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달 - 기록보관소 운행 일지 마로 시리즈 (Maro Series) 5
최이수 지음 / 에디토리얼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두 번째 달 (최이수 著, 에디토리얼)”을 읽었습니다. 이 작품은 SF 소설인데 요즘 보기 드문 하드 SF 소설입니다. 거기다 빅히스토리를 다루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작품의 장르는 빅히스토리 하드 SF 소설입니다. 


(아래는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2021년 두 번째 달이 발견되었습니다. 완벽에 가까운 검은색으로 그 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천체. 자연적으로 형성된 천체는 아니지만 인류가 만들어 보낸 천체 역시 아닙니다. 누가 만든 것일까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이상 관측되지 않게 됩니다. 며칠 전 NASA에서 수상한 대형 로켓이 발사된 것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몇 년 후 공화당 출신의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파리 협정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밝히자 NASA 홈페이지에 국장의 이름으로 기밀 문서가 올라옵니다. 바로 두 번째 달의 운행기록입니다. 이 운행 기록은 무려 10만년 간 이어지는데….





작품의 후반부에 작은 반전이 있습니다만 과거 다른 SF 작품에서도 이미 선 보인 바 있는 반전이라 그다지 색다를 것은 없고 이미 작중 첫머리에서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달, 기록보관소가 다시 만들어낸 우리 세상이 같은 이유로 또 멸망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점을 생각해 보면 소름 끼치는 결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한국 SF 작품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그리고 다양성 측면에서도 많은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 역시 질적인 측면에서나 다양성 측면에서나 정말 훌륭하고 멋진 작품이라고, 그리고 반드시 한번은 읽어봐야 할 작품이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최이수 작가의  다음 작품, AuTX-3463의 활약이 기대되는 ‘알골’이 얼른 출간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두번째달, #최이수, #에디토리얼, #SF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우주를 꿈꾼다 - 가족은 복잡한 은하다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고정아 옮김 / 밝은미래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우주를 꿈꾼다 (에린 엔트라다 켈리 著, 고정아 譯, 밝은미래, 원제 : We Dream of Space)”를 읽었습니다.


한 마을에 삼 남매가 살고 있습니다. 

맏이인 캐시는 농구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농구 실력은 자신이 좋아하는 만큼 따라주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 자칫 잘못하면 유급을 한번 더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둘째 피치는 매사가 불만이지만 그래도 매일 ‘해벅 소령’이라는 게임을 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살아갑니다. 스타워즈 짝퉁이라며 남들이 하지 않는 ‘해벅 소령’은 가끔 그의 꿈에 나타나기도 할 정도로 집착하는 게임입니다.

피치의 쌍둥이 동생이기도 한 집안의 막내 버드. 버드는 최초의 여성 우주선 사령관이 되고 싶습니다. 기계 장치를 분해하거나 조립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실제로는 머리속으로만 이지만) 자신을 마치 투명인간과 같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버드는 살롱가 선생님이 엄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살롱가 선생님은 최초의 우주교사가 되고 싶어했고 챌린저호 승무원으로 지원했지만 탈락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 여행에 대한 열정은 줄어들지 않고 마침 챌린저호 발사에 맞추어 한 달 간 ‘우주 탐사!’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챌린저호는 발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중대한 오작동’, 즉 폭발해버리고 맙니다. 참혹한 비극이 벌어지고 만 것입니다. 



이 작품은 우주 여행이라는 프로젝트, 그리고 실패를 통해 아주 작은 것들로 고민하고 위축되는 삼 남매의 이야기를 조화롭게 펼쳐낸 솜씨로 2021년 뉴베리 아너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뉴베리상은 권위가 높은 아동문학상 중 하나인데 SF 블록버스터 영화로 제작된 “기억 전달자” 같은 작품도 수상하는 것을 보면 다른 아동문학상에 비해 다소 연령대가 높은 작품들이 많이 수상하는 경향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기할 만한 사실로 에린 에트라다 켈리(Erin Entrada Kelly, 1977~)는 이미 2018년 “안녕, 우주 (이원경 譯, 밝은미래, 원제 : Hello, Universe)”라는 작품을 통해 뉴베리상 메달을 수상한 바 있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에린 에트라다 켈리가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가지는 메시지가 동시대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고 문학성 역시 뛰어나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우리는우주를꿈꾼다, #에린엔트라다켈리, #고정아, #밝은미래,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개 달린 형제, 꼬리 달린 친구 - 인간과 동물 사이, 그 사랑과 우정의 커뮤니케이션
제인 구달 외 지음, 채수문 옮김, 최재천 감수 / 바이북스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날개 달린 형제, 꼬리 달린 친구 (제인 구달 외 共著, 채수문 譯, 최재천 監, 바이북스, 원제 : Ich spute die Seele der Tiere)”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인간의 위대한 스승들”의 개정 증보판으로 생태주의적 혹은 인지주의 생물학적 관점에서 인간과 동물 간의 소통과 우정을 다룬 책입니다.  


이 책에서 제인 구달을 비롯해 과학자, 예술가 등 다양한 저자들이 동물들과 만남의 경험을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동물들이 단순히 인간에 종속적인 존재가 아니라 그들만의 생명을 가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인간이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고 일컫지만 정말 영장인지는 의문입니다. 진화가 우열을 나타내지는 않는데 어찌 인간은 스스로를 영장이라 부르는 오만을 저지르는 것일까요? 모든 생명은 생명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는 법인지만 인간은 그것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울 만큼 대철학자이자 과학자이기도 했던 데카르트(René Descartes, 1596~1650)는 동물은 고통을 느낄 수 없는 기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학적 연구 결과는 그가 생각했던 것과는 정반대입니다. 동물 역시 고통을 느낄 수 있고 (이 책의  공저자 중 한 명인 제인 구달 (Jane Morris Goodal, 1934~)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동물들도 도구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최근의 학문적 성과에 의하면 일부 동물은 도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는 사실 역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동물들은 자의식이 있으며 언어를 통해 소통한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고래 중 일부 종은 유행가를 부르며 즐기고 있으며 집단별로 다른 언어와 인사법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인간만이 지능을 가진 것은 아니며, 인간만이 자의식을 가진 것도 아닙니다. 또한 인간만이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아니며 인간만이 도구를 만들어내는 것 역시 아닙니다. 인간이 보다 우월한 지능과 문명으로 다른 종을 지배할 권리는 어디에 있을까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 스스로를 일컬을 권리는 누가 부여했을까요?


인지주의 생물학에서 추구하는 학문적 목표는 바로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지구 상의 유일한, 그리고 외로운 지적 생명체가 아닙니다. 우리에겐 친구 그리고 형제가 많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죠.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알아보지 못한 형제와 친구들을 만나볼 기회를 갖기 바랍니다.





#날개달린형제꼬리달린친구, #제인구달, #채수문, #최재천, #바이북스,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공지능 생존 수업 - 인공지능 시대가 불안한 사람들에게
조중혁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공지능 생존 수업 (조중혁 著, 슬로디미디어)”을 읽었습니다.


16년 간이나 세계 챔피온의 권좌에 앉아 있던 가리 가스파로프가 딥 블루에게 패배하였을 때까지만 해도 인간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넘어설 때까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로부터 20여 년의 시간이 흐른 후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은 사건은 정말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바둑이야 말로 우주의 별보다 많은 수로 인해 인공지능이 끝끝내 인간을 넘어서지 못할 영역이라 여겼던 믿음이 무참히 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대중은 AI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생각했고 생각보다 많은 영역에서 AI는 이미 깊이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 지나지 않은 지금, 이제는 생활 곳곳에 AI의 영향이 스며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AI의 발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 초입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리 AI가 발전하더라도 전문직이나 화이트컬러 같은 경우는 일자리가 안전할 것이라 생각했었던 과거와는 다르게 오히려 가장 먼저 AI에 의해 대체될 일자리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을지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생존 수업”은 이러한 미래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사람들에게 인공지능의 현황을 설명하여 이해도를 높이고 그러한 방향성에 맞추어 어떤 식으로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것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인공지능에 대해 과도한 두려움을 갖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러한 점을 알려주기 위해 저자가 인용한 앤드류 응의 ‘벌써부터 화성의 인구 과잉 상태를 우려하는 것과 같다’라는 경구가 마음에 와닿습니다.



저자는 특히 용수철에 누적되는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변화의 양과 충격이 크지 않기 때문에 인식하지도 못하고 주목받지 못하는 변화이지만 점차 충격이 누적되면서 언젠가는 용수철이 끊어져 버리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바로 그 누적되는 변화에 기회와 위기가 있기 때문에 이를 주목하고 그곳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저자가 책에서 던져주는 많은 질문과 조언들은 충분히 의미 있고 인사이트의 폭을 넓혀주었기에 의미 있는 독서 경험이 된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생존수업, #조중혁, #슬로디미디어, #문화충전, #문화충전200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르마 폴리스 - 홍준성 장편소설
홍준성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카르마 폴리스 (홍준성 著, 은행나무)”를 읽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비뫼시의 고서점에 살고 있는 책벌레입니다. 햇빛이 들지 않는 책선반의 그늘과 습기는 그들이 살아가는데 더 할 나위 없는 조건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마치 천국처럼요. 하지만 그 천국은 길잃고 들어온 박쥐 한 마리에 의해 망해버리고 맙니다. 박쥐는 그들만의 천국에서 살아온 책벌레들을 잔뜩 잡아먹으며 그곳에 정착합니다. 하지만 고서점이 헐리면서 박쥐의 안락한 생활도 끝나게 됩니다. 쫓겨난 박쥐는 송골매에게 붙잡혀 먹이가 될 위기에 처하고 송골매는 고양이에게 공격을 받습니다. 결국 박쥐와 송골매는 노숙자의 허름한 더플백 안에 들어가 박제상과 약재상에게 팔리게 됩니다.

이후에도 마치 도미노처럼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져 연골이 다 닳아버린 유리부인, 비뫼시를 다스리는 가시여왕, 대홍수에 대한 이야기를 거쳐 42번에 와서야 비로소 머무릅니다. 


42번은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울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 날 일어난 대홍수, 명백히 인재라고 해야할 바로 그 재난 때문에 번호로 불리우게 된 고아입니다. 다른 소설이라면 분명 주인공의 위치이지만 이 책에서는 주인공이라 부르는 것 조차 조심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는 누구도 주인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니, 이야기가 주인공입니다. 이야기가 흘러 넘쳐 마치 작중의 대홍수처럼 몰아치는 바로 그 이야기 말입니다. 독자의 멱살을 붙잡고 이야기가 흐르는굽이 굽이마다 들여다보게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서사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독자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습니다.  독특한 이야기의 재미를 느끼고 싶으신 독자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카르마폴리스, #홍준성, #은행나무,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