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시간
유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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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시간 (유영민 著, 자음과모음)”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유영민 작가는 청소년 문학상을 수강한 “오즈의 의류 수거함”을 통해 만난 적이 있는 작가입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의류 수거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펼쳐낸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화성의 시간”은 작가가 기존에 활동하던 청소년 문학 영역이 아닌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입니다.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민간조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성황은 하루 종일 걸려오는 대부 광고 전화에 짜증이 나지만 전화를 안 받을 수도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화 한 통이 걸려옵니다. 6년 전 실종된 여동생을 찾는다는 한 남자의 전화. 

6년이나 지났다면 살아 있을 확률이 극히 희박한데..

그리고 남자가 여동생은 다수의 보험을 들어 놨고 사망 시  보험금이 30억 정도나 된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과거 형사 시절 경험에 비추어 봐서 거액의 보험금과 실종을 연관시켜 보면 살인 사건까지 숨어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건을 의뢰 받고 실종자의 남편을 조사하기 위해 만납니다. 남편의 책상 위에 올려진 작은 액자 하나. 실종자의 사진입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뭔가 이상합니다. 액자의 방향이 의자에 앉앉은 사람이 아니라 반대편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상합니다. 실종자의 남편 뿐 아닙니다. 조사를 위해 만나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이상한 느낌을 풍기고, 조사가 진행되면서 이상한 사실들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리고 반전.




. 너무나 많이 벌어지고 있는 사건이라 뉴스에는 제대로 보도되지 않지만 매년 수만에 달하는 성인 실종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중 단순 가출인 경우가 많고 귀가 조치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중 일부는 여전히 미발견 상태이며 범죄 피해자일 수도 있습니다.

유영민 작가는 우리 주변의 사실에서 이야기를 뽑아내는 역량이 탁월하다 느낀 적이 있는데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로 이러한 작가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원하신다면, 그리고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신다면 이 작품을 추천드립니다.



#화성의시간, #유영민, #자음과모음,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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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워칭 유
테레사 드리스콜 지음, 유혜인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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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워칭 유 (테레사 드리스콜 著, 유혜인 譯, 마시멜로, 원제 : I Am Watching You)”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테레사 드리스콜 (Teresa Driscoll)은 미스터리나 스릴러를 주로 쓰는 미국 출신 소설가입니다. 소설가로 데뷔하기 이전 TV 기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경력이 이채롭습니다. 2014년 첫 소설로 데뷔했고 이번에 읽은 “아임 워칭 유”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작가입니다.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내 실수였다. 이제는 안다.”


검은 비닐봉지를 하나씩 들고 가치에 탄 두 남자. 목청 크고 요란스러운 그 남자들은 대충 20대 정도. 그 나이대의 남자들이 그러듯 철딱서니가 없습니다. 자동문을 가지고 열었다 닫았다 장난치던 그들은 두 소녀를 발견하고 불길한 눈빛을 서로 주고 받습니다. 

두 소녀와 자기 소개를 하면서 말을 주고 받는 두 남자. 한 소녀가 비닐봉지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관심을 갖습니다. 검은 비닐 봉지 안에은 개인 소지품이 들어있습니다.

네, 교도소에서 막 출소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자신들은 친구를 보호하기 위해 죄를 지었고 그래서 감옥에 갔다고 변명합니다. 소녀들은 그 말을 믿습니다. 

‘나’는 그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일부러 엿들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었는데 워낙 큰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듣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어른으로서 개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리를 뜬 두 남자와 소녀를 따라가다 낯뜨거운 소리를 듣습니다.

수치심과 민망함. 

그래 요즘 아이들은 이렇구나.


다음날 소녀 중 한 아이가 실종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있는 ‘나’

변명들이 머리 속에 맴돕니다. 원래는 전화하려고 했는데.


실종된 아이가 1년이 지났습니다. 수사가 다시 활발해질까? 하지만 ‘나’는 공포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처다볼 때의 그 표정. ‘알고도 말 안 한 여자.’ 경찰은 내 이름을 고의로 흘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엽서가 날아옵니다.

‘왜 안 도와줬어?’

며칠 후 엽서가 하나 또 옵니다.

‘재수 없는 X, 잠이 오냐?’

누가 엽서를 보내는 것일까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닙니다. 이건 복수를 당하는 것입니다.


내가 행동하지 않아서.


거짓말, 방관자, 증인 그리고 비밀. 이 책은 소녀의 실종과 그 비밀을 풀어가는 서스펜스 스릴러입니다. 

현실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상황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변해가면서 무력하게 대중에게 노출된 엘라에 쉽게 감정이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엘라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엽서의 발신자를 찾아 나서고, 그러면서 거짓 속에서 비밀이 하나 둘 씩 밝혀지는 과정이 매우 정석적이면서도 흥미로웠습니다.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임워칭유, #테레사드리스콜, #유혜인, #마시멜로, #이북카페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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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L에 어서 오세요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9
클레이븐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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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소재의 SF.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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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 왕PD의 토크멘터리, 태조부터 세조까지 조선왕조실록 1
왕현철 지음 / 스마트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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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PD의 토크멘터리 : 조선왕조실록 (왕현철 著, 스마트북스)”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왕현철님은 KBS PD 출신으로 30여년 간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한 경력을 가지고 계신 분입니다. 특히 조선 역사에 관심이 많다 하는데 그런 관심을 반영하듯 ‘조선왕조실록’의 완독에 도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그 결과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왕PD의 토크멘터리 : 조선왕조실록”은 정사(正史)로 인정받고 있는 조선왕조실록 (1894권)을 기반으로 태조의 즉위부터 세조 시대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 뒤의 시대에 대해서는 후속편으로 나올 것 같습니다. 


보통 조선 건국은 이성계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조선의 건국은 정도전으로 대표되는 신진사대부  세력이 이성계를 왕으로 추대하는 기획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통해 정권을 잡고 난 다음에도 구세력들이 일소된 것처럼 보였지만 여전히 고려를 존속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특히 정몽주가 대표적인 인물이었지요. 정몽주는 이성계가 낙마하여 부상을 크게 입은 일을 기화로 이성계를 떠받치고 있는 신진사대부 핵심인물인 조준, 정도전, 남은 등을 탄핵하려고 합니다. 이때 이방원이 선죽교에서 정몽주를 살해함으로써 신진사대부 세력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었고 이후 이성계가 왕에 등극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이때 누가 가장 먼저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는 것을 주장했을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책에서는 최초의 모의자를 남은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남은은 조인옥과 함께 이성계를 왕으로 추대할 것을 논의한 다음 차츰 이방원, 조준, 정도전까지 불러모아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합니다. 의외로 정도전은 ‘삼봉집’ (정도전의 문집)을 비롯해 다른 기록에서도 그 스스로가 이성계를 왕으로 추대하고 조선을 건국하려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은 적이 거의 없다고 하네요. 

그리고 또 한 명 조선 건국에 탁월한 공을 세운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조준입니다. 민생을 위해여말 이성계와 손을 잡고 사전혁파를 이루어 냈으며 ‘경제육전’ 등을 편찬하여 조선 초기 나라의 기틀을 만들었습니다. 


“왕PD의 토크멘터리 : 조선왕조실록”은 태조 뿐 아니라 태종, 세종, 세조까지 조선 초기의 역사를 조선왕조실록에 기반한 사실 (史實)을 근거삼아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표지를 보고 책의 내용을 다소 가볍게 생각했는데 이는 단순한 선입견이었고 책에서 전하고 있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에 대한 해석은 가볍지 않으면서도 흥미롭습니다.


조선 초기 역사를 제대로 알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릴 수 있는 책이 한 권 더 생긴 것 같습니다. 



#왕PD의토크멘터리, #조선왕조실록, #왕현철, #스마트북스, #리뷰어스클럽, #한국인물사, #왕PD의토크멘터리조선왕조실록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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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인구
엘리자베스 문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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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류 인구 (엘리자베스 문 著, 강선재 譯, 푸른숲, 원제 : Remnant Population)”를 읽었습니다.



내가 잘못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 몇 번을 다시 봤습니다. 엘리자베스 문 (Elizabeth Moon, 1945~)의 작품이 신간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전까지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된 엘리자베스 문의 작품은 “어둠의 속도 (정소연 譯, 북스피어, 원제 : The Speed of Dark)”가 유일한 것이었습니다. SF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엘리자베스 문 이후에는 자주 등장하긴 하지만) 소수자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정상성(正常性, normality)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 등을 통해 작가와 교감할 수 있는 훌륭한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이후 엘리자베스 문의 다른 작품을 보고 싶었지만 척박한 국내 SF 시장에서는 요원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푸른숲 출판사에서 “어둠의 속도 (정소연 譯, 푸른숲)”를 복간하면서 그녀의 유이한非시리즈 장편소설 중 하나인 “잔류 인구”까지 번역 소개해준 것입니다. 


오필리아는 ‘다리도 아직 튼튼하고 손도 노화와 노동으로 옹이투성이일지언정 아직 쓸 만’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40년 가까이 살아온 이곳, 심스 벵코프 콜로니를 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아들이 이야기합니다. ‘컴퍼니가 사업권을 잃었어요’ 어떤 의미인지 말을 되풀이하지만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떠나야 한다는 뜻이죠. 그들은 콜로니를 버릴 거에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입니다. 

단지 이주지만 선택할 수 있을 뿐. 이제 집과 고향을 강제적으로 버려야 합니다. 

‘40년이라는 세월은 누군가에게는 평생이고 누군가에게는 그 이상’인데…

그리고 오필리아는 결심합니다. 이곳에 남기로….

이곳에 남게 되면 모자를 쓰라고 그를 들볶이지도 않을 것이구요. 

네, 맞습니다.


이제 그녀는 처음으로 그녀의 삶을 온전히 스스로의 것으로 할 수 있습니다.

늦은 깨달음.



 

 엘리자베스 문은 ‘쓸모없음’으로 대표되는 70대 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과연 인간의 ‘쓸모’가 무엇인지를 독자에게 물어보고 있습니다. 노동력, 경제력, 번식력 등 어떤 것인 인간의 쓸모일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작중에서 쓸모없는 노인으로 취급받던 사람이 어느 순간 가장 인류에게 가장 중요하고 쓸모 있으며 필요한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책을 읽다 보면 인간의 쓸모에 대해 자연스레 생각하게 되며 결국에는 인간의 쓸모란 없으며 인간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제 의식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퍼스트 컨택트 (first contact) 이후 비아(非我)를 받아들이는 과정과 흐름을 읽는 것도 이 책의 또다른 묘미가 될 것 같습니다.


지인들에게 반드시 읽기를 추천드리는 책 목록에 한 줄이 더 늘었습니다.

 


#잔류인구, #엘리자베스문, #강선재, #푸른숲,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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