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퇴마사 1~3 세트 - 전3권
왕칭촨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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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작가의 소설로 무협 소설에 입문했었는데 한동안 김용 소설을 전부 독파할 만큼 무협 소설을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뒤 한동안 무협소설을 손에 잡지 않다가 최근에 “당나라 퇴마사 (왕칭촨 著, 전정은 譯, 마시멜로, 원제 : 大唐辟邪司, 전 3권)”를 읽었습니다.



“당나라 퇴마사”의 시대적 배경은 측천무후 (624~705) 직후 훗날 중종 (中宗)이라 불리우는 이현(李顯)이 통치하던 당나라입니다. 이때의 당 조정은 위황후를 중심으로 한 위씨파, 상왕 이단과 태평공주를 중심으로 한 이씨파로 나뉜 정치 싸움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이때 위씨파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소문이 장안에 떠돌게 됩니다. ‘천사책(天邪策)’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세 권에 걸친 이야기를 관통하는 음모입니다.


이 음모를 막기 위해 임치왕 이융기 (李隆基, 685~762)가 작중 퇴마사라고 일컬어지는 피사사(辟邪司)라는 조직을 만들게 됩니다. 홍문제일인 혹은 장안의 기재라 불리우는 도사 원승이 이 조직의 수장을 맡고 있으며 그와 함께 도가 무공의 고수 육충, 모르는 술법이 없다고 알려진 청영, 페르시아 출신의 대기 등이 원승을 도와 천사책의 비밀을 밝히고 음모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야기가 바로 “당나라 퇴마사”입니다.


그림을 그려 용을 불러내 적을 물리치는 술법이라던가, 꿈과 현실의 경계에 가두어 진실을 묻어버리는 술법, 진법, 은신술 등 현란한 술법과 함께 무공 대결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여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당나라 퇴마사”는 이렇듯 여러 계열의 도술과 무공이 펼쳐지는 동양 판타지 소설인데 무협 장르적 문법에 충실한 소설입니다. 기존 무협 장르의 팬이라면 좋아할 만한 이야기이고 무협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라 하더라도 기존 서양식 판타지와는 확연히 다른 색깔에다 정치물, 퇴마물, 추리물 등 다양한 장르적 재미를 다양하게 느낄 수 있어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말 : 역사가 스포인지라....




#당나라퇴마사, #왕칭촨, #전정은, #마시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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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과 폭력 - 운명이라는 환영 우리 시대의 이슈 총서 2
아마티아 센 지음, 김지현.이상환 옮김 / 바이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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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과 폭력 (아마르티아 센 著, 이상환, 김지현 共譯, 바이북스, 원제 : Identity and Violence: The Illusion of Destiny)’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아마르티아 센 (1933~)은 수리경제학 모델로 빈곤을 측정하여 그의 이름을 딴 센 지수가 있을 정도로 불평등과 빈곤 연구로 이름 높은 인도 태생의 경제학자로 1998년 아시아인 최초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듯 명성 높은 그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학장을 지내던 시절 히드로 공항에서 출입국 관리 직원에게 질문을 받습니다. 그 직원에게는 인도 여권을 소지한 그가 학장일리가 없으니 학장과의 친분이 있는 사람이겠거니 하고 학장과 가까운 친구인지를 물어봅니다. 그가 약간 머뭇거리자 불법과의 연관성을 물어보기 시작합니다. (신변잡기를 물어본 것이 아니라 책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테러리스트와의 연관성 등을 의심한 것이겠지요) 이 경험에서 저자는 정체성 (identity)에 대한 철학적 명제를 떠올립니다. 

사실 개인의 정체성은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나를 구성하는 정체성은 하나로만 규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자식이고, 누군가의 배우자이며, 누군가의 친구이기도 하고, 진보 혹은 보수주의자이며, 이성애자 혹은 동성애자이기도 한 개인의 정체성만 해도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한데 집단의 정체성은 어떠할까요? 

하지만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우리는 타인의 정체성을 단일한 것으로 혹은 고립적인 것으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단일한 정체성에 대한 숙명론에 대해 운명론적 환영 (the illusion of destiny)라고 하며 이러한 단일한 정체성에 대한 숙명론 혹은 믿음 (혹은 당위)가 바로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야만적 폭력을 키워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책에서 아마르티아 센은 정체성을 바라보는, 그리고 그 정체성이 키워온 폭력을 8가지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제안하고 있으며 이 책이 처음 출간된 지 15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의 관점은 유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사람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 사람의 정체성을 다면적으로 다양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모르는 사람이라는 의미는 바로 그 사람의 정체성을 단일하게 파악한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개인이나 집단이 집단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정체성과폭력, #아마르티아센, #이상환, #김지현, #바이북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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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빕니다
김이환 지음 / 들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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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환 작가는 “절망의 구(예담, 2009)”, “동네 전쟁(푸른여름, 2011)”, “초인은 지금(새파란상상, 2017)” 등 자신의 이름으로 소설을 꾸준히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오늘의 SF #1 (정소연 외 共著, 아르테)”, “팬데믹 : 여섯 개의 세계 (김초엽 외 共著, 문학과지성사)”, “스프 미스터리 (정명섭 외 共著, 그래비티북스)”, “이웃집 슈퍼히어로 (김보영 외 共著, 황금가지)”, “일상감시구역 (김동식 외 共著, 책담)” 등 다양한 엔솔로지에도 참여하면서 장르문학계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또한 그는 2009년에는 “절망의 구”로 멀티문학상을, 2011년에는 젊은작가상, “2017년에는 “초인은 지금”으로 SF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는 역량을 인정받은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가 이번에 출간한 연작소설이 바로 이번에 읽은 “행운을 빕니다 (김이환 著, 들녘)”입니다.


평범한 남자 최상원은 빨리 결혼해서 안정을 찾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마땅한 짝을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모가 볼품없어 그럴지도 모른다는 자괴감도 듭니다. 친구 결혼식에 참석했다 사람이 북적이는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했는데 그 남자로부터 상자 하나를 받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이야기를 합니다.

 “상자가 소원을 들어줄 겁니다. 그 대신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그러고 보니 상자는 지나치게 새하얀 데다 반들반들한 광택이 흐르고 있어 뭔가 귀중해 보입니다. 바로 그날 그의 소원을 이룰 수 있는 일들이 비현실적으로 일어납니다. 그리고 소원을 이루게 되죠. 

그런데 치루어야 할 대가는 무엇일까요?


 소원을 들어주는 상자로 인해 일어나는 10가지 이야기를 “행운을 빕니다”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결국 소원이라는 것은 욕망의 다른 표현입니다. 욕망의 성취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책의 교훈을 잊지 않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행운을빕니다, #김이환, #들녘,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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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배신 - 마이클 포터가 파헤친 거대 정당의 위선
마이클 포터.캐서린 겔 지음, 박남규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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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배신 (마이클 포터, 캐서린 겔 共著, 박남규 譯, 매일경제신문사, 원제 : The Politics Industry: How Political Innovation Can Break Partisan Gridlock and Save Our Democracy)”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마이클 포터(Michael E. Porter, 1947~)와 캐서린 겔 (Katherine M. Gehl, 1966~) 두 분입니다. 마이클 포터 교수는 많은 분들에게 낯익은 이름일텐데, 바로 산업구조 분석에 사용되는 5가지 경쟁요인 분석(5 force model)을 창안한 바 있으며 경쟁 전략 등 경영학쪽에서는 구루로 불리우는 바로 그 마이클 포터 교수입니다. 

바로 이 책 “권력의 배신”은 정치를 하나의 산업으로 가정하고 산업 구조 분석에 활용되는 5가지 경쟁요인 분석을 활용해 미국 정치의 다양한 모습을 찾아내고 정치 혁신을 위한 아젠다를 찾아내고자 하고 있습니다. 


두 저자는 정치 산업이 공공 제도 속에 숨어 있는 ‘민간 산업’이라는 주장을 과감하게 드러냅니다. 더구나 그 규모가 아주 큰 사업이라는 것이죠. 민주주의는 더 이상 미국의 정치가에게는 중요하지 않은 가치이며 그들을 둘러싼 광범위한 정치 주체들이 더욱 그들에게는 중요하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입니다. 그리하여 미국 정치는 거대 양대 정당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칙으로 이루어진 게임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저자들은 미국의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내고 정치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그러기 위해 선거제도의 혁신과 입법 혁신을 통해 바람직한 정치적 경쟁 구도를 되살려야한다는 것이 핵심 주장입니다. 

‘20년에 진행된 미국 대선을 통해 우리들은 미국의 선거 제도가 (지금에 와서는)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으며 한 명의 권력자가 어떻게 선거 제도를 망가뜨릴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민주주의라는 제도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정치 제도이긴 하지만 주권자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여기저기 수선해야 겨우 굴러간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권력의배신, #마이클포터, #캐서린겔, #박남규, #매일경제신문사,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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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스튜어트 터튼 지음, 최필원 옮김 / 책세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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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주인공과 몇 몇의 호스트들을 반복되는 날로 끌어들였고 그들은 ‘에블린 하드캐슬’의 죽음을 막아야 합니다. 그런데 반복되는 날을 살아가는 호스트를 사냥하는 풋맨이라는 존재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에블린 하드캐슬의 죽음을 막아야지만 이 반복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한히 반복되지는 않습니다. 호스트의 숫자만큼의 날이 반복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아무도. 



몇 년 전 흥미롭게 읽었던 소설이 있습니다. 존 캠벨 기념상 수상작인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의 삶(클레어 노스 著, 김선형 譯, 미래인, 원제 : The First Fifteen Lives of Harry August)”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타임루프물임에도 개인에서 집단으로 타임루프하는 주체가 바뀌었을 뿐인데 이야기의 폭이 엄청나게 넓어지고 흥미를 더한 작품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 비슷한 제목의 소설을 읽었습니다.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스튜어트 터튼 著,최필원 譯, 책세상, 원제 : The Seven Deaths of Evelyn Hardcastle)”이 바로 그 책입니다. 앞서 언급한 책과 완전히 대칭되는 제목입니다. ‘해리 오거스트(男)’와 ‘에블린 하드캐슬(女)’도 그렇고 ‘삶’과 ‘죽음’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집단 타임루프물이라는 비슷한 소재에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라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하지만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의 삶”이 인생의 전체를 조망하다 점차 특정 사건으로 좁혀들어가면서 점차 긴장감을 높여갔다면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은 첫 페이지부터 독자들을 사건 속으로 던져 놓습니다. 주인공의 이름조차 모른 채로 말이지요. 독자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지만 짧은 호흡으로 쉬지 않고 연이어 벌어지는 사건과 반전은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듭니다. 


타임루프라는 SF적 장치 뿐 아니라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 장르적 요소를 버무렸는데 이렇게 맛깔스러운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니 저자인 스튜어트 터튼(Stuart Turton)은 정말 훌륭한 이야기꾼인 것 같습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해볼게요.


#에블린하드캐슬의일곱번의죽음, #스튜어트터튼, #최필원, #책세상, #미스터리소설, #문화충전200서평단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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