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길가메시 서사시 - 인류 최초의 신화 ㅣ 현대지성 클래식 40
앤드류 조지 엮음, 공경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0월
평점 :
“길가메시 서사시 (앤드류 조지 편, 공경희 역, 현대지성, 원제 : The Epic of Gilgamesh)”를 읽었습니다.
편저자인 앤드류 조지 (Andrew George)는 영국 출신의 바빌로니아 전공 학자입니다. 그는 지금도 고대 이라크 필경사들이 쓴 바빌론 등지의 原 점토판을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경력과 학문적 배경을 살펴 보면 ‘길가메시 서사시’ 원본의 주석과 해설에 있어 전문성을 가진 분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아카드어 바빌로니아 길가메시 표준판본과 수메르어 길가메시 시들을 모아 소개하였으며 현존하는 최고로 평가받는 길가메시 서사시 텍스트인 “The Epic of Gilgamesh”의 2020년 개정판을 원전으로 한 번역본입니다.
이 책의 1부는 지금으로부터 약 3천년 전 아카드어로 되어 있는 태블릿을 원전으로 하고 있고 2부는 수메르어로 되어 있는 시 다섯 편을 원전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2부의 경우 저자가 수메르어를 해독하여 세계 최초로 영어로 옮긴 것이라고 합니다. 이 작품들은 무려 4천년 전인 기원전 18세기 경 바빌로니아 필경사들이 옮겨 적은 글들이라고 합니다.
3부와 4부는 아카드어로 구성된 자료의 번역본들입니다.
이 책은 1~4부부를 읽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바빌론 연구의 권위를 인정받는 저자가 길가메시 서사시의 의미와 연구에 대한 글을 담은 마지막 해제가 백미라 생각합니다.

인류 최초의 서사시로 알려진 ‘길가메시 서사시’. 너무나 오래되다 보니 그 기원조차 알 수 없는 이 서사시를 읽는 것은 꽤나 벅찬 느낌을 줍니다. 수 천년 전으로 되돌아가 마치 모닥불에 둘러 앉아 마을의 장로에게 이야기를 듣는 느낌처럼 말이지요.
꽤 오래전 범우사板 “길가메시 서사시 (N.K. 샌다스 著, 이현주 譯, 범우사, 원제 : The Epic of Gilgamesh)”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펭귄판 고전문고를 번역한 이 책은 길가메시 서사시를 원전 그대로 옮기지 않고 독자들이 쉽게 읽게 하기 위해 마치 소설처럼 풀어 썼습니다.
이번에 읽은 현대지성板 “길가메시 서사시”는 ‘서사시’에 걸맞게 원전을 그대로 풀어 쓰고 관련한 해설을 후주에 붙인 구조로 이전에 읽은 범우사板과는 다른 흥미를 줍니다.
신화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살아가는 경험을 나타내며 삶과 정신의 본질을 찾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일 것입니다. 결국 인류의 문화와 정신적 뿌리를 이해하는데 신화는 많은 도움을 줍니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MCU)에 길가메시(마동석 扮)가 편입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길가메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 ‘길가메시 서사시’를 읽으면서 신화라는 것이 단지 그리스와 로마에만 있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신화가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말 : 초판 서문에 저자인 앤드류 조지 역시 ‘길가메시 서사시’를 처음 만난 계기가 바로 N.K. 샌다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N.K. 샌다스가 쓴 ‘길가메시 서사시’를 읽은 독자 중 하나가 바빌론 연구자가 되어 ‘길가메시 서사시’를 보다 완벽하게 편역한 책으로 내고, 같은 책을 읽었던 독자 중 하나는 다시 독자로 그 책을 만나게 되는 것은 참 신기한 경험입니다.
#길가메시서사시, #앤드류조지, #공경희, #현대지성,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