 원제 : Qaanaaq)”을 읽었습니다.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인데 특이하게도 그린란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린란드는 이름과는 다르게 녹색의 땅은 아닙니다. 아이슬란드(Iceland)와 이름이 바뀐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얼음과 눈의 땅이라고 합니다. 인구밀도가 매우 낮아 도시라고 할 만한 곳이 거의 없고 대부분 수 천명 수준이 거주하는 마을 수준이고 가장 큰 대도시인 누크(Nuuk)만 1만명이 넘는 시민이 거주한다고 하네요. 작중 주인공의 이름을 딴 도시인 카낙(Qaanaaq)은 700명 정도가 거주하는 소도시입니다. 한반도의 10배 가까운 면적의 그린란드에 단지 5만 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니 마을을 벗어나면 사람 보기가 정말 힘든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그린란드는 덴마크령이긴 하지만 킴 킬센 (Kim Kielsen, 1966~)을 총리로 하는 자치 정부를 구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구리, 철, 다이아몬드 등 부존자원이 굉장히 많은 지역인데다 어장도 풍부하여 1인당 GDP는 상당히 높은 지역입니다. 



이런 그린란드에 있는 대도시(?) 누크에 연쇄 살인 사건이 벌어집니다.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코펜하겐 경찰청 소속 카낙 아드리엔슨 경감이 파견됩니다. 카낙은 3-4살 무렵 덴마크 가정에 입양된 그린란드 이누이트 출신입니다만 이누이트의 언어도, 문화도 모두 잊어버린, 지금은 그냥 덴마크 사람입니다. 

 


유쾌한 이누이트 형사인 아푸티쿠 칼라켁를 파트너로 하여 살인 사건을 수사하지만 이 사건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닌 것 같습니다. 범인은 아무래도 훈련 받은 북극곰일 것 같은데 일반적으로 북극곰을 훈련시킬 수 없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압니다. 유일하게 북극곰을 훈련시킨 사육사는 헐리웃에서 영화를 찍고 있고 알리바이가 증명되었습니다. 

카낙이 수사를 하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용의자를 특정하지만 바로 바로 풀려납니다. 아무래도 경찰서 내부에 두더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카낙 (Qaanaaq, 주인공과 이름이 같은 소도시입니다.)에서도 2명이나 같은 수법으로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원한 관계에 의한 모방 살인일까요, 아니면 사이코 패스에 의한 연쇄 살인일까요?


석유 자원을 둘러싼 경제적 이해 관계, 그린란드 독립과 관련한 정치적 음모 등 다양한 동기로 이 살인 사건을 덮으려는 사람과 해결하는 사람들이 서로 얽히며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주인공인 카낙은 어린 나이에 입양되어 이누이트로서 정체성을 깨닫지 못하고 덴마크인으로 살아왔고 작중 내내 이누이트의 문화, 생활을 제3자적 관점으로 바라보지만 결국 마지막에 드디어 ‘카낙의 카낙’이 됩니다. 

정말이지 광막한 그린란드에 대한 세밀한 묘사, 잘 짜여진 이야기 구조, 그리고 마지막 반전까지 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내내 이어집니다. 후속작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얼른 출간되어 카낙의 활약을 더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카낙, #모말로, #이수진, #도도,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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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인도신화 - 신화부터 설화, 영웅 서사시까지 이야기로 읽는 인도
황천춘 지음, 정주은 옮김 / 불광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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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캠벨 (Joseph John Campbell, 1904~1987)은 자신이 신화를 연구하면서 세계의 대부분의 신화에서는 2가지의 강력한 모티브를 가지고 있고 지속적으로 나타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모티브는 바로 경이(wonder)와 자기 해방 (self-salvation)이라고 합니다.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것을 관조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경이와 지금 이 세계로부터의 해방을 바라는 마음이 신화에 투영된다는 것이죠. 그러므로 신화는 그 시대를 살았던 인류의 ‘살아 있음의 경험’을 찾아내고 싶은 ‘정신의 욕구’가 지향하는 바이자 ‘정신적 사실’로 결국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행위의 표출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인도의 신화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인도를 ‘신들의 나라’라 부를 정도로 많은 신들이 서사시, 경전, 신화 등에서 등장합니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그 신들이 잊혀지거나 신화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많은 사람들의 실제 생활에서 녹아 있고 또한 드러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로마 신화나 북유럽 신화는 이야기를 통해서만 전해지는데 반해서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인도 신화를 쉽게 접할 수는 없었습니다. 인도의 신화는 서사시, 베다, 푸라나, 우파니샤드, 브라흐마나 및 불교 경전 등에 다종 다양하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연구자가 아니고서는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출간된 “한 권으로 읽는 인도신화 (황천춘 著, 정주은 譯, 불광출판사)”는 ‘갠지즈 강의 모래처럼 셀 수 없이 많은’ 인도 신화의 ‘신’들(창조신 브라흐만, 파괴의 신 시바, 질서와 평화의 신 비슈누, 번개의 신 인드라, 불의 신 아그니 그리고 여신 락슈미와 파르바티 등)을 중심으로 그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1부는 주요 신들을 소개하는 ‘신들의 이야기’, 2부는 석가모니여래불의 전생 이야기인 자타카 (Jataka, 佛本生經)에 수록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전기담’, 3부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영웅 서사시’ 등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도에서 여신을 데비 (Devi)라고 하는데 그 중 락슈미와 파르바티가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파르바티의 경우에는 “3X3 Eyes (다카다 유조 著)”를 통해 접한 인도의 신이라 매우 친숙하기도 하고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파르바티(Parvati)는 시바(Shiva)신의 아내 사티(Sati)의 환생으로 산들의 왕인 히말라야(히마바트, Himavat)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학문을 정진하던 중 꿈을 꾸었는데 그녀의 남편이 될 자에 대한 묘사였습니다. 그녀가 그 묘사를 들려주자 히마바트는 그 묘사에 들어맞는 데바는 오직 한 명, 시바 뿐이라고 이야기해줍니다. 허하지만 아름다운 파르바티의 모습에도 시바는 사티의 죽음에 상심하여 고행만 계속할 뿐이었습니다. 파르바티도 시바의 곁에서 그를 따라 고행을 계속 하지만 시바는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타라카 (Taraka)라는 신이 있습니다. 이 신은 브라흐마(Brahma, 梵天)의 축복을 받아 ‘시바의 아들’을 제외하고 누구도 그를 이길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하여 많은 신들을 괴롭히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창조의 신의 축복을 받은 타카라를 누구도 이길 수 없었기에 타카라의 악행을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도저히 참지 못한 신들은 사랑의 신 카마 (Kama)에게 부탁하여 시바에게 화살을 쏘게 합니다. 

화살에 맞은 시바는 정념에 휩싸이게 되어 당황합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자 카마가 있습니다. 모든 것을 짐작한 시바는 분노하여 세 번째 눈을 떠 카마를 잿더미로 만들어버리고 다시 수행에 들어갑니다.

파르바티는 이에 상심하여 고행을 시작합니다. 파흐바티의 고행이 삼천 년이 지나자 모든 생명체들은 불에 타는 고통을 느끼게 되어 브라흐마를 찾아갑니다. 브라흐마는 이 고통이 파르바타의 고행 때문이라는 것을 알기에 시바에게 파르바티를 아내로 맞이하여 달라고 청을 올립니다.  이에 시바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명상만 계속할 뿐이었습니다.


한 편 고행을 계속하던 파르바티 앞에 한 브라만 (Brahman)이 나타나 시바에 대한 비난을 퍼붓습니다. 하지만 파르바티는 그의 비난은 시바의 겉모습에 불과하고 자신의 사랑과 수행으로 반드시  그의 사랑을 쟁취할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브라만은 사실 시바가 변신한 모습이었고 파르바티의 굳은 의지와 사랑에 감동한 시바는 그녀와 혼인하였습니다. 그 후 두 아들을 낳았는데 하나는 전쟁의 신 쿠마라(Kumara)이고 하나는 지혜와 행운의 신 가네샤(Ganesha)입니다. 


신화의 이야기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인류가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이고, 인생을 살아가는 개인을 투영한 이야기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나라 혹은 민족의 신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 중 중요한 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권으로 읽는 인도신화”는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인도 신화를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권으로읽는인도신화, #황천춘, #정주은, #불광출판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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