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와 폐허의 땅
조너선 메이버리 지음, 배지혜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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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체와 폐허의 땅 (조너선 메이버리 著, 배지혜 譯, 황금가지, 원제 : Rot & Ruin)”을 읽었습니다. 현재 총 7부까지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는 시리즈 중 그 처음을 장식하는 책입니다.  


저자인 조너선 메이버리 (Jonathan Maberry, 1958~)는 “시체와 폐허의 땅”을 통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작가이지만 다크 판타지 및 공포소설에 수여되는 브램 스토커 상을 5회나 수상한 경력이 있는 역량을 인정받는 작가입니다. 특히 “시체와 폐허의 땅” 시리즈는 그에게 브램 스토커상을 2번이나 안겨줄 정도로 인정받고 있으며 성공한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또한 그는 호러소설 리뷰 사이트에서 10대 호러 작가로도 선정되기도 한 바 있습니다. (https://horrornovelreviews.com/2012/09/02/todays-top-10-horror-authors/)


‘첫 번째 밤’ 이후 문명은 붕괴해버리고 소규모 커뮤니티 단위로 겨우 생존해 나가고 있는 인류들을 다룬 이 책, “시체와 폐허의 땅”을 처음 접했을 때, 좀비 아포칼립스 혹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룬 흔한 영어덜트 장르로 읽혔습니다. 클리셰스러운 설정도 그랬지만 특히 작품 도입부에 묘사된 주인공 베니의 성격적 특징이 더욱 그랬지요. ‘첫 번째 밤’에 자신을 구해준 형에 대한 원망 역시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인류 문명이 붕괴할 정도로 엄청난 재앙 속에서 목숨을 구해주고 지금까지 험한 일을 하며 돌봐 준 형을 원망하는 동생의 전형성이라니… 


하지만 베니가 좀비 사냥꾼이 되기 위해 형과 함께 시체들의 땅에 들어선 이후부터 이야기는 좀더 진전되면서 전형성을 탈피하기 시작합니다. 좀비들이 무서운 것은 감염을 시킨다는 것과 시체에서 되살아나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무수히 늘어날 수 있다는 것 뿐. 일대일로 만나면 평범한 아이조차 좀비를 쉽게 처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울타리 안에서 만족하고 살아갈 뿐 시체들의 땅에는 들어갈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단지 아이들의 놀이거리인 좀비카드에 소스라치며 없애려 하는 일단의 무리들. 여기에는 ‘사라진 소녀’와 그에 얽힌 인간들의 추악한 비밀이 등장합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비밀을 밝혀내고 ‘사라진 소녀’들을 구해야 합니다. 인간의 마지막 존엄성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초반부를 지나 중반 이후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초반부의 전형성은 마치 의도된 것처럼 좀비물의 전형성을 벗어던지면서 이야기는 점차 흥미로움을 쌓아가면서 이 작품에 대한 개인적 평가는 점차 올라갑니다. 더구나 이 작품은 지금도 진행하고 있는 시리즈의 첫 편임을 생각하면 인물과 세계관의 빌드업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단독 작품으로도 훌륭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 점에서 매우 좋은 작품입니다. 



#시체와폐허의땅, #조너선메이베리, #배지혜, #황금가지,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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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션 제로 철도 네트워크 제국 3
필립 리브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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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션 제로 (필립  리브 著, 서현정 譯, 가람어린이, 원제 : Station Zero)”를 읽었습니다. 이 작품은 거대한 철도 네트워크를 통해 행성 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미래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철도 네트워크 제국’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저자인 필립 리브 (Philip Reeve, 1966~ )는 영국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데 “아서왕 여기 잠들다 (오정아 역, 부키, 원제 : Here Lies Arthur)”로 카네기상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헐리우드 영화로 영상화되기도 한 견인도시 4부작을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주로 어린이용 소설을 주로 쓰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영어덜트 장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데 ‘철도 네트워크 제국’ 시리즈도 역시 그런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시리즈의 첫 작품인 “레일 헤드 (서현정 譯, 가람어린이, 원제 : Railhead)”, 그리고 두번째 작품인 “블랙 라이트 특급열차 (서현정 譯, 가람어린이, 원제 : Black Light Express)” 이후 오래 기다리다 3년 만에 마지막 작품인 “스테이션 제로”를 읽었습니다. 



거대한 철도 네트워크는 이제 변화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계와 이어지는 K-게이트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웹 월드라 불리우는 외계의 네트워크 제국이 바로 그 새로운 세계입니다. 모험을 끝낸 젠은 이제 좀도둑의 삶을 끝내고 화려한 삶을 살아가기만 하면 되지만, 그는 노바와 함께 하는 모험이 없는 삶은 지루할 뿐만 아니라 정말 싫습니다. 그런 그에게 미스터리한 메시지가 하나 옵니다. 숫자가 세 번 깜빡거리더니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와 함께 사라집니다. 젠은 이게 누구의 목소리인지 알아챕니다. 또다시 젠의 모험은 시작될 것 같습니다. 노바와 함께 하는 바로 그 모험이…


철도 레일로 행성 간 우주 여행을 할 수 있는 ‘철도 네트워크 제국’라는 세계관 속에서 벌어지는모험담을 다룬 이 시리즈를 읽다 보면 정말 작가에 대한 감탄을 금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장대한 세계관에다 흥미로운 모험담, 그리고 적절한 미스터리까지 대단한 이야기꾼임을 알 수 있지요. 필립 리브의 상상력이 대단하다고 느꼈던 것은 거대한 도시가 이동하면서 다른 도시를 잡아먹는다는 아이디어로 엄청난  세계를 만들어낸 ‘견인 도시’ 시리즈를 접하면서 였습니다. 그 시리즈도 정말 대단한 재미를 줬는데 이 시리즈 역시 읽는 재미를 제대로 느끼게 하는 작품입니다. 다만 3부에서 시리즈가 끝났다는 사실이 아쉬울 뿐….


#스테이션제로, #철도네트워크제국, #필립리브, #서현정, #가람어린이,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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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마인드, 이메일에 갇힌 세상 - 단톡, 이메일로 일한다는 착각
칼 뉴포트 지음, 김태훈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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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 마인드, 이메일에 갇힌 세상 (칼 뉴포트 著, 김태훈 譯, 세종서적, 원제 : A World Without Email)”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디지털 문화 중 가장 오래된 전통 중 하나인 이메일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대안을 제시한 책입니다. 




저자인 칼 뉴포트 (Cal Newport, 1982~)는 조지타운대학에서 컴퓨터공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디지털 문명 하에서 인지와 집중, 몰입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학자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여러 권의 저서가 번역 소개되었는데 “열정의 배신 (김윤재 譯, 부키, 원제 : So Good They Can't Ignore You: Why Skills Trump Passion in the Quest for Work You Love)”, “딥 워크 (김태훈 譯, 민음사, 원제 : Deep work)”, “디지털 미니멀리즘 (김태훈 譯, 세종서적, 원제 : Digital Minimalism)” 등이 대표적입니다. 


저자에 의하면 ‘19년 기준으로 126통의 업무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하루에 평균 77번 정도 수신함을 들여다 본다고 합니다. 또한 다른 조사에 의하면 지식노동자들은 하루에 3시간 이상 이메일을 송수신하는데 쓴다고 합니다. 결국 이메일은 더 이상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아니라 일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저자는 이렇듯 이메일 같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수단에서 오가는 비체계적, 무계획적 메시지와 대화를 중심으로 하는 업무 흐름을 하이브 마인드 활동 과잉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하이브 마인드 활동과잉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고 장점이 분명히 있음은 저자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비효율을 수반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업무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돈이라는 자원이 한계가 있듯 주의나 인지 역시 그 한계가 있습니다. 


인지 예산이라고도 표현하는데 책에서는 주의자본 (attention capital)이라는 이론적 토대를 이야기합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주의자본 이론을 활용하여 효율적이며 올바른 업무 흐름을 만들기 위한 원칙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하이브 마인드 활동과잉에서 벗어나기 위한 접근 방식을 제시하며 구체적인 방법론을 도출해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특히 체계화된 절차와 협력을 통해 일을 수행하라는 원칙은 조직학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한 사람만의 변화가 아니라 조직 전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중요한 부분은 메시지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일을 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최근의 지식 노동을 규정 짓는 디지털적인 의사소통에 대해 의문을 표시한 적이 드뭅니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디지털화에 적응 못한 반동적인 사람으로 치부해버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와서는 디지털적인 의사소통, 특히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의문을 갖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자인 칼 뉴포트 역시 같은 의문을 제기합니다. 물론 이메일이 가져온 성과는 엄청난 것이고 혁명적인 것이었습니다. 일과 관련한 매우 광범위한 사람들과 거의 동시에, 그리고 시간차 없이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이 도구는 자원적 측면에서 비용을 거의 없게 만들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메일과 같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일반적이 된 지금에 있어서 노동자의 행동 인지적 활동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을 통해 현재 하고 있는 업무 방식에 대한 의문과 함께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하이브마인드, #이메일에갇힌세상, #칼뉴포트, #김태훈, #세종,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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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어떻게 인류를 변화시켰을까? 혁명 시리즈
칼렙 에버레트 지음, 김수진 옮김 / 동아엠앤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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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숫자는 어떻게 인류를 변화시켰을까 (칼렙 에버레트 著, 김수진 譯, 동아엠앤비, 원제 : Numbers and the Making of Us: Counting and the Course of Human Cultures)”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수학사를 다룬 대중과학서적이자 역사책입니다. 다른 교양 수학 서적과 다른 점은 인류라는 종이 생존하고 성공적으로 문화와 문명을 이루는데 수와 수학이 미치는 영향에 보다 중점을 다루었다는 것입니다. 


저자인 칼렙 에버레트 (Caleb Everett)는 마이애미 대학에 인류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전 세계의 문화 속에서 언어와 인지를 연구한다고 합니다.


이 책의 구성은 인간의 경험에서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숫자에 대해 탐구하고, 숫자가 없는 세계를 실증적으로 살펴봅니다. 그리고 숫자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함께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숫자를 셀 수 있어 구체의 표현이라 오해하기 쉽지만 숫자로 표현되는 수는 사실 구체(具體)가 아니고 추상(抽象)화된 개념입니다. 

인류는 숫자는 언어적 혁신의 핵심으로 환경에 대한 변화를 촉발시킨 인간의 창조물이며 이 개념 도구 덕분에 생존에 결정적 유리함을 획득하게 되었을 것이라 저자는 추측하고 있습니다. 실제 우리는 사회 생활을 하는데 있어 키가 얼마인지, 내가 산 물건의 값은 얼마인지, 나이가 얼마인지 등등 부지불식간에 많은 숫자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숫자에 대한 답을 하는데 있어 크게 어려움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구 위에서 생존하고 있는 모든 생명체 중 유일하게 인간만이 이러한 숫자라는 개념도구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합니다. 이 대목에서 뭔가 좀 이상하다는 점을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수는 자연에 분명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문어의 다리는 여덟(8)개이고, 개의 다리는 네(4)개이며, 사(4)계절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것의 규칙성을 인지하고 추상화, 개념화하여 언어 체계에 편입시켜 사고와 인지의 일부분으로 체화한 것은 인간이 유일합니다. 그렇기에 언어체계에 편입된 숫자는 인간의 발명품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10진법에 기반한 수 체계 속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7진법, 12진법, 60진법 등 다양한 수체계가 있었고 그 흔적은 우리 생활 속에 구석 구석 남아 있기도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숫자라는 체계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했으며, 인류라는 종이 번성하고 지구 상의 지배종이 되기 까지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참 흥미롭고 즐거운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숫자는어떻게인류를변화시켰을까, #칼렙에버레트, #김수진, #동아엠앤비, #문화충전, #문화충전200, #명사의숫자, #숫자가없다면, #동물들의숫자, #숫자와연산, #숫자와생계, #서평단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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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유영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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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유영수 著, 휴머니스트)”를 읽었습니다. 과거의 선진국이었던 일본은 더 이상 선진국이 아니라는 취지의 글을 담은 책입니다.


저자인 유영수님은 SBS 기자로 다년간의 일본 특파원 생활과 함께 일본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탐구를 많이 한 ‘일본통’으로 불리우는 분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식민시대를 거치면서 일본이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우리를 알기 위해서는 일본의 근현대사를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최근 COVID-19에 대한 대처와 같은 일본의 모습은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국가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였습니다. 저자는 일본은 ‘더 이상 선진국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합니다. 

선진국이라는 정의는 매우 다양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정의중 하나는 UN 사무총장이었던 코피 아닌이 말하는 ‘사람이 자유롭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나라’라는 정의를 저자는 준용하고 있습니다. 이 정의를 준용할 경우 ‘현재의’ 일본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기는 하지만 선진국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이 책,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을 통해 하나하나 풀어내고 있습니다.  


저자는 몇 년 전 인질 사법이라는 단어를 널리 알린 카를로스 곤 前 닛산 회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일본이 법치주의 국가일까라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일본의 경우 구속영장 기각율이 매우 낮고 (1990년 0.2%, 2018년 5.89%) 구속기간도 무제한이라고 합니다. 또한 기소될 경우 유죄율이 무려 99.4% (이마저 10여년 전 99.9%에 비해 떨어진 수치라고 합니다)에 이르기 때문에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물론 유죄율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지만 구속영장 기각율, 구속기간 등을 고려할 때 근대 형사법적 체계와 사상이나 법치주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인권마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일본의 형사사법 현실을 이 책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2018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은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是枝裕和, 1962~) 감독의 ‘어느 가족’이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은 오히려 일본 내 비난을 불러왔다고 합니다. 바로 일본의 아름다운 부분이 아닌 일본의 어두운 현실을 그려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비슷한 주제를 가진 ‘기생충’이라는 작품이 다음 해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을 때 우리나라의 반응과는 사뭇 다른 일본의 반응이었습니다. 과거만을 추억하며 반성하지 않고 현재를 직시하기를 두려워하며 관용이 사라진 국가가 과연 선진국의 자격이 있을지 의문이 강하게 드는 대목입니다. 



일본은 선진국일까? 21세기 초만 해도 이런 질문 자체가 우문이었을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고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선진국의 정의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단순히 경제만이 아니라 문화, 세계 각국에 미치는 영향력, 국제 정치에서의 리더십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은 더이상 선진국이 아닐 것 같다는 의심 말입니다. 이 책을 통해 그러한 의심의 상당수는 근거가 있으며 우리의 의심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돈만 많고 잘 버는 나라가 선진국은 아닐 것입니다. 국가 체계가 제대로 잡혀있고 운용되어  ‘사람이 자유롭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겠지요. 하지만 지금의 일본은 그렇지 못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이선진국이라는착각,  #유영수, #휴머니스트,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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