맬로리 - 새장 밖으로 나간 사람들
조시 맬러먼 지음, 이경아 옮김 / 검은숲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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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맬로리 (조시 맬러먼 著, 이경아 譯, 검은숲, 원제 : MALORIE)”를 읽었습니다.




이 작품은 수전 비에르가 감독하고 산드라 블록, 존 말코비치가 출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도 제작된 “버드 박스 (이경아 譯, 검은숲, 원제 : Bird Box)”의 후속작입니다. 생명체인지 아니면 유령인지 조차 알 수 없는 ‘그것’을 조우한 인류는 그대로 몰락해버리고 맙니다. ‘그것’, 크리쳐를 본 사람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라고 할 것 없이 환각과 환청에 사로잡힌 채 자살해 버리기 때문에 그것을 절대 봐서는 안됩니다. 그렇기에 인간의 감각 중 가장 의존도가 높은 시각을 봉쇄당한 채 크리쳐로부터 도망쳐야 하는 사람들. 

하지만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맬로리를 비롯한 구인류가 아닌 청각을 발달시킨 신인류로 거듭납니다. 신인류는 이제 살아남기만을 원하지 않습니다. 바로 제대로,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맬로리, 자신의 절망을 딛고 10여년 동안 아이들을 지켜낸 맬로리에게 희망이 생겼습니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소중한 사람들, 바로 부모님이 생존자 명단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믿고 싶기도 하고 믿고 싶지 않기도 합니다. 어떻게든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미처 하지 못한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 다시 안대 하나만을 믿고 길을 떠나야 하는 걸까요?



보통의 포스트 아포칼립스물보다 더욱 큰 제약을 가한 상태에서 어떻게 살아남기 위한 투쟁을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전작 “버드 박스”를 처음 읽었을 때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더구나 맬로리는 거기에 더해 아이들까지 지켜내야 하는 2중의 제약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해냅니다. 살아남았고 지켜냅니다. 그리고 “맬로리”에서는 다시 길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이렇듯 미쳐가는, 그리고 미쳐버려 망해버린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의 눈길을 빼앗을 뿐 아니라 언제나 진한 공감을 줍니다. 아마도 깊이 침잠되어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누구나 많은 현실의 공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조시 맬러먼은 전작 “버드 박스”에서도 내면의 불안감을 자극하면서도 서스펜스를 제대로 살릴 줄 아는 작가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후속작 “맬로리”에서도 놀라운 글솜씨를 여지 없이 보여줍니다.  


이번 작품도 넷플리스에서 오리지날 영화로 만든다고 하니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네요.


#맬로리, #조시맬러먼, #이경아, #검은숲,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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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물리학 - 소소한 일상에서 우주의 원리까지 호기심의 문을 열어젖히는 232가지 물리학 Q&A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 지음, 정주은 옮김 / 책밥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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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물리학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 編, 정주은 譯, 책밥, 원제 : 1分鍾物理)”를 읽었습니다.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는 1928년 설립한 중국의 종합연구기관이라고 합니다. 또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으며 이의 일환으로 위챗에 Q&A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도 하네요. 이 Q&A에 게재된 내용 중 엄선하여 엮어 출간한 책이 바로 이 “1분 물리학”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티클들은 1~2페이지의 짧은 아티클로 구성되어 있어 쉽게 접근 가능합니다. 


책은 일상 생활, 상상, 우주, 양자, 학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질, 에너지, 시공간, 더 나아가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까지 물리학적 현상으로 설명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많은 과학 지식을 설명하기 위해 이렇게 구성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어찌 보면 물리학은 보편적 자연법칙을 찾아내는 학문으로 볼 수도 있는데 과학자들이 그동안 연구한 결과물에 대한 아카이브로 볼 수 있습니다. 


책에서 수록된 아티클 중 몇가지를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Q. 휴대전화 전자파는 정말 해로운가?

A.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지만 휴대전화의 전자파는 비전리성 방사선(책에는 비전이성 방사선으로번역)이고 유기 분자를 파괴할 수 없어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없습니다. 실제 휴대전화 전자파와 질병 간 인과관계는 증명된 적이 없다고 하네요. 



Q. 지구상의 모든 식물이 사라진다면 남은 산소로 인류는 얼마나 오래 생존할 수 있을까?

A. 평범한 성인이 분당 소모하는 산소량은 약 250밀리리터이므로 하루에 약 0.35 ㎥를 소모합니다. 그러므로 70억명이 분당 소모하는 산소량은 25억 ㎥로 계산됩니다. 산소 함량 10% 이하면 질식하므로 인류가 쓸 수 있는 산소량은 10^18kg의 절반 정도로 이를 계산하면 약 400만년 정도로 계산됩니다. 다만 이 계산에는 암석 등에 저장된 산소의 양이나 다른 동물이나 미생물이 소모하는 산소량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일반인들이 물리학이나 과학 지식에 대한 아카이브를 모두 찾아 보기에는 왠만한 열정이 있지 않고서는 힘이 듭니다. 이렇게 한 권에 모아놓은 경우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하지만 책의 서두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비록 짧은 아티클들이지만 물리학적 지식들을 모두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애초에 물리학적 많은 이론들에 대해서 과학자들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과학을 일컬어 많은 사람들이 절대적 진리를 추구하기 위한 ‘질문’의 학문이고 ‘회의’의 학문이라고들 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질문과 회의를 위해 필요한 과학 지식과 호기심을 일깨우는데 도움을 주는 책으로 이해하고 접근하면 좋은 독서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1분물리학, #중국과학원물리연구소, #정주은, #책밥,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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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수업 - 조그맣고 꿈틀거리지만 아름답고 경이로운 생명
김태우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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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수업 (김태우 著, 흐름출판)”을 읽었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지만 사실 잘 모르는 생물, 곤충의 생태, 그리고 곤충이라는 생물종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인 김태우 박사는 메뚜기 선생님이라는 별명을 가진 곤충학자인데 현재는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연구사로 근무하고 계신데 연구 활동에만 전념하시는 게 아니라 자신의 연구결과를 대중들과 나누는 활동도 많이 하시고 계십니다. 이 책, “곤충 수업” 역시 그런 활동의 일환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구성을 보면 저자가 곤충학자로 연구하고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느낀 점들을 에세이식으로 펼쳐 내면서, 그 이야기 속에 여러 곤충들에 대한 지식들을 보물처럼 숨겨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진심이 느껴지는 대목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중 인상 깊었던 대목은 우리가 곤충에 대한 무의식적인 혐오감은 어떻게 가지게 되었을까에 대해 저자가 고민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제인 구달(Dame Jane Morris Goodall, 1934~)의 일화를 하나 소개합니다.  어린 제인 구달에게 잠자리가 날아왔을 때 유모가 잠자리에게 독침이 있다고 겁을 주었고 마침 곁을 지나던 신사 한 명이 그 잠자리를 내리 친 후 발로 밟아 죽여버렸다고 합니다. 제인 구달은 이 일을 두고 겁먹은 자신 때문에 한 생명이 사라진 것 같아 매우 슬펐다고 훗날 회상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아이들은 곤충에 대한 선입관을 어른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아닌가 하고 저자는 생각하는 듯 합니다. 또한 저자는 곤충을 무신경하게 대하거나 혐오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결국 생명에 대한 무신경으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곤충 역시 생명체로 하나의 소우주임을 항상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의 생물종 중 곤충은 80~100만 종으로 전체 생물종의 2/3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곤충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곤충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을까 자문하다 보면 두 세가지 질문에서 막히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비, 잠자리, 개미, 파리, 모기 등 일상적으로 접하고는 있기 때문에 ‘알고 있다’고 느끼기만 할 뿐입니다. 우리는 곤충에 대해 바퀴벌레, 모기, 파리처럼 혐오스럽다거나, 꿀벌이나 개미처럼 부지런하다거나 하는 피상적인 이미지만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곤충들은 언제나 우리 곁에서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일원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생태계의 균형을 잡아주고 있는 존재입니다. 


만약 곤충이 없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실제로 곤충의 개체수는 급감하고 있으며, 지난 40년 동안 전 세계 곤충의 개체수가 45퍼센트가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결과는 먹이 사슬과 생태계에 심대한 악영향을 주는데, 이를 두고 데이브 굴슨(Dave Goulson, 1965~)은 ‘생태적 아마겟돈’이라 경고한 바 있습니다. 곤충이 사라지게 되면 꽃의 수분이 어려워져 작물 재배에 심각한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곤충을 먹이로 삼고 있는 새들의 개체수 역시 줄어들게 됩니다. 우리는 이 책, “곤충 수업”을 통해 곤충이 단지 ‘조그맣고 꿈틀거리’는 혐오스러운 생물이 아니라 먹이 사슬에서 가장 하층을 구성하고 있는 중요한 생물종일 뿐 아니라 식물의 수분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이자 ‘아름답고 경이로운 생명’임을 알 게 될 뿐만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또한 생명이라는 아름다운 존재에 대해 알아야 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곤충수업, #김태우, #흐름출판,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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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화살 - 작은 바이러스는 어떻게 우리의 모든 것을 바꿨는가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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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화살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 著, 홍한결 譯, 윌북, 원제 : Apollo's Arrow)”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 (Nicholas A. Christakis, 1962~)은 사회학자, 보건학자 생물학자이자 의사인 독특한 경력을 가진 분입니다. 특히 국제 공중 보건 프로그램에 앞장섰으며 전염 현상 및 감염병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 등을 통해 타임誌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포린폴리시 선정 ‘세계 100대 지성’ 등에 선정된 바 있는 석학입니다.


“신의 화살”은 아주 작은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한 역병의 시대, COVID-19 팬데믹 사태를 맞이하여 인류가 과거에 겪었던 유사한 재난을 어떻게 극복해냈고 대처했는지 알아보고,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전 세계적인 현상과 여러 상황을 생물학적, 사회학적으로 조망하고 되짚어 봄과 동시에 어떤 방식으로 이러한 사태를 종식시키고 이겨내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진지하고 검토하고 다룬 책입니다. 


COVID-19 팬데믹 사태에 우리를 가장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바로 가짜뉴스와 혐오의 확산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인류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해 왔습니다. 전염병을 퍼뜨렸다거나 전염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아니 그렇지 않더라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혹은 거짓된 소문만으로도 끔찍한 짓을 저지른 사례가 역사적으로 너무나 많습니다. 

COVID-19 초기,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이유만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각 국에서는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난무했고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인종 차별을 부추기까지 했습니다. 

WHO가 병원체의 이름을 지을 때 그것이 유래한 지역의 이름을 붙이지 않기로 한 것은 바로 이러한 차별 행위를 막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이러한 사태를 당하게 되면 누군가에게 뒤집어 씌우기를 하는 습성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문제의 원인은 사람이 아니라 바이러스라고 단언합니다. 이민자와 다른 국가를 탓하고 가난한 자와 나이든 자를 버리는 행태는 여전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지만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감염병은 무차별적이며 ‘나의 안녕’은 바로 주변 사람들의 안녕에서 비롯됩니다. 이를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로 확장해봐도 동일한 논리가 적용됩니다.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감염병에 있어 한 나라의 안녕은 다른 나라의 안녕에 의해 영향 받습니다. 그러므로 팬데믹 사태를 제대로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연대와 협력이라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미증유 (未曾有)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단 한번도 있어 본 적이 없는 상태를 의미합니다.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COVID-19 팬데믹 사태도 미증유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있더군요. 엄밀히 말하면 그동안 인류는 많은 팬데믹 상황을 겪어왔기에 미증유라는 표현이 맞지 않을 수는 있지만 COVID-19 이전 마지막 팬데믹이 약 100여년 전 스페인 독감이었음을 감안하면 현 세대에게는 어떻게 보면 미증유의 사태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사태가 어떻게 확산되어갈지, 아니면 다행히 진정이 될 지, 그리고 팬데믹사태가 종식된 이후의 세상은 어떻게 바뀌어 갈 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더구나 COVID-19 팬데믹 사태는 지금도 그 양상이 여전히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아직도 진행 중이므로 여러가지 측면에서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지금 이 사태에서 겪고 있는 공포, 상실, 거짓, 배척, 단절, 혼돈 등 많은 일들을 되짚어 보고 우리가 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신의화살, #윌북, #니컬러스A크리스타키스, #홍한결,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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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살인자 쿠르트 발란데르 경감
헨닝 만켈 지음, 박진세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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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살인자 (헨닝 망켈 著, 박진세 譯, 피니스아프리카에, 원제 : Mördare utan ansikte)”를 읽었습니다. 


바로 스웨덴의 전설적인 범죄 소설 작가인 헨닝 망켈(Henning Georg Mankell, 1948~2015)의 작품입니다. 북유럽은 미스터리 혹은 스릴러 장르가 굉장히 강합니다. 그 중에서도 스티그 라르손(Stieg Larsson, 1954~2004)과 함께 최고라고 손꼽히는 작가 중 한 명이 바로 헨닝 망켈입니다. 헨닝 망켈의 작품들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많은 작품들이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가 남긴 작품 중 발란데르 시리즈가 가장 대표작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는 여러 출판사에서 파편적으로 출간되었을 뿐 시리즈 전체적으로 출간된 적은 없습니다.  


“얼굴 없는 살인자”는 헨닝 망켈의 작품 중 가장 대표적인 시리즈인 발란데르 시리즈의 첫번째를 장식하는 작품입니다. 발란데르 시리즈는 그의 대표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출판사에서 파편적으로 출간되었을 뿐 시리즈 전체가 출간된 적은 없기 때문에 이 작품의 출간은 매우 의미가 크다 할 수 있습니다. 


발란데르에게 한 전화가 걸려옵니다. 룬나르프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때문입니다. 급하게 출동한 발란데르 앞에 참혹한 현장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피해자인 노인의 손은 등 뒤로 묶인 채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뭉개져 있었습니다. 또한 뼈가 드러날 정도로 허벅지는 너덜너덜해진 모습입니다. 또한 팔목과 목에 올가미가 씌여져 있던 다른 피해자, 노부인은 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 약하게 숨을 쉴 뿐입니다. 두 노부부가 살던 안온한 이 집이 마치 도살장 같이 변해버렸습니다. 누가 이런 짓을 한 것일까요? 

결국 노부인은 숨을 거두게 되는데 간신히 한 마디를 남깁니다. ‘외국’이라는 단어를 말이지요. 모슨 의미일까? 하지만 이 단어는 언론에 유출되면서 인종 공격의 빌미가 되어버립니다. 과연 발란데르는 이 사건을 해결하고 자신이 꾸던 꿈을 다시 꾸러 침대에 돌아갈 수 있을까요?


“얼굴 없는 살인자”는 유리 열쇠상, 스웨덴 범죄소설상을 수상할 만큼 탁월하면서도 재미 역시 놓치지 않는  작품입니다. 또 한가지 특징적인 점은 인종 차별에 대한 고발과 국가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사회파 소설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헨닝 망켈이 소설가의 정체성 뿐 아니라 좌파 정치 활동가라는 정체성 역시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드러나듯 그는 사회적, 정치적 현실을 소설에 적극 반영하는 작가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1990년대에 처음 출간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에 와서도 시의성이 떨어지지 않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말 :  출판사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프리카의 끝’이라는 의미의 이름인 피니스아프리카에 출판사를 아름다운 표지로 유명한 ‘아르망 가마슈 시리즈’로 저는 처음 만났습니다. 그 외에도 ‘87분서 시리즈’를 비롯해 장르물을 꾸준히 출간하고 있는 출판사입니다. 처음에는 대형출판사의 임프린트이거나 탄탄한 중견 출판사의 장르 브랜드인 줄로만 알았던 적도 있습니다. 1인 출판사임을 알고 얼마나 놀랬던지. 



#얼굴없는살인자, #헨닝망켈, #박진세, #피니스아프리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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