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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생명의 지문 - 생명, 존재의 시원, 그리고 역사에 감춰진 피 이야기
라인하르트 프리들.셜리 미하엘라 소일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10월
평점 :
피, 그리고 이 피를 담고 온 몸에 골고루 순환시키는 심장은 인류 문화사에서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녀왔습니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 두 요소는 생명, 영혼, 감정의 중심으로 여겨졌습니다. 고대 문명에서 피는 신성한 것으로 간주되어 종교 의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즈텍 문명에서는 신들에게 바치는 인신 제물의 피가 우주의 균형을 유지한다고 믿었고, 유대교와 기독교에서는 피를 생명과 동일시하여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또한 심장은 오랫동안 감정과 의지의 중심으로 여겨졌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사후 세계를 위해 미라를 만들 때 심장을 보존했고, 중세 유럽에서는 심장을 용기와 사랑의 상징으로 보았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과학이 발달하면서 피와 심장의 생리학적 기능이 밝혀졌지만, 문학, 예술, 대중문화에서 "심장이 뛴다", "피가 끓는다" 등의 표현은 강렬한 감정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것을 보면 여전히 문화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렇듯 오늘날에도 피와 심장은 생명과 정체성의 상징으로 남아있어, 헌혈이나 장기 기증과 같은 행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이처럼 피와 심장은 과학적 이해를 넘어 인류의 문화와 정신세계에 깊이 뿌리내린 상징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피, 생명의 지문 (라인하르트 프리들, 셜리 미하엘라 소일 共著, 배명자 譯, 흐름출판, 원제 : Blut - Der Fluss des Lebens: Wie Körper und Geist, Wirtschaft und Kultur mit unserem roten Organ verwoben sind )”는 피가 가진 생물학적 기능을 포함하여 문화적, 역사적, 철학적 의미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 대중과학서적입니다.
책은 가슴에 생선칼이 꽂힌 환자의 이야기로 시작해 피의 과학적 특성, 혈액순환의 메커니즘, 수혈의 역사, 피와 관련된 문화적 상징 등을 설명합니다. 저자는 최신 의학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심장이 단순한 펌프가 아닐 수 있다는 흥미롭고도 새로운 관점도 제시합니다. 피를 통해 생명, 의식, 정체성 등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주제들을 탐구하는 이 책은 과학적 정보와 철학적 사유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독특한 구성을 보여줍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피'에서는 피의 기본적인 특성과 구성을 시작으로, 피가 지닌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탐구합니다. 이어서 혈액 순환의 메커니즘을 상세히 설명하고, 수혈과 혈액은행의 운영 과정을 소개합니다. 또한 피와 관련된 다양한 질병들을 다루며, 피가 지닌 경제적 가치에 대해서도 논의합니다.
2부 '생명'에서는 피의 생성 과정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혈액 순환 시스템의 복잡한 작동 원리를 자세히 파헤칩니다. 이어서 피와 생존의 밀접한 관계를 탐구하고, 피가 우리의 감정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마지막으로, 피를 통해 생명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인 논의로 책을 마무리합니다.
저자는 피가 단순히 우리 몸을 순환하는 붉은 액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주장합니다. 피는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 문화, 역사와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혈연관계는 가족과 사회 구조의 기초가 되며, 혈액형은 때로 성격이나 운명과 연관 지어지기도 합니다. 또한 피는 역사적으로 전쟁, 종교 의식, 의학 발전 등 다양한 맥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저자는 피의 생물학적 기능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면서도, 이를 인간의 경험과 문화적 맥락 속에서 해석합니다. 예를 들어, 상처와 치유 과정에 대한 의학적 설명은 인간의 회복력과 생명력에 대한 철학적 고찰로 이어집니다. 현대 의학의 발전과 피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역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혈, 혈액 검사, 유전자 치료 등 현대 의학의 많은 부분이 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저자는 최신 의학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심장이 단순한 펌프가 아닐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또한 피와 관련된 사회적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헌혈의 중요성, 혈액 거래의 윤리적 문제, 유전자 검사와 프라이버시 등 현대 사회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주제들을 피의 관점에서 조명합니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피가 단순한 생물학적 물질이 아니라 우리의 생명, 정체성, 문화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피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가 인간과 세상에 대한 더 깊은 통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피를 통해 생명의 본질을 탐구하는 저자의 주장은 새로운 관점과 사유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피의 순환을 통해 우리 몸의 모든 부분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생명의 상호연결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책은 피라는 렌즈를 통해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럼으로써 하나의 생명 뿐 아니라 생명과 생명 간, 생태계 전체의 연결성도 확장하여 추론하게 합니다. 이는 우리가 서로 연결된 존재임을 상기시키며, 생명에 대한 경외심 역시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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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