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파리와 맛이 간 돌고래 - ‘약 빤’ 동물 세상으로의 여행
오네 R. 파간 지음, 박초월 옮김 / Mid(엠아이디)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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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제목의 책을 한 권 읽었습니다.

“술 취한 파리와 맛이 간 돌고래 (오네 R. 파간 著, 박초월 譯, MID, 원제 : Drunk Flies and Stoned Dolphins: A Trip Through the World of Animal Intoxication)”입니다.


이 책은 향정신성 약물, 즉 마약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인간에 대한 영향이 아니라 동물이 그 주인공이지요. (물론 인간에 대한 영향이 안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동물과 향정신성 물질과의 상호 작용을 매우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동물이 알코올을 포함한 각종 향정신성 물질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선뜻 말하기 어려운 주제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동물이 어떻게 이러한 물질을 찾아 소비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반응하고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합니다. 

하지만 흥미 본위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과학적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들을 중심으로 설명함으로써 대중과학서로서 가져야할 본연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동물이 의도적으로 향정신성 물질을 소비하는 방법을 다루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행동들이 개별 동물과 전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민도 충분히 다루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례와 과학적 연구로 밝혀진 사실들을 제시하면서 동물이 향정신성 물질을 ‘의도’를 가지고 소비하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데, 이 책은 성공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중요한 점은 동물의 인지 능력, 그리고 윤리적 질문들에 대한 독자들의 고민을 촉구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저자는 동물 중독 연구의 윤리적 측면을 논의할 때 개입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이나 안내를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소 미흡하다 느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그 고민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은 결국 독자의 몫이기에 이러한 형태의 서술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꼽고 싶은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인터넷 밈 등을 활용하여 일반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후 과학적 지식들을 설명함으로써 쉽게 그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입니다. 또한 대화하는 듯한 문체를 통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게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소재를 쉬운 글쓰기를 통해 일반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이 책은 단순히 동물이 향정신성 물질을 소비하는 자극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그리고 인간 사회까지 확장하여 생각해보게 할 수 있는 독서 경험을 제공하는 책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술취한파리와맛이간돌고래  #오네R파간 #박초월 #MID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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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상품과 세계 통화 월가의 영웅들 6
벤저민 그레이엄 지음, 김인정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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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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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상품과 세계 통화 월가의 영웅들 6
벤저민 그레이엄 지음, 김인정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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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상품과 세계 통화 (벤저민 그레이엄 著, 김인정 譯, 페이지2, 원제 : World Commodities and World Currency)”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벤저민 그레이엄 (Benjamin Graham)은 증권분석 및 가치투자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으며 오마하의 현인으로 알려진 워린 버핏에 큰 영향을 준 경제학자입니다. 



이번에 읽은 “세계 상품과 세계 통화”는 1944년 출간된 책으로 원자재와 관련한 경제 계획을 다룬 “비축과 안정”을 세계 버전을 확장하여 적용한 이론서로 상품과 국제 통화 시스템 간의 복잡한 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경제사적 관점에서 각 사건들을 역사적 맥락에서 다루면서 국제 통화 시스템의 필요성을 논증하는 데 있습니다. 또한 상품 시장을 깊이 파헤치고 다양한 상품들의 역사적 트렌드를 보여줌으로써 이에 대한 이해를 제고합니다. 



또한 상품 가격 변동이 통화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특히 금 표준과 환율 안정화에서의 역할을 강조하는데, 통화 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기여합니다. 국제 금융 역사, 상품 시장 분석, 통화 정책 이해, 실용적인 투자 전략, 그리고 경제 철학의 다양한 측면에서 유용한 지식과 논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이 개념은 유럽공동체의 공통 통화인 유로화 탄생에 기여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출간된 시기 (1944년)를 감안하면 21세기 국제 통화와 상품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물론 저자가 짚은 역사적 맥락은 의미가 깊지만 현대 국제 금융 시스템의 현실을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 극명한 예로  이 책에서 주요하게 다르고 있는 개념이 바로 금 본위제입니다만 1971년 닉슨에 의해 금본위제가 폐지되어 시의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미 디지털 기술 발전과 경제 및 공급 체계 글로벌화로 인해 저자가 이 책을 출간한 당시와는 상품 시장에서 거래, 가격 책정 및 소비 방식이 엄청나게 변화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즉, 이 책은 상품과 통화 간의 역사적 상호 작용을 이해하는데 있어 필요한, 경제사적 관점에서 경제학 혹은 세계 금융을 바라보는 고전으로서의 인사이트는 충분히 제공하고 있지만 현대 국제 금융 환경의 맥락에서 직접적인 이해를 제공할 수 있는 책은 아닙니다. (다시 이야기드리지만 이 책의 출간연도는 1944년입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좋은 독서경험을 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세계상품과세계통화 #벤저민그레이엄, #김인정 #페이지2 #경제 #통화 #리뷰어스클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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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대결 -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생존과 운명을 통찰하다
인치밍 지음, 안동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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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수 천년의 시간동안 문명을 일구어왔습니다. 그 결과물들은 여러 개념과 물질, 그리고 물건들로 나타났습니다.

그 중, 반도체는 20세기 중반 이후 눈부신 기술 발전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이제는 반도체가 들어가지 않은 전자제품을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최근 러시아의 무기 체계에서  세탁기와 냉장고에 쓰는 저사양 가전용 반도체가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죠. 



이는 러시아가 자체적인 반도체 기술과 산업 없이 해외 의존적인 산업 구조를 가지다 보니 발생한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 군수산업을 지탱하는 24개의 핵심 기술이 인텔, 마벨, 마이크로칩, 브로드컴,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등 8개사의 미국 반도체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는 기사를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반도체 수출 규제로 인해 반도체 수입이 불가능해지자 가전제품을 분해해서 반도체를 재활용해 무기 체계에 반영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설득력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렇듯 반도체 기술이 차지하는 위상은 단지 경제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고 국제 정세 및 국방안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지요. 


 


그 극명한 예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드러났을 뿐입니다. 




“칩 대결 (인치밍 著, 안동환 譯, RHK, 원제 : 晶片代決)”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대만, 일본, 유럽연합, 한국을 비롯한 각 국가의 반도체 산업을 개괄하고 있습니다. 또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 같이 신흥 반도체 생산국가들도 짚어보면서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체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줍니다.


이 뿐 아닙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어떻게 반도체 붐을 일으키고 있고 어떤 관점으로 반도체 산업을 바라보는지도 자세히 설명합니다.


이제 반도체는 한 국가, 한 기업이 다룰 수 있는 산업이 아닙니다. 또한 산업계 뿐 아니라 정치, 외교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미중 갈등이 불러온 글로벌 쇼크는 이러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경제 동맹 더 나아가 안보 동맹 체계를 공고히 만들고 있습니다. 


이 책은 대만의 관점에서 반도체 산업과 국제 정세를 살펴보는 책입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책을 읽다 보면 관점을 시프트해서 우리의 관점을 통해 바라보는 눈을 키워볼 수 있습니다. 



#칩대결 #인치밍, #안동환 #RHK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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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 정글 - 도시와 야생이 공존하는 균형과 변화의 역사
벤 윌슨 지음, 박선령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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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 정글 (벤 윌슨 著, 박선령 譯, 매일경제신문사, 원제 : Urban Jungle: The History and Future of Nature in the City )”를 읽었습니다.




벤 윌슨은 전작 “메트로폴리스 (박수철 譯, 박진빈 監, 매일경제신문사, 원제 : Metropolis: A History of the City, Humankind's Greatest Invention )”를 통해 이미 만나 본 적 있는 작가입니다. 이 작가는 전작을 통해 도시가 인류 역사에서의 중요한 요소임을, 도시의 역사가 곧 인류문명사임을 보여줬습니다. 심지어 도시가 탄생한 이래 정치, 경제, 문화, 종교, 예술 등 인류가 누리고 이룩한 대부분의 문명도 함께 탄생했음을 보여주면서 도시의 발명이 인류 문명 중 가장 위대한 것 중 하나임을 주장했습니다.

매우 흥미로운 관점을 보여준 작품이라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번 신작 역시 주제는 도시입니다.




다만 전작과 다른 점은 전작이 문명에 대한 이야기라면, 이번에는 자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언뜻 자연과 도시는 잘 어울리는 단어가 아닙니다. 

1930년대 사회학자 루이스 워스는 인류가 대도시 특유의 생활 조건에서 살아가게 되면서 유기적인 자연과는 가장 멀리 떨어졌다는 말을 통해 당시 도시에 대한 관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실 루이스 워스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의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도시에도 자연이 있고 야생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도시에는 많은 공원들이 있고, 시설들이 있습니다. 그 공원과 시설들은 죽은 공간이 아니라 그곳에서도 생명들이 살아가고 생태계를 이룹니다. 아니, 도시 자체가 자연 생태계의 일원으로 편이된지 1만 년이 되어 갑니다. 이미 흥미롭고 가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도시는 파괴적인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의 주범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우리는 도시를 생태계의 일원으로 이해하고 보다 나은 구성원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고, 저자 역시 지적합니다. 그러기 위해 저자는 40개가 넘는 도시의 역사와 그 도시에 있는 야생과 자연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도시라는 생태계를 그동안 관찰하지 못했습니다. 외면해왔습니다. 하지만 도시도 분명히 생태계의 일원입니다. 우리가 이 생태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가치를 인정하고 보다 나은 구성원으로 발전시켜야 할 책무가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어반정글 #벤윌슨 #박선령 #매일경제신문사 #문화충전 #도시역사 #생태 #환경 #기후지리 #환경문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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