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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 '레벤스보른 프로젝트'가 지운 나의 뿌리를 찾아서
잉그리드 폰 울하펜.팀 테이트 지음, 강경이 옮김 / 휴머니스트 / 2021년 4월
평점 :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잉그리드 폰 울하펜, 팀 테이트 共著, 강경이 譯, 휴머니스트, 원제 : Hitler's Forgotten Children: A True Story of the Lebensborn Program and One Woman's Search for Her Real Identity)”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레벤스보른(Lebensborn, 생명의 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레벤스보른은 하임리히 힘러가 벽안 금발에다 당당한 체격을 가진 아리아인을 만들어내겠다는 야심으로 인종을 개량하기 위해 설립한 기관입니다. 즉, 인간 교배를 위한 기관이라고 합니다. 순수아리아인의 혈통에 가까운 아이들을 ‘만들어’ 내고 세뇌 교육을 시키는 기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우생학이라고 하는 유사과학을 신봉하던 집단이었기에 이런 광기에 가까운 일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전후 레벤스보른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정부와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았으며, 특히 노르웨이 정부는 이들을 독일 등 해외로 추방하려고까지 했다고 합니다. 조직적 전쟁 범죄로 인해 태어난 그들은 태어난 것 자체가 범죄의 결과물로 희생자이자 피해자이지만, 역시 태어난 것 자체가 국가와 사회의 수치였던 아이들. 바로 그들이 레벤스보른의 아이들입니다.
이 책의 공저자 중 잉그리트 폰 울하펜 (Ingrid von Oelhafen, 1941~)이 바로 레벤스보른의 아이 중 하나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찾아내 직면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의 피 안에 흐르는 단어의 그 기원과 경로, 그리고 그 실체를 알아내기로 합니다. 바로 레벤스보른 말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마을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남자들은 모두 총살하고 여자들은 체포해 강제수용소로 이송하고 아이들은 그들의 조국에서 떼어내 독일제국 각지에 수용해야 한다.”
책 초반에 나오는 하인리히 힘러 (Heinrich Himmler, 1900~1945)의 말입니다.
아마도 레벤스보른에 대한 나치의 생각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문장일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미친 놈들이죠. 역사적으로 보면 미친 짓을 많이 보게 되는데 나치(Nazi)처럼 장기적이면서 꾸준히, 그리고 충격적으로 미친 짓을 많이 한 범죄 단체는 드문 것 같습니다. 비견할 만한 상대는 2차 대전 당시 일본 제국 정도나 있을까요?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는 읽어 나가기에 쉬운 책은 아닙니다. 읽는 도중 중간 중간 꽤 긴 시간을 쉬어야 할 만큼 어려운 독서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혹은 조직이나 집단이 가치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다면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는지, 어디까지 미쳐갈 수 있는를 보여주는 책으로 반드시 읽어 봐야 할 책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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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