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의 뇌는 왜 충고를 듣지 않을까?
에릭 라 블랑슈 지음, 조연희 옮김 / 일므디 / 2021년 11월
평점 :
“우리의 뇌는 왜 충고를 듣지 않을까? (에릭 라 블랑슈 著, 조연희 譯, 일므디, 원제 : Pourquoi votre cerveau n'en fait qu'à sa tête)”를 읽었습니다.

우리는 다른 동물들과는 다릅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대부분의 행위들을 다른 동물들도 할 수 있음이 차근 차근 알려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그 모든 것들을 매우 고도화하여 행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두뇌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다른 포유동물이 가진 일반적이 뇌구조와 별반 다르지 않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가져오게 했을까요? 많은 학자들은 인류 진화의 과정에서 뇌의 역할과 발달에 주목합니다.
즉 인간의 뇌는 과거 인류들의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뇌는 숭고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반사 행동, 움직임, 시각, 본능, 감정, 기억 등을 담당하던 기관에 불과합니다. 진화 과정에서 우연히 획득한 예민한 지능으로 인해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돋보이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주목할 것이 있습니다. 과거 진화의 과정에서 획득한 뇌의 주요 기능들은 현재에 와서는 오히려 오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 많습니다.
이 책, “우리의 뇌는 왜 충고를 듣지 않을까?”을 통해 저자는 그러한 뇌의 오작동, 인지 편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합니다.
가끔 외출했을 때 걱정이 들지는 않습니까, 전등은 다 끄고 나왔나, 가스 밸브는 잠그고 나온 것 맞나? 등등. 일종의 편집증에 해당하는 증세라고 합니다. 현대에 와서야 이런 것을 편집증이라고 하지만 과거의 인간은 이러한 편집증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어둠을 무서워하고, 숲을 걸을 때 누군가 뒤에서 쫓아오는 것이라 믿는 것. 이를 행위자 과잉 탐지 장치 (DHDA)라고 한다고 하네요. 이 장치는 과거에는 월등한 성능으로 인류가 생존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장치의 가장 큰 단점이 있었으니 바로 오작동률이 99%라는 것이죠. 언제나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살아가는 과거에는 이러한 오작동률보다 어쩌다 한 번 생명을 구하면 그것으로 족했습니다. 이 장치의 목적은 단 하나 무엇보다 뇌의 소유자가 살아남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과거에 비해 생명의 위협을 당할 확률이 현저히 줄어든 지금에는 이러한 오작동률이 상당히 거슬리는 것이죠.
만약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다고 가정하고 30만년 전에 태어난 아이를 지금 이 곳에 데려와 양육한다고 하면 우리 아이들과 큰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 세상이 싫어 30만 년 전으로 돌아가 살아간다 하더라도 원래 그곳에 살던 사람과는 큰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매우 지적인 존재라 생각하고 있지만 인류 전체가 가진 정보의 양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늘었지만 인간 개인이 가진 정보의 양은 30만 년 전의 조상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즉, 인간의 뇌는 30만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크기는 좀더 줄어들었죠.
우리는 과거에 만들어진 뇌를 가지고 현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뇌는 더욱 많은 오류를 뿜어내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뇌는 디버그나 업그레이드 등의 AS가 안됩니다. 그냥 시대에 맞지 않는 이 뇌를 가지고 그대로 살아가야죠.
#우리의뇌는왜충고를듣지않을까, #에릭라블랑슈, #조연희, #일므디,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