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
김은진 지음 / 생각의힘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존과학’이라는 것이 있다는군요. 미술품을 연구하는 학문의 한 분야인데 미술작품의 미학적, 예술적 관점보다는 그 ‘물성’을 중심으로 한다고 합니다. 미술품이 어떤 재료를 바탕으로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왜 지금의 상태에 이르렀는지를 파악해야 에술품의 복원, 보존, 치료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군요.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줄 수 있는 분야일 것 같은데 아직은 낯설기만 합니다.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김은진 著, 생각의힘)”는 그러한 보존과학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책이에요. 저자인 김은진 박사는 유럽 여행 중 마침 에술작품을 복원 중이던 장면을 목격하고 보존과학과 미술품 복원의 세계를 만났다고 합니다. 그 후 보존 과학과 관련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근무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보존과학이 아무리 흥미롭다 하더라도 이를 전공하지 않거나 평소에 몰랐던 사람들은 어려운 분야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에서는 단지 보존과학에 대해서만 이야기해주는 것은 아니에요. 다양한 사진과 예술 작품과 관련한 뒷 이야기를 통해 말랑말랑하게 접근하면서도 보존과학의 핵심을 독자들에게 전달해주고 있어요. 


그 중 재미있게 읽었던 한 토막을 소개하겠습니다.


1986년 네덜란드의 한 미술관에 전시 중이던 작품이 손상되어 버립니다. 관람객의 ‘공격’에 의해 작품이 찢어진 것인데요, 작가의 유족은 늘 믿고 복원을 맡겨오던 보존가 다니엘 골드레어라는 사람에게 의뢰를 하게 됩니다.

4년의 시간이 걸린 후 작품을 본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전혀 다른 작품이 되어 버린 것이었습니다. 손상된 부위보다 더 많은 곳에 덧칠이 되어버렸고 무엇보다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이 된 것이지요. 당연히 보존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는데 이 보존가는 그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고 해요.


나중에 알려진 사실은 미술관 측과 보존가가 긴밀하게 협조하여 복원의 방향과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존가가 논의한 방식이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처리하면서 작품을 망쳐버렸다고 합니다. 


물론 이렇듯 실패 사례만 책에 나온 것은 아니고 여러 복원 사례, 예술품을 공격하는 여러 존재들과 같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술가의손끝에서과학자의손길로, #김은진, #생각의힘, #보존과학, #과학일반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1.2차 세계대전 세트 - 전2권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세계대전
A. J. P. 테일러 지음, 유영수 옮김 / 페이퍼로드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대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많은 이들이 양대 대전을 이야기하지 않을까 합니다.  특히 제 2차 세계 대전은 지금도 유효한 국제질서를 만들어내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지요. 특히 제 2차 세계 대전의 경우 그 결과로 우리나라가 독립을 쟁취하였기에 더더욱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 역사적 사건입니다.


하지만 제 1차 세계대전과 제 2차 세계대전에 대해 관심이 많고 관련 서적을 읽는다 하더라도 장벽이 존재합니다. 역사에 등장하는 그 많은 사람들은 그래도 그나마 괜찮습니다. 하지만 지명들은 정말 곤혹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일일이 구글에서 그 지역을 검색하면서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낯선 지명의 홍수 속에 책 속에서 길을 잃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1차 세계대전 (A. J. P. 테일러 著,유영수 譯, 페이퍼로드, 원제 : The First World War : an illustrated history)”과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 (A. J. P. 테일러 著,유영수 譯, 페이퍼로드, 원제 : The Second World War : an illustrated history)”은 양대 대전에 얽힌 역사적, 정치적, 군사적 사건을 서술한 역사서입니다. 

저자인 A. J. P. 테일러 (Alan John Percivale Taylor, 1906~1990)는 영국 역사학자로 그의 학문적 성과도 뛰어났지만 대중적인 글쓰기로 유명하며 그의 저작 중 하나인 “준비되지 않은 전쟁, 제2차 세계대전의 기원  (유영수 譯, 페이퍼로드, 원제 : The Origins of The Second World War )”은 매우 논쟁적인 저서였다고도 합니다.  

그는 2011년 한 여론 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중요한 역사학자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하니 그의 학문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양대 대전을 독자가 함께 바라볼 수 있다면 매우 의미있는 독서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구나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 1 /2차 세계대전”는 많은 지도와 사진을 통해 유럽 등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독자에게는 더욱 반가운 책입니다. 그리고 양대 대전에 대해 통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좋은 독서경험이었습니다. 





#지도와사진으로보는제1차세계대전, #지도와사진으로보는제2차세계대전, #AJP테일러, #유영수, #페이퍼로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나라 퇴마사 1~3 세트 - 전3권
왕칭촨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용 작가의 소설로 무협 소설에 입문했었는데 한동안 김용 소설을 전부 독파할 만큼 무협 소설을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뒤 한동안 무협소설을 손에 잡지 않다가 최근에 “당나라 퇴마사 (왕칭촨 著, 전정은 譯, 마시멜로, 원제 : 大唐辟邪司, 전 3권)”를 읽었습니다.



“당나라 퇴마사”의 시대적 배경은 측천무후 (624~705) 직후 훗날 중종 (中宗)이라 불리우는 이현(李顯)이 통치하던 당나라입니다. 이때의 당 조정은 위황후를 중심으로 한 위씨파, 상왕 이단과 태평공주를 중심으로 한 이씨파로 나뉜 정치 싸움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이때 위씨파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소문이 장안에 떠돌게 됩니다. ‘천사책(天邪策)’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세 권에 걸친 이야기를 관통하는 음모입니다.


이 음모를 막기 위해 임치왕 이융기 (李隆基, 685~762)가 작중 퇴마사라고 일컬어지는 피사사(辟邪司)라는 조직을 만들게 됩니다. 홍문제일인 혹은 장안의 기재라 불리우는 도사 원승이 이 조직의 수장을 맡고 있으며 그와 함께 도가 무공의 고수 육충, 모르는 술법이 없다고 알려진 청영, 페르시아 출신의 대기 등이 원승을 도와 천사책의 비밀을 밝히고 음모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야기가 바로 “당나라 퇴마사”입니다.


그림을 그려 용을 불러내 적을 물리치는 술법이라던가, 꿈과 현실의 경계에 가두어 진실을 묻어버리는 술법, 진법, 은신술 등 현란한 술법과 함께 무공 대결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여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당나라 퇴마사”는 이렇듯 여러 계열의 도술과 무공이 펼쳐지는 동양 판타지 소설인데 무협 장르적 문법에 충실한 소설입니다. 기존 무협 장르의 팬이라면 좋아할 만한 이야기이고 무협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라 하더라도 기존 서양식 판타지와는 확연히 다른 색깔에다 정치물, 퇴마물, 추리물 등 다양한 장르적 재미를 다양하게 느낄 수 있어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말 : 역사가 스포인지라....




#당나라퇴마사, #왕칭촨, #전정은, #마시멜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체성과 폭력 - 운명이라는 환영 우리 시대의 이슈 총서 2
아마티아 센 지음, 김지현.이상환 옮김 / 바이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체성과 폭력 (아마르티아 센 著, 이상환, 김지현 共譯, 바이북스, 원제 : Identity and Violence: The Illusion of Destiny)’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아마르티아 센 (1933~)은 수리경제학 모델로 빈곤을 측정하여 그의 이름을 딴 센 지수가 있을 정도로 불평등과 빈곤 연구로 이름 높은 인도 태생의 경제학자로 1998년 아시아인 최초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듯 명성 높은 그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학장을 지내던 시절 히드로 공항에서 출입국 관리 직원에게 질문을 받습니다. 그 직원에게는 인도 여권을 소지한 그가 학장일리가 없으니 학장과의 친분이 있는 사람이겠거니 하고 학장과 가까운 친구인지를 물어봅니다. 그가 약간 머뭇거리자 불법과의 연관성을 물어보기 시작합니다. (신변잡기를 물어본 것이 아니라 책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테러리스트와의 연관성 등을 의심한 것이겠지요) 이 경험에서 저자는 정체성 (identity)에 대한 철학적 명제를 떠올립니다. 

사실 개인의 정체성은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나를 구성하는 정체성은 하나로만 규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자식이고, 누군가의 배우자이며, 누군가의 친구이기도 하고, 진보 혹은 보수주의자이며, 이성애자 혹은 동성애자이기도 한 개인의 정체성만 해도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한데 집단의 정체성은 어떠할까요? 

하지만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우리는 타인의 정체성을 단일한 것으로 혹은 고립적인 것으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단일한 정체성에 대한 숙명론에 대해 운명론적 환영 (the illusion of destiny)라고 하며 이러한 단일한 정체성에 대한 숙명론 혹은 믿음 (혹은 당위)가 바로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야만적 폭력을 키워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책에서 아마르티아 센은 정체성을 바라보는, 그리고 그 정체성이 키워온 폭력을 8가지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제안하고 있으며 이 책이 처음 출간된 지 15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의 관점은 유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사람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 사람의 정체성을 다면적으로 다양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모르는 사람이라는 의미는 바로 그 사람의 정체성을 단일하게 파악한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개인이나 집단이 집단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정체성과폭력, #아마르티아센, #이상환, #김지현, #바이북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운을 빕니다
김이환 지음 / 들녘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김이환 작가는 “절망의 구(예담, 2009)”, “동네 전쟁(푸른여름, 2011)”, “초인은 지금(새파란상상, 2017)” 등 자신의 이름으로 소설을 꾸준히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오늘의 SF #1 (정소연 외 共著, 아르테)”, “팬데믹 : 여섯 개의 세계 (김초엽 외 共著, 문학과지성사)”, “스프 미스터리 (정명섭 외 共著, 그래비티북스)”, “이웃집 슈퍼히어로 (김보영 외 共著, 황금가지)”, “일상감시구역 (김동식 외 共著, 책담)” 등 다양한 엔솔로지에도 참여하면서 장르문학계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또한 그는 2009년에는 “절망의 구”로 멀티문학상을, 2011년에는 젊은작가상, “2017년에는 “초인은 지금”으로 SF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는 역량을 인정받은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가 이번에 출간한 연작소설이 바로 이번에 읽은 “행운을 빕니다 (김이환 著, 들녘)”입니다.


평범한 남자 최상원은 빨리 결혼해서 안정을 찾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마땅한 짝을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모가 볼품없어 그럴지도 모른다는 자괴감도 듭니다. 친구 결혼식에 참석했다 사람이 북적이는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했는데 그 남자로부터 상자 하나를 받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이야기를 합니다.

 “상자가 소원을 들어줄 겁니다. 그 대신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그러고 보니 상자는 지나치게 새하얀 데다 반들반들한 광택이 흐르고 있어 뭔가 귀중해 보입니다. 바로 그날 그의 소원을 이룰 수 있는 일들이 비현실적으로 일어납니다. 그리고 소원을 이루게 되죠. 

그런데 치루어야 할 대가는 무엇일까요?


 소원을 들어주는 상자로 인해 일어나는 10가지 이야기를 “행운을 빕니다”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결국 소원이라는 것은 욕망의 다른 표현입니다. 욕망의 성취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책의 교훈을 잊지 않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행운을빕니다, #김이환, #들녘,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