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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부터의 탈출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2월
평점 :
“미래로부터의 탈출 (고바야시 야스미 著, 김은모 譯, 검은숲, 원제 : 未来からの脱出)”를 읽었습니다. 이 작품은 고바야시 야스미 (小林泰三, 1962~2020)이 생전에 발표한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자인 고바야시 야스미는 SF, 미스터리, 호러 등 여러 장르에 걸쳐 작품 활동을 왕성하게 한 작가로 우리나라에는 “엘리스 죽이기(김은모 譯, 검은숲, 원제 : アリス殺し)”를 비롯한 미스터리 장르인 ‘죽이기’ 시리즈로 유명합니다.
제가 이 작가를 처음 만난 게 “기억 파단자 (주자덕 譯, 아프로스미디어, 원제 : 記憶破断者)”였고, 두 번째 만난 작품이 “분리된 기억의 세계 (민경욱 譯, 하빌리스 원제 : 失われた過去と未來の犯罪)”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세번째로 만난 작품이 이번에 읽은 “미래로부터의 탈출”입니다.
제가 만난 고바야시 야스미 작가의 세 작품이 공교롭게도 모두 ‘기억’을 중요 소재로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요양시설로 추정되는 곳에서 살아가는 노인 사부로. 몇 살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100세 정도? 텔레비전을 통해 녹화된 영상이나 멍하니 바라보던 무료한 생활. 몇 번이나 본 것 같지만 기억에 없습니다.

‘기억에 남김으로써 인간은 변화’하는 법인데. 내 인생은 매번 도돌이표를 그리고 있지는 않을까? 새삼스럽게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서랍에서 발견한 일기장. 기억은 희미하지만 자신이 일기를 쓰고 있었다는 인식은 남아 있습니다.
그러다 드는 의문. 이곳은 어떤 곳일까? 그리고 일기장에서 발견한 암호.
‘여기는 감옥이다.’
사부로는 탈출을 위해 믿을 수 있는 동료를 모으기 시작합니다.
과연 사부로는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기억은 비록 불완전하지만 인간의 정체성을 정의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렇기에 기억은 문학이나 영화의 소재로 다양하게 활용되어 왔습니다. 특히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억을 SF적 소재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기억이라는 소재를 소설 속의 장치로 활용할 경우 정체성 혼란에 대한 묘사를 그럴 듯 하게 하거나 서술 트릭을 통해 독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소재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매력적이지만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데도 매우 유용합니다.
또한 이 작품에는 중요한 질문 하나가 더 던져집니다. (이 질문은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어 어떤 질문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고바야시 야스미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소재들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몰입감 있는 이야기 구조로 만들내는데 매우 탁월한 작가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번에 읽은 “미래로부터의 탈출” 역시 장르적 재미를 종횡 무진 보여주는 작품으로 저자가 가진 작가로서의 역량이 십분 발휘된 작품으로 미스터리 팬도, SF 팬도 모두 만족시켜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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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