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둠 : 재앙의 정치학 - 전 지구적 재앙은 인류에게 무엇을 남기는가 ㅣ Philos 시리즈 8
니얼 퍼거슨 지음, 홍기빈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둠, 재앙의 정치학 (니얼 퍼거슨 著, 홍기빈 譯, 21세기북스, 원제 : Doom: The Politics of Catastrophe)”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니얼 퍼거슨 (Niall Campbell Ferguson, 1964~)은 영국 출신의 역사학자이며 경제사학자입니다. 특히 그는 대중 대상 역사 서적 집필로 이름을 크게 얻었는데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된 책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또한 그의 저서 중 상당수는 이미 TV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많은 방송국에서 방영했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학문적 엄밀함에 대해서도 상당한 비판을 받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의 제국주의에 대해 그가 가진 긍정적인 견해에 대해서도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소개하는 것처럼 21세기 최고의 경제사학자라는 타이틀은 무리가 있지만 그의 글쓰기는 대중들에게 상당히 많이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매우 쉽게 다가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니얼 퍼거슨은 많은 재난의 역사를 연구하면서 어떤 재난도 완전하게 외생적인 사건은 없다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물론 소행성 충돌 같은 사건은 예외일 수 있지만 마지막으로 벌어진 소행성 충돌은 지금으로부터 약 6600만 년 전에 벌어졌고 인류가 역사적으로 당한 재난의 대부분은 외생적 변수 외에 내재적 변수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인재 (人災)와 천재 (天災)를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단언합니다.

특히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대규모 감염병 사태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바이러스나 세균은 그 자체로 존재할 뿐 이것이 감염병 사태를 일으키려면 사회적 네트워크가 허용해야 가능합니다. 결국 재난은 정치, 경제, 문화에 심대한 영향과 결과를 가져오지만 그것의 성격은 우리의 직관과도 다른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
재난을 예측 가능성으로 구분하면 회색 코뿔소 (grey rhino), 검은 백조 (black swan), 드래곤 킹 (dragon king)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사회적 네트워크의 복잡성에 영향을 받는 것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는 것이 저자의 주된 주장입니다.
이 책, “둠, 재앙의 정치학”은 니얼 퍼거슨이 그동안 많은 저서에서 다룬 재앙, 재난이라는 소재를 ‘삶’, 정치 그리고 정책이라는 관점에서 다루고 있는 역사책입니다. 특히 그는 이 책을 통해 니얼 퍼거슨은 COVID-19에 의한 팬데믹 상황의 영향은 국내 정치보다는 지정학적 영역에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에 벌어지고 있는 2차 냉전은 팬데믹 이전에 이미 시작되었지만 팬데믹 도중, 그리고 펜데믹이 종식된 이후 더 치열하게 벌어질 것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COVID-19에 의한 팬데믹 상황이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재난의 역사를 일람할 수 있는 이 책은 재난 이후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판단하는데 필요한 시의성과 인사이트를 주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말)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된 니얼 퍼거슨의 저서들 (공저 제외)
둠, 재앙의 정치학 (홍기빈 譯, 21세기북스, 원제 : Doom: The Politics of Catastrophe)
시빌라이제이션 (구세희, 김정희 共譯, 21세기북스, 원제 : The Civilization: the West an the Rest)
금융의 지배 (김선영 譯, 민음사, 원제 : The Ascent of Money: A Financial History of the World)
광장과 타워 (홍기빈 譯, 21세기북스, 원제 : The Square and the Tower: Networks and Power, from the Freemasons to Facebook)
증오의 세기 (이현주 譯, 민음사, 원제 : The War of the World: Twentieth-Century Conflict and the Descent of the West)
로스차일드 (윤영애 譯, 21세기북스, 원제 : The House of Rothschild, 전 2권)
제국 (김종원 譯, 민음사, 원제 : Empire: How Britain Made the Modern World)
위대한 퇴보 (구세희 譯, 21세기북스, 원제 : The Great Degeneration)
하이 파이낸셔 (김지현, 정현선 共譯, 21세기북스, 원제 : High Financier: The Lives and Time of Siegmund Warburg)
콜로서스 (김일영, 강규형 共譯, 21세기북스, 원제 : Colossus: The Rise and Fall of the American Empire)
현금의 지배 (류후구 譯, 김영사, 원제 : The Cash Nexus : Money and Power in the Modern World, 1700~2000)
#둠재앙의정치학, #니얼퍼거슨, #홍기빈, #21세기북스, #책좋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