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녀 - 남들보다 튀는 여자들의 목을 쳐라
모나 숄레 지음, 유정애 옮김 / 마음서재 / 2021년 11월
평점 :
“마녀 (모냐 숄레 著, 유정애 譯, 마음서재, 원제 : Sorcières : La puissance invaincue des femmes)”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모냐 숄레 (Mona Chollet)는 스위스 출신의 작가이자 프리랜서 기자라고 합니다. “치명적 아름다움”이라는 책을 통해 유행, 미모 등에 대한 통렬한 글을 쓰기도 했다고 하네요. 그녀의 저작 중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살고 있나요 (박명숙 譯, 부키, 원제 : Chez soi: Une odyssee de l'espace domestique)”를 통해 우리나라에 소개된 바 있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이 책, “마녀”는 저자의 두번째 페미니즘 책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첫 책보다 먼저 소개된 책이네요.
‘마녀’의 기원은 꽤나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마녀라는 개념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던 시기는 바로 중세 시대입니다. 우리가 흔히 들어봤던 바로 그 ‘마녀 사냥’이죠. ‘마녀 사냥’을 정의하고자 하는 학자들도 많았는데 ‘자본주의로의 이행 단계에서 경제적 이해관계 하에서 일어난 반 여성운동’으로 보는 관점이 있고, 또하나의 관점은 여성이라는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종교적 광기에 기반한 폭력성의 배출’로 보는 관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종교적, 사법적 권위와 결합하여 일어난 반인륜적이며 반인권적인 미소지니적 학살 행위로 보는 관점도 있습니다
어떤 관점을 취하던 간에 ‘마녀 사냥’의 주 대상은 바로 여성이라는 것입니다. 종교 중심의 중세 암흑기를 지나 인간 중심의 부흥 운동이 르네상스 (Renaissance)라는 이름으로 한참 일어나고 있을 무렵임에도 불구하고, 한편에서는 종교의 이름 아래 여성의 인권을 짓밟는 야만의 행위가 벌어지고 있었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하죠.
현대에 접어들면서 피해자였던 ‘마녀’가 대중문화를 통해 ‘코에는 사마귀가 나 있고, 머리에는 원뿔형 모자를 썼으며, 빗자루에 걸터 앉아 째지는 목소리로 심술 사납고도 요란스레 웃어대는 추한 노파”로 부정적으로 묘사되었습니다. 백설공주의 계모를 생각하면 딱 떠오르는 바로 그 모습이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마녀의 모습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피해자로서의 상징은 탈색되고 순수한 여성 마법사로의 모습도 가지게 된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특정 상징을 대중문화에서 활용하는 것은 창작자의 자유에 해당하는 영역이긴 합니다만 앞서 이야기한 두 경우 모두 과거 희생된 분들을 생각하면 그 대우는 온당치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저자인 모나 숄레는 이러한 온당치 않은 대우 내지는 현상을 우리가 그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가장 절망스러운 인류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마녀 사냥은 불행을 해소하기 위해 희생양을 ‘언제나’ 찾고 있고 증오의 담론을 물리적 폭력으로 나타내려고 한 전형적인 ‘인류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모습을 탈색하지 않고, 피해자를 비난하지 않고서는 바라볼 수 없는 문제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묻습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여성은 바로 마녀 사냥이라는 역사적 범죄에 희생당한 상속녀들은 아닐까요? 과연 마녀 사냥은 끝났을까요? 그리고 저자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책에서 내내 구하고 있습니다.

#마녀, #모나숄레, #마음서재,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남들보다튀는여자들의목을쳐라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