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없는 수학책 - 하버드 천재 소년이 보여주는 구조와 패턴의 세계
마일로 베크먼 지음, 고유경 옮김 / 시공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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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없는 수학책 (마일로 베크먼 著, 고유경 譯, 시공사, 원제 : Math Without Numbers)”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마일로 베크먼 (Milo Beckman)은 1995년생으로 어렸을 때부터 수학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8살에 고등학교 수학 과정을 들었고 15세에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하였으며 기술회사, 은행, 미 상원 의회에서 근무하다 19세(!)에 은퇴하고 지금은 수학을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수학 분야는 위상수학, 해석학, 대수학 등입니다. 보통 고등학교까지의 학교 수학에서도 일부 다루고 있는 분야들이기도 합니다. 


저자에 따르면 위상수학 (Topology)는 도형에 대한 수학이지만 기하학(geometry)에 비해 조금 더 느슨한 측면이 있다고 합니다. 기하학에서 다루는 도형은 아주 딱딱해서 길이, 각도, 곡선, 모양 등이 정확하고 완벽하게 일치해야 ‘같다’라고 정의할 수 있는 엄격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 위상수학에서의 도형은 얇고 한없이 늘어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위상수학에서의 정사각형은 직사각형과 같고, 원은 타원과도 같다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니, 위상수학에서의 도형의 성질을 생각해 좀더 늘이고 줄여보면 원과 정사각형도 같아질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런 기본 개념을 설명한 다음 다양체 (manifold)에 대해 설명합니다. 다양체는 국소적으로는 유클리드 공간과 구별할 수 없지만 독특한 위상수학적 구조를 가질 수 있는 위상 공간을 의미하는데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양 끝점, 교점, 경계점, 분기점 등 특별한 점이 없는 도형이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줍니다. 

 

무한 (infinity)이라는 개념도 참 재미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무한이라는 개념에 접근하기 위해 기본 개념부터 새로운 규칙까지 차근차근 설명해 나갑니다. 그리고 그 유명한 힐베르트의 호텔 역설(Hilbert's Paradox of the Grand Hotel)을 통해 무한의 개념을 설명해줍니다. 

처음 무한을 접하고 조금 지나면 누구나 떠올리는 질문이 있지요. 무한보다 큰 값이 있을까라는 질문입니다. 정답은 ‘있다’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책을 통해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학이라는 것은 ‘수’를 다루는 학문인데 숫자 없는 수학책이 가능할까? 언뜻 제목만 보면 형용 모순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수학이라는 것이 비록 수와 그 수의 논리를 탐구하는 학문이었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삼라만상을 형식화하고 추상화하는 학문에 이르렀기 때문에 얼마든지 숫자 없이도 수학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굳이 숫자라는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설명할 수 있는 수학의 여러 개념들을 흥미롭게 풀어주고 있습니다. 






#숫자없는수학책, #마일로베크먼, #고유경, #시공사, #이북카페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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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흑인의 역사 - 진정한 해방을 향한 발자취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혼다 소조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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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흑인의 역사 (혼다 소조 著, 김효진 譯, AK커뮤니케이션즈)”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이와나미(岩波) 문고에서 출간되는 교양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이 책은  1964년 초판이 출간되었으며 이번에 A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번역 소개한 판본은 1991년 개정판입니다. 


1991년 3월 LAPD 소속 경찰관 4명이 추격전 끝에 차에서 운전자를 끌어내립니다. 그리고 그 운전자를 매우 심하게 폭행하였고 피투성이가 된 운전자는 경찰에 끌려가게 됩니다. 이 과정을 한 주민이 비디오로 찍어 방송사에 제보를 하였고 여론이 들고 일어나게 됩니다. 

폭행 피해자는 바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로드니 킹 (Rodney Glen King, 1965~2012). 

하지만 해를 넘겨 시작된 재판에서 폭행에 가담한 경찰들에게 무죄가 선고됩니다. 당시 배심원의 12명 중 10명이 백인이며 1명은 히스패닉계, 1명은 아시아계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판결에 분노한 아프리카계 흑인들은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폭동으로 바뀌어 갑니다. 


2020년 5월 미국 미니애폴리스 경찰국 경찰관은 위폐 사용 용의자 조지 플로이드 (George Floyd, 1973~2020)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9분 가까이 목을 무릎으로 눌러 사망하게 합니다. 이후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공권력의 과잉진압, 그리고 인종 차별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시위가 벌어지게 되고 이 시위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게 됩니다. 


미국 내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제는 이방인이나 타국의 시선으로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매우 많습니다. 특히 단일민족 신화를 가지고 있으며 내집단(內集團)에 대한 동조가 심한 우리네 시선으로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대부분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폭력에 의해 강제적으로 이주한 사람들의 후손입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순수한 아프리카계의 신체적 특징과는 다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부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백인으로 오해받을 만큼의 신체적 특징을 가지기도 할 정도이니까요.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인종적 정체성을 ‘흑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 함은 인종적(인종의 구분 자체도 비과학적이긴 합니다만) 구분이 아닌 혈통에 기초한 사회적, 정치적 규범이자 준거집단에 의한 구분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역사를 빼놓게 되면 현대로 이어지는 맥락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곤 합니다. 그만큼 미국의 역사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일 것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하는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역사에 대해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독서가 되었습니다.

 


#미국흑인의역사, #혼다소조, #김효진, #AK,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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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사의 힘 -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 내 글이 작품이 되는 법
샌드라 거스 지음, 지여울 옮김 / 윌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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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사의 힘 (샌드라 거스 著, 지여울 譯, 윌북, 원제 : Show, Don’t Tell)”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글로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묘사’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작법서입니다. 




글을 쓰는 작가가 어느 단계에 이르면 누구나 듣는 충고가 있다고 합니다.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라는 격언이 바로 그것인데요. 저자는 이 조언이 매우 훌륭한 조언인 것은 분명하지만 많은 조언자들이 그 의미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이야기합니다. 

 말하기는 작가의 결론과 해석을 독자에게 전해줌으로써 독자가 생각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사건을 독자에게 보고하는 형태이며 마치 기사를 읽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반면 보여주기는 독자에게 세부 사항을 전달함으로써 독자가 스스로 결론과 해석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독자가 바로 사건이 일어나는 순간에 그 사건을 경험하는 것처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말하기는 독자가 이야기 속의 사건과 인물, 상황에 거리를 두게 되고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들지만 보여주기는 이야기 안으로 독자를 끌어들여 능동적인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즉 보여주기가 말하기에 비해 독자의 참여와 능동적인 감정을 이끌어내는 데 훨씬 용이한 기법임과 동시에 독자에게 현장감을 선사하고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저자는 어떤 경우가 말하기에 해당하고 어떤 경우가 보여주기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으로 지적해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가 일부러 싸움을 걸려는 것이 명백했다.’와 같은 표현은 독자에게 ‘결론’을 이미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말하기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이 표현을 ‘그는 을러 대며 코 앞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댔다’로 바꾸면 독자에게 등장인물의 행동, 몸짓, 표정 등을 보여줌으로써 굳이 상태를 명시하지 않아도 일부러 싸움을 걸고 있다는 결론을 독자가 유추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고 합니다. 




원서 제목이기도 한 부제가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입니다. 보통 글을 쓰다 보면 주저리 주저리 설명이 길어지게 됩니다. 아마도 책에서 말하고 있는 ‘말하기’가 되겠지요. 하지만 잘 쓴 글들을 보다 보면 별다른 설명이나 서술 없이도 그 상황이나 장면을 이해할 수 있게 쓴 글들을 만나게 됩니다. 아마도 책에서 의미하는 묘사의 힘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서술과 묘사의 장단점만 비교하고 설명을 늘어놓는 책은 아닙니다. 실제 예시가 되는 문장들을 서술과 묘사로 나누어 독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직접 표현을 비교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각 장마다 연습할 수 있도록 워크북의 형태로 구성되어 묘사 기법을 실제로 써볼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매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책입니다. 




#묘사의힘, #샌드라거스, #지여울, #윌북, #이북카페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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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태도가 과학적일 때
이종필 지음 / 사계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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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태도가 과학적일 때 (이종필 著, 사계절)”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이종필 교수는 현재 건국대학교 상허교양대학에 근무하고 있는 물리학자입니다. 대중과학서적을 즐겨 읽는 분이시라면 여러 책들을 집필하기도 했고 해외 대중과학서적을 번역하기도 한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또한 페이스북이나 여러 언론 매체들을 통해 과학적 사고방식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는 분이기도 합니다. 특히 ‘일반인의 상대성 이론’ 강의는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은 강의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평소에도 자주 이야기하던 주제들을 모아 놓은 과학 에세이입니다. 제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와 태도, 사고방식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많은 내용들에 대해 공감하고 배운 부분이 많은데 특히 공감 가는 부분은 한국형 천재의 시대가 끝났다고 이야기하는 점입니다. 이 책의 주제문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는 너무 많이 사용되기도 하고 오용된 부분이 있어 다소 퇴색되기도 하고 희화화된 느낌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 맞이하는 세상은 지금까지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뉴노멀의 시대라는 점입니다. 

COVID-19 팬데믹 사태에 의해 촉발된 측면이 있지만, 기본소득을 예로 들어봅시다. 기본소득은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매우 전위적인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이해하고 있는 개념이 되었으며 이제는 더 나아가 기본 자산이나 기본 서비스 개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알파고 쇼크 이후 AI는 우리가 인지하는 세상 속에 뛰어들어왔으며 빅데이터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이렇듯 우리가 지금까지 진리이자 세상의 원리라 믿어 왔던 노멀이 마치 지각 변동하듯이 급격하게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암기를 잘하고 계산을 잘하는 인재, 즉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한국형 천재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지고 세계적 경쟁에서 뒤쳐지게 될 것이라는 것이 이종필 교수의 전망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21세기적 문법으로 생각의 회로를 바꾸어야 하는데 이에 필요한 것이 바로 과학적 태도와 사고 방식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과학은 지금까지 인류가 구축한 지식 창출 플랫폼 중 가장 훌륭한 것이고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론이기 때문입니다. AI에 비해 인간이 더 잘할 수 있는 것은 있는 지식이 단순 암기나 적용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찾아내는 것인데 이것은 과학적 방법으로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물론 과학이 언제나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재로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많은 방법론과 플랫폼 중에는 그나마 과학이 가장 훌륭한 도구로써의 대안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앞으로 펼쳐질 뉴노멀 시대를 살아가는 민주주의 시민으로서 역할과 의무, 권리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민 모두가 과학적 사고 방식, 그리고 과학적 태도를 가지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합니다. 더 이상 예측이 불가능한 시대를 맞이하여 이 책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물리학자의 고민을 함께 하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만들어내면 좋겠습니다.



#우리의태도가과학적일때, #이종필,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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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뇌는 왜 충고를 듣지 않을까?
에릭 라 블랑슈 지음, 조연희 옮김 / 일므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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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뇌는 왜 충고를 듣지 않을까? (에릭 라 블랑슈 著, 조연희 譯, 일므디, 원제 : Pourquoi votre cerveau n'en fait qu'à sa tête)”를 읽었습니다.



우리는 다른 동물들과는 다릅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대부분의 행위들을 다른 동물들도 할 수 있음이 차근 차근 알려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그 모든 것들을 매우 고도화하여 행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두뇌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다른 포유동물이 가진 일반적이 뇌구조와 별반 다르지 않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가져오게 했을까요? 많은 학자들은 인류 진화의 과정에서 뇌의 역할과 발달에 주목합니다. 

즉 인간의 뇌는 과거 인류들의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뇌는 숭고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반사 행동, 움직임, 시각, 본능, 감정, 기억 등을 담당하던 기관에 불과합니다. 진화 과정에서 우연히 획득한 예민한 지능으로 인해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돋보이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주목할 것이 있습니다. 과거 진화의 과정에서 획득한 뇌의 주요 기능들은 현재에 와서는 오히려 오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 많습니다.

이 책, “우리의 뇌는 왜 충고를 듣지 않을까?”을 통해 저자는 그러한 뇌의 오작동, 인지 편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합니다. 

 

가끔 외출했을 때 걱정이 들지는 않습니까, 전등은 다 끄고 나왔나, 가스 밸브는 잠그고 나온 것 맞나? 등등. 일종의 편집증에 해당하는 증세라고 합니다. 현대에 와서야 이런 것을 편집증이라고 하지만 과거의 인간은 이러한 편집증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어둠을 무서워하고, 숲을 걸을 때 누군가 뒤에서 쫓아오는 것이라 믿는 것. 이를 행위자 과잉 탐지 장치 (DHDA)라고 한다고 하네요. 이 장치는 과거에는 월등한 성능으로 인류가 생존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장치의 가장 큰 단점이 있었으니 바로 오작동률이 99%라는 것이죠. 언제나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살아가는 과거에는 이러한 오작동률보다 어쩌다 한 번 생명을 구하면 그것으로 족했습니다. 이 장치의 목적은 단 하나 무엇보다 뇌의 소유자가 살아남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과거에 비해 생명의 위협을 당할 확률이 현저히 줄어든 지금에는 이러한 오작동률이 상당히 거슬리는 것이죠. 



 만약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다고 가정하고 30만년 전에 태어난 아이를 지금 이 곳에 데려와 양육한다고 하면 우리 아이들과 큰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 세상이 싫어 30만 년 전으로 돌아가 살아간다 하더라도 원래 그곳에 살던 사람과는 큰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매우 지적인 존재라 생각하고 있지만 인류 전체가 가진 정보의 양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늘었지만 인간 개인이 가진 정보의 양은 30만 년 전의 조상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즉, 인간의 뇌는 30만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크기는 좀더 줄어들었죠. 

우리는 과거에 만들어진 뇌를 가지고 현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뇌는 더욱 많은 오류를 뿜어내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뇌는 디버그나 업그레이드 등의 AS가 안됩니다. 그냥 시대에 맞지 않는 이 뇌를 가지고 그대로 살아가야죠. 



#우리의뇌는왜충고를듣지않을까, #에릭라블랑슈, #조연희, #일므디,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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