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배우는 의학의 역사 - 개정판 한빛비즈 교양툰 14
장 노엘 파비아니 지음, 필리프 베르코비치 그림, 김모 옮김, 조한나 감수 / 한빛비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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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로 배우는 의학의 역사 (장 노엘 파비아니 著, 필리프 베르코비치 畵, 김모 譯, 조한나 監, 한빛비즈, 원제 : L'incroyable histoire de la médecine)”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지난 2019년에 출간된 동명의 책의 개정판으로 기존판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이야기들을 추가한 판본입니다.


저자인 장 노엘 파비아니 (Jean-Noël Fabiani)는 프랑스 의사이자 교수로 학생들 앞에서 효과적인 강의를 하기 위해 의학사에 대한 일화를 들려주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런 강의가 바로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로 엮어졌다고 합니다.

그림을 그린 분은 필리프 베르코비치 (Philippe Bercovici)로 만화 잡지 편집자이자 만화가입니다. 


 

이 책은 많은 일화를 통해 의학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특히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은 바로 여성 의사에 대한 내용입니다.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의학에 여성을 위한 자리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의 아그노디케에게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할 만큼 큰 열정이 있었습니다. 남장을 하고 의학을 배우고 다른 사람을 치료하는 데 목숨을 걸었으니까요. 아그노디케는 의사로서 명성이 높아지자 다른 의사들의 질투를 받게 되었습니다. 아그노디케가 여성임을 동료의사가 고발하였고 마침내 법정에까지 서게 됩니다. 벌거벗겨진 아그노디케는 처벌을 받을 위험에 처해져 있었으나 그녀로부터 치료를 받은 많은 사람들의 탄원에 힘입어 방면되었고 아테네에서는 여성의 의료를 금지하는 행위가 마침내 폐지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유럽에서 여성의 의학 전공은 허용되지 않았고 2000년이 지난 1875년에 마들렌 브레에 이르러서야 프랑스에서는 여성 의학박사가 탄생하였습니다. 또한 도로테아 부카, 트로룰타, 엘리자베스 블랙웰, 엘리자베스 가렛, 크룸프케와 에드워드, 수잔 노엘 등 의학에 여성이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연 선구자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김점동이라는 분은 1900년 의학박사 학위를 받아 최초의 한국계 여성 의학박사가 되었는데 아쉽게도 프랑스 분이 쓴 책이다 보니 이 사례는 안나오네요.)


히포크라테스라는 이름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의외로 의학의 역사는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분야입니다. 또한 쉽게 접근하기도 어려운 분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의학사를 일화 중심으로 꾸며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하여 들려줌으로써 지루하지 않으면서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 접근성 측면에서 탁월합니다. 의학사에 궁금했던 독자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만화로배우는의학의역사, #장노엘파비아니, #필리프베르코비치, #김모, #조한나, #한빛비즈,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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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가 말할 때 - 법의학이 밝혀낸 삶의 마지막 순간들
클라아스 부쉬만 지음, 박은결 옮김 / 웨일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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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가 말할 때 (클라아스 부쉬만 著, 박은결 譯, 웨일북, 원제 : Wenn die Toten sprechen: Spektakuläre Fälle aus der Rechtsmedizin )”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클라아스 부쉬만 (Claas Buschmann)은 베를린 샤리테 대학병원에서 법의학과장을 역임한 바 있는 독일 법의학자입니다.

법의학( forensic medicine)이란 법률상 문제가 되는 의학적 사항을 연구하는 의학의 세부 학문입니다. 법의학자는 이러한 법의학에 종사하는 직업을 의미하는데 보통 법학과 의학 양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필요로 한다고 합니다.


지하철 터널 안에서 미라화된 사람의 발이 발견됩니다. 그 발이 어디에서 왔는지, 누구의 발인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저자는 직업적 호기심에 여러 기록들을 살핍니다. 몇 년 전 사건이 눈에 띕니다. 젊은 청년이 열차에 뛰어 들어 사망한 사건. 이 사건의 특이한 점은 사라진 왼쪽 발입니다. 이번에 발견된 미라화된 발은 왼쪽 발일까요? 그때 사라진 청년의 발이 맞을까요?


완전히 미라화 되어 왼발인지 오른발인지 알 수도, 청년의 것인지, 노인의 것인지 알 수도 없습니다. 결국 저자는 그 발에서 DAN 샘플을 채취해 그 청년의 샘플과 비교해보기로 합니다. 


과연 이 발은 그 청년의 잃어버린 왼발일까요?



이 책은 저자가 법의학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엮은 것입니다. 그가 15년 동안 법의학자로 재직하면서 겪은 인상깊은 12가지의 사건을 책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은 하나가 아니며 언제나 죽음에 직면하고 있는 삶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보통은 살아가면서 죽음을 떠올리지 못하며 추상의 영역에 두려고 합니다. 저자는 늘상 죽음을 직면하는 직업적 특성 상 죽음이 추상적 영역에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또한 저자는 죽음이 ‘외롭거나 억울하지 않도록’ 죽은 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말을 듣고자 노력하는 직업적 소명의식도 가지고 있습니다.


‘죽은 이들은 슬픔과 고통으로부터 자유롭다. 그에 비해 살아 있는 우리는 아직 죽음을 앞두고 있다. 그것은 오히려 잔혹한 일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삶과 죽음의 사례를 접하면서 죽음이 추상적인 영역이 아님을, 억울한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영역에서 많은 노력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법의학이라는 분야는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많이 접했지만 그렇게 접한 법의학은 법의학이 가진 많은 얼굴 중 극히 일부임을 알기도 했습니다.  





#죽은자가말할때, #클라아스부쉬만, #박은결, #웨일북,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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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숲 - 나의 문어 선생님과 함께한 야생의 세계
크레이그 포스터.로스 프릴링크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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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의 숲 (크레이그 포스터, 로스 프릴링크 共著, 이충호 譯, 해나무, 원제 : Sea Change: Primal Joy and the Art of Underwater Tracking)”를 읽었습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을 보신 분이라면 이 책의 저자 이름이 낯익을 것 같습니다. 바로 그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출연하신 분입니다. 

저자인 크레이그 포스터 (Craig Foster)는 영화 제작자이자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으로 앞서 이야기한 ‘나의 문어 선생님 (My Octopus teacher)를 통해 2021년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이 책, “바다의 숲”은 정말 놀라운 책입니다.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은 문어와 크레이그가 주연이기에 다른 바다 생물들에는 주목하지 못했는데 이 책은 등장하는 많은 바다 생물 모두가 주연입니다. 문어 뿐 아니라 고래, 상어, 흑갑오징어, 말미잘, 군소, 가오리, 삿갓조개 등 동물 뿐 아니라 바다 속 거대한 수풀까지 모두 말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연의 생물과 함께 헤엄치며 자연을 배우는 인간들 역시 주연의 하나입니다. 문어 선생님은 크레이그에게 바다숲의 동물들처럼 움직이는 방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헤엄치며 일으키는 압력파는 아주 작아야 하고, 몸의 근육은 완전히 이완시켜야 하며, 물을 튀기거나 빠른 움직임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문어 선생님이 가르쳐준 대로 물 속에서 오랫동안 움직이는 법을 터득하자 수중 생물들과의 관계에는 변화가 생깁니다. 낯선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낸 많은 수중 동물들이 크레이그에게 다가온 것입니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스스로를 칭하면서 다른 생물과는 다른 존재라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아가고 있습니다. 인간은 지구에 나타난 다른 생명체와 전혀 다른 존재가 아님을. 지구와 지구 생태계라는 거대한 공동체에서 함께 생존해가는 동료임을 말이지요. “나의 문어 선생님”은 우리의 깨달음을 보여준 작품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겠지요. 우리는 우리의 공동체를 지켜야할 사명과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 공간에 어떤 존재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아 보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필요에 의해서만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너무 삭막한 일일 것 같네요. 이 책은 굳이 필요가 아니더라도 감동과 흥미라는 측면에서도 읽을 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입니다. 

“나의 문어 선생님”의 여운이 남아 있는 독자라면 더더욱 권해드리고 싶은 책이기도 합니다.






#바다의숲, #크레이그포스터, #로스프릴링크, #이충호, #해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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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의 움직이는 찻집
레베카 레이즌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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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의 움직이는 찻집 (레베카 레이즌 著,이은선 譯, 황금시간, 원제 : Rosie's Travelling Tea Shop)”을 읽었습니다.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당신은 즉흥적이지 못한 게 문제야. 로지…’


로지는 요란하게 애정을 표현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고리타분하다는 남편의 비난은 과한 데가 있습니다. 그리고 퍼뜩 드는 생각. ‘다른 사람이 생겼구나.’


‘내 나이 서른 둘. 이것이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런 마음을 먹은 순간 만나게 된 캠핑카 ‘포피’


‘내가 본 때를 보여주겠어’


현재의 삶이 무너진 상황에서의 일상을 벗어나 그렇게 시작한 일생 최대의 모험.


로지는 캠핑카 포피와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영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새로운 삶’





저자인 레베카 레이즌 (Rebecca Raisin)은 로맨스 작가인데 독특하게 공간 중심적인 작품들을 많이 선보여 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작가의 작품 중 우리나라에 소개된 작품들은 “센 강변의 작은 책방 (원제 : The Little Bookshop on the Seine)”, “샹젤리제 거리의 작은 향수 가게 (원제 : The Little Perfume Shop off the Champs-Élysées)”, “에펠탑 아래의 작은 앤티크 숍 (The Little Antique Shop under the Eiffel Tower)”으로 로맨틱 파리 3부작으로 알려진 작품들인데, 이 작품들을 보면 제목에서 강하게 드러나듯 공간 중심적이며 우리나라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진저브레드 카페’ 시리즈 역시 그런 경향성이 강하게 드러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파리 3부작을 통해 즐겁고 로맨틱한 이야기를 선보였던 레베카 레이즌이 이제 영국을 배경으로 유쾌하면서도 즐거운 사랑 이야기를 들고 돌아왔습니다. 

또한 삶을 자신의 통제 하에, 혹은 계획 하에 살아가려고 하지만 그렇게 마음먹은 것처럼 계획대로, 통제대로 쉽게 살아지지 않는 주인공 로지의 삶을 보고 있으면 우리네 삶도 살짝 겹쳐보입니다. 하지만 로지는 운이 좋습니다. 그렇게 익숙한 삶에서 떠나 만난 낯선 삶에서도 사랑과 행복을 찾아가니까요. 

겨울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11월 말입니다. 날이 쌀쌀해지면서 기분 역시 우울해질 때 핫초코와 함께 로맨스물이 읽고 싶어지는 것은 몸과 마음이 달달한 것을 원하기 때문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음 작품은 아마 아리아가 주인공인 이야기인 것 같은데, 기대해봅니다.







#로지의움직이는찻집, #레베카레이즌, #이은선, #황금시간,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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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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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著, 한정아 譯, 북로드, 원제 : Djinn Patrol on the Purple Line)”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디파 아나파라 (Deepa Anappara)는 인도에서 태어나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다 영국으로 이주하여 소설가로 데뷔한 작가입니다. 인도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던 시절 가난, 그리고 종교적 폭력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도로 많은 수상을 하였다고 합니다. 

특히 이 작품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은 그가 영국으로 이주한 뒤 처음 쓴 소설인데 많은 문학상을 수상하였고, 특히 2021년 에드가상(Edgar Award)*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쓰레기가 가득한 빈민가에 살고 있으며 공부에는 관심 없지만 범죄 드라마를 좋아하는 자이. 어느 날부터인가 아이들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자이는 친구들과 함께 사건을 뒤 쫓기 시작합니다. 



어린 시절, ‘맥거크 탐정단’이라는 아동용 소설을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리즈였는데 하나 하나 다 사서 읽었죠. 워낙 오래 전이라 이야기는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기억에 남습니다. 유쾌하면서도 희망찬 분위기, 그런게 있었죠.

하지만 이 책에서 묘사되는 어린이 탐정단의 분위기는 전혀 다릅니다. 실제 인도 빈민가에서 실종되는 엄청난 수의 어린이에 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소설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더욱더 그렇습니다. 이 책에서 작가는 현대 인도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문제점, 불평등, 계급, 차별, 범죄, 학대, 착취 등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직면하게 만들어줍니다. 


인도라는 나라를 곰곰히 보면 참 신기한 나라입니다. 국력이나 경제력에 있어서는 G20에 포함될 만큼 강력한 나라이기도 하지만 국가 시스템은 그에 미치지 못하지요. 특히 신분제 같은 경우는 현대 국가라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알고 있고, 빈부 격차 역시 심하기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들은 그 나라의 내밀한 모습이 아니라 표피적인 인상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에 묘사된 인도인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실종 사건을 좇는 아이들의 시선을 따라 가는 이야기와 더불어 이 작품을 감상하는 포인트들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덧붙이는 말 : 에드가 상은 에드가 앨런 포 (Edgar Allan Poe, 1809~1849)를 기념하여 미국 내에서 발표한 미스터리 작품에 수상하는 문학상으로 영국 추리작가 협회에서 수상하는 CWA 대거상과 더불어 미스터리 분야에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문학상 중 하나입니다.




#보라선열차와사라진아이들, #디파아나파라, #한정아, #북로드,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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